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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상 현실을 구성하는 담론들의 가상성
2. 가상 현실과 이상 현실과 환상 현실: 나뉨과 겹침의 시작 3. 현실, 탈은 섞이고 또 섞여 4. 정신분석 속의 가상 현실 5. 이데올로기에서 우상학으로 가는 탈의 놀이: 보드리야르의 예에서 6. 가상적인 균형과 기우뚱한 균형의 차이: 미셸 세르의 예에서 7. 느림과 빠름 속에서 환상은 8. 통신, 가상과 환상 사이에서 9. 가상적인 생명, 가상적인 죽음 10. 은유와 환유의 기원으로서의 포월 11. 콩과 팥 사이 12. 싸움과 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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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디서 빠름과 느림에 대한 이러한 갈등과 분열이 생기는가? 왜 빠름과 느림 자체가 그렇게 격렬한 가치 평가의 대상이 되었는가? 거북이와 토끼의 달리기가 단순히 평화스런 놀이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토끼가 잠을 자지 않고 열심히 빨리 달린다고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또는 거꾸로 거북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린다고 어리석거나 탐욕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들의 달리기가 오직 인정 없는 경쟁과 정치 경제의 틀 안에서 유지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무슨 말인가?
우리는 아직도 거북이와 토끼의 우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달리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 중 어느 한 놈은 울고 다른 한 놈은 웃었을까? 복수를 다짐했을까? 다른 놈을 비방하거나 질시했을까? 그 달리기는 어떻게 끝난 것일까? 그들은 달리기의 결과에 승복한 것일까? 아니면 여기서 '승복'이라는 말조차도 무의미한 것일까? 승복한다거나, 잠을 자는 토끼의 교만은 이미 인간적으로 투영된 것일까? 자연 상태의 토끼와 거북이는 어떻게 달리고 달린 후에는 어떻게 했을까? 달리기 시합을 한 후에 잠을 잔 토끼는 자신을 미워했을까, 거북이를 미워했을까? ---p.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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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에서 포월로
이 책은 철학자인 저자의 기존의 저서인 『초월에서 포월로』(1ㆍ2)의 연장선에서 저술된 철학적 사유의 결과물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현대인의 삶의 많은 부분이 가상 현실 속에서 오히려 현실을 살고 있는 게 현주소인 오늘날의 문화에 대하여 저자는 이미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초월적 현실의 대안으로서의 포월(기어서 넘는다)이라는 철학적 사고와 성찰의 눈으로 복잡한 현대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런 저자는 '이상 현실'과 구분된 의미로서의 '가상 현실'과 '환상 현실'에 대하여 분석적이고도 은유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지만, 이사아 현실뿐 아니라 가상 현실도 현실을 초월하려는 메커니즘을 가동시키고 분배한다. 종래의 초월적 의미에서 매우 먼 듯한 가상 현실적 담론들과 상징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초월적 장치를 작동시킨다. 억압적 현실을 깨끗이 벗어난 새로운 공간을 창조 할 수 있다는 가상적 이데올로기를 사람들은 믿고, 본질적인 관계들이나 이상적인 가상들이 완벽하게 실현된 가상적 유토피아를 추구하며, 민주주의적 평등과 소통이 완성된 가상 공간을 숭배하기까지 한다. 우리는 '환상 현실'이란 말로 이상 현실이나 가상 현실과 대적하고 이들을 피하려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환상 형실은 완벽할 리 없고 오히려 분열적이다. 이상현실이나 가상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지도 않다. 그들 옆에, 그들 사이에서 겨우 존재하는 어떤 식이다. 때로는 이상 현실과 가상 현실의 탈을 쓰고서만 겨우 존재하는 어떤 존재 방식. 그러나 보라, 그러면서 거기에 탈을 내고 거기서 이탈하는 풍경이 있다! 때로는 이 마당 저 마당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굿판, 때로는 조용히 이 언덕 저 언덕으로, 이 구석 저 구석으로 도망가는 일, 탈탈탈거리며 기어 넘어기기, 포월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너무나 환상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