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 여행, 낯선 풍경이 아름다워지다 |
Baek Sang-Hyun
백상현의 다른 상품
|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대도시와는 달리 소도시는 조용히 사색을 즐기며 산책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비 내리는 광장, 석양이 비껴든 골목, 눈부신 햇살 속에서 빛나는 강가를 걸으며 산책의 묘미를 곱씹어본다. 때론 비오는 한여름 밤의 산책이 어떤 화려한 유적보다 강렬한 느낌으로 내 가슴 속에 젖어든다.”
유럽의 숨은 소도시를 거닐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유럽을 마음에 품는다. 광활하면서도 기품 있는 그곳은 여행자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너무 많은 관광객이 유명 관광지에 몰리면서 오히려 유럽의 숨은 매력이 가득한 소도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그곳에는 관광객이 넘쳐나는 대도시와 달리 중세의 역사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으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순수한 동화 같은 아름다움이 넘쳐난다. 특별히 유명한 유적지나 특산품은 없지만 순수하고 정겨운 일상과 자연만으로도 여행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많이 알려진 곳 보다는 누군가의 발길이 드문 곳, 때 묻지 않은 곳에 색다른 즐거움과 묘미가 있다. 그 중에는 이미 소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알짜배기 여행자들에 의해 조금씩 알려진 곳도 있지만 아직은 발길이 그리 많지 않아 중세 속 모습 그대로 간직한 곳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유럽에 취하고 사진에 미치다》의 업그레이드판으로 좀 더 풍부해진 에피소드와 깊이 있고 매력적인 소도시들을 담고 있다. 잿빛 도시의 쳇바퀴 같은 삶이 지겹다면 조용하면서도 소소한 일상과 중세의 역사가 공존하는 소도시를 거닐어 보라. 역사 속을 걷는 그 걸음 속에서 삶을 돌아보고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느린 걸음으로 유럽을 만나다 빠르게만 흘러가는 도시에서 벗어나면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고 조금의 느림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주저한다. 하지만 이 느림의 미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삶과 영혼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으며, 그 길목에 ‘여행’이 있다. 그런 점에서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느끼기에 유럽은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여행지다. 특히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은 소도시야말로 중세 역사의 숨결과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일정이라는 시간적 굴레에 쫓겨 아등바등할 필요는 없다. 이곳에 발을 들여놨다면 그저 천천히 걸으며 바람과 공기, 햇살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면 된다. 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사뿐사뿐 걸어서 닿으면 되고 우연히 마주친 골목에선 조심스레 그들의 삶을 엿보면 된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느긋하게 흘러가는 도시에서 오랜만에 걷고 싶은 대로 걷고 느끼고 싶은 대로 느끼면 될 뿐이다. 이 여유야말로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나’라는 자아를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판에 찍어낸 듯이 살아가는 도시의 삶에 젖어 있다 보면 때론 자신에 대한 고민은 잊은 채 타인과의 관계에만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닌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 유럽의 숨은 소도시에서야 말로 한가로이 거닐며 진정한 자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또 삶을 관망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