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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육아의 탄생
돈 안 쓰고, 신나게, 내 식대로 아이 키우기
김연희
양철북 2012.07.13.
베스트
육아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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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나의 태평스러운 육아

1장: 있으니까 좋더라 -육아 필수품에 대한 다른 생각
헌 물건-돈 없이 아이 키우기 첫걸음
커피-우리 아이를 키운 8할^^
TV-우리집 공로상
남색 바지-아이들에게 자유정신을!
하의실종-해와 바람의 딸
전업주부의 퇴근-엄마들의 ‘뿔’이 더 자라기 전에
구원투수-엄마를 부탁해
짓는 기술-밥, 옷, 글, 농사를 짓다
전통육아의 재발견-육아본능을 따라서
모유수유-젖, 공짜밥, 그리고 성욕
판타지-출산장려 정책 입안자들에게 제안함

2장: 없어도 되더라-당연한 것들에 대한 유쾌한 반항
태교-엄마 뱃속에서부터 벼락치기 공부를?
초음파-Seeing is believing?
출산의 권리-너도 나도 참 수고 많았다!
모성애-어디 간 거야?
예방접종-하느냐, 마느냐……
스스로 치유-아플 땐 실컷!
이유식 없는 이유- 밥상 조기입문
토이 없는 토이스토리-기획하지 않는 자유
베이비푸어의 역습-가난의 풍요를!

3장: 불량한 엄마-엄마는 못 말려
구황음식-밥하기 싫을 때, 엄마들을 위한 묻지 마! 음식
쌍자음-엄마는 문화인류학자
구름속의 산책-but, 소나기 조심!
변태-사랑하면 그런 거야
사회부적응자-속세를 떠나 집구석에서^^
[뽀로로] 입문-엄마가 더 간절히 원하는 ‘뽀통령’?!
묻지 마, 품위!-망가져가는 나를 위한 변명
도둑년-친정엄마를 훔치다
외손주와 친손주-신모계사회

4장: 태평 육아의 탄생-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나의 하여가
작고, 못 생기고, 느리다-미친 존재감 만세!
노브라-죽이는 패션
안 돼, 싫어, 아니야-부정을 긍정하라!
생활공부-조기교육 1탄
머리 묶기 싸움-누구를 위한 용모단정인가?
상처-좀 다쳐도 괜찮아
떼다-때 되면 다 뗀다
밥-재테크보다 밥테크
꼬마농부-조기교육 2탄
엄마 노릇-일과 육아 사이에서

5장: 육아의 힘-세상으로 간다
남편구출작전-긴 육아에 장사 없다
반려견-한 생명을 위해서, 또 한 생명을 버려?
위대한 유산-4대가 함께 덮는 이불
우리 동네-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오늘도 과일삼촌에게로 간다
공동체-오래된 미래를 찾아서
1과 2 사이-고냐 스톱이냐?
이별연습-엄마 품에서 세상 속으로
공동육아-그래, 결정했어! 함께 하는 육아
터닝포인트-새로운 세상과의 접속, 그리고……

저자 소개

저자 : 김연희
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르는 자신감, 쥐뿔 없으면서 여유롭고, 어떤 상황에도 웃을 수 있는 무한 긍정의 소유자. 위염인 줄 알았는데 임신이라고 해서 갑자기 엄마가 되어 살길을 모색하던 중에 ‘최소투입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태평육아’의 창시자가 되었다. 결핍이 풍요를 불러온다고 믿으며, 非물질적인 경제, 다양한 공동체에 접속하여 소비가 아닌 관계로 아이를 키우려고 노력한다. 잠깐 방송작가로 일한 적 있지만, 대부분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 돈 안 되는 분야에서 상당 시간을 보냈다. ‘육아≠돈’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40g | 150*200*20mm
ISBN13
9788963720661

책 속으로

소비를 줄이면 어떻게 될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놀랍게도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소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정말 필요한 것인가? 왜 필요한가? 다른 대안은 없나? 스스로 해결할 수는 없나? 이렇게 고민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고, 대안을 탐색하고, 심지어 생산활동에 가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태교를 위해서 뭔가 소비해야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소비가 제약조건이 되면, 태교상품이 꼭 필요해? 태교를 왜 하는 거지? 태교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면 정작 소비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본의 아니게 자본주의에 유쾌하게 저항하고 있다.^^
_[들어가며] 9p

아기가 잠들면, 나의 엄마 노릇은 올스톱!!! 나, 김연희로 돌아간다. 집구석이 엉망진창, 할 일이 코앞에 수만 가지 쌓여 있어도 상관없다. 자유인이 된 나는 커피부터 내린다. 커피 향이 집 안에 퍼지는 동안, 좋아하는 음악도 틀고, 세수도 하고, 거울도 보고, 그제야 눈곱을 뗀다. 그런 다음 오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최대한 우아하게 앉아 커피를 마신다. 그때 신문을 펼쳐서 세상 돌아가는 것도 보고, 아기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기도 하고,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책도 뒤적인다. 그러면서 육아로 인해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자존감을 한껏 고양시킨다. 아직도 젖을 물리고 있지만, 하루에 커피 한 잔만큼은 양보할 수가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이 시간만큼은 누구의 방해도 안 받고 싶어서 전화를 안 받거나 아예 꺼두기도 한다. 좀 이기적이라고 비난받아도 할 수 없다. 나는 소중하니까!!! (푸하핫!)
_[커피] 19p

나는 엄마들이 어떤 육아 정보보다 자기의 본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육아에 있어서 많은 경우 이성적인 판단이나 과학적인 정보보다 본능적 감각이나 직관이 유효할 때가 많다. 전통이라서 좋은 게 아니라, 전통적인 육아법이 본능에 충실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이어져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자본과 상업주의가 우리의 본능과 육아의 본질을 흐려놓고 있다. 어떤 것이 엄마와 아기에게 편하고 좋은 방법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리적으로 편한 것만 추구하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라는 의미도 아니다. 각자의 균형 지점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해야 할 것 같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_[전통육아의 재발견] 51p

욕심인 줄 알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중에 일을 하게 되면, 육아와 일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일을 선택하면 아이가 희생되고, 아이를 선택하면 내가 희생되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은 피하고 싶다. 육아와 일, 두 가지를 조화롭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 돈도 잘 벌고 아이도 잘 키우는 슈퍼우먼인가 알파맘인가 하는 초자연적 인물이 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냥 이쪽이나 저쪽이나 모두 불안한 아슬아슬한 밥벌이 말고, 오장육부가 편안한 일, 삶의 균형을 잃지 않는 일이면 좋겠다. 생각해보니 평생 숙제가 될지 모르는 어려운 과제다. 나는 이렇게 머리가 복잡한데, 우리 애는 너무나 잘 논다. 나한테 어려운 숙제를 내놓고 저는 저렇게 천진난만하다니…… 괘씸하다.
_[엄마 노릇] 195~196p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산비 1천만 원 시대, 육아의 소비문화 시대에
안달하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소비하지 않는 개념 육아가 시작된다!


육아는 상업주의가 만든 시스템에 지배되고 있다. 출산 전부터 각종 태교(영어 태교, 태담기), 초음파(칼라, 3D, 초음파 앨범), 출산 의료 시스템(의료진의 편의를 위한 산모 관장, 제모)이 그렇고, 출산 후에는 각종 백신 접종(백신에 관해 알려지지 않은 진실!), 이유식, 조기 교육, 고가일수록 잘 팔리는 유아용품 등이 그렇다. 의료 전문가는 전문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육아의 표준’을 만들어놓고 이 표준대로 안 하면 잘못된 육아인 양 엄마들을 겁주고, 엄마들은 세상이 자신 있게 내놓는 이 표준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의심하지 않는다. 내 아이가 남들 젖 뗄 때 안 떼면 불안하고 또래 아이들보다 말문이 늦게 터지면 불안하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시대 육아의 풍경이다.
젊은 엄마 김연희는 흔들리지 않는다. 육아를 시작한 그녀에게 최고의 과제는 돈 안 들이고 아이 키우기! 옷과 각종 용품들은 막강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 얻었으며, 공짜 밥(젖)만 두 돌까지 거침없이 먹였고 젖 떼자마자 김치 빨아서 엄마 먹는 밥 같이 먹였다. 물론 아이가 원했고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하지 않았지만, 세상의 각종 지침 속설 들 때문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막지도 않았다.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육아 백과사전’의 내용이 아니라 아이 소율이! 아이를 세심히 관찰하면 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고 판단이 서면 남들 이목 보지 않고 거침없이 했다.
이렇게 해서 정립된 그녀의 육아 철학은 태평육아! 이 육아는 다음으로 요약된다.
첫째, 주체적 육아. 초음파의 위험성에 대해 한 마디도 안 해주면서 무작정 권하는 의료 상업주의를 거부하다. 의료진의 편의만을 위한 병원을 거부하고 조산원에서 진통 겪을 만큼 겪다가 자연분만하다. 예방 접종이라는 어려운 전문 분야에 맞닥뜨려 열공하고 결국 접종 안 시키다. ‘늙은 젖’ 소리 들으며 두 돌까지 젖 물리다. 이유식은 패스!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본능에 귀 기울여 아이 키우다.
둘째, 자연주의 육아. 아이가 아프면 당장 병원부터 찾지 않고 세심히 아이를 관찰하며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길러주다.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아이를 밭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다, 급기야는 조기교육으로 농사를 강추! 일회용 기저귀를 쓰지 않고 소창 끊어다가 기저귀 만들다. 편리한 아기띠 거부하고 포대기 예찬론!
셋째, 연대의 육아. 고립된 소비문화 육아를 거부하고 공동체 속에서 아이 키우다. ‘상호입양모임’을 상상하다. 친한 이웃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좋은 전원주택에서 살 기회를 물리치다. 아이를 안아주는 동네 아저씨에게 슬그머니 경계심이 드는 마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중간 결론을 내리다,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오늘도 동네 아저씨에게로 간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넷째, 희생의 육아? NO! 아이 옷은 죄다 얻어 입혀도 하루 한 잔 커피만은 꼭 사 마신다! 치명적인 매력의 여가수에게 홀딱 빠져 애 맡기고 공연 보고 와서는 ‘애 딸린 엄마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과 공연 중 탁아시설과 커피 한 잔을 제공하라’며 출산장려정책 입안자들에게 소리 높여 주문하다.

불량주부 김연희 패밀리를 소개합니다
-저자 겸 주연 김연희
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르는 자신감, 쥐뿔 없으면서 여유롭고, 어떤 상황에도 웃을 수 있는 무한 긍정의 소유자. 위염인 줄 알았는데 임신이라고 해서 갑자기 엄마가 되어 살길을 모색하던 중에 ‘최소투입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태평육아’의 창시자가 되었다. 결핍이 풍요를 불러온다고 믿으며, 非물질적인 경제, 다양한 공동체에 접속하여 소비가 아닌 관계로 아이를 키우려고 노력한다. 잠깐 방송작가로 일한 적 있지만, 대부분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 돈 안 되는 분야에서 상당 시간을 보냈다. ‘육아≠돈’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연 소율이
불량한 엄마를 만나 몸 고생은 좀 하지만, 팔자려니 생각하고 산다. 태평한 엄마 덕분에 두 돌이 넘도록 실컷 젖을 먹었고, 세 돌이 되도록 기저귀를 달고 다닌다. 엄마의 독특한 조기교육 덕분에 돌 때 호미질, 두 돌 때 괭이질을 하면서 꼬마농부로 이름을 날렸고, 지금은 설거지, 빨래, 청소 등 가사에 가담하면서 살림꾼으로서 재능을 보이고 있다. 아무한테나 달라붙는 붙임성, 못 말리는 먹성, 안면근육을 총동원하여 웃는 게 특기다.

-조연 이현수 (소율아빠)
소율이의 탄생과 함께 자기 안에 잠재되어 있던 살림본능, 육아본능이 분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엄마’로 통한다. 출산과 모유수유 말고는 막상 애는 자기가 다 키운 거 같은데, 육아 책은 애 엄마가 내는 이상한 현실에 대충 순응하며 산다. 자식농사와 더불어 농사를 짓고 있다.

-단역 봉순이
저자와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유기견. 한참 어린 소율이한테 아랫것 취급을 당하는 것을 어이없어하면서 별일 없이 산다.

태평육아의 비법을 전수합니다
-결핍 속의 풍요!
내가 가진 자산은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르는’ 자신감과 낙천성, 그리고 친구들. 돈 없이 아이 키우기 프로젝트를 위해 네트워크를 풀 가동하여 아기 옷부터 유모차까지 죄다 얻었다. 연식과 오염 정도를 불문하고 헌 물건이라면 무조건 대환영하는 물려받기 잔기술도 나름 터득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돈 절약 그 자체에 있지 않았다. 꼭 돈이 없어서는 아니었다.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왜 필요한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스스로 해결할 수는 없는지, 이것저것 따지면서 소비를 줄였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풍성해졌다. 돈이 없어서 이리저리 궁리하는 삶은 시적詩的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물건을 주고받는 가운데 관계가 돈독해지고 그러면서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궁색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하는 가운데 깨알 같은 재미가 있었다. 이후로, 결핍은 엄청난 풍요를 가져다준다는 것은 나의 삶의 철학이 되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나는, 육아 과소비를 조장하는 자본의 논리에 유쾌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돈이 없어서 시작한 나의 대안 육아는 이렇게 대안적 삶이 되었다. ([들어가며][헌 물건])

-육아에 ‘must'는 없다
나는 육아법으로 고민하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육아법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젖을 언제까지 물려야 하는가, 아이를 따로 재워야 하는가 엄마랑 같이 재워야 하는가, 기저귀는 언제 떼야 하는가, 언제 말문이 터져야 하며 그때 안 터지면 발육에 이상이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이런 궁금증을 갖지도 않았고 걱정하지도 않았다. 젖도, 말도, 기저귀도, 걸음마도, ‘뗄 때 되면 다 뗀다’는 게 나의 태평스러운 철학이었다. 실제로 우리 아이는 두 돌 넘어서까지 젖을 먹었다. 게다가 시간을 맞추거나 하는 일 없이, 아이가 찾으면 시도 때도 없이 물렸다(물론 내가 전업주부라서 가능한 일이긴 했다). 두 돌쯤 됐을 때는 주변에서 ‘늙은 젖 영양가 없다, 다 큰 애가 젖 물고 있으니 보기 그렇다’ 등등 염려 반 놀림 반의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가 찾는 젖을 일부러 뗄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젖을 물리는 게 편한 나름의 이유도 있었다.(아래 ‘모성애도 이기적이어야 한다’ 참조) 기저귀도 마찬가지다. 세 돌인 지금까지도 우리 애는 기저귀를 달고 다닌다. 애써 배변훈련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뗄 때 되면 뗄 테니까. (책이 나오기 직전, 며칠 전에야 그 ‘때’가 돼서 드디어 기저귀를 스스로 떼고 변기에 앉았다, 만세!)
해도 되겠다 안 되겠다,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오로지 아이의 상태와 내 육아본능. 아이를 가만히 관찰하면 답이 나왔다. 젖도 안 뗀 애가 밥을 집어먹고 별 탈이 없으면 무른 밥을 해서 먹였고(덕분에 이유식은 시원~하게 패스!) 아이가 배탈이 나도 그런 대로 잘 놀면 병을 이길 힘이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병원 안 가고 음식을 조절해가며 스스로 치유하도록 했다.
그 어떤 과학적 정보보다 나는 아이의 관찰에 바탕한 나의 직관력에 더 의존했다. 미디어 산업과 육아 산업의 힘으로 ‘전문가’들의 ‘과학적’ 육아 정보가 과소비되면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육아본능이 흐려지고 육아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경향을 나는 경계했다. 아이가 행복하고 엄마가 행복한 것 이상으로 올바른 육아가 있을까? 예를 들어, 태교. 모차르트 음악이 태교에 좋다고 해서 평소에 즐기지 않던 모차르트를 갑자기 듣는 것이 과연 태교에 도움이 될까? 엄마가 즐겁고 행복해야 뱃속 아기도 잘 자란다는 태교의 본질적 의미를 생각해보면, 그리고 사람마다 행복해지는 방식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단지 태교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태교는 아님을 알게 된다. 육아에 ‘꼭 ~해야 한다’는 없다. 엄마에게, 아기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을 각자 찾아나가는 것이 답이다. ([들어가며][기저귀][떼다][이유식 없는 이유][스스로 치유][태교])

-고민은 진지하되, ‘막’ 키운다
남들은 내가 아이를 너무 막 키우는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다. 명색이 딸아이인데 예쁜 옷도 안 입히고, 장난감도 안 사주고, 다른 아이보다 말이나 기저귀 떼는 것 등이 늦돼도 천하태평이며, 심지어 아이가 다쳐서 얼굴에 상처가 나도 사소하게 넘겨버리고, 조기교육 같은 건 꿈에도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다.
내가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생긴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그리고 자유정신. 인공적인 장난감은 프로그램대로만 따라 하게 되어 있어서 아이가 가진 상상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사주지 않으며, 예쁜 옷은 예의를 차려야 하는 날이 아니라면 아이의 자유로움을 구속하지 않으려고 입히지 않는다. 장난감이 없는 아이는 늘 눈을 번뜩이며 집 안을 탐색하면서 놀 거리를 찾고, 나는 위험한 물건은 아이 손 닿는 높이 이상으로 치워놓고 집 안을 통째로 아이에게 내준다. 결핍은 풍요를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궁리하게 만들고 창조하게 만든다. 아이에게는 설거지, 화초 물 주기, 청소기 돌리기, 밀가루 반죽하기, 그 모든 게 놀이가 된다(물론 시늉만 낸다). 본의 아니게, 어릴 때부터 살림꾼을 만들었다.^^ 텃밭도 아이에게는 좋은 놀이터다. 우리 아이는 백일 지나고부터 밭에 나와서 온통 흙밭을 기어다니며 상추나 부추 같은 이파리를 따 먹었다. 20개월이 됐을 때는 자기 키보다 큰 괭이를 들고 밭을 갈기 시작했다. 그래서 얻은 아호가 꼬마농부. 이처럼 흙과 친한 아이에게는 남색 바지가 딱이다. 남색 바지만 입혀놓으면 흙에서 뒹굴고 기어오르고 해도 나는 옷 버릴 걱정 없이 천하태평. 나에게 남색 바지는 아이에게 유일하게 선물하고 싶은 자유정신을 상징한다.
내가 아이에게 시키는 조기교육은 이처럼 생활교육, 그리고 농사(!)다. 나는 아이가 거창한 꿈과 이상보다는 생활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사회에서 인정받는 훌륭한 사람이기 전에 균형 잡힌 생활인이 되기를 바란다. 밥의 소중함을 알고 밥 잘 먹는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내가 아이를 막 키운다면, 그 말도 맞다. 아이는 막 자라야 한다. 아이가 막 자란다는 ‘동막골’도 있다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기까지, 내 고민은 진지하다. 아이 얼굴에 난 상처가 왜 신경 쓰이지 않겠는가.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부모가 예방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일까. 그 모든 위험을 예상하며 아이의 행동을 일일이 통제하기보다는 상처를 무릅쓰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아이가 되기를 나는 든든히 지원한다. ([토이 없는 토이스토리][남색 바지][생활공부][꼬마농부][상처][밥])

-모성애도 이기적이어야 한다
내가 아이를 두 돌 넘어서까지 젖을 물린 데는, 모유수유가 좋다는 그 백 가지도 넘는 이유 말고, 아이가 좋아한다는 이유 말고, 나만의 편리함을 위한 이기적(?^^) 이유가 있었다. 젖을 물리는 시간은 내가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었다(젖 물리면서 꾸벅꾸벅 졸 수 있으니까). 또한 언제든 밖에 나가고 싶으면 젖병 소독하고 분유 타고 바리바리 챙기는 번거로움 없이, 그저 간단하게 아이만 둘러업고 나가면 그만이었다. 밖에서 아이가 보채면 젖 물리고, 배고프다고 하면 젖 물리고, 목마르다고 하면 젖 물리고, 졸려서 투정부리면 젖 물리고, 감기 기운이 있어도 젖 물리고…… 젖만 물리면 만사 오케이였다.^^ 밤에도 수유복 지퍼만 열어놓고 자면 깰 필요 없이 아이가 혼자 젖을 찾아 물었으니, 두 돌이든 세 돌이든 아이만 좋다 하면 나는 언제까지나 젖을 물렸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부엌에서 과일을 씻을 때면 일단 씻으면서 먹고 본다. 과일을 나 못지않게 좋아하는 남편이랑 아이가 먹기 시작하면 내가 끼어들 새가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ㅋㅋ 나는 좀 본래 이기적인 성향이 있는데, 나의 ‘이기심’은 오히려 힘든 육아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지혜가 되기도 한다. 내가 즐겁고 편한 방식으로 아이 키우기!
아이에게는 헌 옷을 입혀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마시는 데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았다. 아침 내내 아이의 뒤치다꺼리에 정신이 없다가 드디어 아이를 낮잠 재우고 나면, 나의 엄마 노릇은 올스톱! 나, 김연희로 돌아간다. 집 안 꼴이 엉망이고 할 일이 태산같이 쌓여 있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커피부터 내린다. 커피 향이 집 안에 퍼지는 사이, 나는 그제야 머리 빗고 거울도 보고 눈곱도 떼고 음악을 튼다. 그러고는 우아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는 거다. 때로는 동네 카페에 가기도 한다. 온종일 아이에게 서비스해야 하는 신분에서 서비스 받는 신분으로 전격 상승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들은 다 안다. 집 안에만 틀어박혀서 하루 종일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시중만 들고 있노라면 ‘나’는 어디론가 실종돼버리고 자존심은 땅바닥에 나뒹군다는 것을. 게다가 희생정신 충만한 모성애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엄마들은 아이가 조금만 잘못돼도 죄책감을 갖는다. 어쩌라고~? 엄마도 불완전한 인간이다. 모성애는 여자라고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본성이 아니다. 모성애도 노력을 통해 얻어지고 없다가도 생기고 때로는 불량하기도 한, 변화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매여 있는 생활 속에서도, 나는 되도록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때 나는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나도 퇴근을 주장했다. 그러고는 내 방에 들어가 혼자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책을 읽었다. 물론, 그 이후에 아이를 씻기고 재우기까지 해야 하는 남편에게는 약간 매정하긴 했지만, 내게는 양보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가끔 가다 토요일 오전이면 동네 목욕탕에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그기, 그리고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미용실에 간다든지 하며 돌아다니다가 오전을 꽉꽉 채우고 집에 가기,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관람할 금쪽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등등, 내게 소중한 시간을 나 스스로 만들어갔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엄마가 지금 현재를 즐겨야 아이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지 않는다. 건강해지려면 엄마도 이기적이어야 한다. 희생의 모성애는 아낌없이 내던지자. ([커피][전업주부의 퇴근][판타지][모유수유])
-세상으로 간다

우리 아이를 워낙 예뻐하는 동네 과일가게 총각(우리는 ‘과일삼촌’이라고 부른다)의 볼에 우리 아이가 뽀뽀해준 일이 있었다. 놀라운 것은, 나의 심리. 아이가 뽀뽀를 하고 과일삼촌이 급감격하는 순간, 나는 갑자기 불길한 마음이 들어 서둘러 아이를 안고 집에 돌아왔다. 가슴이 뛰었다. 내가 왜 이러지? 아동범죄 신상공개 사이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연히, 유의미한 정보는 하나도 얻지 못하고 기분만 엄청 나빠졌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사람들 속에 섞여 살자고 저잣거리에 나와 살면서, 정작 사람들과 섞이는 일에 이토록 불안해하다니? 나의 예민함도 세상이 삭막해진 탓이겠지만, 앞으로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아닌가? 진지한 고민에 밤은 깊어가고…… 다음 날, 우리는 다시 과일가게로 갔다. 과일삼촌에게 속으로 용서를 구하며, 내가 내린 중간 결론은 이것.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오늘도 과일삼촌에게 간다.’
아이는 절대 엄마 혹은 아빠 혼자서 키우지 못한다. 아이는 키울수록 여럿이서 키우도록 설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 집도 ‘(부부)육아공동체’라는 간판을 내걸고 성업(?)중이지만, 부부 둘만으로도 부족하다. 우리는 몇몇 가족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갖고 그 공동체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내가 돈 없이 아이 키우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공동체 네트워크 덕분이다. 내가 바쁘면 그쪽 집에서 우리 아이를 봐주고, 그쪽이 바빠도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 한창 사춘기라 예민하고 독립하고 싶어하는 이웃집 아이를 우리 집에 며칠 살게 하면서 돌봐줄 용의가 있다. 아이가 자라는 데 필요한 마을을 통째로 만들어주지는 못해도, 우리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다.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교류하고 나누는 것. ([우리 동네][공동체][공동육아])

추천평

이렇게 아이를 키울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구나, 과연 내가 아는 한 가장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람인 저자답다. 평소 성격처럼 도발적이면서 유쾌하고, 구체적이고 재미있다. 본능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아이를 키우는 데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지,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육아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특히, 저자 특유의 실험정신과 경험은 어려운 시대에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다. 아이 키우는 문제로 힘들어하는 모든 분들에게, 보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박원순(서울시장)
이 각박한 세상에 생명을 부려놓는 일이 무서워서, 혹은 풍문으로 들리는 온갖 ‘해야 한다(must do)’ 육아리스트에 주눅 든 나머지 아이 낳기를 망설이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타인의 욕망’에 사로잡힌 부모의 욕망에 불과한 ‘해야 한다’ 리스트가 아니라 무엇이 정말 행복인지 헤아려보는 마음,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이웃을 만들어가는 노력, 때가 되면 꽃이 피듯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아이들은 자란다는 자연의 이법을 믿는 태평한 마음, 그리고 사랑이 아니면서 사랑인 척하는 것들을 무시할 수 있는 용기……. 그렇게 아이를 기르다 보니 부모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더라고,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도 결국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이더라고 저자는 말한다.

유시주(전 희망제작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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