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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겨울을 건너온 여자
시인 박서원의 자전 에세이
박서원
동아일보사 199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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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세상의 비밀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아이
2.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3. 9년의 숨은 사랑
4. 비탈 위에 집짓기

저자 소개

저자 : 박서원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서원씨는 어린시절 아버지를 잃고 불우한 성장기를 보냈다. 18세때 성폭행을 당한 후 신경쇠약과 희귀 신경증인 기면증의 발병으로 자살을 기도했던 그는 24세에 스물두살 연상의 대학교수와 극적인 사랑을 하게 되면서 시인으로 거듭났다. 현재 그는 이혼한 동생의 아들과 노모를 돌보면서 문학에 제2의 인생을 걸고 있으며, 가톨릭 신앙을 버팀목으로 꿋꿋이 견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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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1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901565

책 속으로

나는 위험을 느꼈다. 주변을 살펴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내가 너무 방심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가 시간을 속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망쳤다. 밤인데다 처음 온 곳이라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 갔다. 어둠 속에서 금지푯말이 있는 철조망을 넘었다. 바닥이 발에 닿았을 때 발목이 삐끗하면서 뒤로 넘어졌다. 일어서려고 하다가 아래로 미끄러졌다. 머리가 바닥에 닿았다. 헐떡이며 뛰어온 그가 나를 덮쳤다. '살려주세요, 누가 없어요?' 그는 한 손으로 내 양손을 잡아 뒤로 꺾어 붙이고 한 손으로는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의 몸이 내몸 전체를 짓눌러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통증과 공포 속에서 주위사물들이 멀어져갔다. 가물가물했던 의식이 끈을 놓았다. 눈을 떠보니 푸르스름한 새벽 어스름 속에서 새벽별이 빛나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 보았다. 축축한 땅바닥에는 푸른 나뭇잎들이 뒹굴고 있었고, 옆에 나무 그루터기 밑으로 뿌리가 드러나 있는 게 보였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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