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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보노 나무 /어찌하다 보니 /서울 - 파리 - 로마 /로마 - 팔레르모 /팔레르모 아침 빛에 마음을 /팔레르모 항구광장(Piazza Marina) 혹은 벼룩시장 /팔레르모 도미니카 광장(Piazza domenica) /시칠리아 단상: 사과와 야자수 /체팔루(Cefalu), 연인들의 해변 /체팔루, 아름다운 해안도시 /트라비아(Trabia) 묘지 /팔라초 아드리아노(Palazzo Adriano), 시네마 천국의 무대 /팔라초 아드리아노, 중세풍의 거리에서 /시칠리아 단상: 구원 없는 구원 /리베라의 황금묘지, 하늘에는 영광 /브루지오(Brugio), 땅위에는 평화 /Route , 바람이 전하는 말 /개의 봉인, 인간의 정원으로부터 /개의 상사화, 신들의 정원으로부터 /아그리젠토, 신들의 계곡으로부터 /아그리젠토, 신과 인간의 계곡으로부터 /시칠리아 단상, 부질없는 /아그리젠토, 바람의 이별 /라구사 가는 길, 눈물 속에 핀 꽃 /시라쿠사, 어둠에 대한 시간의 자책 /메릴리(Melilli)에서, 불확실한 감정의 환원 /시칠리아 단상, 삶의 지렛대 /카타니아, After Sunrise /카타니아, Before Sunset /카타니아, After Sunset /카타니아, 에트나 화산 가는 길 /시칠리아 단상, 에트나 화산, 파열된 흑산 /시칠리아 단상, 너의 불안 /너의 미소 /타오르미나, 시칠리아의 진주 /그리스 극장(Theatro Greco) /Nessuno Di Voi / Milva /L'immensita / Milva /엔나, 영화 「대부」의 영혼을 찾아서 /엔나, 영화 같은 안개 마을 /song of sky /마음이 영혼을 뒤에 둘 수 있을까 /엔나의 마지막 잔영 /엔나를 떠나며 /시아카(Sciacca) 가는 길, 상처 없는 영혼 /시아카(Sciacca)의 아침 /마자라 - 마르살라, 번 국도 /the tears of sea /Isole Dello - Dream /Isole Dello - Trace /Isole Dello - Love
트라파니(Trapani) 가는 길 /Addolorata /길의 미학, 트라파니에서 /시간의 애무, 트라파니를 떠나며 /Golfo di Bonagia /Mar Tirreno - Orphism /Mar Tirreno - Mountain /Mar Tirreno - Wind /Mar Tirreno - Debris /마지막 도시, 카스텔라마레 델 골포 /카스텔라마레, 아름다운 밤 /the emotional tomb /마지막 새벽 /마지막 아침 /시칠리아 마지막 이야기 /adieu sicilia /시칠리아 여행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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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기억으로부터
반기억(counter memory)처럼 기억에 저항하는 기억이 있다. 기억을 지우려 하면 할수록 더욱 되살아나는 기억이 있다. 시칠리아는 기억을 지우기 위한 여행이었다. 자신에게 기억을 잊기 위해 떠난다 했고, 모든 기억을 지우기 위해, 버리기 위해, 잃어버리기 위해 떠난다 했다. 그런데 실패하고 말았다. 오히려 여행 내내 기억을 더 얹는 기억의 기억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다. 김영하가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라고 했던 것처럼 시칠리아는 잊어버리기 위해, 잃어버리기 위해, 또 무엇 때문에 이전 것을 잃어버렸는지를 기억하기에 참 좋은 여행지다. 시칠리아는 끝없이 길에서 길로 이어지는 길의 상념이다. 또 끝없이 뒤따르는 하늘과 구름과 바람 때문에 끝 모를 그리움에 젖는 길의 상흔이다. 또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빛의 광휘로부터, 너무 깊게 속내를 숨기는 잔혹한 어둠으로부터 자아를 꿈틀거리게 하는 길의 정령이다. 그때의 사진들을 바라본다. 그러자 또다시 소스라치듯 기억에 저항하는 기억들이 걸어나온다. 과연 그런 일이 있었는지, 과연 그 길들에 섰었는지 너무도 아득하고 아득하다. 이 무수한 길의 자국들, 상처들, 상흔들, 그리움들, 말해질 수 없는 이야기들 그것들이 깊은 슬픔이 되어 한 편의 영화처럼 흘러간다. 모든 그리운 것들은 과거에 있다고 했듯이 어느새 과거가 되어 그리움으로 자리하고 있다. 여행길에 동행한 조수석 남자, 사진작가 이종구에게 감사한다. 그가 없었다면 시칠리아 어느 길에서 나는 분명히 자신을 잃었을 것이다. 그가 있었기에 시칠리아도, 여행도, 사진도, 무엇보다도 기억의 기억이 있다. 2012년 5월 해운대에서 진동선 ---작가의 말 중에서 17-브루지오(Brugio), 땅위에는 평화 차에서 내려 당신에게 닿을 바람의 전화를 건다. 오늘로서 시칠리아 사흘째, 못내 참아가며 그리움을 지운다. 허허로운 골짜기에서, 녹색으로 물든 장엄한 대자연에서 은혜로운 평화를 본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이 길, 동서남북 어느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인지조차 모르는 지금, 그래도 땅은 평화롭고 비옥한 황금 들판엔 영광이 넘친다. 가야 할 길은 멀고, 과연 다다를 수 있을지조차 막연한 현재, 오늘 밤, 아니면 내일 새벽쯤 전달할 바람의 말에 행복하다. 여기는 시칠리아. 녹색 대지 위에는 평화, 마음에는 축복이다. 25- 라구사 가는 길, 눈물 속에 핀 꽃 알 수 없는 길, 지도를 따라 무작정 남으로 달린다.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이 어둠은 어떤 어둠인가! 어느새 캄캄해진 도로, 끝없이 계속된 왕복 2차선 길. 라구사 가는 길, 몇 차례 길을 잃자 더욱 캄캄한 길. 비로소 길에 마음이 포박될 때 눈물 속에 핀 꽃을 본다. 그랬지. 이런 길(La Strada). 이태리 어느 산골에서 밀바의 서글픈 사랑과 눈물 속에 핀 꽃을 듣겠다 했지. 눈물 많은 아이처럼 조금 울었다. 그리움이 밀려와서... 26- 시라쿠사, 어둠에 대한 시간의 자책 호텔을 나와 작은 골목길만 찾아 들어간다. 빛과 그림자가 투쟁하는 곳, 그 속에서 나를 보고 나를 만난다. 시간의 자책, 그래 여기는 시라쿠사. 46- 시아카(Sciacca) 가는 길, 상처 없는 영혼 영화 「일포스티노」에서 시인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묻는다. "마리오.. 비란 무엇이냐? 네... 비란 하늘의 눈물이지요." 그렇다. 상처 없는 영혼은 없다. 상처 없는 바다는 없다. 하늘도 상처가 있어 눈물을 흘리는데... 밟아줄 때 길인걸. 47- 시아카(Sciacca)의 아침 칠흑같이 어두우면 노출도 의미 없고 화질도 의미 없어진다. 나는 이런 경우 전적으로 카메라에 맡긴다. 어둡다고 플래시를 쓰거나 어둡다고 삼각대를 받치거나, 어둡다고 감도를 너무 올리지 않는다. 내 눈이 본다면 찍힐 것이고 내 마음이 간다면 드러날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아침 해가 선창가 포구를 비출 때까지 찍고 서성이고 기다린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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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다고 삼각대를 받치거나, 어둡다고 감도를 너무 올리지 않는다.
내 눈이 본다면 찍힐 것이고, 내 마음이 간다면 드러날 것이라 믿는다.” - 사진평론가 진동선의 시칠리아 사진집 시칠리아 주의 수도 팔레르모에서 여행이 시작된다. 자동차를 빌려서 13일간 제주도 면적의 세 배쯤 되는 시칠리아를 돌아보는 여행이다. 시네마천국의 무대 팔라초 아드리아노, 신들의 계곡 아그리젠토, 아르키메데스의 고향 시라쿠사 등을 거쳐 카스텔라마레 델 골포로 이어지는 여행기간 내내 저자의 어깨위에는 희망과 절망이 몸을 함께 맞대고 있다. 흑백과 컬러로 사진을 찍기 위한 두 대의 카메라다. “희망을 지시하는 몸 뒤의 카메라는 색으로 희망을 덧칠하고 절망을 지시하는 몸 앞의 카메라는 먹으로 절망을 덧칠한다.“ 영화를 테마로 한 여행사진집 그리스, 로마, 이슬람, 헬레니즘 문명까지, 다양한 문화가 산재해있는 도시를 여행하면서 저자는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서 이태리를 말하지 마라.”고 말했던 이태리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이토록 아름다운 도시를 멀리하고 로마 같은 관광지에서 시달렸던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억울한 생각마저 든다. 이번 여행사진집의 테마는 ‘영화’다. 영화를 기본 테마로 삼아 여기에 해안과 산악 그리고 가톨릭의 문화예술을 담았다. 「대부」, 「시네마 천국」, 「일 포스티노」 같은 영화 속 무대가 되었던 풍경과 사람들,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진평론가, 사진가, 전시기획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그동안 사진과 영화, 사진과 소설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저서들을 발표해왔지만 정색을 하고 사진집을 출간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책은 단순한 시칠리아 여행사진집이라기보다 사진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고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다.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사진 속에 담겨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