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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페이지 책
찍고 낙서하고 해체하는 발칙한 책 읽기 양장
봄로야 글,그림
시루 2012.09.21.
베스트
독서 에세이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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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Work Notes_0페이지 책을 읽는 법
Prologue_pp.0 은밀한 생

01. 책은 살아 있다
pp.8 어린왕자
pp.11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02. 책은 감싸준다
pp.15 수레바퀴 밑에서
pp.17 좀머 씨 이야기
pp.19 호밀밭의 파수꾼

03. 책은 불안하다
pp.22 상실의 시대
pp.24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pp.26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가벼움

04. 책은 대항한다
pp.28 생의 한가운데
pp.30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5. 책은 무너뜨린다
pp.31 동물원 킨트
pp.32 암리타

06. 책은 나다
pp.33 자기 앞의 생

Epilogue_pp.0 꽃들에게 희망을
Book List_이 책에 실린 책들은

저자 소개

글,그림 : 봄로야
저자 봄로야는 봄은 계절을 뜻하기도 하지만 눈으로 ‘보다’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세상을 그녀만의 예민한 시선으로 마주하기 위해 만든 이름이다. 일상과 타인, 동물, 식물에서 비롯되는 판타지를 모티브 삼아 작업을 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외에 큐레이터 및 뮤지션으로 활동 중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전시를 갖고 공연도 한다. 소박하지만 우아하게 늙고 싶은 게 요즘 그녀의 꿈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따뜻하고 힘차게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생을 사는 게 요즘 목표다. 작업은, 꿈과 목표가 아닌 언제나 그녀 곁에 있는 성장통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 졸업하였다. 2007년 그림소설과 앨범 『선인장 크래커』 출간하였고, 2009년 마카오와 홍콩에서 개인전과 공연을 갖는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2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35쪽 | 554g | 165*224*20mm
ISBN13
9788996649373

책 속으로

책의 생
책 속 주인공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나 읽는 사람의 현실에 침투한다. 그들은 우리의 식성, 습관, 취향까지 바꿔버리곤 한다. 눈에 보이지 않으나 살아 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책을 펼치면 책의 생은 더 강렬해진다. 과거에 책을 통해 얻었던 단상들이 현재를 관통하며 다른 깨달음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예스럽지만 새로운, 어제이나 오늘인 존재이다. 은밀하게 페이지 밑에 잠들어 있다가 나를 기다렸다는 듯 자신을 드러낸다. 책은 은밀함과 드러남의 상호작용을 반복하며 계속 변한다. ---p.9

0페이지 0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다. 숫자 0일 수도, 글자와 글자 사이의 구멍일 수도,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빈 여백일 수도 있다. 작가에게는 첫 페이지를 쓰기 전의 마음가짐이며, 독자에게는 첫 장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받는 책 전체에 대한 느낌이다. 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고 난 후의 감상 덩어리이다. 책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덩어리이다. 같은 책을 두 번, 세 번 읽는 반복의 형상이다. 같은 문장을 계속 읽었을 때 사라지는 서사 뒤에 비춰지는 어떤 이미지 덩어리다. 내 현실과 심정이 책에 새겨지는 이미지 덩어리이기도 하다.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묘사한 대로

“책들은, 그것이 아름다운 것들일 경우 영혼의 방어물은 물론 갑자기 허를 찔린 생각의 성벽들을 모두 허물어뜨린다.”-pp. 490

페이지는 성벽이 허물어지고 나와 책이 다시 탄생하는 생의 시작점이다. ---p.10

어린 내가 살았던 그곳은 바오밥나무가 자라지 못하게 매일매일 청소해야 하는 소혹성 B612였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어렴풋이 어른이 되면 그들을 길들일 수 없다고 느꼈다. 어느새 난, 나 자신을 지켜내느라 정신없는 사람이 되었다. 내 이름을 알리고자, 타인의 관심과 칭찬을 듣고자, 통장 잔고의 숫자를 불리고자, 나빠진 눈과 약해진 위장을 보호하고자, 누군가를 기만하거나 집착하고, 질투와 허영을 부리고, 술과 분에 못 이겨 쓰러진다. 그러고 나면 남는 후회와 반성의 시간들. 이 지루한 반복이 커다란 바오밥나무가 되어 소혹성 B612를 삼켜버릴 것만 같다. 어릴 적 소중히 길들이고자 했던 주변의 존재들이 밤이면 윙윙거리는 냉장고, 소리 죽여 외로움을 써 내려가는 책상, 누워 가끔 흐느끼는 축축한 침대로 변했다. 꿈을 좇기 위해 꿈을 버리는 느낌. 어른이고 나발이고 무성의한 시간들이 흐른다. ---p.18

수정이와 난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를 좋아했다. 엉망이지만 즐겁게 입술 끝에 머무는 바람소리로 휘파람 부는 한스를 좋아했다. 어설프더라도, 부는 방법 따위는 몰라도 무거운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휘파람인 것을.
돌이켜보면 음악 시간에 그토록 열심히 불어댔던 나의 리코더 소리, 먹이를 찾는 참새처럼 입을 쩍쩍 벌리고 불렀던 나의 노랫소리들은 모두 성적표에 기재되기 위한 죽어버린 휘파람이었다.
우린 수레바퀴에 휘말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물거품이 되어버린 한스를 가여워했다. 우린 모두 한스였다. 보랏빛으로 물결치는 강물에 몸을 던진 한스처럼 아파트 옥상에서, 학교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요즘 아이들은 모두 한스다.

---p.56

출판사 리뷰

내 인생의 책, 그 은밀한 교감을 그리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뮤지션,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전천후 아티스트 봄로야의 독서 콜라주

0페이지는 내 현실과 심정이 책에 새겨지는 이미지 덩어리
생각의 성벽이 허물어지고 나와 책이 다시 탄생하는 생의 시작점이다.

누렇게 바랜 책만큼 나이 든 우리,
그동안 읽은 책들로 삶의 테가 만들어졌다


문득 책장을 보다가 누렇게 변한 책을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때로는 언젠가 써먹을 데가 있겠지 하고 남겨둔 대학교재일 수도 있고, 친구에게 받은 선물일 수도 있다. 이런 책들의 공통점은 새 책과 달리 종이가 누렇게 변해 있고, 조금은 퀴퀴한 종이 삭은 냄새들이 폴폴 나고, 다시 들어 읽었을 때 전혀 새로운 감정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또 과거에 읽었던 책들은 동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책과 함께 떠오르는 사람, 대화의 한 귀퉁이가 기억나기도 한다. 이 책에 담은 에세이들은 그런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부터 지금까지 봄로야 작가 자신과 함께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당시의 감정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작가는 에세이를 통해서 예전의 나를 떠올리고, 기억 저편에 있었던 이미 어느 정도 바래버린 사람들의 기억까지 끌어올린다. 책 읽기는 결국 그녀의 삶에서 일기 쓰기처럼 일상적인 습관일 뿐인 셈이다. 『어린 왕자』를 통해서는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싶었던 소녀의 모습을,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혼잣말, 대화하듯이 일기 쓰기의 묘미를, 『수레바퀴 밑에서』는 모범생이 되려고 했던 제도 속에 갇혀 허우적거리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한다. 그리고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치유하듯이 책을 읽었던 자신을 떠올린다.
이제 책 읽기는 생(生)의 일부분이다. 작가의 노트에서 “나무가 자라면서 나이테가 생기듯이, 책을 통해 켜켜이 삶의 테가 생기고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뮤지션,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그녀에게 모든 창작의 영감을 불러일으킬 때, 실현의 상처를 극복할 때, 고독한 시간을 마주할 때도 책이 함께한다. 그리고 잔잔한 에세이를 통해 한 번쯤 고민해봤음직한 인생에 대한 고민들을 하나씩 하나씩 책을 통해 벗겨나간다. 그리고 그녀는 고민한 만큼, 책을 읽고 소화시킨 만큼 성장했다. 서른세 살의 봄로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예민한 감성을 통해 느끼는 은밀한 메시지들을 훔쳐보는 일은 그야말로 황홀하다.

0페이지는
편견이, 생각이, 나의 생(生)이 다시 탄생하는 시작점


실제로 모든 책은 1페이지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작가는 굳이 0페이지를 강조한다. 책을 읽고 난 후 작가와 교감하고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인다면 전혀 새로운 것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라고 말한 단테의 말처럼 모든 것은 어떤 것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0페이지 책』 역시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이 없었다면 결코 출간되지 못할 책이다. 이렇게 작가는 0페이지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면서 역설적으로 진정한 책 읽기는 역시 텍스트를 읽는 것도, 저자의 의도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도 아닌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컬러풀한 그림과 낙서하듯이 한 거친 드로잉, 예민한 감성의 에세이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깊다.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책들은, 그것이 아름다운 것들일 경우 영혼의 방어물은 물론 갑자기 허를 찔린 생각의 성벽들을 모두 허물어뜨린다”라고 말한 것처럼 책이 가지고 있는 힘은 생각을 전복시킬 만큼 위대하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작가는 “0페이지는 내 현실과 심정이 책에 새겨지는 이미지 덩어리, 생각의 성벽이 허물어지고 나와 책이 다시 탄생하는 시작점이다!”라고 단언한다. 아예 프롤로그에 0페이지의 의미를 설명해놓기까지 했다. 책은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읽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름다운 그림과 섬세한 드로잉을 통해 보여주는 『0페이지 책』이야말로 진정한 성장 독서일기이자, 재밌고, 유쾌하게, 그리고 제대로 책 읽는 법을 알려주는 독서 에세이다.

책을 통해 실용적인 정보를 얻어야 한다?
강박관념을 과감하게 버리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자기계발서 붐이 일었다. 백만 부가 팔린 책이 있는가 하면 재테크와 처세에 관련해서 수없이 많은 책들이 쏟아졌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2010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꺾이더니 지금은 온?오프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자기계발서가 거의 없을 정도로 쇠락하고 말았다. 그동안 우리는 책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고, 승진이나 부를 쌓는 도구로 생각했다. 문학작품을 통해서도 무언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책은 무언가 실용적인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재미로, 흥미로 읽었을 때 훨씬 많은 것을 남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렸을 때 읽었던 『어린 왕자』를 비롯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상실의 시대』 등 총 15권의 책을 선별한 것도 처음부터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 봄로야 작가가 그동안 읽어온 수많은 책 중에서 기억에 남아 다시 읽고,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 것들만 고른 것이다. 책 읽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통해서 그녀는 자신의 특기를 발휘했다. 책을 읽고 가슴에 남는 문구들이 있는 책장을 뜯어 드로잉했다. 그리고 그 책을 소화시킨 결과물로 표지를 다시 그렸다. 리커버링(re-covering) 작업을 통해서 그 누구도 아닌 봄로야 자신만의 책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렇게 『0페이지 책』은 저자가 책을 어떻게 읽는지를 그림과 낱장에 그린 드로잉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독서기다. 소설가 김중혁 작가는 추천사에 “첫째, 책에게 잡아먹힌다. 둘째, 책의 뱃속에 들어가서 글자를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셋째, 글자가 있던 자리에 낙서를 시작한다. 넷째, 책의 뱃속에서 탈출한 다음 껍데기를 벗겨낸다”라고 봄로야식 책 읽기를 표현할 정도로 기존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형식의 책이 탄생되었다.

추천의 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학교 다니던 시절 책에 낙서 좀 하던 사람이었다. 귀퉁이에다 애니메이션을 설계하고, 공간이 넓다 싶으면 대작 그림을 그리고, 글씨 사이사이를 횡단하는 시를 썼다. 세계명작소설이든 시집이든 교과서든 가리지 않고 빈 공간만 보이면 쓰고 그렸다. 봄로야의 책을 보는 순간, 무릎 꿇고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이것은 차원이 다른 낙서다. 이것은 차원이 다른 책 읽기다. 책을 이렇게도 읽을 수도 있구나, 책을 이렇게 먹어치울 수도 있구나. 샘이 난 나머지 봄로야만의 책 읽는 순서를 상상해보았다. 첫째, 책에 잡아먹힌다. 둘째, 책의 뱃속에 들어가서 글자를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셋째, 글자가 있던 자리에 낙서를 시작한다. 넷째, 책의 뱃속에서 탈출한 다음 껍데기를 벗겨낸다. 대충 이런 방법이 아니었을까. 방법을 안다고 해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름다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새삼 깨닫는다. 우리가 갉아먹은 책의 뱃속은 참 아름답구나._소설가 김중혁

똑같은 뼈를 고아도 사골 국물의 맛이 다르게 되는 이유를 봄로야는 그녀가 읽었던 책들에서 찾아낸다. 뼈만큼 불과 솥과 사람도 중요한 것이다._건축가 오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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