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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머리글자 H. M.의 주인공
1. 비극의 서곡 2. “솔직히 말해서 실험적인 수술” 3. 펜필드와 밀너 4. 30초 5. 기억은 이것으로 만들어진다 6. “나하고 논쟁하고 있습니다” 7. 부호화, 저장, 인출 8. 기억할 필요가 없는 기억 1: 운동기술 학습 9. 기억할 필요가 없는 기억 2: 고전적 조건형성, 지각 학습, 점화 10. 헨리의 우주 11. 사실지식 12. 유명세와 건강 악화 13. 헨리의 유산 에필로그. 헨리 몰레이슨이 세상에 남긴 것들 감사의 말 주 그림 목록과 출처 찾아보기 |
Suzanne Cor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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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시 스물일곱 살 청년이었던 헨리는 이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보행보조기에 의존해야 하는 예순여섯 살 노인이 되었다. 그러나 이 긴 세월도 헨리에게는 잠깐의 시간이다. 수술 후 수십 년 동안 그는 만났던 사람의 얼굴도, 갔던 장소도, 살아온 나날도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영원한 현재 시제로 살아왔다. 어떤 일을 겪어도 몇 초 뒤면 의식에서 빠져나간다. 나와 나눈 대화 내용도 헨리의 의식 속에서 그 순간 바로 증발했을 것이다. --- p.11
헨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모두가 반드시 머리글자만 사용했다. 헨리가 과학에 기여한 바에 관해 강연할 때도 내게 H. M.이 누구인지 묻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름을 세상에 공개한 것은 2008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였다. 헨리와 수십 년에 걸쳐 함께 작업해온 나에게는 한 가지 사명이 있었다. 헨리를 그저 교과서에 간략하게 기술되고 마는 익명의 존재로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헨리 몰레이슨은 결코 테스트 수행점수나 뇌 이미지로 전부 설명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온화하고 유쾌하며 유머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기억력이 형편없음을 인지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으면서도 연구 과제에 늘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유명한 머리글자 뒤에는 사람이, 데이터 뒤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있었다. 헨리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자주 했다. 자신이 겪은 비극이 과학과 의학에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지 알았다면 헨리는 분명 긍지를 느꼈을 것이다. --- p.15 헨리는 그날 밤 병원에서 지냈고, 다음 날 병원 직원들이 그의 머리를 민 뒤 수술 침대에 태워 수술실로 데려갔다. (…) 스코빌은 이날을 간절히 기다려왔고, 몰레이슨 가족도 조심스러우나마 희망을 품고 있었다. 스코빌은 다른 외과의들이 환자의 발작을 제어하기 위해 쓰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개발한 방법이 수술 치료의 새 지평이 되기를 바랐다. 헨리의 사례가 그 첫 실험대였다. 헨리와 부모는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발작에 방해받는 일 없이 다시금 정상적인 삶을 누릴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 생각 하나뿐이었다. ‘뇌 조직을 제거하면 헨리의 간질이 치료될까?’ 헨리가 기억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고, 그날 헨리의 인생은 송두리째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 p.45 스코빌은 측두엽극 안쪽 부위와 편도복합체 거의 대부분을 제거했고, 해마복합체와 부해마회(내후뇌피질, 후각주위피질, 부해마피질)도 뒤쪽 2센티미터가량을 제외하고 전부 잘라냈다. 뇌에는 좌우 귀에서 약간 위 안쪽에 각각 자리 잡은 측두엽 좌측 해마와 우측 해마가 있다. 뇌에서 오른쪽과 왼쪽을 교차하는 경로를 연결하는 것이 두 해마다. 헨리의 사례로 뇌 양쪽 해마가 손상되면 기억상실증이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1953년의 학자들은 이 부위가 기억 형성 능력을 관장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러한 근거 부족이 헨리에게 비극을 가져다준 것이며, 결국 헨리의 사례에 대한 연구가 비로소 이 빈틈을 메우게 된다. --- pp.65~66 가족과 병원 직원들이 헨리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헨리는 수술 전에 있었던 몇 가지 소소한 일을 기억할 수 있었지만, 입원 이후 겪은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3년 전 삼촌이 돌아가신 일이나 살면서 겪은 다른 굵직굵직한 사건들도 기억하지 못했다. 수술받은 지 2주 반 만에 퇴원할 무렵에는 헨리가 심각한 기억력 손상, 즉 기억상실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수술로 스코빌이 목표를 이룬 것은 맞다. 헨리의 발작이 극적으로 감소했으니까. 그러나 그 성취에는 지독한 대가가 따랐다. 헨리의 부모인 엘리자베스와 거스는 간질발작 때문에 평생 헨리를 보살펴왔는데, 그 아들이 이제는 오늘 날짜는커녕 아침은 먹었는지, 아니 바로 몇 분 전에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여생을 영원한 현재 시제에 갇혀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 pp.70~71 헨리에게 나타난 기억상실증에서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증상의 범위가 지극히 한정적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1953년 수술 이후에 경험한 것은 완전하게 잊어버렸지만 수술 전에 겪거나 배운 것은 거의 그대로 기억했다. 부모와 친척을 기억했고, 학교에서 배운 역사 관련 사실도 기억했고, 어휘가 풍부했다. 양치질, 면도, 식사 같은 일상생활도 문제없이 해냈다. 헨리가 보유한 능력은 상실한 능력만큼이나 시사하는 바가 컸다. 헨리 같은 선택적 기억상실증 환자들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배운 한 가지 사실은, 기억이란 어떤 단독 기능이 아니라 여러 다른 기능이 조합된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뇌는 다양한 투숙객이 모인 호텔과 같다. 각종 기억이 유형별로 각기 방을 하나씩 차지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 p.99 단기기억에만 의존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헨리가 겪은 일은 틀림없는 비극이지만, 정작 헨리 자신은 좀처럼 고통스러워 보이는 일이 없었으며 항상 헤매고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헨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순간을 살았다. 수술을 받은 그날부터 처음 만나는 모든 이가 그에게는 낯선 사람이었지만, 그 누구라도 열린 마음과 신뢰로 대했다. 그는 고교 동창생들이 기억하는 조용하고 예의 바른 헨리의 온화하고 상냥한 성품을 잃지 않았다 --- p.129~130쪽 헨리의 기억상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이해하면 기억은 형성되는 기제도 이해할 수 있다. 1백여 년 전 뮐러와 필제커가 기억이 시간이 흐르면서 응고되며 부분적으로 응고화된 기억흔적은 자극에 취약하다는 가설을 처음 내놓았다. 2004년 UC샌디에이고의 심리학자가 이 가설을 발전시켜 심리학, 정신약리학, 신경과학 분야의 각 연구에서 수렴되는 근거들을 토대로 정합적 망각이론을 제시했다. 망각이 일어나는 이유는 새로운 기억이 형성될 때 끊임없이 응고화가 진행 중인 다른 기억들이 간섭하기 때문이다. 이 기억의 ‘견습 기간’ 중에는 응고화가 불완전한 기억과 관련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어떤 유형의 정신 활동으로도 기억이 약화될 수 있다. --- p.232 제삼자인 우리 생각에는 헨리가 기억상실증을 안고 살아간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극도로 피폐한 삶을 살았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다음으로는 헤릭 부인과, 마지막 남은 기간은 빅포드에서 헨리는 항상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았고 즐거운 일을 찾을 줄 알았으며, 고통스러워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기억이 없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영원히 한순간에 갇혀 살아가야 한다면, 그것이 정말로 사람답게 사는 것일까? 철학자, 심리학자, 신경과학자 중에는 기억이 없으면 자기도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헨리에게는 ‘나는 누구다’ 하는 생각이 있었을까? 나는 헨리에게 비록 파편들뿐일지라도 자아의식이 있었다고 확신한다. 오랜 세월 함께 작업하면서 우리는 헨리를 헨리이게 만드는 성격과 버릇, 특징을 알게 되었다. 헨리는 소신과 욕망, 가치관이 늘 드러나는 사람이었다. 이타적이던 그는 우리가 자신에 대해 알아낸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런 바람이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헨리는 흐뭇해했다. --- p.329 단편적인 일반지식을 습득하는 헨리의 능력은 그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내 짐작이지만, 빅포드에 있는 몇 사람을 기억하며 이따금 사람 이름을 알아듣는 능력이 있어 헨리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을 것 같다. 1983년 헨리가 MIT에서 빅포드로 돌아갔을 때 한 직원은 그가 요양병원으로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듯 보였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을 알아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는 뉴스 앵커나 시트콤 출연 배우 몇이 친숙하게 느껴지는지 자신의 텔레비전 친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헨리는 요양병원의 환경도 인지하여 자신의 방, 휴게실, 식당, 자기 휠체어 옆에 앉아 있는 개, 자신에게 농담하는 여자, 자기를 보살펴주는 여러 도우미를 알아보았다. 헨리가 바깥 세계와 정상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에게는 소수일지언정 든든한 의지처가 있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비극적인 삶의 조건 속에서도 헨리는 잘 해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 p.408 헨리는 수십 년 동안 내 삶의 일부였다. 연구자로서 불편부당한 태도를 유지해야 했지만, 이 상냥하고 유쾌한 사람에게 마음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노릇이었다. MIT에서는 1986년 헨리의 예순 살 생일을 맞아 우리 실험실과 임상연구센터 직원들이 주도하여 파티를 준비했다. 헨리는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우리의 메시지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에도. 우리는 생일을 축하하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고 십자말풀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는 등 헨리가 우리와 한 팀임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말년에는 내가 매주 빅포드 직원들에게 연락해서 헨리의 상태를 확인하곤 했다. --- p. 423 헨리의 유산은 여러 층위로 보아야 한다. 우리는 헨리를 직접 연구하면서 한 건의 신경과 병례에서 구할 수 있는 최대치의 정보를 수집하고 쌓아왔다. 스코빌과 밀너의 전설적인 연구에서부터 수십 년 동안 축적된 방대한 양의 테스트 결과와 헨리의 일상생활에 대한 우리의 기술, 생전과 생후에 촬영한 다량의 뇌 이미지 자료 그리고 더없이 귀중한 뇌 절편까지. 단 한 사람의 뇌가 남긴 이 놀랍도록 방대한 기록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경과학의 역사에 중대한 발자취가 되었으나, 헨리가 남긴 영향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수백, 수천의 연구자가 헨리 사례에서 힘입어 다른 유형의 기억상실증과 기억손실과 연관된 장애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뿐 아니라 우리 연구는 기억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여러 기초과학자들이 사람 이외의 영장류와 다른 동물종 연구에서 무수한 접근법을 창안해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거대한 진보로 기초과학과 임상과학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갖가지 쟁점에 천착하게 되었다. 헨리의 사례는 기억 연구 분야에 유례없이 생산적인 시대를 열었으며, 그 파고를 쉼 없이 높여가고 있다 --- p.4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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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뇌’를 가진 사람 H. M.
1953년, 27세 청년 H. M.은 뇌 수술을 받는다. 유년기에 시작된 간질발작이 일상생활을 위협할 정도로 극심해지자 신경외과의사 윌리엄 스코빌이 뇌 조직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제안한 것이다. 지금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지만, 간질 환자의 뇌 절제 수술은 1950년대 초까지 폭넓게 행해졌고 때로 효과적이었다. H. M.에게는 기존의 방법보다 더 제한적으로 뇌를 절제하는 측두엽절제술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담당 의사 스코빌도 인정한 것처럼 “솔직히 실험적인 수술”이었다. 이 수술로 H. M.의 뇌에서 좌우반구를 연결하는 부위에 있는 해마가 거의 대부분 제거되었다. 수술 후 회복 경과는 좋았고 간질발작도 없어졌지만 곧 누구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드러났다. 지능, 감각, 운동을 비롯한 다른 모든 뇌 기능이 정상인데도 H. M.은 더 이상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 어제 만난 사람, 점심 때 먹은 음식, 방금 나눈 대화, 새로 겪은 모든 것이 그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었다. 그 무엇도 30초 이상 머리에 담아둘 수 없게 된 H. M.은 2008년 82세로 사망할 때까지 ‘영원한 현재’만을 살아야 했다. 역설적이게도 H. M.의 개인적 비극은 인류에게 행운이 되었다. 2008년 사망할 때까지 46년간 그는 수잰 코킨 박사를 비롯한 1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진행하는 수백 건의 연구에 피실험자로 참여했다. 과학자들은 그의 사례를 통해 기억과 학습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기억’과 ‘학습’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H. M.을 통해 밝혀졌다. 이 작업들을 통해 그는 뇌과학 역사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가장 유명하고도 중요한 환자가 되었다. 환자 H. M.은 1970년대 이후 뇌과학과 심리학 교과서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사례가 되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머리글자로만 알려졌던 그의 이름은 2008년 그가 사망한 후, 그의 연구자이자 보호자 역할을 해왔던 수잰 코킨 박사에 의해 세상에 공개되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헨리 구스타브 몰레이슨(Henry Gustav Molaison)이다. 뇌과학 역사와 발전의 살아 숨 쉬는 기록 이 책은 기억에 관한 뇌과학의 시작과 발전에 대한 매력적인 개괄이자 동시에 한 사람에 대한 감동적인 전기다. 기억 연구의 핵심 주역이었던 수잰 코킨 박사는 뇌과학의 도전적인 역사를 기록하면서 이 눈부신 성과 뒤에서 함께했던 사람, 46년간 헌신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자신의 환자 헨리 몰레이슨을 세상에 소개한다. 헨리의 뇌손상은 기억 연구에서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통찰을 이끌어냈다. 바로 기억이 뇌 전체에서 균일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영역에 결정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라는 통찰이다. 그 이전까지 의사나 과학자들은 뇌에서 의식적인 기억이 형성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서술기억이 일정한 구역으로 제한된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헨리의 사례는 측두엽의 한 부위가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결정적인 인과적 증거를 제시했다. 또한 기억이 몇 단계의 개별 처리 과정으로 나뉜다는 것, 각각의 처리 과정에 기반이 되는 대뇌회로가 따로 있다는 것, 기억의 종류가 둘 이상으로 나뉜다는 것, 기억하지 못해도 학습하고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 등이 모두 그의 사례를 통해 밝혀졌다. 헨리 한 사람의 사례가 현대 기억 연구의 시대를 열었으며 그의 삶이 뇌과학 역사의 바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잰 코킨 박사가 들려주는 헨리의 삶과 그의 사례 연구는 섬뜩한 뇌절제술이 행해지던 신경외과의 암흑기에서 출발해, 뇌와 기억 연구의 선구자인 와일더 펜필드, 도널드 헵, 브렌다 밀너, 에릭 캔들을 거치는 뇌과학의 역사를 관통한다. 연구자와 참여자의 참을성 있는 헌신으로 이뤄낸 행동실험, 미심쩍고 섬뜩한 뇌 절제 수술, 살아 있는 뇌 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강력한 뇌 영상 기술, 자신의 뇌를 연구 대상으로 기증한 이타적인 환자들, 사회적 약속으로 떠오른 생명윤리 문제에 이르기까지, 60년 뇌과학의 역사가 이 책에서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펼쳐진다. 과학적 탐구와 인간적 연민의 경계에서 헨리 몰레이슨 사례를 통해 우리는 불편한 윤리적 질문에 마주한다. 인간의 뇌와 기억을 다루는 과학은 결국 인간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실증되어야 한다. 과학에 자신의 삶과 뇌를 바친 헨리는 ‘영웅’인가, ‘순교자’인가? 헨리가 자신의 비극과 고통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해도, 50년 가까이 수백 건의 실험에 참여하는(혹은 동원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는가? “헨리와 함께한 나의 연구는 행동 측정 방법과 데이터 해석 방법의 세부 요소에 천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의 사례는 사회를 향해 더 큰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헨리 구스타브 몰레이슨의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헨리는 의학 실험에 의해 자기 인간성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잃어버린 한낱 비극적 희생자인가, 아니면 뇌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영웅인가? 헨리의 사례를 생각하면 할수록 이 물음에 답하기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_ 책 속에서. 연구자 코킨은 환자 헨리를 누구보다도(아마도 헨리가 자신에 대해 아는 것보다도 더) 잘 아는 사람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연구자와 참여자이자 한편으로는 일종의 삶의 동반자로 여겨진다. 이 책이 뇌과학 역사에 대한 한 연구자의 기록이자 회고인 동시에 한 사람에 대한 헌사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코킨 박사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과학자로서의 지적 열망과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강한 연민의 미묘한 균형은 우리를 과학과 윤리의 경계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끈다. 코킨 박사는 헨리 사례를 통한 지적 발견의 희열과 인간적 불편함이라는 상충하는 감정을 애써 감추려 들지 않는다. 이런 진솔함이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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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사에서 가장 중요하며 대단히 흥미진진한 이야기. 뇌와 우리의 경험 그리고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풍성한 함의를 담고 있다.” - 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저자,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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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계속된 아주 특별한 연구의 기록. 중증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사람이 마음과 뇌와 기억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 저자,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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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할 나위 없이 최고다. 코킨 박사 자체가 뇌과학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존재였기에, 이 책은 또한 그녀의 지적 자서전이기도 하다. -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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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는 물론, 인간적으로도 기념비적인 책. 한 사람에 대한 존경과 배려는 가슴을 울리고 과학적 발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숨을 멎게 한다. - 〈사이언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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