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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는 합창단에서 노래하곤 했다
바움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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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 / 상관의 여자 / 티후아나 여인들 / 모자를 꽉 잡아 / 내가 당신의 선원이 되리
마음의 상처는 의술로 치유할 수 없다 / 우리 동네 이야기 / 훌륭한 시민이 되라 / 그리스 신화 캠프에 가다
행복은 너의 것이 되리 / 미드웨이 / 미스터 송 / ‘애쿼보이지’의 기이한 에피소드 / 내가 울린 여자들
굿나이트라고 말하려면 / 밤의 마을 / 올해의 우주비행사

작품 해설

저자 소개

저자 : 죠 메노
넬슨올그런 단편문학상 수상자인 죠 메노는 지금까지 두 권의 단편소설집과 다섯 권의 장편소설을 발표했고 곧 여섯 번째 장편소설을 출간한다. 현재 시카고 콜롬비아칼리지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면서, 소설가 외에도 극작가와 음악 저널리스트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1999년 『지옥불처럼 부드러운』2001년 『훌라걸이 노래하는 법』2004년 『저주 받은 자들의 헤어스타일』2005년 『파랑새는 합창단에서 노래하곤 했다』(미들랜드작가회 소설문학상 수상)2006년 『소년탐정 실패하다』2008년 『유령비행기』(원제 봄날의 데몬) (스토리프라이즈 최종 경선작)2009년 『그레이트 퍼햅스』(그레이트레이크 소설문학상 수상, 뉴욕타임스 북리뷰 에디터스 초이스 선정) 등의 저서가 있다.
역자 : 김현섭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시티대학교에서 예술평론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전문번역가, 출판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서태지담론』이 있고, 옮긴 책으로 죠 메노의 『유령비행기』, 『소년탐정 실패하다』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58g | 188*254*20mm
ISBN13
9788958831037

출판사 리뷰

톡톡 튀는 문체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현대인의 불편한 단면들(일상의 비극들)을
낱낱이 해부하고,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감싸 안는 열일곱 편의 단편들!


이미 스물넷의 나이에 발표한 장편소설 '지옥 불처럼 부드러운'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죠 메노는 소설뿐만 아니라 희곡, 음악평론, 만화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의 창작활동을 통해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다. 일반적으로 소설가들이 단편으로 시작해서 장편으로 전환하는 것과 달리, 죠 메노는 장편소설 두 권을 발표한 후에 첫 단편소설집 '파랑새는 합창단에서 노래하곤 했다'를 출간한다. 하지만 이 단편집의 작품 대부분은 다른 신문이나 문학저널 등에 발표되어 호평을 받았던 것들로, 그런 맥락에서 죠 메노는 2003년에 넬슨올그런 단편문학상(미국의 시카고 트리뷴지에서 주관하는 단편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파랑새는 합창단에서 노래하곤 했다'에는 다양한 배경과 소재와 스타일을 가진 단편소설 열일곱 편이 실려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작품들은 하나같이 죠 메노 문학의 독특한 코드들을 구현하고 있다. 부조리한 상황과 폭력적인 질서,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과 미신, 사악함과 우연성이 공존하는 세상, 격정과 트라우마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전쟁이나 정의나 종교 같은 정치적 담론이 아니라 배반, 실연, 이혼, 불륜 같은 성인 문제, 어른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 문제, 그리고 어린이 납치나 위해한 공장 같은 사회 범죄적 문제로 나타난다.

우연, 부조리, 깨달음의 순간

'그리스 신화 캠프에 가다'는 그리스 신화를 빙자한 허접한 청소년캠프를 무대로 하고 있다. 주인공 소년의 부모는 “당신의 십대 자녀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사교기술을 발달시켜준다”는 광고를 믿고 아들을 캠프로 보낸다. 하지만 소년은 또래들과는 다른 감수성을 가진 것뿐이다. 말의 두상을 한 남자와 상반신을 드러낸 여자가 서로 사랑의 눈물을 흘리는 그림을 그렸던 것뿐이다. 그리고 이 부조리한 장소에서, 소년은 자신과 말이 통하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모자를 꽉 잡아'의 주인공 남자는 복잡한 도시에서 길을 건너던 중 바람에 날린 모자를 잡으려다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아무 설명도 없다. 그는 떨어지지도 않고 바람에 날리지도 않고 기압 때문에 산화되지도 않은 채 천천히 유영하다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 사뿐히 착지한다. 그 말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남자는 자기에게 일어났던 사건들을 돌이켜 보다가, 자기가 사랑에 대해서 얼마나 나약하고 비겁했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발이 땅에 닿자마자 사랑하는 그녀에게 달려간다. 사랑한다고 말하기 위해서.

인간의 욕망, 그 경박함

'밤의 마을'은 뜻하지 않은 정전으로 암흑지대가 된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별 볼일 없는 형제가 오랫동안 꿈만 꾸던 계획을 정전을 틈타서 실행에 옮긴다. 예언 능력이 있는 신기한 말을 훔쳐 팔아서 돈을 벌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을 과감하게 해치우기에는 형이 가진 실연의 상처가 너무 아팠다. 거사의 마지막 순간, 형은 자기를 버린 애인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말의 예언을 알아내고는 비통한 눈물을 쏟아낸다.

'굿나이트라고 말하려면'은 인간의 욕망과 미신에 관한 이야기다. 어린 자매가 차에 치어 식물인간이 된 집 앞 나무에 대고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그런데 진짜로 기적이 일어난다. 승진을 원하던 운전기사는 갑자기 야간감독이 되고, 오랫동안 류머티즘으로 쓸 수 없었던 노부인의 손에 감각이 돌아온다. 태어날 때부터 유령 같았던 사촌아이도 눈물의 기도를 한 후 근육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서른두 살의 숙모를 연모하는 열다섯 살 소년도 은밀하고 끔찍한 소원을 빌어본다. 그로부터 얼마 후 마침내 소원이 이뤄진다.

'훌륭한 시민이 되라'에는 일 때문에 바빠서 아이에게 신경 쓸 수도 없는 싱글마더 밑에서 스스로 어른이 되어 가는 조숙한 소녀가 등장한다. 그녀는 안대를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진 이웃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서 과감하게 길을 나선다. 그러면서 소녀는 현재 자신은 위험하고 용감한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고, 이렇게 해서 어른이 되어가고 있으며, 그러면 아이를 가질 준비도 된 거라고 생각한다. 안대를 구한 다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갑자기 너무나 어른이 되어 버린 소녀는 다른 사람의 관심과 동정을 얻기 위해서 오버하고 허풍을 떤다. 그게 소녀가 알고 있는 어른의 특성이니까.

질서와 파괴

'우리 동네 이야기'는 플라스틱 공장에 완전히 장악된 한 작은 도시에 외국인 여자 노동자가 전근 오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송장 같은 표정으로 늘 섬뜩한 노래를 흥얼댄다. “나는 소년병에게 반했어요. 머리가 없는 그 소년이요. 하나뿐인 진정한 내 사랑은 죽었어요.” 지금껏 플라스틱 공장을 종교이며 절대 질서로 믿어 오던 우직하고 훌륭한 십장은 그녀의 출현 이후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된다. 그녀에 대한 관심과 연민은 점차 자신의 신앙이었던 플라스틱 공장에 대한 의문으로 번진다. 자신의 세계관이 흔들리는 것을 참다못한 십장은 돈을 훔쳐서 그녀의 손에 쥐어주며 고향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라고 한다. 생기라고는 전혀 없던 여자의 눈빛이 순간 사랑스럽게 반짝인다. 그리고 뒤돌아본 순간, 플라스틱 공장은 화염에 휩싸이고 작은 도시는 완전히 파괴된다.

'마음의 상처는 의술로 치유할 수 없다'에서 어린 쌍둥이 남매는 아버지의 자살 이후 웃음과 언어를 잃어버린 어머니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하여 위험한 행사를 계획한다. 아버지의 낡은 왕진가방에서 찾아 낸 마취제를 사용하여 작은 동물들을 마취시킨 후, 알록달록 옷을 입혀서 어머니의 창문 앞에서 퍼레이드를 여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습은 꽤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남매는 어머니의 미소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동물들은 깨어나지 않고, 어머니는 ‘대량학살의 난장판’을 말없이 내려다보고는 돌아서 가버린다. 그제야 어린 남매는, 조그마한 의술의 실수가 엄청난 파국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의사인 아버지가 왜 목을 매게 되었는지 이유를 깨닫게 된다.

외로움, 공감, 위로

'‘애쿼보이지’의 기이한 에피소드'에서 원인불명의 장출혈로 쇠잔해져 가는 주인공은 밤새 텔레비전을 본다. 아내는 이미 평온하게 잠들어 있다. 주인공은 자신이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다는 것에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 그가 즐겨 보는 TV 프로 ‘애쿼보이지’ 오늘의 에피소드에서 탐험선은 외계인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한다. 그런데 그토록 위급하던 상황이 순식간에 반전되어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그는 TV 프로조차 자신을 소외하고 있다는 생각에 또 다시 분개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보게 된 포르노 프로그램에서, 섹시한 남자가 “나는 죽어가고 있어.”라면서 나약하게 흐느끼고, 섹시한 여자 두 명이 그를 안고 토닥거리면서 “괜찮을 거야.”라고 위로하는 장면을 보고, 이 세상 누군가는 나와 공감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올해의 우주비행사'의 화자인 ‘우리’는 우주비행사를 수행하고 있다. 하루 종일 오만과 아집과 자기연민에 사로잡힌 우주비행사의 유치한 행동을 지켜본 우리는 절대로 우주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공허를 응시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원래의 모습, 즉 평범하고, 인간적인 약점이 있으며, 너무나 빤하고, 너무나 불완전한 모습 이상의 어떤 것도 결코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서조차 결코 이만큼 외롭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더 화려한 세계를 좇아 자기를 버리고 떠난 옛 애인도 혹시 이만큼 외로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울다 지쳐 잠든 우주비행사 옆자리에 그녀의 사진을 남겨놓는다.

진부하고 비겁한 사랑

'내가 당신의 선원이 되리'에서는 결혼생활이 불행한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고, 무료하게 살아가던 남자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위험하다. 모험과 자극을 원하고 “구애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의 남편을 보면서 죄책감과 동시에 경쟁심을 느끼고, 애정을 표현하기 위하여 꽃을 사 들고 찾아가는 로맨티스트다. 그들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책임져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영원히 성공할 수 없다.

'미스터 송'에서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남자와 진지함을 원하는 여자가 만난다. 선수급인 남자는 여자에게 뻔한 수작을 걸고, 여자는 그런 남자에게 이끌려온다. 그녀를 뻔한 여자이거나 멍청한 수녀라고 판단한 남자는 조금씩 수위를 높여서 결국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인다. 옆집에 사는 미스터 송이 사랑의 노래를 불러주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그날은 처음부터 어긋난다. 미스터 송은 술에 취해 곯아 떨어져서 노래할 타이밍을 놓치고, 여자는 오빠의 죽음 이후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전의를 상실한 남자는 시체처럼 뻣뻣하게 앉아 있을 뿐이고, 상황은 슬프고 어색하게 끝난다.

'내가 울렸던 여자들'의 주인공은 여자를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그는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여자가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현재 그는 여자의 아파트에서 유희를 즐기고 있다. 여자가 미래에 대해서 묻는다. 하지만 남자는 “나는 변화하고 싶지 않아. 변화는 그걸 오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라고 말할 뿐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여자는 울음을 터뜨리며 나가 버렸을 텐데, 이번에는 다르다. 그녀는 지금까지의 여자들과는 달리 그에게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이제 사랑에 관해서 어른이 되어보지 않겠어'” 그러자 남자는 처음으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인정한다.

'상관의 여자'는 부하직원이 상관의 여자에게 유혹당하는 장면을 신문 기사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급의’ 여자는 검은 수영복 차림으로 남편의 부하직원과 술을 마시고, 그녀의 ‘야릇한 푸른 눈빛’에 사로잡한 부하직원은 “이러면 안 돼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사의 타이틀은 “라뮤, 최종 라운드에서 패하다”라고 결말을 알려준다. 이렇게 해서 유혹과 불륜은 일단짜리 기사로 처리된다.

트라우마를 위한 변명

'미드웨이'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고, 청소년기에는 어머니로부터 쫓겨난 열아홉 살 형과 열여섯 살 동생. 아버지가 떠나던 순간 이 세상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깨달아 버린 형은, 세상을 향한 분노나 좌절 때문에 망가지는 나약한 젊은이가 아니라, 아버지가 다녔던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면서 동생을 책임지는, 꽤 건전한 청년이다. 그런데 동생은 공항에 가서 남의 짐을 훔쳐온다. 형은 혹시 동생에게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골치를 썩이면서도 동생을 보호하고 변명하려고 애쓴다. 이 세상에 가족이라고는 동생밖에 없고, 동생은 형이 돌봐야 하니까. 그런데 형이 여자를 사귄다. 동생은 자기가 방해가 될까봐 밖으로 돌다가 형의 여자 친구 환송파티를 망쳐버린다. 형은 동생을 찾아 나선다. 동생은 미드웨이 공항에 있다. 반갑게 재회하는 가족들을 보는 게 좋아서 공항에 온다는 동생의 말에, 형은 드디어 안심을 한다.

'행복은 너의 것이 되리'에서 어린 소년 두 명이 납치당한다. 납치범은 아이들을 묶어 놓고 그 앞에서 아이들을 파묻을 무덤을 판다. 아이들은 그렇게 며칠 동안 방치되었다가 죽기 직전에 기적적으로 구출되고, 지역사회는 그들의 고난에 대한 보상으로 놀이공원 평생 무료 이용권을 준다. 성인이 된 이들 둘은 여전히 놀이공원에서 만난다. 한 명은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한 명은 마지못해 나왔다. 그들은 사람들의 미심쩍은 시선을 받으며 아이들 틈에 끼어서 핫도그와 어니언링을 먹는다. 둘 다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둘 다 행복하지 않지만, 한 명은 과거를 털어버리고 싶어하고 한 명은 그들의 만남에서 위로를 얻으려고 한다. 과거로부터 조금도 발전하지 않은 친구의 모습에 진저리가 난 주인공은 더 이상은 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렬함, 혹은 매혹

'티후아나 여인들'은 어른들의 부도덕한 짓거리에 동행하게 된 소년의 경험을 그리고 있다. 영화배우는 애정행각에 방해가 되는 소년을 내보내기 위해서 총을 주고, 소년은 총을 휘둘러 분노를 폭발시키는 법을 배운다. 소년은 어머니가 새로 산 황금색 가발을 훔쳐서 땅에 묻어버린다. 가발을 쓴 어머니는 다른 사람처럼 보일 테고, 그러면 사람들이 어머니의 원래 모습을 모르게 될 테고, 그러면 혹시 병원에 있는 아버지가 찾아와서 어머니 사진을 보여주면서 수소문을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할 테니까. 그런데 시내에서 바로 그 가발을 쓰고 가는 여자를 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는 쿠바 혁명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혁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혁명 세력이 아바나를 점령하던 그날 저녁, 아름다운 벙어리 아내를 데리고 보드빌 극장에 마술 공연을 보러 갔다가 턱시도 차림으로 죽음을 맞는 한 엘리트 관료의 고백이다. 그는 성적 매력이 넘치는 남자 마술사가 무대 위로 아내를 불러내어 최면을 거는 것을 보면서, 그것은 결코 마술이 아니라 마술사가 의도적으로 아내에게 보낸 신호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다음 순간 혁명군이 진군하고 극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자기가 곧 총에 맞아 죽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아내를 마술사에게 맡기기로 결심한다. 마술사가 아내를 안고 사라지는 것을 흐릿해져가는 눈으로 지켜보면서, 그는 사랑과 운명과 세상에 대해서 생각한다.

죠 메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뛰어나거나 훌륭한 사람들이 아니라 최소한 평범하거나 아니면 평균보다도 나약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은 기발하고 작위적이지만, 그들의 반응은 진부하고 이기적이며, 때로는 사악하기조차 하다. 하지만 작품의 초점은 다른 곳에 있다. 저자는 사건의 인과를 밝힐 뿐 응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이 모든 에피소드를 통하여, 저자는 가장 단편적이며 가장 사소한 사건으로부터 가장 보편적인 공감을 도출해 내는데, 바로 이 점에서 죠 메노는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특히 세련되지 않은 블루칼라의 일상 언어와 현학적이며 서사적인 묘사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문체는 저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훌륭한 기제가 된다.

┃서평┃

“어둠과 부조리를 정교하게 배합한, 통렬하고도 흥미로운 작품.”
― 퍼블리셔스 위클리

“한 글자도 놓칠 것이 없는, 사랑과 상실을 노래한 음악 같은 이야기들.”
― 커커스 리뷰

“기발함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작품. 그 위에 한 겹 슬픔이 덮여 있다.”
― 시카고 선타임스

“저자는 비극적이고 부조리하며 냉혹하리만치 우스운 상황들을 편성함으로써, 일상 속의 신화, 패배자 안의 영웅을 그려낸다.”
― 북리스트

“마치 한 회씩 나누어 쓴 장편소설 같은 느낌의 단편집. 겹겹이 슬픔이 쌓여가다 보면 낡고 해어졌지만 여전히 아늑한 패치워크(patchwork)가 하나 완성되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애다.”
―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리뷰/한줄평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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