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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 사람아!
다이 호우잉 저
다섯수레 199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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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다이 호우잉
1938~1996. 중국 안휘성 영상현 회하의 북쪽 기슭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상해의 화동사범대학 중문학부를 나와 1960년부터 상해 작가 협회 문학 연구소에 배속,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1966년 문화 혁명과 함께 혁명 대열의 전사로 참가했다가 당시 '검은 시인'으로 비판받던 시인 웬졔와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반혁명분자로 몰려 고난을 받는다. 1980년부터 상해 대학에서 문예 이론을 담당하면서 창작에 몰두, 중국 현대 휴머니즘 문학의 기수로 떠올랐다. 대표작으로는『사람아 아, 사람아』『시인의 죽음』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199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57쪽 | 51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4780791

예스24 리뷰

김미정 sbbonzi@yes24.com
“나는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더 좋아하는 것은 진리입니다.”

다이 호우잉의 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는, 이렇듯 다소 전사의 외침처럼 강한 삶의 고백이 묻어난다. 마음을 잡아 끄는 제목에 힘을 더하는 것은 번역자의 이름이다. 신영복 교수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사람들의 눈을 더 머무르게 하는 듯하다. 무거울 수 있는 문화대혁명이라는 역사 속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오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삶 속에 흐르는 살아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점, 같은 시대를 산 11명의 주인공이 독백조로 이야기하는 1인칭 서술이 지니는 독특함, 역사적 격동 속에서 얽고 얽히는 그들의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 시대의 상황도 아닌, 사건도 아닌 `인간'을 중심에 둔 휴머니즘을 정직하게 담아낸 작가의 필치도 사람들의 기대를 채워준다.

페이지를 넘기면서는 줄곧 이들의 이상과 신념이 운명 안에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기대하게 된다. 자오젠 호안과 손 유에의 감정이 엇갈린 결혼 생활이 시작된 뒤에도, 시대의 격류에 치여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감정의 방향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 가장 먼저 밀려온 것은 20년에 걸쳐 완성된 사랑에 대한 축복보다는 역사적 사건 안에서 개인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과연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이었다. 작가는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영혼을 다루는 일에 풀어줄 해답이 있다고 말한다.

단순한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겪어낸 시간이 너무 길고 그것을 담고 있는 시대적 상황이 너무 버겁다. 차라리 역사라는 사실만 뺀다면 흔한 줄거리에 그쳤겠지만 이야기는 자신의 자유의지로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운 혁명의 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유부단하고 얼마쯤 기회주의자인 평범한 자오젠 호안과 자신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고, 그 삶을 이끌어가는 힘이 강했던 손 유에의 관계에 흔들림이 온 것은 호 젠후에 의해서였다. 호 젠후는 손 유에가 자오젠 호안과 정혼하고 함께 간 대학에서 만난 남자이다. 그는 손 유에를 사랑하고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게 직면하지만, 그녀는 그의 사랑을 냉정하게 외면한다. 손 유에가 호 젠후를 외면하는 것은 그가 그녀의 가슴 안에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정혼한 자오젠에게 충실하려는 마음 때문이었고, 젠후가 우파로 몰린 다음부터는 정치적 경력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은 욕심 때문이었다.

마음이 원하는 바를 거스르고 있던 손 유에는 자오젠 호안과 결혼을 하나 자오젠의 배신으로 이혼당한다. 한편 자신들의 계급을 단단하게 지키고 있는 보수파 내에서도 휴머니즘에 대한 강한 신념을 크게 부르짖던 호 젠후는, 변방으로 숙청되어 오랜 세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낸 후 돌아온다. 시간이 흘러 변하였을 법도 한, 무뎌지기도 했을 법한 사랑이 여전히 그 속내를 보이지 않은 채 끓고 있었음을 두 사람은 확인하게 되지만 조심스럽기만 하다.

“엄마, 말해서는 안 되는 줄 알지만 한마디만 할께. 호 아저씨와 결혼해. 내가 엄마 때문에 내 감정을 희생시키는 것을 엄마가 원하지 않는 것처럼 나도 엄마가 나 때문에 엄마의 감정을 희생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아."

자오젠과의 사이에 둔 딸, 한한이 등장하면서 오랜 시간을 지나온 그들의 사랑이 결합한다. 시대가 흩어 놓은 그들의 사랑이 결국엔 만난다. 어떠한 이념이나 체제보다 강한 사랑의 원래 자리가 인간의 중심 안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힘겹게 알아낸 진리 같다.

“영혼이여 돌아오라”는 작가의 외침은 “사상의 자유를 탈취당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는 가장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있는 인간. 정신의 족쇄를 아름다운 목걸이로 착각하고 자랑스레 내보이는 인간. 그리고 절반을 살아오면서 자기를 모르고 자기를 탐구하려고 하지 않는 그러한 인간의 역”을 맡았던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살아 있는 메시지이다.

책 속으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 해 어느 날 밤, 호 젠후가 나를 만나러 집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는, 호 젠후가 나를 먹으러 온 요괴라고 하면서 절대로 만나게 해 주지 않았다. 그는 나를 안방에 감추고 내가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틈으로 보이는 호 젠후의 눈에는 한없는 실망과 슬픔이 담겨 있었다. 호 젠후는 두 사람 사이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향해서 외쳤다.

'손 유에, 정말로 만나고 싶지 않은 거야? 그렇다면 내 선물을 받아 주겠어?'

내가 대답하려고 했을 때 문이 탕탕 울렸다. 대답하지 말라는 신호이다. 나는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 p.239

'장성 위에 서 보렴. 그럼 이런 속삭임이 들려 온단다. 너는 알고 있느냐? 장정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영원히 완성은 없다. 중화의 아들들은 모두 장성을 위해서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지 않으면 안된다. 너는 이미 쌓았는가?'

--- p.129

'완벽한 사랑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들에게는 20년이란 방황의 세월이 필요했다.' 너는 원래 피가 통하는 인간이다. 뛰는 심장을 갖고 있는 거야. 네 머리에는 뇌수가 가득 차 있어, 그러니까 생각할 수 있는 거지. 네 자신의 감각이 갖다 주는 재료를 기초로 네 사상을 형성하고 네 판단을 내릴 수가 있는 거야. 네게는 입이 있어, 그러니까 자기의 마음의 목소리를 표현하고 애무새처럼 나의 흉내를 내지 않아도 좋은 거야. 과거에 너는 그것을 잊고 있었어.

그러나 지금은 너는 기억해 낸 거야. 아니, 발견한 거지. 너는 원래 그러한 본능을 지니고 그러한 요구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너는 의심과 두려움을 품고 수치심마저 느끼고 있지. 그건 조금도 이상한 것이 아니야. 손유에, 괜찮아.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희망해. '같이 만들어내지 않으는가. 우리들은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돼!'

--- p. 231

'시간을 주세요. 남편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보내 주세요!'

나는 노동자 해방군 선전부대에 부탁했다.

'개인의 문제로 투쟁의 기본 방향을 왜곡하지 마시오!'

이것이 되돌아온 대답이였다. 나는 몇몇 친구들을 찾아 상담했다. 그러자 느닷없이 대자보가 나왔다. '손유에, 또다시 반혁명을 책동!' 내게 동정적인 동료가 은근히 나의 실정을 물어와서 내가 이야기를 하면 또다시 새로운 죄명이 덧붙여졌다. 여론을 날조하고 대중의 눈을 속여서 동정을 사려는 자,라고. 이혼장을 보내왔을 때 나는 혼자서 남몰래 울었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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