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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연인들
가장 순순한 사랑의 원형
김대성
문화구창작동 201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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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1부 장생포
2부 바람의 영토
3부 달바라기
4부 동행
5부 짐승의 시간
6부 작별의 바다
7부 사랑의 전설
8부 성난 바다로 가라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 김대성
다양한 글 체험을 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과 시나리오 관련 상을 몇 개 타고, 영화판이라는 역(驛)에 짐을 풀었다. 김성수 감독과 영화 〈감기〉 각본 작업을 하고, 여러 장르의 각본 작업에 참여 해왔다. 영혼의 역마살이 다시 돋았고, 오랜 향수이자 검을 갈 듯 날을 세워 준비해 왔던 문학이라는 궁극의 영토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에서 뛰어내렸다. 그 첫 장편소설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91쪽 | 692g | 153*224*30mm
ISBN13
9788996831938

책 속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 아래, 부글부글 끓는 듯한 바다를 선혈로 물들이며 도주하는 커다란 참고래를 향해, 연신 작살포를 쏘아대던 동해의 그 바다는 어떨까.
유령처럼 울어대는 폭풍우 속에서, 작살 하나로 20미터가 넘는 거대한 괴물과 벌이는 혈투는 숨이 가쁘리라.
이 이야기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장우와 채옥이 천형의 사랑을 나누던, 아슴아슴한 어느 겨울의 태화 강변 그 대숲이면 좋지 않을까? --- p.9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음과 상면했다.
죽는다는 것, 그것은 바람 속에 알몸으로 서 있는 것이며, 태양 속으로 녹는 것 외에 무엇이리오? 끊임없는 조수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 ㆍ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ㆍ 죽기 때문에 삶은 아름다운 것…….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의 죽음이란 이러한 허세 가득한 구절일 뿐이었다. 눈앞에 머리를 맞댄 죽음이 이렇게 두려울 줄은 몰랐다. --- p.102

바람은 장생포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며 어떤 날은 기쁨을, 어떤 날은 포달을, 어떤 날은 삶을 송두리째 삼켜버렸다. 장생포는 바람의 영토였다. --- p.148

“오빠야 닌 모르지······ 오빠야 뒷모습이······ 오빠야 등이 얼마나 슬픈지.
내가 아기 때 업혀서 잠이 들었을 그 등이······ 업혀서 깔깔대며 좋아라 했을
그 등을 보고 있으머 얼마나 목이 따갑고 가슴 시렸는지 모르지. 내가 오빠야
등을 보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오빠야 니는 모르지. 내가, 내가······ 얼마나
많이 가슴을 베었는지 모르지······.” --- p.250

장우는 눈을 감지 않았다. 두 눈을 부릅뜨고 당당히 서서 달려드는 괴물을 향해 긴 창을 겨누었다. 장우는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자신을 파멸하러 오는 것과 온몸을 던져 싸울 뿐.
그것이 괴물이든, 운명이든, 신이든! --- p.349

쌍둥이 상수리나무 발치 아래, 산비탈을 내려서면 나타나던 바다였다. 아스라한 여름날 광수와 분희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발을 벗어던지고 옷을 입은 채 바다로 뛰어들던 그 바다. 분희의 고아한 비밀을 간직한 은비한 영역의 성이었던 곳. 분희가 성의 영주가 되었던 곳. 그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비로소 광수의 짝이 될 수 있었던. 숙명 같은 이연도, 세상의 시선도 모두 벗어던질 수 있었던 그 바다였다. --- p.391

“내는 죽으머 고래가 될 기다. 고래가 되가 세상 넓은 바다 다 돌아댕기며 살기다. 젤 먼 바다를 회유하며 사는 고래가 귀신고래라며? 내는 귀신고래가 될 기다.” --- p.410

귀신고래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고, 다시 돌아와 사람들과 화합을 할 것이라고 했다. 언제 어느 때 불쑥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고 했다. 그때는 귀신 고래를 잡으면 안 된다고 어린 장우와 손가락 약속까지 하며 말했다. 오래전부터 귀신고래는 사람들과 친했다고 한다.
-중략-
귀신고래는 사람들의 꿈의 상징이었고, 귀신고래가 돌아오면 꿈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 p.417

출판사 리뷰

사랑이라는 개념이 생겨나지 않은, 온갖 규율과 형식의 통념이 지배하는 문명이 탄생하기 이전,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의 원형’은 어떤 것이었을까?


『낙원의 연인들』은 사랑에 대해, 사랑의 의미에 대해 추적해 가는 작품이다. 개인의 전 존재를 흔들고 정신을 혼절하게 할 만큼 격렬하고, 갈등과 고통을 동반하는 의미를 갖는 사랑! 김대성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사랑이 뭘까? ‘사랑’이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형형색색의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기 이전 원형의 색상을 지니고 있듯이, 사랑에도 그 원형의 양태가 존재하지 않았겠는가. 사랑이라는 개념이 생겨나지 않은, 온갖 규율과 형식의 통념이 지배하는 문명이 탄생하기 이전,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의 원형은 어떤 것이었을까?

방송사 다큐 피디인 해수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고래 특집 다큐를 찍기 위해 카메라맨인 후배 문구와 함께 고래의 도시 장생포를 찾는다. 허기를 달래러 들어간 고래 고기 집에서 과거 고래잡이 포수로 유명했던 박만석 옹을 만나게 되지만, 고래잡이가 그들이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커다란 철선을 타고 작살포 몇 방 쏘면 되는 싱거운 작업임을 알고는 실망한다. 노인들이 가고 할매가 이곳 장생포에 유명한 고래잡이가 있다고 말해준다. 조금 전의 노인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고래를 잡기에 고래백정이라 불리 운 노인이었다고..... 하지만 그를 만나는 건 위험하니까 만나러가지 말라고 극구 말려대는 할매.

그를 만나기 위해 그 사람이 있다는 경해라는 횟집을 찾는 해수. 그곳엔 얼굴이 유난히 하얗고 예쁜 여자 분희가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말이 없고 차가운 그녀를 의아히 주시하며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막 교도소에서 출감한 광수가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선다. 소주 몇 병을 단숨에 마시고 분희에게 패악한 행동을 하며 욕을 퍼붓는 광수. 단 한마디 대꾸도 없는 분희의 모습에 화가 난 광수가 무시무시한 난동을 부려댄다. 황급히 몸을 피한 해수와 문식이 겁에 질려 몰래 안을 들여다보는데... 난동을 부리던 광수를 안고 흐느껴 우는 분희와 혼자 짐승처럼 포효해대는 광수의 모습이 기묘한 분위기로 전해진다.

다음 날, 할매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경해의 안채를 찾은 해수와 문식. 몰래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창고와 같이 더럽고 음습한 방에서 똥오줌 냄새가 가득한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 장우를 보게 된다. 커다란 키에 극심하게 말라 한 쪽 눈까지 없는 기이한 모습에 놀라는 해수와 문식. 두렵고 무서워 조심스럽게 이런 저런 말을 붙이려는데... 섬뜩한 모습의 광수가 곡괭이 자루를 들고 그들 앞에 우뚝 나타난다. 카메라를 빼앗으려는 광수를 피해 줄행랑을 치는 문식. 덩그란히 놓여진 해수가 구차한 변명을 해대는 순간 그녀를 번쩍 치켜들어 패대기를 친후 성폭행을 시도하는 광수. 기겁해 비명을 질러대며 발악해대다 가까스로 탈출해 파출소로 달려가는 해수.

파출소에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빨리 그놈을 잡아오라고 하지만 경찰들의 시큰둥한 모습에 어이없어 하는 해수. 해수의 성화에 마지못해 경찰들이 출동을 하게 되고, 잠시 후 고래 고기 집 할매와 마을 사람 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와 경을 치게 생겼으니 빨리 경해로 가 보라고 한다. 경해 앞엔 광수가 살벌한 자해를 하며 경찰들과 대치를 하고 있다. 광수의 난동에 손조차 못쓰고 있는 경찰들이 오히려 해수에게 무단 침입 운운하며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하자고 설득한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문식과 함께 밤 방파제에서 술을 마시는 해수. 만취해 문식이 바다에 빠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밤이 지나고 새벽을 맞는 해수. 요란한 고속 엔진 소리와 요동치는 몸... 뭔가 이상해 좁은 공간을 비집고 나와 밖을 보는 해수, 기겁을 한다. 해수가 타고 있는 좁은 배 선수에서 광수가 도망가고 있는 고래를 향해 로프가 달린 작살을 던지고 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작살은 고래의 등에 정확히 박히고 고통스런 울음소리를 내는 고래는 로프를 끌고 전속력으로 달아나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되는 해수, 광수가 작살과 창으로 고래와 싸우는 불법 포경의 무시무시한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스란히 보게 된다.

엄청난 피가 난무하는 공포스런 장면에 다리가 후들거리며 떨려 주저앉는 해수를 보게 되는 광수와 뱃사람들..... 그들은 불법포경의 현장을 본 해수를 살려둘 수 없다며 바다에 던져 죽이려 하는데......

『낙원의 연인들』에서 고래는 주인공들에게 광포하게 달려드는 그 ‘무엇’을 상징한다. 기형의 인간 백장우는 그 외경스러운 존재와 맞서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사투를 벌일 것이며, 백광수는 아버지 백장우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어이 무너지고야 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키고자 했던 것은 『낙원의 연인들』에서 찾아내고자 한,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의 원형’이었다.

충격적이고 기이한 대 서사의 전율이 시작 된다. 그리고......
격동과 감동의 칼날에 수없이 가슴 베이며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말 것이다.
영화 〈태양은 없다〉, 〈무사〉의 김성수 감독 강력 추천!

사랑!

그것은 내 인생의 천형인 존재론적 외로움과 함께 내 모든 작품 속의 화두였다. 형형색색의 빛이 프리즘을 통화가히 이전 원형의 색상을 지니고 있듯이, 사랑에도 그 원형의 양태가 존재하지 않았겠는가. 그 화두가 이 작품의 시발점이었다. - 『작가의 말』중에서

작가는 인간이 지닌 악마성의 한계를 통해 순수함을 찾으려 했고 사랑의 원형을 찾으려 했다.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면 인간 저변에 있는 심리를 막다른 곳까지 드러낼 수 있다고 했다. 사랑의 원형을 아수라의 지옥에서 찾아내려 했고, 그 진창 속에서 피어난 순백의 꽃을 그려내려 했다. 〈노틀담의 꼽추〉처럼 가장 순수했던 영혼이 인간성의 바닥까지 보여주는 괴물로 변해가능 과정을 탐미적으로 그리며 사랑의 원형을 찾으려 했다.

전율이 이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다.
TV 화면 속 내셔날지오그래픽의 한 장면이었다. 거대한 빙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알래스카의 바다 한가운데였고, 조그만 탐사선의 과학자들이 뱃전 밖으로 손을 내밀어 20미터에 육박하는 귀신고래 한 쌍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귀신고래 한 쌍이 빙산 덩어리만한 주둥이를 사람들을 향해 내밀고 마치 재롱을 부리듯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전율이 일었고, 그 전율은 이 작품의 밑그림이 되었다.

그 날 이후 나는 귀신고래를 찾아야 한다는 알 수 없는 사명감과, 무시무시한 고래 사냥에 얽힌 핏빛 바다의 신화 같은 이야기들을 찾아 지난한 도정에 빠져들었다. 장생포에 묵으며 무작정 고래 사냥을 했던 포경선 선원들과 작살포를 쏘는 포수들을 찾아다녔고, 집요하게 그들의 과거 속을 들쑤시고 다녔다.
그리고 고래가 사는 바다에서 고래를 사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삶과 죽음, 사랑에 관한 거짓말 같은 사연들이 곰비임비 쌓여갔다.- 『작가의 말』중에서

마지막 장을 덮은 후,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폭풍 같은 감동의 울림에 숱한 밤을 잠들지 못했다.

엄청난 크기의 고래가 전속력으로 돌진해왔다.
장우는 달려드는 괴물을 향해 긴 창을 겨누었다.
장우는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자신을 파멸하러 오는 것과 온 몸을 던져 싸울 뿐.
그것이 괴물이든, 운명이든, 신이든!
괴물 대 괴물이 물러서지 않고 충돌하기 직전의 형국이었다.

운명이라 해도 좋고, 신이라 해도 좋다. 결코 넘어설 수 없는 대자연이라 해도 좋다. 『낙원의 연인들』은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고래라는 외경스러운 대상에 대한 도전을 통해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의지의 궁극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 무색해가는 사랑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 보고자 했다. 사랑의 순수성에 경각을 울리는 이야기……. 이 세상 단 한번 뿐인 운명적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목숨조차 던질 수 있는 그런 이야기……. 진창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섬뜩한 악마성 속에서도 인간의 가장 순수한 모습은 분명 저 깊은 심연 속에 똬리를 틀고 있을 것이다.

고래는 주인공들에게 광포하게 달려드는 그 ‘무엇’을 상징한다. 기형의 인간 백장우는 그 외경스러운 존재와 맞서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사투를 벌일 것이며, 백광수는 아버지 백장우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어이 무너지고야 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키고자 했던 것은 『낙원의 연인들』에서 찾아내고자 한,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의 원형’이었다.

“내는 죽으머 고래가 될 기다. 고래가 되가 세상 넓은 바다 다 돌아댕기며 살기다. 젤 먼 바다를 회유하며 사는 고래가 귀신고래라며? 내는 귀신고래가 될 기다.” --- p. 410

고래는 꿈과 희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낙원의 연인들』은 절체절명의 파국에 이르러서도 우리는 기어이 그것을 극복해 또 다시 꿈과 희망을 찾아 낼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바다에 고래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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