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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없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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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시리 허스트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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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 Hustvedt

인문학자이자 소설가로, 1955년 미국 미네소타주 노스필드의 노르웨이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네소타주의 사립명문 세인트 올라프 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 컬럼비아 대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찰스 디킨스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1983년에 시집 《Reading to You》를 출간했고, 1992년에 발표한 첫 소설 《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The Blindfold》은 ‘올해의 미국 단편’에 2년 연속 선정되었다. 이후 발표한 여러 작품 가운데 《내가 사랑했던 것What I Loved》은 평단의 찬사 속에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인문학자이자 소설가로, 1955년 미국 미네소타주 노스필드의 노르웨이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네소타주의 사립명문 세인트 올라프 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 컬럼비아 대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찰스 디킨스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1983년에 시집 《Reading to You》를 출간했고, 1992년에 발표한 첫 소설 《당신을 믿고 추락하던 밤The Blindfold》은 ‘올해의 미국 단편’에 2년 연속 선정되었다. 이후 발표한 여러 작품 가운데 《내가 사랑했던 것What I Loved》은 평단의 찬사 속에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불타는 세계The Blazing World》는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에서 열린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특별전 측의 요청으로 기고한 <진주 목걸이를 한 여인>에 대한 소논문 한 편으로 미술 평단에 엄청난 화제를 몰고 전격 입성한 후, 독창적인 미술 에세이 《사각형의 신비Mysteries of the Rectangle》를 출간했다.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편두통을 계기로 신경학·정신의학·정신분석학·철학 등을 깊이 연구하여 의학과 철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해왔고, 2012년에 국제 가바론 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시리 허스트베트의 다른 상품

역자 : 심혜경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상담교육학 및 문헌정보학을 공부하여 현재 도서관 사서로 근무 중이다. 이후 다시 영문학을 전공하고 번역을 시작, 옮긴 책으로 《서툰 서른 살》《청소년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세이브 미》《우리는 절친, 때로는 웬수 ; 엄마와 딸의 이야기》(근간)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82쪽 | 368g | 148*210*20mm
ISBN13
9788994015484

책 속으로

내가 그 사람과 반평생을 보냈다고 해서 보리스 이전 Before Boris(앞으로는 B.B.라고 부르겠다)의 인생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잃어버린 오랜 기간에 섹스도 했고, 관능적이고, 더럽고, 달콤하고 슬프기도 했다. 나는 나의 육체적인 모험과 불운한 사고들을 새로운 노트에 적어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노트의 페이지를 내가 경험한 포르노의 역사로 더럽히고, 남편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한 사람에게만 집착하고 있는 내 마음을 다른 사람들이 흔들어주기를 기대했다. ---p.40

S 박사가 말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당신은 즐기고 있군요.”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어떻게 즐길 수 있단 말인가? 남편에게 버림받고 덤으로 정신병까지 얻은 여자가, 아무리 ‘잠깐’라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여자가 이런 상황을 즐길 수 있을까? 수긍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S 박사는 기다렸다. 나는 생각했다. 그녀가 옳을 수도 있을까? 내가 남모르게 즐기고 있으면서 스스로 비참하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던 거라면? 은밀한 즐거움. 무의식적 지식.
“박사님 말이 맞다고 해두죠.”
S 박사가 비로소 숨을 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p.82

보리스, 갈등이라면 질색했던 남자, 목소리 높여 열정적으로 부르짖는 여자와 살면서 사포에 쓸리듯 영혼에 상처를 받은 남자. (…) 나는 지식의 문이 아니라 불가해한 망각의 길로 가는 내 방식에 몰두하지 않았나. ‘일시정지’ 때문에 비난 받아야 할 사람은 보리스가 아니라 내가 아니었을까. 내가 창조한 걸작품, 데이지의 존재가 나의 모든 행위를 진실인 양 보이게 덮어버리지는 않았나. 지금 폐경기에, 버려지고, 다 잃어버리고 잊혀진 존재가 되었으니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머리를 책상에 묻고,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고 후회하며 울었다. ---p.92

여보, 무슨 일이 있나요? 왜 나한테 말해주지 않는 거예요? 당신의 침묵은 나를 당신에게로 이끌지만 그때 당신의 눈에는 구름이 끼어 있는 것 같았어. 나는 당신의 눈길이 머물고 있는 그 단단한 요새를 공격해서 부수고 그 너머의 당신을 발견하고 싶어. 나는 자유로운 영혼의 교감을 위해 싸우는 거야. 그러나 당신은 자신의 내면에 쌓은 벽이 뚫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거나, 아마 당신의 자아가 먹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 ---p.111

문제는 얼마나 많은 보리스가 내 머릿속에 있느냐였다. 보리스는 온통 내 머릿속을 헤집어놓으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내가 보리스의 실물을 다시는 못 볼지라도 내 마음속의 그는 붙박이 시스템처럼 어찌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함께 영화를 보는 동안 얼마나 많이 그가 내 발을 주물러주었는가. 따분함을 참아가며 관절염으로 아픈 발바닥과 발가락, 그리고 한때 운 나쁘게 부러졌던 발목을 얼마나 많이 그가 안마해주었던가? 내가 욕실에서 보리스의 머리를 감겨주고 나면 그가 얼마나 많이 행복한 어린애 같은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던가? 거부 답신을 받은 나를 위해 얼마나 많이 그가 포옹하고 위로해줬던가? 보리스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랬던 사람이 보리스였다.

---p.121

출판사 리뷰

2011년 페미나상 노미네이트-
전 세계 30개국 독자들을 홀린 시리 허스트베트의 소설!
사랑, 우정과 성의 정치학에 대한, 발칙하면서도 지적인 명상록


시인이자 소설가인 시리 허스트베트의 다섯 번째 소설 《남자 없는 여름》은 사랑, 우정과 성의 정치학에 대한, 발칙하면서도 지적인 명상록이다. 소설이지만, 시, 편지, 이메일, 일기, 그리고 저명한 작가들의 인용문 등 다양한 글의 형식이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한다. 소설 중간 중간에 드러나는 철학과 문학, 역사, 심리학, 신경학에 대한 저자의 박식함도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블레이크와 릴케에서 키르케고르와 헤겔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물 흐르듯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도 하고, 소설의 고비마다 주인공인 미아의 엄마가 속한 북 클럽에서 읽는 제인 오스틴의 책 제목들이 등장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19세기 제인 오스틴이란 선배 여성 작가의 작품을 끌어다 해체해서 21세기 자신의 작품에 매우 적절하게 꽂아 넣고 있다.

《남자 없는 여름》은 중년부부라면 으레 한 번쯤 거칠법한 ‘남편의 외도, 아내의 고통, 남편의 반성, 재결합(의 암시)’이라는, 다분히 통속적인 이야기를 뼈대로 한다. 하지만 글의 전개방식이나 주인공의 사고흐름은 주인공의 감정적인 흥분상태를 반영하면서도 매우 지적이고, 인생과 인간관계에 대한 묵직한 통찰을 잘 담아내고 있다. 남편의 일방적인 결별통고로 삶이 뿌리째 뒤흔들리는 상처를 받은 미아는 고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관계 맺으며 그들의 삶에 개입하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도 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냉정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끈기 있게 성찰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남자 없는 여름》의 시작이요 끝이다.

시리 허스트베트-폴 오스터 부부의 닮은꼴
이 소설은 자전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리스가 쓴 글을 손봐주어야 하는 경우에는 종종 한밤중까지 우리의 대화가 이어졌다. 보리스가 어떤 생각에서 그 다음 생각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순간을 주의해서 놓치지 않고, 그가 말하는 내용에 집중하면서도 나는 머릿속으로 그 모든 아이디어를 모아 열심히 편집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우리의 대화가 이어지는 요소요소에 삽입했다. 때로는 매우 신랄하게 비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181p)” 와 같은 문장을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시리 허스트베트와 남편인 폴 오스터를 연상하게 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미아-보리스 부부는 시리 허스트베트-폴 오스터 부부와 마찬가지로 뉴욕 브루클린에서 살고 있고 똑같이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소설 속 딸 데이지는 연극을 하고, 실제 이 부부의 딸 소피는 시인이자 배우이다. 미아의 고향은 허스트베트와 마찬가지로 미네소타주의 작은 도시이다. 미아는 시인이며 허스트베트도 시인으로 출발했다. 아마 이런 유사성 덕분에 남편의 외도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을 둘러싼 미아의 고통과 내면고백이 더욱 진실하고 절실하게 다가오고 그녀의 직설적인 비난과 신랄한 비판들이 진정성의 무게를 갖는 것 같다.

통렬한 코미디! 사랑, 남자와 여자, 소녀와 중년 여성에 대한 정교한 묘사
《남자 없는 여름》은 새로운 출발이다. 부부간의 불화,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 심술궂은 소녀들의 괴롭힘 등 고통스러운 주제들을 포함하지만, 이 소설은 통렬한 코미디다. 영리하고 경쾌한 필치가 도처에서 보글보글 끓어 넘쳐서, 마치 잘 짜여진 희극 한 편을 보는 듯하다. 사랑, 남자와 여자, 소녀와 노년 여성에 대한 정교한 묘사와, 정직하고 위트 있는 인물 분석, 여자의 마음과 몸이 아무렇지도 않게 평가 절하되는 것에 대한 적당량의 페미니스트적 분노, 그리고 이기주의와 너그러움에 대한 고상하면서도 통렬한 비교는 힘이 넘칠 뿐만 아니라 깊이 있고 재치 있다. 특히 이제 막 피어나는 소녀들이 인생의 길목에서 부딪히게 되는 소동과 혼란에 대한 저자의 애정 어린 관찰은 이 책에 매콤한 재미를 더한다. 재미와 감성적인 울림과 지적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작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시리 허스트베트는 분명 큰 매력을 가진 작가이다.

허스트베트는 1938년 제10회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했던 영화 「이혼 소동」의 마지막 장면을 소설 도입부에 인용한다. 한동안 떨어져 지내던 바람둥이 주인공(캐리 크랜트)이 본의 아니게 전처(아이린 던)에게 자신이 어리석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내가 달라지기만 하면 모든 게 예전과 똑같아질 것 같지 않아? 아주 조금만 달라진다면.”

‘남자 없는 여름’을 지내는 동안, 주인공 미아는 변한다. 주변의 여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유대를 형성할 정도로, 이전과는 달리 평범하기 그지없는 삶을 사는 것으로, 그녀는 자신에게 보다 가까워지고 또한 변한다. 그녀가 인정하듯 고압적인 남편과 거리를 가짐으로써 그녀는 독립의 경계선을 다시 그을 수 있게 된다. 그녀의 무계획적이고 단선적이지 않은 여정에 몇 가지 이정표가 세워진다. 글쓰기를 통해 정체성을 새로이 구성하는 치유가 이루어진다. 소설의 말미에서 코미디와 비극의 차이는 작가(또는 영화감독)가 어디서 잘라낼 것인지를 결정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허스트베트는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우리 가운데 누가 제인 오스틴의 해피엔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거나, 캐리 그랜트와 아이린 던이 이혼 소동 끝에 다시 합쳐서는 안 된다고 고집을 피우겠는가? 세상에는 비극도 있고 희극도 있다, 그렇지 않은가? 누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거기에는 남자와 여자처럼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더 많은 법이라고 대답하겠다. 희극은 알맞은 순간에 정확하게 이야기를 끝맺는 게 포인트다. (2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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