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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양의 역사
다빈치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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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Introduction
Preface
General Principles

I. 원시부족의 문양
II. 이집트 문양
III. 아시리아와 페르시아의 문양
IV. 그리스 문양
V. 폼페이 문양
VI. 로마 문양
VII. 비잔틴 문양
VIII. 아라비아 문양 - 카이로의 모스크
IX. 터키 문양
X. 무어 문양 - 알람브라궁전
XI. 페르시아 문양
XII. 인도 문양
XIII. 힌두 문양
XIV. 중국 문양
XV. 켈트 문양
XVI. 중세 문양
XVII. 르네상스 문양
XVIII. 엘리자베스 시대 문양
XIX. 이탈리아 문양
XX. 자연의 잎과 꽃

Index

저자 소개 1

오웬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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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en Jones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1850년대에 사우스 켄싱턴 디자인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851년 만국박람회의 공동 건축가로 참여했으며 1852년에는 시드넘에 재건하는 수정궁의 장식 감독을 맡았다. 1856년에 초판된 『세계 문양의 역사』는 존스가 젊은 시절부터 유럽과 근동 지역을 여행하며 얻은 장식미술에 대한 지식을 집대성한 것이다. 그는 여러 출처의 장식 요소들을 뒤섞어 무분별하게 사용하던 당시 영국 디자인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중국과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이르는 장식 디자인 양식을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한 존스의 연구는 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1850년대에 사우스 켄싱턴 디자인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1851년 만국박람회의 공동 건축가로 참여했으며 1852년에는 시드넘에 재건하는 수정궁의 장식 감독을 맡았다. 1856년에 초판된 『세계 문양의 역사』는 존스가 젊은 시절부터 유럽과 근동 지역을 여행하며 얻은 장식미술에 대한 지식을 집대성한 것이다. 그는 여러 출처의 장식 요소들을 뒤섞어 무분별하게 사용하던 당시 영국 디자인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중국과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이르는 장식 디자인 양식을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한 존스의 연구는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에 각 문화권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더해져 이해를 돕고 있으며, 책의 앞부분에 정리된 장식 디자인에 관한 ‘일반 원칙’은 디자이너들에게 훌륭한 실용적인 지침의 역할을 한다. 출간 당시부터 화제를 모으며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킨 『세계 문양의 역사』는 윌리엄 모리스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현대 디자인과 건축의 선구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다양한 문화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개론서로서 클래식이 된 이 책은 출간된 지 1세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이를 능가하거나 적어도 필적할 만한 디자인 관련서를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의 디자이너들 또한 존스가 전하는 고색창연함의 매력을 통해 훌륭한 디자인 원칙의 확고함과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현대 디자인의 관련성에 크게 감명 받을 것이다.
서문, 해설 : 이언 자체크 Iain Zaczek
미술사가로 옥스퍼드 워덤 칼리지와 런던 코톨드 인스티튜트에서 공부했다.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써왔지만 그의 주된 관심사는 19세기 미술이다. 자체크는 『세계 문양의 역사』의 서문에서 오웬 존스를 소개하고 디자인사에서 존스의 위치와 이 책의 가치를 훌륭히 정리했으며, 일러스트레이션이 삽입된 부분의 왼쪽 페이지에 현대 시각에서 보는 해설을 곁들여 본문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한 그의 해설은 빅토리아 시대 대영제국의 자부심으로 가득한 존스의 관점의 균형을 잡아주어 부족한 부분을 훌륭하게 보충해주고 있다. 저서로 『The Essential William Morris』『The Essential Art Deco』『The Art of Illuminated Manuscripts』 등이 있다.
역자 : 김선숙, 김순희, 이가은, 이유정, 최수영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다양한 예술서의 기획, 집필, 번역, 편집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79쪽 | 922g | 170*210*30mm
ISBN13
9788990985897

책 속으로

인류 역사의 초창기부터 인간은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야망을 품었다. 얼굴과 몸에 새긴 문신은 적과 경쟁자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표현하려는 원시부족의 욕구에서 나왔다. 조야한 수준의 천막, 원형 오두막집에서부터 피디아스와 프락시텔레스의 작품 같은 고상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보면 예술적 표현은 모두 창조 욕구라는 단 하나의 감정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인간에게 최고의 야망은 창조하는 것, 즉 개개인이 가진 내면의 감성을 세상에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 p. 31

자연스러운 본능의 결과물인 원시부족의 문양은 항상 그 의도에 충실하다. 반면 문명화된 나라의 장식을 보면 전수 받은 형태에서 연유한 애초의 욕구는 습관적인 반복이 계속되면서 점차 약해진다. 그리고 장식은 종종 잘못 적용된다. 먼저 가장 실용적인 형태를 고안한 후 아름다움을 더하는 대신, 잘못 만들어진 형태에 과도한 장식이 덧붙여지면서 아름다움은 결국 파괴되어버린다. --- p. 38

우리가 알고 있는 이집트 건축은 아직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이집트 예술의 완벽함에 못 미친다. 이집트 예술은 그 뒤를 잇는 후대의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 따라서 이집트인의 경쟁자는 자기 자신뿐이었다. 다른 양식들을 살펴보면 모두가 과거의 어떤 양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발전 초기부터 매우 빠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최고점을 향해 발전해간다. 그러다 외부의 영향이 유입되면 변화를 겪거나 아니면 아예 그 영향을 무시하면서 완만하게 쇠퇴하며 자기의 고유한 요소들을 양분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집트 문명에서는 초기나 이후에 외부의 영향을 받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자연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pp. 49-50

분명한 것은, 문양을 보면 그리스인은 자연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사람들이었고 비록 똑같이 베끼지도 않았고 그러한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자연의 원칙에 입각해 문양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즉 우리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 대원칙, 중심 줄기에서 (잔가지로) 뻗어 나가고 공간을 적절하게 분산 배치하고 선들이 한 점에서 접하며 곡선을 형성하는 원칙은 항상 지켰다. 이런 원칙은 여지없는 완벽함을 보여주므로 우리는 최고의 작품과 평범한 작품 모두에서 보이는 높은 완성도에 놀랄 수밖에 없다. --- p. 94

2-5, 21, 22, 36, 38번과 같은 많은 패턴에는 그리스에서 기원한 흔적, 즉 줄기 양 끝에 두 송이 꽃이 달려 있거나 한 송이는 위를 향하고 다른 송이는 아래를 향하는 꽃 패턴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리스인과 아라비아인의 표현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그리스의 꽃과 잎은 소용돌이 모양의 일부분을 형성하지 않고 소용돌이에서 자라나는 반면 아라비아의 소용돌이 모양은 중간중간 잎으로 변형되었다. --- p. 160

알람브라궁전에서는 이집트의 생동감 넘치는 예술, 그리스의 천부적인 우아함과 세련됨, 로마의 기하학적 문양의 조합, 비잔틴 예술, 아라비아 예술 등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매력이 결여되어 있는데, 바로 이집트 장식에서 특히 강조되는 문양의 상징성이다. 이는 그들 종교의 금기사항 때문으로, 상징성의 결핍은 외적인 아름다움으로 눈을 사로잡는 명문銘文으로 충분히 보충되었다. 독특하고 복잡한 구문으로 구성된 명문은 해독의 어려움으로 인해 지성을 자극했고, 그것을 읽어낸 후에는 구문이 담고 있는 아름다운 정서와 음악적인 구성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며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pp. 187-88

곧은 것, 기울어진 것, 휘어진 것, 이 세 가지 기본 형태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대조될 때 조화로운 형태를 얻을 수 있다.
색의 구성에 있어서 기본 삼원색 중 어떤 것이 부족하면 완벽한 구성이 될 수 없는 것처럼, 형태에서도, 구조적인 부분에서든 또는 장식적인 부분에서든, 이 세 가지 기본 형태 중 어떤 것이 결핍되면 완벽한 구성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리고 구성과 디자인의 다채로움과 조화는 세 가지 기본 형태가 다양한 지배와 종속 관계를 형성하는 데서 나온다. --- p. 191

일반적으로 일차색은 대상의 윗부분에, 이차색과 삼차색은 낮은 부분에 사용되었으며, 무어인도 이 규칙을 따랐다. 이는 물론 자연 법칙과 일치하는 것으로, 일차색 파랑은 하늘에, 이차색 초록은 나무와 들판에, 삼차색은 땅에 나타난다. 꽃에서도 마찬가지로 꽃과 봉오리에서 일차색을, 잎과 줄기에서 이차색을 볼 수 있다. --- p. 200

전문 건축가들은 한편으로는 과거 교육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된 정보를 가진 대중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 하지만 떠오르는 세대는 행운을 갖고 태어났으며 그들에게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과거의 작품들을 이렇게 모은 것도 그들을 위해서이다. 과거를 단순히 모방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예술가라면 능히 과거의 모든 작품에 적용된 원리들을 세세히 연구하고 보편적으로 찬사를 받은 이유를 조사해 아름답고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 p. 461

출판사 리뷰

19세기에 출간된 이후 디자인 분야의 클래식으로 자리 잡은
오웬 존스의 ‘세계 문양의 역사The Grammar of Ornament’ 한국어판 출간!


책임 편집 및 번역 이가은

몇 해 전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전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유서 깊은 대성당이나 교회 같은 기독교 건축물에는 그래도 익숙해 있었으나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을 실제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은 알람브라 궁전이 처음이었다.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넓은 부지 이곳저곳에 세워진 궁전의 건물들은 빼곡하게 들어찬 낯선 문양으로 외벽과 내벽이 가득 채워져 있고 중간 중간 마치 문양처럼 삽입된 아라비아어 명문들까지 모두 유기적인 이미지로 느껴졌다.
‘와, 정말 장식적인걸!’ ‘대단한 형상미, 표현성이야!’
정교하고 세련된 장식에 채색 타일의 환상적인 색 배열이 끊임없이 이어져 엄청나게 복잡한 것 같으면서도 일정한 규칙을 느낄 수 있어 바라보는 이를 피곤하게 만들거나 부담스럽게 하지 않았다.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너무나 아름답던, 웅장함과 섬세함, 정교함이 건축물 전체에서 통일감을 이룬 알람브라궁전의 비밀을 이 책 『세계 문양의 역사』를 통해 이제 알게 되었다!
알람브라궁전을 지은 무어인들은 기본적으로 ‘자연’에 근거한 형태의 문양을 도입했음을, 이렇게 자연에서 감지해낼 수 있는 법칙들을 건축과 문양에 적용하여 발전시켰을 때 예술은 그 완성도에 있어서 최고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음을, 형태뿐 아니라 색채 배열에도 기본 원칙이 존재하며 전체 건물과 장식, 장식과 장식은 균형과 대칭, 적절한 대조 등으로 조화롭게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예술의 역사에서 최고 경지에 다다른 대표적 예술인 고대 이집트의 장식과 비교했을 때 한 가지 부족한 점인 장식의 ‘상징성’을 바로 꼬불거리는 그림처럼 보이는 명문이, 그 문학성과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로 전체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며 훌륭하게 보충하는 것임을 알았다. 19세기에 활동한 정력적인 건축가이며 디자이너인 오웬 존스Owen Jones 1809-74의 『세계 문양의 역사』를 통해서 말이다!

“장식미술의 다양한 측면을 모두 설명하고 하나로 정리하는 일을 한 사람이 감당하기는 너무 벅차다. 국가적 차원에서 주관한다고 해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에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다.”

오웬 존스의 서문 시작 글이다. 그는 그럼에도 당시 영국 건축과 디자인의 수준에 개탄하며 그 감당 안 되는 일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물려받은 재산을 연구에 기꺼이 투자하여 유럽 대륙은 물론 먼 태평양 섬나라 원시부족의 문양에서부터 고대 이집트, 중국, 인도, 아라비아 등 거의 전 세계를 대표하는 훌륭한 작품들을 찾아다니고 그에 대한 방대한 자료들을 수집했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영국 디자인을 최고가 되게 하고 싶다는 ‘의무감’과 ‘열망’이 만들어낸 역작 『세계 문양의 역사The Grammar of Ornament』는 1856년 출간 되자마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낳았고 윌리엄 모리스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같은 현대 건축과 디자인의 선구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1. 다양한 문화권을 포괄하며 역사적으로 조망하여 디자인의 일반 원칙을 도출해낸다

원시부족의 문양에서 장식의 초기 형태를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오웬 존스는 순수하며 더없이 완벽했던 고대 이집트, 이집트 장식의 모방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 아시리아와 페르시아, 우아하며 완성된 형태미를 자랑하는 고대 그리스와 그것을 모방한 로마 장식의 발전과 퇴보를 다룬다. 이어 아라비아, 터키, 무어 문양을 통해 이슬람 문화권의 차별화된 장식을 조망하고 인도와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의 문양도 살짝 살핀다. 그리고 중세, 르네상스, 18세기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의 문양들을 차례로 다루며 모든 형식의 장식미술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의 다양한 표현들을 정리하고 있다. 여기서 다루어지는 문양과 디자인의 대부분은 건축물과 그에 종속된 것이지만, 그 외에도 직물, 자수, 태피스트리, 카펫, 타이포그래피, 유리 공예, 자기 등에 나타난 문양들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그는 과거 역사 속에서 디자인의 고유한 형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역사적 고찰 없이 단순히 그 형태만을 모방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결국 참신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의 근원인 자연으로 돌아가 과거로부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더 새로운 지식을 얻을 때 장식미술이 최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한다.
이러한 역사적 통찰을 거치며 각각의 문화를 면밀히 분석하는 과정에서 존스는 다음의 세 가지 보편적인 디자인 원칙을 정리했다.

첫째, 장식에서 어떤 양식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면 그 양식에는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형태를 적절하게 분산하고 조절하는 규칙과 조화로움이 들어 있다.

둘째, 표현하려는 바가 문양의 규칙과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하게 변화되더라도 법칙을 이루는 기본 개념은 매우 단순하다.

셋째, 한 양식이 다른 양식으로 변화, 발전하는 것은 고정된 인습을 벗어던질 때 가능하다. 새로운 변화는 처음에는 한동안 기존의 사고방식을 벗어난다. 그리고 새로운 사상이 나타나 신선했던 생각은 구습이 되어버리고 다시 변모와 수정을 거치며 새로운 사고의 발전이 순환한다.

그러고 나서 건축과 장식미술에 적용되는 형태와 색 배열의 일반 원칙 서른일곱 개를 정리하여 건축과 장식 분야 종사자들에게 유용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세부 원칙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며, 함께 수록된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더불어 장식 모티프를 만들 때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사항이어서 책이 출간되자마자 건축가와 디자이너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했다.

2. 2,350개 오리지널 석판화 일러스트레이션 수록

오웬 존스는 청년 시절부터 건축에 관심을 두고 건축가로서의 꿈을 키우며 꾸준한 연구를 계속했다. 다양한 문화권의 많은 건축물들을 직접 살피러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스, 이집트, 터키, 에스파냐 등으로 여행을 떠나 건축물과 그 장식을 직접 보며 연구하고 스케치해왔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에 더해 건축과 장식 관련 전문가들의 훌륭한 문헌과 자료들을 참고하여 무려 2,350여 개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책 속에 정리해두었다.
이들 문양을 세심하게 잘 살펴보면 수천 년 전 이집트의 문양이든 바로 몇 세기 전 이탈리아나 영국의 문양이든 아주 낯설게 여겨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바로 현대의 건축물과 그 장식에서, 혹은 소위 명품으로 분류되는 디자인의 로고나 엠블럼, 문양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식의 원류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주위의 모든 디자인과 장식은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며 발전한 형태들이 반복되고 변형되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록한 자료의 중요성은 차치하고 대중적 평가라는 점에서 수집 자료는 완벽하지 못하다. 같은 분야의 예술가들이 볼 때도 자료가 더 보충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책에 나오는 각 양식을 하나의 기준으로 적절히 활용하고 나아가 양식들을 서로 비교 정리하여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 했던 애초의 내 의도는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존스는 수록 자료들이 완벽하지 못하다고 고백하고 있지만, 카메라 같은 현대적인 복제 도구가 실용화되지 않은 시절에, 문양과 장식 하나하나를 손으로 베껴 와서 석판화, 목판화로 제작하여 이 두툼한 책을 엮은 저자의 노고를 상상해보자. 게다가 그는 문양들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은 물론, 예전에는 색으로 가득 찼으나 오랜 세월이 지나며 색이 바래 희미해졌거나 원래의 색과는 전혀 상관없는 덧칠이 되어 있는 장식들의 경우 색 배열 원칙에 따라서 애초의 색을 되살려놓는 시도를 하여 이해를 도왔다. 그 지난한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서 오웬 존스의 열정과 책임감이 없었더라면 이 훌륭한 한 권의 책은 결코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쉽사리 해낼 수 없는 일을 한 개인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루어낸 것이다.
그러나 1세기도 더 전에, 당시로서는 한 단계 진보된 기술이었던 다색 석판화를 이용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때보다 훨씬 진화하고 발전된 인쇄 기술로 되살려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웬 존스와 그의 동료들이 석판화로 인쇄한 도판들은 세월이 지나며 누렇게 변색되었고, 복제에 복제를 거듭하여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원본의 느낌은 퇴색하고 변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한 빠른 시간 안에 대량으로 인쇄물을 뽑아내는 현대식 기술이 세밀한 주의와 정성을 기울여 찍어낸 19세기 인쇄물에 비해 열등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음도 사실이다.


3. 일반 독자를 위한 인문 교양서로서도 훌륭한 콘텐츠

『세계 문양의 역사』는 건축과 장식 디자인 관련 종사자를 위한 실용적인 지침서로서는 물론 일반 독자들을 만족시키는 인문서로서도 매우 훌륭하다. 정통 미술사-예술 분야를 굳이 메이저와 마이너로 구분하던 얼마 전 취급법대로라면 메이저 미술사-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던 회화와 조각이 아닌, 부수적이고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던, 나아가 ‘예술적인 작품’의 범주 안에 넣어주지 않던 장식과 문양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디자인에도 회화나 조각 전통 못지않은 유구한 전통과 발전이 인류 역사와 줄곧 함께해왔음을 알려준다. 사실 회화, 조각과 함께 건축은 메이저 미술사에서 중요한 한 분야로 다루어지는데, 잘 생각해보면 건축물은 어떤 공간을 형성하는 지지대와 그것을 덮는 지붕이라는 기본 골격 형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건축물을 건축물답게 꾸며주고 다른 건축물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는 부분인 장식이 얹어져야지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에 대해서도 ‘장식가’로서의 그들의 역할과 의미를 다루어 기존의 미술사가 간과한 부분들의 가치를 되새겨준다.
한편 오웬 존스가 이 책을 쓰고 출간한 시대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존스가 이 책의 출간을 결심하게 된 것과도 관련 있는데, 그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는 대영제국의 최전성기인 빅토리아 시대(1837-1901)와 꼭 맞물려 있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 전 세계로 식민지를 넓히며 영향력을 확산시키던 바로 그 시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저자의 시선은 빅토리아 시대 대영제국주의자의 자부심과 오만함이 결합되어 있다. 존스는 그 누구도 감히 대항하지 못하던 대영제국의 세계를 장악하는 힘에 비해, 예술은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주도하는 유럽 대륙의 예술에 한참 뒤떨어진, 개념 없이 대륙의 훌륭한 예술을 모방하며 반복 적용하고 있는 당시 영국의 예술, 특히 건축과 장식미술에 대해 질책하고 비판한다. 그래서 그는 영국만의 독특한 예술 전통을 찾아내서 확고히 하고자 노력하며-15장 켈트 문양, 16장 중세 문양, 18장 엘리자베스 시대 문양-다른 문화권의 훌륭한 예술 전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새롭고 참신한 예술로 진일보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라고 끊임없이 영국 예술가들을 자극한다. 이렇게 유럽 대륙의 예술이나 세련된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는 열등감을 내비치는 존스는 아시아 미술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도 않을뿐더러 매우 혹독하게 비판하며 가치절하 한다.

“영국에 유입되는 수많은 종류의 제조물품을 통해 익숙해진 중국의 장식을 보면 그들은 모든 민족이 문명의 초기 단계에서 거쳐 가는 어떤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듯하다. 말하자면 그들의 예술은 고정된 채 발전도, 퇴보도 하지 않고 있다. 순수한 형태라는 개념에서 볼 때 중국인의 수준은 뉴질랜드인보다 훨씬 뒤처진다. (…) 전체적으로 중국의 장식은 그들의 특이한 민족성을 매우 충실하게 표현한다. 중국 장식의 주된 특징은 기이함이다. 그러나 이를 갑작스런 변화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한 변화는 활기찬 상상력이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전혀 상상력이 없으며, 따라서 그들의 모든 작품에는 예술이 지닌 최고의 우아함, 즉 이상이 결여되어 있다.”

위와 같은 중국 문양에 대한 비판이 대표적인데, 이는 19세기 제국주의자의 콧대 높은 시선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존스의 치우친 시각에 대해 미술사가 이언 자체크Iain Zaczek의 간략하면서도 명확한 해설이 훌륭하게 균형을 잡아준다. 일러스트레이션이 삽입된 부분 왼쪽 페이지에 기재된 자체크의 설명은 존스가 어떠한 시대 상황에 따른 맥락에서 본문을 서술하고 있는지를 이해시켜준다.

“중국 문화에 대해 존스가 비호의적으로 말한 것은 당시 정치적으로 취약한 중국의 상황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광저우 항에서만 해외 무역을 허락하면서 오랫동안 고립정책을 고수했다. 이러한 상황은 아편전쟁(1839-42년, 1856-60년)에서 중국이 영국에 패배한 이후로 변했다. 홍콩은 1842년 난징조약으로 영국에 할양되었고 중국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영국 무역업자들에게 다섯 개 항구를 개항해야 했다. 게다가 통치세력인 청 왕조는 내부 반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위협하자 서양 세력의 도움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세계 문양의 역사』는 문양과 장식의 형식적인 발전과 변화를 살피며 기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단순한 문양사전에 그치지 않고, 식민지 확산에 열을 올리던 당시 세계 최대강국 영국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던 시선을 알 수 있는 인문서이기도 하다. 존스의 제국주의자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책을 보면 그의 얕잡아보는 듯한 시각과 동시에 뒤처지고 세련되지 못한 영국 예술에 대한 열등감을 감지할 수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4. 우리의 건축과 장식, 디자인을 되돌아보자

저자의 시각이 다소 치우쳐 있는 것은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다. 19세기 제국주의자의 시선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적절하게 판단하며 보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장식의 전통을 파헤치고 알아내기 위해 꾸준히 탐구한 오웬 존스의 ‘열정’이다.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각각의 문양을 완전히 숙지한 후 그것을 내 시대와 상황에 맞는 것으로 변형시켜 디자인을 발전시키자는 것, 그것이 바로 존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를 먼 시대, 멀리 떨어진 나라의 어떤 예술가의 다소 열의 있는 행동 정도로만 치부해서는 이 책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벽지, 양탄자, 더 흔하게는 의복의 문양에서 잘못된 점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명확한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벽지의 선은 대개 천장 너머까지 불유쾌하게 이어지는데, 왜냐하면 직선은 각진 선에 의해, 각진 선은 곡선에 의해 교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펫의 선은 시선을 오른쪽, 방 벽 너머로 이끌면서 항상 한 방향으로만 진행한다. 이 때문에 인간을 늘 흉하게 만드는 모든 혐오스러운 체크무늬와 격자무늬, 즉 대중의 취향에 해로우며 이 세대가 형태를 바라보는 안목을 점차적으로 저하시키는 의상에만 의존하고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 허디거디(hurdy-gurdy, 휴대용 풍금)의 끝없이 계속되는 불협화음에 익숙해져서 자라난다면, 아이들의 귀는 분명히 퇴보되어 괴로움을 겪을 것이고 아이들은 조화로운 소리를 듣는 감성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는 형태와 관련해서도 분명히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자라나는 세대의 복지에 대해 관심을 지닌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지 않도록 열정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다음 세대까지 배려하며 열정과 진지함으로 건축과 장식을 대하는 건축가, 디자이너가 우리에게 있는지 둘러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혹은 스스로가 그러한 예술가인지 고민해야 한다. 당장 눈에 띄는, 주목을 끌려는 의도에서 전체적인 조화와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은 고려하지 않은 생뚱맞은 건축물과 장식들을 심심찮게 마주하게 되지 않는가. 우리의 옛 것, 다른 나라의 전통을 과연 제대로 알고서 모방, 변형, 변주하고 있는지, 우리의 장식 전통을 바로 세우고 되새기려는 의식이 있는지, 국적불명의,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것들로 건물을 처덕처덕 바르고 있지는 않은지, 앞으로의 건축이나 장식 발전을 생각하는 건설적인 아이디어를 지니고 있는지,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다. ‘디자인 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이행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한국어판을 준비하는 4년여의 기간 동안, 이 19세기 저자의 열정은 단어 하나하나, 일러스트레이션 하나하나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길고 지치는 작업을 이어나가며 출간 포기까지 염두에 두었는데, 이렇게 한국어판으로 되살아난 책을 앞에 두고 보니 한없이 겸손해질 뿐이다. 저자의 의도와 그의 노력을 국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음에도, 오웬 존스의 열정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1856년 초판이 런던에서 출간된 이후, 이와 비슷한 볼륨으로 이렇게 다양하며 깊이 있게 문양과 장식을 다룬 책은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 존스가 책을 제작하던 당시에 비해 훌륭하고 편리한 기술의 진보가 이루어졌지만, 그와 같은 열정과 탐구심을 지닌 인물이 또 나와서 이 지난한 작업을 능가하는 책을 엮어낼 수 있을까? 클래식 음악이 시대 변화에 무관하게 들을수록 깊이가 더해지는 것처럼, 클래식 문양, 장식, 책 역시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며, 그 가치를 알아보는 우리 눈의 퇴보를 막는 노력 또한 뒤따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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