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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발명의 사회사
문자에서 스마트폰, 그리고 그 이후까지
김평호
삼인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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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 책을 펴내면서

1. 미디어, 기술 그리고 사회와 역사
2. 지식의 여명, 문명의 진화 - 문자의 성장
3. 지식 혁명과 근대의 시작 - 인쇄 기술과 책
4. 근대의 팽창과 과학기술 - 전기전자 미디어의 진화
4-1. 전기통신의 시작 ― 시공간의 재구성: 유선전신
4-2. 전기통신의 발전 ― 개인적 사회적 조절의 기제: 유선전화
4-3. 전기통신의 확대 ― 세기말의 글로벌리제이션: 무선전신
5. 사회의 확대와 대중의 성장
5-1. 근대의 시각혁명 ― 사진과 영화
5-2. 대중 미디어의 시작 - 라디오
5-3. 20세기 미디어의 꽃 - 텔레비전
6. 디지털 혁명까지의 긴 여로 ― 컴퓨터와 네트워크
7. 정치경제적 변동과 디지털 혁명 ― 인터넷과 웹
8. 개인의 부상과 사회의 후퇴 - 모바일 미디어스케이프
9. 두 개의 큰 질문
9-1. 미래의 역사 - 뉴뉴 미디어 생태계
9-2. 왜 거의 모든 것은 미국에서 시작되었을까?

저자 소개 1

1981년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문화방송에 입사하여 15년 넘게 프로듀서로 일했다. 마흔의 나이에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학업의 길로 들어서 2001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미디어를 전공했고 이후 단국대학교 커뮤 니케이션 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KBS, MBC, EBS 등의 시청자 위원과 경영평가 위원을 맡기도 했으며, 성남문화재단 이사, 성남미디어센터 운영위원장직도 함께 수행했다. 2021년 2월 정년퇴임, 인생의 세 번째 막을 맞아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공부해온 밤하늘의 별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그간 전공 분야인 미디어에서 출발하여 각종 과학과 기술 전반으로
1981년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문화방송에 입사하여 15년 넘게 프로듀서로 일했다. 마흔의 나이에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학업의 길로 들어서 2001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미디어를 전공했고 이후 단국대학교 커뮤 니케이션 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KBS, MBC, EBS 등의 시청자 위원과 경영평가 위원을 맡기도 했으며, 성남문화재단 이사, 성남미디어센터 운영위원장직도 함께 수행했다. 2021년 2월 정년퇴임, 인생의 세 번째 막을 맞아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공부해온 밤하늘의 별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게 되었다. 그간 전공 분야인 미디어에서 출발하여 각종 과학과 기술 전반으로 관심을 넓혀가다 천체물리학에 가 닿았고 그렇게 밤하늘과 별을 바라보다가 신화의 세계에까지 이르렀다. 여러 천문학 서적과 신화학 서적을 섭렵하면서 그 이야기를 한 권으로 아우르는 책, 밤하늘의 별을 다양한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쉽게 이해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호기심이 산지사방으로 뻗어 있어 색소폰 연주와 목공도 연마 중이고, 새로운 배움과 탐구에도 활짝 열려 있다. 『밤하늘의 별 이야기』는 『미디어 발명의 사회사 : 문자에서 스마트폰, 그리고 그 이후까지』에 이은 두 번째 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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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30g | 153*224*30mm
ISBN13
9788964361566

책 속으로

이들 미디어 중에는 놀랍게도 해당 기술이나 과학 분야와 전혀 관계없는 아마추어나 문외한들의 호기심 또는 독학의 산물도 있다.(예: 전신) 또 엔지니어나 과학자 등과 같은 전문 연구자들이 원래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거나 예상치 않았던 결과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예: 전화) 또 국가 같은 거대조직이 특정한 계획에 따라 의도적으로 투자하여 만들어낸 결과물도 있다.(예: 인터넷) 유념해야 할 것은 어떤 경우라 해도 거기에는 사회적, 시대적 배경과 맥락이 작동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각각의 미디어는 이러한 배경과 맥락에 대한 기술과학적 대응 또는 답변의 구체적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미디어 발명의 사회사」중에서

언어의 기계화와 관련하여 우선 W. 옹은 문자는 기술, 즉 테크놀로지라고 지적하고 있다. 왜 문자가 기술인가? 문자는 의미 전달을 위해, 즉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회적으로 정해진 언어의 규칙, 즉 인위적인 문법(grammar)을 따라야 한다. 이처럼 인공적 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자는 기술체제라는 것이다. 두 번째, 기록하기 위해 문자는 반드시 다양한 도구(예: 붓, 펜, 종이, 양피지, 나무, 잉크, 물감 등)를 동원해야 한다. 도구는 또 일회적 생산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지속적으로 생산, 조달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문자는 기술체제인 것이다. 즉, 문자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일정한 규칙과 조직에 의해 구성되는 소통의 체계이며, 반드시 그것이 만들어지고 이용되는 사회체제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앞선 장에서 정리한 테크놀로지의 정의와 적절하게 부합하는 표현이다. ---「문자는 기술인가?」중에서

시대와 사회를 바꾸어 놓은 미디어와 미디어 기술은 적지 않다. 그러나 미디어 역사상 요하네스 구텐베르크(1395?-1468)와 그의 인쇄기만큼 가장 크게 주목받는 인물이자 기술체제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쇄기와 책은 그 어떤 미디어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사회적, 역사적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변화의 본질은 지식의 혁명이고 그것이 근대 세계를 낳은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쇄 기술과 책이 가져온 변화를 단순히 ‘인쇄혁명’이라 칭하는 것은 좁은 의미의 규정이다. ‘인쇄혁명’이 아니라 ‘장기적 지식 혁명’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적확한 명칭이다. 인쇄 기술과 그 산물로서의 책은 점진적으로, 때로는 질풍노도처럼 지식 혁명과 근대의 길을 닦아놓았다. ---「인쇄 기술과 책」중에서

앞서 언급했듯 19세기 2차 산업혁명은 전기, 화학, 철강 등 흔히 중공업으로 통칭되는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가 당시 시대와 사회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변동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비중을 따질 수는 없지만 이 세 가지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기라 할 것이다. 전기는 18~19세기 대중적 흥미의 차원에서는 물론 기술과 과학의 차원에서도 가장 커다란 관심을 모은 영역이었다. 과학과 기술, 산업과 경제는 물론 미디어 분야에까지 18세기가 가장 혁혁하게 기여한 것이 있다면 전기에 대한 연구의 확대와 심화였다. ---「전기전자 미디어의 진화」중에서

이미지의 시대, 또는 영상의 시대. 거듭 말하지만 어느 쪽으로 부르든 영상은 오늘날 가장 지배적인 형식의 미디어이다. 특히 컴퓨터로 가능해진 디지털 영상의 현란함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우리의 시각을 무차별적으로 자극한다. 이렇게 치달리는 현대의 영상시대는 19세기 들어 광학과 화학분야가 발전하며 등장한 사진에서 비롯되었다. 그 화려한 꽃은 영화와 텔레비전이 피워냈고,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텔레비전은 영화보다 훨씬 대중적인 영상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사진과 영화가 앞서 간 영상 미디어의 선구자라면 텔레비전은 20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동)영상 소비의 대중적 기린아로 그 위상을 굳힌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점차 정교해지고 강력해지는 컴퓨터는 빼어나고 민첩한 특수효과의 구현을 통해 영상의 궁극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독일 바우하우스 교수였던 라즐로 모홀리 나기는 1920년대 후반에 이미 ‘미래의 문맹자는 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영상을 이해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이미지 범람 시대인 오늘 그의 예언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근대의 시각혁명?사진과 영화」중에서

라디오 방송은 이 와중에 시작된 20세기의 매체다. 시간표상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20세기 이전에는 탄생할 수 없었던 매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첫 번째 이유는 기술적 배경이었고 두 번째는 사회적 배경이었다. 방송으로서의 라디오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이었으며, 동시에 그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회였다. 기술이 완성되어 갈 즈음, 빛나는 금을 쌓아 올린 아름다운 시절의 사회는 이제 소비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었다. 한 점에서 무수한 점으로 뻗어나가는 매스 미디어는 대용량 메시지 전달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번성하는 소비사회는 이를 필요로 하였다. 대량소비를 촉구하는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대중매체로서 라디오는 무수한 사람들의 문화적 감성을 자극하는 오락의 전도사로, 또 표준화된 메시지를 대량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중개자로, 자본주의 체제 유지에 기여하는 소비사회의 첨병이자 안내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라디오 방송과 사회」중에서

‘집안의 중심 무대를 차지하고 있는 TV. 단추 하나를 누르면 바로 눈앞에 오늘의 역사가 전개되며 세계가 그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텔레비전은 정치, 오락, 광고, 소비 등의 측면에서 신기원을 이룩한 매체이며, 모든 사람이 우러러 받드는 일종의 제단이다. 텔레비전이 이러한 존재로 발전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1950년대 텔레비전의 위상과 성격,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한 사람들의 평을 모아본 것이다. 지금도 텔레비전은 그러한 존재다. ---「20세기 미디어의 꽃-텔레비전」중에서

한편, 어떤 물리적 매개체를 사용하든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어떤 구조로 네트워크를 설계할 것인가이다. 네트워크의 구조란 지도처럼 네트워크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배치되어 있으며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는가를 뜻한다. 네트워크에서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가 어떤 형태로 설계되었는가에 따라 소통의 틀이 달라지고 네트워크 제어의 주체가 결정되며, 그로 인해 이용자들의 행위가 제한되거나 또는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행위를 끌어 낼 수도 있다. ---「네트워크?물리적 특성과 구조」중에서

이동성과 개인주의, 나아가 사인주의적 성격은 모바일 미디어가 드러내는 가장 커다란 두 가지 사회적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이동성, 또는 사인주의적 성격을 대체로 기술이 사용자에게 제공해 주는 지극한 편리함 정도의 차원에서 이해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동성은 이동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사인주의 또한 사인주의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끝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동성의 삶, 그리고 사인주의적 사회 현상에는 우리로 하여금 그렇게 생활하고 행동하며 생각하도록 요구하는 특정한 정치경제적, 사회적 조건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조건들과 기술은 상호 조응하면서 원인과 결과로 서로 순환하며 맞물리게 된다. 이것이 모바일 미디어가 만들어지고 널리 확산되는 사회적 맥락이다. ---「이동성과 사인주의?모바일 미디어와 사회」중에서

왜 미디어의 미래인가? 미디어 발명의 사회사라는 주제에 비추어 볼 때 미디어의 미래라는 화두는 맥락이나, 이유, 중요성 등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자명하다. 먼저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질문은 미디어의 역사를 탐색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 과거를 돌아보는 이유는 현재를 이해하고 반성하며 미래를 가늠해보고, 더 나은 미래를 기획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와 기술과 역사를 짚어본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오늘날 미디어 환경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며, 지금의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한 핵심 요소가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질지, 또 어떤 요소들에 의해 어떻게 미래의 미디어 환경이 조성될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미래는 인간이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같은 맥락에서 과거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영역이다. 알고는 있지만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이해는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거나, 나아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해 준다.

그러면 왜 미국인가? 미국이라는 화두를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앞부분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 19세기 이래 전기전자 미디어의 역사와 관련해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이들이 거의 예외 없이 미국에서 만들어졌거나, 성장했거나, 미국을 통해 세계적 범위로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유럽의 기여를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미국의 역할은 압도적이다. 미디어와 IT 분야에서 나타나는 미국 주도 현상은 현대로 올수록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굳이 전문가의 예측을 빌지 않더라도 미국의 압도적 우위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에 대한 질문은 미디어 발명의 사회사가 묻고 있는 질문, 그 이후의 질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떤 맥락에서 미국 우위의 현상이 빚어지는지, 그리고 한국 같은 후발 국가들이 여기서 어떤 교훈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책의 말미에 두 번째 큰 질문으로 던진 것이다.

---「두 개의 큰 질문」중에서

출판사 리뷰

미디어, 그 온전한 이해를 위하여

미디어는 소통의 채널이며 그 소통이 이루어지는 경로, 수단, 체계 등을 총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정의와는 달리 복잡하고 변수 많은 인간, 사회, 세계와의 연결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그 속성을 온전히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관점을 활용해 미디어를 설명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보편적이다. 또한 물리적으로 거대하고 복잡한 기술과 과학의 산물인 미디어는 흔히 ‘사회기반시설(social infrastructure’) 또는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으로 불린다. 따라서 미디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에 연관된 기술공학의 내적 논리뿐 아니라 해당 기술과학의 등장과 발전에 작용하는 시대적, 사회적 맥락까지 모두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부족한 이해는 절반의 무지에 속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술은 상식의 수준에서는 공학적·과학적 산물이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하면 사회적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기술사회학의 출발점이다. 물론 기술체제가 특정한 구조로 설계되고 구축되는 데는 공학적인, 또는 과학적인 기술 자체의 내적 논리를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이 동시에 작용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회적’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술사회학은 해당 기술체제와 연관된 집단들 간의 정치경제적 권력관계, 정부·기업·연구소·전문가 집단 등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이들 상호간에 형성되는 각종 네트워크의 경쟁관계, 기술체제의 구축과 관련해 이들 집단들이 전개하는 협상과 타협의 과정, 해당 기술과학에 대한 사회적 담론의 내용과 방식 등 여러 요소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기술은 권력의 산물인 것이다.” (「기술 사회학, 또는 기술의 사회적 형성」 중)

복잡다단한 인간사에 정교하게 엮여있는 기술과 과학은 사회적 산물일 뿐만 아니라 사회의 바탕을 이루기도 한다. 근대 이후 본격화된 전기전자 기술이야말로 오늘날의 디지털 혁명을 가능하게 해준 것 아니었던가. 이 책은 인류의 고대사회에서 발견된 문자를 비롯해 15세기에 등장한 인쇄술과 책, 19세기 전기전자 기술에 힘입은 전신과 전화, 화학과 광학의 산물인 사진과 영화, 20세기 이후에 등장한 라디오와 텔레비전과 컴퓨터, 그리고 오늘날의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의 태동, 그 변화의 양상과 영향 등을 포괄하며 각 미디어가 시대와 사회에 조응해온 모습을 두루 살피고 있다. 그동안 개별 연구로 분화되어 있던 기존의 미디어 연구와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에 머물러 있던 관련 기술과학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의미 있는 시도이다.

언론인이자 학자의 관점에서 본 미디어

저자는 전직 언론인 출신으로 미디어의 사회적 기능에 관심이 남다른 편이다. 언론인 시절 미디어가 가진 힘과 그 한계에 대해 절절하게 통찰한 그는 미디어에 대한 인문학적, 과학적, 사회적, 경제적 이해를 두루 통합해 세상에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랐다. 처음의 기대와는 다르게 미디어로 인해 사람들은 고립되고, 사회적 연대는 끊어지며, 근래 양산되는 가짜뉴스 등 언론인들이 자신의 사명을 망각한 채 사적 의도로 미디어를 오남용하는 사태 속에서도 저자는 미디어의 순기능과 그에 관한 진보적 관점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소통할 테니까. 결국 미디어를 사용(이용)하는 것은 인간이니까.

“미디어의 역사를 만들어온 주체로서 인간을 다시 불러 세우는 것, 새로운 미디어 시대와 사회의 전망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에 동의하는 개인들이 정치적 프로젝트 집단을 구성하는 것, 그 전망 속에서 미디어와 사회를 개혁하고 만들어 나가는 일은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인간이 장구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밀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공동체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미디어는 공동체와 커뮤니케이션의 토대이자 경로라는 점을 우리는 항상 재확인해야 한다.” (「디지털의 배신과 희망??미래에 드리운 그림자, 그리고 빛」 중)

책의 말미에 저자는 미래 미디어의 모습과, 미디어 최강국 미국에 대해 묵직한 질문 두 가지를 던져놓는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우리 손에 들려있는 이 미디어는 이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근대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미디어의 종주국이자 앞으로도 미디어 패권을 지속적으로 장악해갈 미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물론 만만치 않은 저자의 질문이 늘어선 그 길에는 사려 깊은 관찰을 통한 진중한 조언도 함께 놓여 있다.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한 편을 듣는 듯한 재미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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