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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던 날, 서툰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세상을 구한 기록
루이스 캐럴, 로알드 달을 연상케 하는 작가의 작품! 주인공 퍼시모니 스머지는 ‘세상 중심에 있는 섬’에 사는 멋진 영웅이 되고픈 열 살 소녀이다. 하지만 유난스레 꺼리는 게 많은 엄마 때문에 글도 배우지 못한 채 바구니를 짜거나 비질을 하면서 따분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밤, 멍하니 공상에 잠긴 퍼시모니에게 언니가 잔소리를 하는 바람에 퍼시모니는 화가 나서 빗자루를 내던지고, 그 빗자루가 하필이면 요술 단지로 날아가 단지를 깨트린다. 요술 단지는 아빠 없이 사는 가족들에게 빵을 내주는 귀한 물건인지라 엄마가 알면, 퍼시모니는 꼼짝없이 집안일만 하며 따분하게 지내야 할 것이다. 퍼시모니는 요술 단지를 다시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옹기장이 시어도어 할아버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깊은 밤 겁도 없이 숲 속에 들어간 퍼시모니는 참으로 용감했으나 일이 하나씩 꼬이기 시작한다. 그날 밤 심한 폭풍이 섬을 덮쳤고, 바람에 모자가 날아갔고, 설상가상으로 퍼시모니는 길까지 잃어버렸다. 마지막에는 독거북에 쫓겨 목숨조차 위험한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꿈을 꾸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운명과 같은 사건이 퍼시모니에게도 조용히 다가온다. 독거북을 피해 숨어 들어간 통나무 속에서 퍼시모니는 리프이터족의 어마어마한 비밀을 우연히 엿듣게 된다. 그리고 숲 속에서 만난 옹기장이 시어도어는 요술 단지는 내주지 않고, 저절로 오르락내리락 움직이는 위풍당당 마제스틱 산이 사실은 잠자는 거인의 배일 수도 있다는 이상한 말을 한다. 갑작스레 휘몰아치는 폭풍에 휘말리듯 모든 일이 몰아닥쳤다. 글도 쓸 줄 모르는 소녀 퍼시모니가 철부지 왕 루카스의 명을 따라 ‘드르렁 동굴’에 거인이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자기들이 사는 땅이 세상 중심이라 여기며 살아가는 섬사람들,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럼블범프족, 예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버릇없는 섬사람들을 멀리하는 리프이터족 등 다양한 종족들에게 거인의 존재를 알리고, 잠자는 거인이 깨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했다. 같은 섬에 살고 있으나 저마다 생각이 다른 종족들이 한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섬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퍼시모니는 동분서주 바쁘게 움직인다. 잠자는 진실을 마주 대하지 않으면 섬이 사라질 수도 있다! 위풍당당 마제스틱 산은 해가 뜨면 조금씩 솟아오르다가 정오가 지나면 천천히 내려가는 이상한 산이다. 하지만 세상 중심에 있는 섬사람들은 산이란 처음부터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라 여기며 살았다. 위풍당당 마제스틱 산은 먼 태곳적부터 보이지 않는 어떤 끈으로 태양에 매달려 하루에 한 번 오르락내리락한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이상한 말을 듣게 된다. ‘발밑에 거인이 잠자고 있다!’ 게다가 그 말을 전한 사람이 물구나무서기를 좋아하고 비오는 날 지렁이를 관찰하는 그저 그런 맹랑한 소녀라니,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퍼시모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해결 방법은 몰라도 문제를 거듭 제대로 보려 했다. 거인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거인의 머리칼을 잘라 허리에 차고, 리프이터족의 비밀 지하 도시를 찾기 위해 숲 속을 샅샅이 뒤지고, 겁쟁이 워빌이 서툴고 부족해도 용기를 내서 함께갈 수 있도록 했다. 《거인이 잠든 섬》은 당연하다 여겼던 것을 다시 한 번 새롭게 들여다 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 거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섬사람들을 통해 우리 모습을 돌아보고, 우리 삶에 숨겨진 혹은, 우리가 외면한 진실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위기 상황을 직면했을 때의 태도,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가 퍼시모니를 닮는다면,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혹시 발밑에 거인이 잠들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성과 감성을 경쾌하게 울리는 책《거인이 잠든 섬》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세상 중심에 있는 섬, 그 특별한 공간을 채운 개성 넘치는 인물들 왕실 도서관에서 많은 자료를 관리하는 역사학자가 《거인이 잠든 섬》 필자로 등장한다. 역사학자는 마제스틱 산이 들썩거린 ‘어떤 사건’을 직접 겪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하찮은 것 하나까지 일일이 세 번씩 확인해서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겁쟁이 워빌, 왕실 경비 대장 기딩, 철부지 왕 루카스, 큰 발로 허우적대며 돌아다니는 왕실 광대 구아프노글, 먼지를 풀풀 날리는 고고학자 더스틴 덱스터후프, 철학자이자 수학자이자 지리학자이자 모든 학문한 왕실 교수, 럼블범프족과 리프이터족 등 역사학자가 만나 보았을 사람들을 헤아려 보니 그 수가 정말 많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모습이 어찌나 유쾌한지 깔깔거리며 웃는 사이 책장이 빠르게 넘어간다. 위풍당당 마제스틱 산의 아찔한 비밀을 둘러싼 사건, 용감한 소녀와 다양한 캐릭터들이 끌고 나가는 맛깔스런 이야기, 《거인이 잠든 섬》은 분명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 또 하나의 현대판 고전으로 자리 잡을 책이다. ‘혹시’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야기, 《거인이 잠든 섬》 제니퍼 트래프턴은 15년 전에 영국 여행을 하다가 아름다운 언덕을 보고, ‘혹시 거인이 잠든 뒤 흙이 쌓이고 풀이 나서 이런 언덕이 만들어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후 폭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밤 창밖으로 본 풍경이 아름다운 언덕에 대한 기억과 오버랩 되면서 《거인이 잠든 섬》의 이야기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니퍼 트래프턴은 지금도 ‘혹시’라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거인이 잠든 섬》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다는 그녀는 종횡무진 학교나 도서관을 바쁘게 움직이며 지내고 있다. 어린이들 안에 잠자고 있는 거인 작가를 깨우기 위해 창의적인 글쓰기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뉴베리 수상 작가 인그리드 로는 《거인이 잠든 섬》을 읽다 보면 혀가 꼬이기도 하고, 발음이 새거나, 어떤 말이 입안에서 빙글빙글 맴도는 걸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제니퍼 트래프턴은 말재간이 대단한 작가라고 부른다. 《거인이 잠든 섬》은 데뷔작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완결 구도, 참신한 전개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