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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해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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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이토록 무거운 피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던가. 말년 휴가 나왔을 때 목격한 삼중추돌 교통사고 현장에서 맡은 피 냄새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입 끝이 당기도록 최대한 입을 크게 벌린다. 이것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냄새를 맡았을 때 왕왕 하는 행동이다. 나는 내 속으로 들어왔을, 내 몸 속 장기를 한 번 훑고 나왔을 지독한 냄새를 밖으로 밀어낸다.
이것은 그야말로 지옥의 냄새다. 엄청나게 차갑고 맵고 따가운. --- 본문 중에서 ― 단순히 그 사고 때문에 이렇게까지 된 걸까요? 완전히 세상과 담 쌓고 밖으로는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엔, 그런 사고를 당한 여자들도 당당히 극복해내잖아요. ― 개인마다 다르겠죠. ― 군대 가기 전까지는 여느 대학생들과 다름없이 평범한 모습이었다고요? ― 제 기억으로는 분명히 그랬어요. ― 세상 사람들이 전부 싫어졌을까요? --- 본문 중에서 그는 내게 용건을 묻지 않았다. 왜 찾아왔는지 캐묻지도 않았다. 내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그가 의심하게 될까. 그럴지도 모른다. 욱현의 냄새는 내 후각체계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통증마저 느끼게 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도 연방 땀이 흐르는 것은 그 탓이다. 그리고 그냥 우연이라고 넘기기엔 완벽한 운명의 기운이 감지된다. 소리에 예민하게 구는 욱현. 세상이 너무 시끄럽다고 외치는 그와 주변에 온통 냄새나는 것뿐이라고 투덜대면서 사는 나와의 만남을 과연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 인생에 가장 크고 두려운 냄새가 침투한 듯하다. 영원히 휘발되지 않을 것만 같은 무겁고 찐득한 냄새가.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