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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과 전복
현대 한국 영화의 어떤 경향
김영진
을유문화사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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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top10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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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글을 시작하며

1장 ― 아비 없는 자식들의 여정: 장르와 작가, 한국식 변용 모델을 찾아서
홀로 선 자식들의 과제/장르와 작가/한국의 현대 상업적 작가들

김영진의 클로즈업
한국 영화사의 빛바랜 천재적 재능들

2장 ― 전통의 단절과 부활: 세대교체를 위한 본능적 허물벗기
통속물로서의 장르/리얼리즘의 실체/장르관습의 재생/제3의 길

김영진의 클로즈업
코리안 뉴웨이브와 박광수

3장 ― 장르의 인과율을 무시하는 상상력: 탈피와 타협,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둔 감독들
서사의 틀을 벗은 새로운 표현의 세계/전도된 현실과 판타지의 파라독스/내러티브 진공과 이미지의 틈/인과론 부정과 리얼리티의 자의성/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나라/목적을 해체한 그들의 야심

김영진의 클로즈업
21세기 한국 영화의 페르소나 송강호

4장 ― 장르관습에 대한 순응과 저항: 관습적인 것을 다루는 그들만의 방식
한국 멜로드라마의 뿌리와 걸어온 길/새로운 멜로 공식과 환유적 공간/고전적 장르 규범의 매너리즘과 혁신

김영진의 클로즈업
흥행사와 작가의 갈림길에 있었던 강우석

5장 ― 의식이 장르가 될 때: 블록버스터, 역사, 로컬리티를 중심으로
스펙터클한 쾌감의 정체/영화적 시선으로 담은 장르로서의 역사/스크린으로 전달된 공감과 감동의 파도/영화적 해석과 실제 역사의 충돌 사례들

김영진의 클로즈업
블록버스터 국수주의의 명과 암

6장 ― 장르 해체의 모험: 스스로 장르적 규칙을 파괴한 거장들
장르 판타지의 전경화를 꾀하다/장선우의 해체적 전망/서사의 교란과 확장/해체의 담대한 몸짓

김영진의 클로즈업
이창동이라는 예술가의 사연

7장 ― 현대 한국 영화의 형식적 얼룩들: 주류가 품었던 변화의 바람
불균질 텍스트/방향등이 점멸된 관습의 충돌/과잉 에너지, 파멸의 스펙터클/영화적 잉여의 형성과 흔적/잉여의 에너지로 세상을 흔들다/감정의 파동을 일으키는 클로즈업의 향연/부정성의 아이러니

김영진의 클로즈업
시네필Cinephile 감독들이 어른이 될 때

8장 ― 결론을 대신하여: 체제 너머의 상상이 가능한 곳
한국 영화에 투영된 영웅적 아버지의 허상/다양한 변주를 거친 한국 영화의 미래

글을 마치며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평범한 사춘기를 보내고 인하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에 갈 무렵 영화를 하겠다고 결심했으나 불문학을 전공했다. 전공과는 관계없이 지내면서 영화를 보러 다녔으며 ‘영화마당 우리’라는 대학 연합 동아리에서 영화도 찍고 공부도 하면서 보냈다. 졸업할 무렵 이론과 실기를 겸한 영화감독의 꿈을 안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화과에 들어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도 만만한 길이 아니라는 걸 절감한 후부터는 영화에 관한 글로 먹고사는 직업을 굳히게 됐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1년여 동안 짧은 대학 강사 생활을 하고, 영화 주간지 《씨네 21》에서 창간 때부터 일했으며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평범한 사춘기를 보내고 인하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에 갈 무렵 영화를 하겠다고 결심했으나 불문학을 전공했다. 전공과는 관계없이 지내면서 영화를 보러 다녔으며 ‘영화마당 우리’라는 대학 연합 동아리에서 영화도 찍고 공부도 하면서 보냈다. 졸업할 무렵 이론과 실기를 겸한 영화감독의 꿈을 안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화과에 들어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도 만만한 길이 아니라는 걸 절감한 후부터는 영화에 관한 글로 먹고사는 직업을 굳히게 됐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1년여 동안 짧은 대학 강사 생활을 하고, 영화 주간지 《씨네 21》에서 창간 때부터 일했으며 5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기자 생활을 했다. 기력이 다소 쇠해졌다고 느낄 무렵 재충전 겸 진학을 결심하고 신문사를 그만두었다. 원하는 대로 박사과정에 들어갔으나 때마침 불어닥친 인터넷 열풍으로 생긴 새 매체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결국 학업과 일을 병행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넷 영화 사이트이자 영화 주간지까지 내고 있는 《필름 2.0》에 편집위원이란 직함으로 취직했다. 그때부터 다시 정신없는 생활의 연속, 영화를 보고 말하는 쓰는 일이 중요한 일과가 된 전형적인 영화 언론인의 삶을 살고 있다.
시간에 쫓기며 사느라 앞뒤를 잴 만한 여유는 없지만, 백발이 될 때까지 평론을 쓰고 그것들이 묶이면 훗날 영화 역사의 자그마한 기록으로라도 남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꾸준히 쉬지 않고 글을 쓰되, 강약의 조절을 두고 5년에 한 권씩은 내실 있는 연구서를 낼 계획도 있다. 관심을 갖는 연구 분야는 1960년대와 1970년대 한국 영화의 역사다. 특히 통사가 아닌 개별 감독에 관한 연구서나 특정 장르에 대한 개론서를 내놓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 영화를 다 봐야 하는 일이라 아직 착수하지 못했지만 조금씩 생활의 여유를 찾는 대로 곧 시작하리라 마음먹고 있다. 지금까지 낸 책은 《할리우드의 꿈》, 《미지의 명감독》, 《한국의 영화감독 7인을 말하다 1》, 《순응과 전복》 등이 있다. 현재 명지대학교 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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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63g | 150*210*30mm
ISBN13
9788932473994

책 속으로

한국 영화감독의 대다수는 ‘아비 없는 자식들’이다. 그들은 과거 한국 영화의 장르전통을 의식하지 않고 영화를 만든다. 대신 그들에겐 아비 없는 자식들이 지닌 모험 정신이 있다. 이런 분위기는 현대 한국 영화의 역동성에 힘을 싣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다. 이를테면 할리우드 영화는 어떤 범주의 영화든 넓게 보아 이것은 할리우드 영화다, 라고 구분 지을 수 있는 스타일의 공통점이 드러난다. 때로 이완과 이탈을 허용하기도 하지만 할리우드 시스템은 자기 브랜드의 경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창작적 활기는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15쪽

사실 「오아시스」에서 ‘별것’인 것은 종두가 빠지는 공주와의 사랑이다.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하고 형 대신 옥살이를 할 만큼 이해타산에 어두우며 자신의 억울한 오명을 해명하기 위해 변변히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 종두는 동시에 어떤 것에도 선입견의 틀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어린아이의 맑은 심성을 지닌 인간이다. 그건 공주도 마찬가지여서 일하는 사람을 가장 부러워할 만큼 자신이 사회적으로 무용한 존재라는 자책에 갇힌 그녀는 장애인인 자신의 처지를 이용해 대신 연금을 타 먹는 친오빠를 원망하지 않는 착하고 순진한 마음의 소유자다. 미친 듯이 보이는 이들의 사랑이 사실은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는, 번드르르한 소비사회가 그토록 교묘하게 찬양하는 낭만적 사랑의 이상형이다. -84쪽

박찬욱 감독의 말에 따르면 송강호는 본인이 출연한 영화 외에 다른 영화는 거의 보지 않는데도 간혹 그가 본 영화에 대한 평이 예리해서 놀란다고 한다. 박찬욱과 작업할 때 그는 촬영이 끝나도 편집실에 늘 출근하다시피 하는 배우였다. 편집실 구석 의자에 앉아 편집 과정을 지켜보면서 간혹 졸기도 하고 편집 과정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일이 끝나면 술 마시러 가자고 한다는 것이다. “송강호가 영화 보는 눈이 좋은 건 자기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언젠가 박찬욱이 농담조로 말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송강호는 감독의 의도를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현장에서 다른 스태프들이 당혹해하고 있을 때에도 말없이 감독을 지지해 주는 배우였다고 한다. -116쪽

기념비적인 ‘예술 대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마케팅을 포함해 100억 원에 육박하는 제작비를 기록한 이래 할리우드라는 부잣집 아들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닌 한국 영화는 실제로 점점 부잣집 아들의 흉내를 냈다. 그사이 관객은 기억에서 사라진 대작 영화의 목록을 한 움큼 갖게 됐다. 〈단적비연수〉, 〈튜브〉, 〈내추럴 시티〉,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아 유 레디〉 등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많은 영화가 시장에서 나동그라졌다. 그 영화들은 모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수준을 증언했다. -155쪽

“최근에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읽었는데 말이야…… 얼마 전에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를 다시 봤는데 말이야……” 박찬욱을 만나면 사석에서 그가 이런 식으로 화제를 꺼내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또는 “빅토르 위고가 말하길 유명세라는 것은……” 이런 식의 인용도 곧잘 즐긴다. 그는 그가 만난 영화인들, 예술인들과의 일화를 맛깔스럽게 정리해서 재미있게 들려주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잘난 척하지 않고 모든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야, 라는 태도로 그가 접하는 사람들, 책들, 음악들, 영화들을 접수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무한의 관용 덕분에 그는 반역적인 B 영화 정신이라는 소극적인 저항에서 통념적인 도덕과 윤리를 넘어서서 아우르는 도발적이지만 매력적인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다. -307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미학적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룬 한국 영화의 비평적 연대기
지난 20여 년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미학적 활기가 넘치는 시기였다. 이때 등장했던 영화들은 금기를 깨는 플롯과 시각을 장악하는 강렬한 장면들로 무방비 상태였던 관객의 심리를 자극했다. 당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견인한 감독들 중심에 몇몇 감독의 존재감은 상당히 두드러졌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시작으로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복수 시리즈에서 지금까지 금기시되어 온 소재들의 한계를 무너뜨렸고,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과 「마더」에서 좀처럼 꺼내기 힘든 사회의 어두운 진실을 보여 주었으며, 이창동 감독은 「오아시스」, 「박하사탕」 등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묵직하게 담았다. 이들은 기존 영화의 장르적인 관습에 표면적으로 순응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그 안에 자신만의 작가적 개성을 표출하여 전통적인 장르를 전복시키고 시장의 승리자로 올라섰다. 한국 영화는 수많은 관객의 인생 영화가 되었고,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감독 등은 장르의 순응과 전복의 파도 속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영화를 만들어 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위를 획득했다.

“투자자들은 질색하겠지만 나는 이들 감독이 추구했던 그 위반의 정서와 날렵한 재능을 존경했다. 그러나 한국의 영화산업이 점점 촘촘한 관리 체계를 갖추면서 창작자들의 위반 시도는 점점 드물어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초부터 불과 20여 년도 지나지 않은 과거의 찬란한 성취와 현재의 드문 성취를 회고조로 돌아보는 것은 아니다. 신新전통은 이제 시작되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믿는다.”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시기를 중심으로 한국 영화의 빛과 그림자를 미학적 분석을 통해 드러내는 본격 영화 비평이자, 한국 영화가 가장 부흥했던 시기에 평론가로서 활동한 김영진이 남긴 혼신의 기록이다. 1980~1990년대 한국 영화사가 언급되기는 하나 맥락을 다루기 위해 끌어들인 것일 뿐, 대개는 현대 한국 영화의 반역적 작품들이 다수를 이룬다. 현대 한국 영화사 전체를 훑는 것도 아니며 감독론을 모은 것도 아닌 이것은 철저하게 감독과 장르의 상관관계에 주목해 영화 작업의 주 매개자이자 창조의 큐레이터인 감독들이 어떻게 장르의 규칙을 변용했는지를 살피고자 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전통적인 장르의 규칙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비틀어서 의미 있는 성취를 거둔 현대 한국 영화의 미학적 정체성을 규명하고, 앞으로 그 새로운 전통을 이어 갈 한국 영화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날카로우면서도 진정성 있는 평론
침체기 한국 영화계에 던지는 애정과 믿음


『순응과 전복』은 대기업 자본이 극장에 투입되어 숟가락 하나까지 견제하는 영화계 풍토 속에 갈수록 한국 영화의 미학적 활기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기획되었다. 이 책은 김영진 평론가가 200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씨네21』, 『필름2.0』과 같은 주요 매체에 기고한 글과 책 출간을 위해 새롭게 집필한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영화계를 일신해야 한다는 대단한 목표의식을 세운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 시스템이나 할리우드식 장르 관습이 만연해지면서 영화감독의 예술적 위치가 위태로워져 가고 그들만의 작가적 개성을 드러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어떤 이념이나 스타일의 족보에 속하지 않는 과감한 감독의 야심을 추구했던, 당시 한국 영화의 동력인 미학적 도전과 모험 의식을 조금이나마 일깨우고자 하는 데 있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글은 감정이 최대한 배제되어 있고, 빛나는 언어의 조탁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담는다. 독자가 밑줄을 그으며 읽고 싶게끔 하는 글이다. 당시 현학적인 표현으로 지식을 과시하거나, 개인의 개성을 해학적으로 드러내며 공감을 끌었던 평론가들 사이에서 조용한 카리스마를 품은 수수하지만 탄력적인 표현으로 충성도 높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그다. 현직 영화감독들도 그의 진정성과 설득력 있는 글을 통해 힘을 얻거나 자극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창동 감독이 처음으로 추천사를 쓴 것만 봐도 영화계에서 김영진 평론가의 존재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 있다.

추천평

김영진이 오랜만에 평론집을 낸다는 소식이 진심으로 반갑고 기쁘다. 나는 그가 『필름2.0』 같은 매체에 한창 왕성하게 평론을 쓰던 시기가 한국 영화에서 가장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던 때라고 생각한다. 그 무렵 나 역시 그의 평론에 자극받고, 힘을 얻었다. 그는 한국 영화의 기존 전통과 부딪치며 자기만의 문법을 찾아내려는 동시대 창작자들의 도전에 깊이 공감하고 지지하였고, 그것들의 영화적 의미를 발굴해 부지런히 관객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그런 그가 평론가의 목소리를 점차 줄이고 학교와 영화제 일로 물러나 있는 동안 한국 영화는 외적으로 놀라운 성장과 규모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느새 미학적 긴장이 느슨해지고 영화 작업 전반에 자기만족과 나태함이 만연하게 되고 만 것 같다. 그래서 지금 그의 글을 다시 읽는 느낌은 각별하다. 이 책에 실린 그의 평론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영화들이 어떻게 장르적인 관습을 부수고 깨뜨리면서 새로운 전통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해 왔는지 증언하면서, 모두가 시스템 매뉴얼에 매이고 대중적인 성공과 영예라는 주술에 취해 있는 듯한 이 시기에 여전히 한국 영화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미학적인 모험과 도전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일깨우고 있다. - 이창동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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