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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 여러분께
여는 글 프롤로그 : 악, 내 허리! 메구로 치료원에서 ‘한심한 여자’가 되다 동굴 저 너머로 보이는 빛 민간요법의 밀림에서 서양 의학의 절벽으로 백마 탄 왕자님과 복근 차라리 개가 되었으면 통증의 뫼비우스 드디어 최후의 결전 에필로그 : 요통은 곧 인생 닫는 글 |
Hideyuki Takano,たかの ひでゆき,高野 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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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비명과 함께 벌떡 일어났다. “전혀 좋아지지 않았잖아! 아니 더 악화됐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그만둘 것이다. 메구로 치료원과는 이제 끝이다!! 메구로 치료원을 다닌 지 한 달쯤 지나면서부터 나는 매일같이 ‘이제 그만두자’와 ‘한 번만 더 믿어 보자’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치료원에 가기 전까지는 화를 내고 있다가도 젊은 선생의 백 퍼센트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고, 틀림없이 나을 거라고 하는 청아한 목소리를 들으면 단단하게 다졌던 결의가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러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일까? ‘이건 마치 나쁜 남자와 헤어지지 못하는 한심한 여자 같잖아?’ 왜 ‘나쁜 여자에게 걸려든 한심한 남자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이상했지만 완전히 그런 여자가 된 기분이었다. 요통이 무섭긴 무서운 놈이다. 인간의 성별까지 바꿔 버리다니. (본문 53쪽)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생각했다. 하지만 금방 집에 도착하는 바람에 나머지는 방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생각했다. 아마도 환자와 치료사의 ‘상하 관계’ 때문은 아닐까? 환자는 치료사보다 언뜻 보기엔 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치료를 받을 때는 반드시 치료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어쨌든 호칭도 치료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그런 의미에서 치료사는 ‘위’, 환자는 ‘아래’에 있지만, 환자는 결단만 내리면 언제든 다른 치료사에게 갈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치료사의 지시에 따른다. 남녀 관계도 이와 똑같지 않을까? 일단 가망이 없다는 판단이 서서 단념하고 나면 여자는 과거를 뒤돌아보지 않는다. 남자는 자기를 떠난 상대일지라도 가끔은 만나고 싶어 하고, 옛 여자 친구의 이름을 자기 딸에게 붙이려다가 아내를 열 받게 만들기도 한다. 애정이 식은 뒤에도 끈질기게 따라다닌다. 별거 중인 남편이 아내를, 혹은 이혼한 전남편이 전처를 살해하거나 칼로 찔러 큰 상처를 입힌 사건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별로 들어 본 적이 없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쿨한 것 같다. 마음이 떠나면 끝이다. 저녁을 먹으며 그 얘기를 아내에게 했다. “재밌네! 보통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고 비유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였단 말이잖아.” “어? 어째서?” “그러니까, 사실은 남자가 항구고 여자가 배였던 거지. 남자가 여러 항구를 전전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여자가 여러 항구를 떠돌아다닌다는 거.” 그렇구나. 남자는 항구고 여자는 배인가? 남자의 그늘(항구)에 있는 한 여자(배)는 항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어디까지나 옛날식으로 생각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자는 여차하면 항구를 떠나 버린다. 그때가 되면 남자는 당황하게 마련이다. 그때까지 줄곧 주도권을 쥐고 있었고 여자도 불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 대체 왜 그래? 돌아와. 얘기 좀 하자”라고 소리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여자는 이미 다음 항구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와서 무슨 소리야? 이미 배 떠났는데, 너 같으면 돌아가겠어?”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본문 82~84쪽) “다카노 씨라면, 강아지가 달마죠?” 원장 선생이 불쑥 말했다. “아, 어떻게 잘 아시네요.” “그야 당연하죠. 여러 일들이 있었잖아요.” 과연 원장이다. 병원을 찾은 동물들의 데이터가 확실하게 머릿속에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달마가 수술할 때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주치의였다는 듯한 말투다. “지금은 건강한가요?” “덕분에 건강합니다. 제가 허리가 아파서 힘들지… 얼마나 보채는데요….” 말을 하면서도 묘한 느낌이 들었다. 강아지 이야기와 요통 이야기.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화제가 아무렇지 않게 섞여 있다. 애초에 자기 개가 다니는 동물 병원의 원장에게 치료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평범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선생은 매일 같이 사람과 동물을 같이 진찰하다 보니 아무런 거부감이 없는지 스스럼없이 “자, 거기 누워 보세요”라고 말했다. 나는 개가 된 듯한 기분으로 침대에 누웠다. (본문 213쪽) 지금까지의 내 고생을 알기나 하는지? 그동안 다녔던 치료원들이 머릿속에서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불신감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마치 싸움에 진 개처럼 배를 위로 하고 누워서 다리를 버둥거렸던 메구로 치료원. 그 메구로 치료원을 변호하느라 열을 올렸던 보루 접골원. 치료의 반동으로 신주쿠 역 동쪽 출입구의 혼잡한 길거리에서 쓰러질 뻔했던 카리스마 치료원. 두 다리 절단 수술을 자세하게 설명하던 가나가와 현의 정형외과 명의. 무기력한 근육을 후들거려 가면서 폈다 굽혔다 하느라 헐떡였던 PNF 연구소. 허리뿐 아니라 위장의 맥도 약하다고 말하던 미나미 동물 병원의 원장. 그리고 ‘수술이 아니면 나을 수 없다’고 말하던 스즈키 의원에, 내 허리를 아무것도 아니라고 단정하려 했던 블랙 잭… 비참하다. 진심으로 비참하다. 그동안 나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자기혐오에 빠져 가면서도 요통을 고쳐 보겠다고 열심히 노력해 왔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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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허리 땜에 뭐 하나 되는 게 없다!”는 전국의 요통인들이여 집결하라!
― 미야베 미유키가 극찬한 별난 탐험가의 요통 투병기 이놈의 허리는 앉으나 서나 아프다. 밥 먹을 때는 욱신욱신, 자려고 누우면 시큰시큰. 대체 이 요통을 어쩌란 말이냐.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독한 허리의 아픔. 기껏해야 요통이지만, 징글징글한 요통이다. 지금껏 혼자서 괴로움을 삭여 왔다면, 주변의 누구도 내 아픔을 이해해 주지 않아 답답했다면 이 책에 주목하라. 『요통 탐험가』는 오지 탐험가이자 작가인 다카노 히데유키의 좌충우돌 포복절도 요통 치료기다. 다카노 히데유키는 지난 20년간 미스터리한 이야깃거리를 찾아 세계 방방곡곡 온갖 오지를 헤맸다. 미지의 괴수와 설인, 환상의 실크로드와 비밀의 마약 루트를 찾아서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를 종횡무진 누볐다. 그리고 그 체험을 글로 남겼다. 미야베 미유키가 다카노를 일컬어 “모험심을 잃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작가!”라고 치하한 것은 아마도 그의 엉뚱한, 그러나 투철한 탐험 정신을 높이 산 것이리라. 이 다카노 히데유키가 “진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돌아왔다. 바로 지금껏 누구도 정복하지 못한 ‘요통의 세계’다. 요통 치료법의 밀림에서 악전고투하며 온몸으로 통증과 마주한 결과 탄생한 전대미문의 코믹 투병기 『요통 탐험가』. 적어도 단 한 군데라도 만성적인 통증이 있는 아픈 독자에겐 뜨거운 공감과 위로를, 다행히도 건강한 독자에겐 요절 복통 유머와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에세이계의 오쿠다 히데오 등판! 야매부터 동물 병원까지 코믹 ‘삽질’ 퍼레이드 어떤 주제로든 독자들이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논픽션을 쓰겠다는 신념으로 ‘엔터테인먼트 논픽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다카노 히데유키. 2006년 ‘사케노미 서점인 대상’을 수상한 『와세다 1.5평 청춘기』로 국내에 처음 알려졌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20여종이 넘는 탐험 에세이를 출간한 중견 작가다. “그 어떤 르포보다 흥미진진하고,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만큼이나 코믹하다”는 현지 독자들의 평가 속에 문학적인 면과 대중적인 면에서 모두 인정받은 그가, 이번에는 특유의 유머 감각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무장한 채 동네 사이비 침술원에서 온갖 의술이 난무하는 대형 정형외과까지 ‘요통 세계’를 동분서주한다. 아아 이 엉뚱한 요통 탐험가를 어찌할꼬? 고통 속에서 웃음을, 요통 속에서 인생을 발견하다! 2년여에 걸친 좌충우돌 요통 탐험에서 다카노는 허리의 통증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동시에, 인생의 심부까지 푹 찌르는 개운한 침 같은 고찰을 보여 준다. 작가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급기야 자신의 애완견이 다니는 동물 병원의 원장에게 침 치료를 받고, 원장이 할인을 해 주자 “개 덕분에 할인을 받았다”며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암’도 고쳤다는 치료사에게 난치병이라는 진단을 받고는 “암을 이겼다!”며 비뚤어진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요통의 괴로움을 “실연의 아픔”에 견주고, 매번 치료사의 달콤한 격려에 고가의 치료비를 지불하는 자신을 “나쁜 남자에게 빠진 한심한 여자”라 비유한다. 요통을 “나를 붙잡고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르는 사랑”이라 하고, 요통 치료를 “적성에 맞는 직업이나 자기에게 딱 맞는 결혼 상대”를 찾는 일과 마찬가지라 한다. 이처럼 『요통 탐험가』에는 우리네 ‘인생’이, 인간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함께 아픔을 나누고 웃을 수 있는 ‘동지’가 있다는 것은 고단한 우리 삶에 커다란 선물이다.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토닥이는 이 보약 같은 글을 통해 잠시나마 묵직한 허리의 통증을 잊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면 한다. ‘악, 내 허리!’에서 ‘최후의 요통 결전’까지 허리의 통증을 푸는 열쇠를 찾아서 나는 ‘오지 작가’ 다카노 히데유키.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그 경험을 재미있게 쓰는 것’이 모토다. 마흔두 살이 되던 해, 그러니까 운수가 사납다던 ‘액년’에 나는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눈을 가리고 하는 블라인드 사커를 하다가 ‘최악의 오지’에 갇히고 말았다. 바로 요통 지옥, 요통 밀림. 움찔하고 찌릿하게 찾아온 요통의 세계에 빠져들자마자 두 발로 제대로 걷기도 힘든, 지하철에선 양손으로 손잡이를 움켜잡고 버텨야 하는 ‘긴팔원숭이’ 상태가 되고 말았다. 빨리 인간이 되고 싶었다. 이리하여 나는 요통 세계를 정복하러 나섰다. 정신 수련원 같은 사이비 분위기가 넘치는 ‘메구로 치료원’에서 균형 이상 때문에 원시인이 멸망했다며 생명에 위협을 주는 ‘카리스마 치료원’까지. 좌골 신경통이라 했다가, 허리 디스크라 했다가, 양 다리를 잘라서 철심을 박아야 한다며 사람 헷갈리게 하는 ‘정형외과’에서 내 걸음걸이가 로봇 같다며 비웃던 ‘PNF 연구소’, 급기야 동물의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요통 환자가 체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치료법이 담긴 이 책은 한국의 (예비) 요통 동지들에게 바치는 나의 눈물겨운 가이드북이자 요절 복통 삽질기이다. 온갖 괴수들이 우글대는 이 밀림에서 나는 과연 살아 나갈 수 있을까? 다카노의 글을 읽을 생각에 가슴이 뛴다! ― 미야베 미유키, 소설가 위험한 책이다. 너무 웃겨서 배꼽을 잡고 구르다 보니 허리가 아프다. 아, 내 허리!! ― 아마존재팬 독자 에세이계의 오쿠다 히데오 발견! 이토록 흥미진진하면서 코믹한 글을 쓰는 작가가 있다니. 이 책을 고른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 아마존재팬 독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