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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인생을 바꾼 대오각성
02. 일지逸志를 찾아서 03. 도를 찾아 입도한 동학 교단 04. 성리학과 실천 의지 05. 시험에 든 선의지善意志 06. 서구 문명의 재인식 07. 인습 대 인권 08. 믿음으로 맺어진 의인들 09. 호랑이를 낳은 어머니 10. 초월적 삶 11. 광야의 초인超人을 기다리며 |
朴性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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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는 시대적 고난에 항거하는 그런 우직한 결심을 평생 실천하였다. 이를 통해서 시대적 고난의 무게가 아무리 무거워도 그것을 극복해내는 한 사람 인격체의 삶이 얼마나 경이로울 수 있는가를 몸소 보여주었다.
--- 「인생을 바꾼 대오각성」 중에서 본국에 있는 두 아들이 장성하여 해외로 나오거든 그들에게 전하여 달라는 뜻으로 쓴 것이 이 『백범일지』이다. “나는 죽을 땅을 얻지 못하고, 천한 목숨이 아직 남아서 백범일지 하권을 쓰게 되었다. 이때에는 내 두 아들도 이미 장성하였으니, 그들을 위하여서 이런 것을 쓸 필요는 없어졌다. 내가 지금 이것을 쓰는 목적은 해외에 있는 동지들이 내 오십 년 분투 사정을 보고 허다한 과오로 은감을 삼아서 다시 복철을 밟지 말기를 원하는 노파심에 있는 것이다.“ --- 「일지를 찾아서」 중에서 김구는 인천감리서 직원들이 제공해준 세계 역사와 지리 관련 서적을 탐독한 이후에 성리학적 세계관의 폐쇄성을 절감하였다. 전통적 지식인에서 개화사상가로 변모한 것이다. --- 「서구 문명의 재인식」 중에서 기독교에 입문한 이후 김구는 완전히 근대적 지성인으로 변모하였다. 기독교를 통해서 받아들인 서구식 평등 이념이 그가 생각하던 ‘마음 좋은 사람’이라는 목표와 결합하면서, 김구는 인간 평등이라는 윤리 의식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깊은 신뢰의 태도를 띠게 되었다. --- 「인습 대 인권」 중에서 김구는 목이 멘 소리로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라고 힘겹게 말하였다. 윤봉길은 차창 밖으로 내민 고개를 숙여 김구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하였다. 자동차는 굉음을 내며 ‘천하영웅’ 윤봉길을 싣고 홍커우공원으로 향하여 달려갔다. --- 「믿음으로 맺어진 의인들」 중에서 김구 선생은 공사 구분에 엄정하여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살릴 수도 있었던 큰아들 인을 잃는 비운을 겪기도 하였다. 비정하리만큼 엄격한 김구의 공적 책임감은 자신의 오랜 수양의 산물이거니와, 어머니의 영향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 「호랑이를 낳은 어머니」 중에서 동양과 서양이라는 장소의 차이, 시간적으로도 니체가 김구보다 한 세대 전의 인물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인습과 미신에 대한 맹신을 거부하고, 도덕적으로, 이성적으로 각성한 자율적 선의지를 지닌 인간의 출현을 기대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사유는 상당히 유사하다. --- 「초월적 삶」 중에서 김구의 일생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비록 관념론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결국 세상사가 한 개인의 이성적 깨달음에서부터 큰 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김구의 생은 그러한 깨달음과 흔들리지 않는 실천을 여실히 보여준 경우에 해당한다. --- 「광야의 초인超人을 기다리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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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새로운 이정표, 김구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및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상해임시정부의 주역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뜻깊은 책이 출판되었다.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학자로 그동안 우리 역사 속 인물들을 위인으로서가 아닌, 당대 그들의 역할에 대한 분석을 꾸준히 해온 역사학자 박성순의 언어로 재탄생 된 것이다. 그동안 백범에 대한 연구는 누구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다양한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단지 선생을 혁명가와 독립투사로만 정의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독립운동가 김구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의 애국정신, 민주주의 정신, 나쁜 인습을 과감히 거부하는 계몽주의자의 면면을 보여준다. 더불어 인류의 근대적 보편 이성을 실천하려는 철학적 기반을 조명하면서 조선 후기 사회의 민중으로 태어나 근대 지성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거듭난 김구를 만날 수 있다. 인간다운 삶을 갈구하며 노력한 김구 이 책에는 어린 김창수가 지도자로서의 김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들어 있다.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과거를 통해 입신양명을 꿈꾸었지만 단념하고 동학에 입도해 아기 접주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일, 유학자 고능선을 만나 공부를 하게 된 일, 일본 육군 중위를 죽이게 되어 감옥에 간 일, 탈옥과 결혼, 그리고 상해 임시 정부 경무 수장으로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를 만난 일 등 숨 가쁘게 살아온 김구 선생의 일생과 우리의 지난 역사가 살아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신분차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김구 선생이 인간다운 삶을 갈구하며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큰 인물 김구를 다시 만날 수 있다. 특히 과거를 단념하고 관상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뒤 살펴본 자신의 관상, 어는 한 군데도 귀하거나 좋은 상은 없고 천하고 흉하기만 한 그것에 암담했지만 끝내는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바꾼 노력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세월이 지날수록 독학과 수양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발전한 김구 선생의 모습은 세월을 따라 실린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양복 차림에 카이저수염을 기르고 근엄한 자세를 취한 1919년의 김구, 다음 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무국장 시절의 김구는 양복 정장 차림이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얼굴이 검고 투박한 모습이다. 말년의 김구 선생의 모습은 어느 한 군데도 귀격·부격의 좋은 상은 없고, 얼굴과 온몸에 천격·빈격·흉격만이 두드러졌다던 한탄과는 달리 환하게 웃는 얼굴에 온화함이 가득하다. 이처럼 김구 선생의 관상변화를 당시의 사진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김구 선생의 면모를 알 수 있는 인간적인 일화는 책의 도처에 자리 잡고 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 25세였던 김구 선생은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구워드리기도 했다. 양이 적은 듯하여 다시 살을 베었지만 고통이 심해 중단한 것을 내내 괴로워했다. 정작 김구 선생은 그 일로 뼈가 시린 아픔을 겪었지만 자신의 불효를 탄식했다. 이처럼 부모에 대한 진한 본능적 사랑을 보여주는 감동의 서사가 눈길을 잡는다. 가혹했던 시대와의 투쟁에서 인류의 미래를 꿰뚫어 본 선각자, 김구가 꿈꾼 이상적인 나라 촛불혁명의 힘으로 정권을 바꾸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깨어있는 시민’에 대해서 저자는 김구 선생의 사상을 빌려 말하고 있다. 혼란한 시대의 버팀목으로서 정의로운 마음을 세우고, 공부를 통해서 그 수양 방법을 모색했던 김구 선생이 꿈꾸던 이상적인 나라. 특정한 일부 인사들이 지배하는 계급 독재의 나라가 아닌, 초인들이 하모니를 이루는 높은 수준의 문화국가이자,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가 김구 선생이 꿈꾼 이상적인 나라였다고 말한다. 또 이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즉 깨어있는 시민들이 함께 거들고 나서서 이룩해야 한다고 담담하나 힘 있게 말한다. 더 나아가 인류애적 소망도 품었던 선각자가 김구 선생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민의 힘을 강조한 저자는 무한경쟁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시대에 이타성이 없다면 인류는 자멸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덧붙인다. 이런 현실에서 김구 선생은 인류 평화를 위해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볼 것을 권유했음을 상기시키고 우리의 정서에 근원적으로 내재해 있는 이 훌륭한 철학적 유산에 대한 재인식이 곧 인류 평화를 선도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가 김구 선생의 사상과 철학을 이렇듯 범 인류학적 관점으로 살펴본 근거는 『백범일지』에 스며있는 뜻을 해석한 결과이다. ‘일지’의 사전적 의미는 원래 ‘높이 뛰어난 뜻’ 또는 ‘세속을 초월한 뜻’을 가리킨다. 김구 선생이 쓴 『백범일지』 속에는 한국 근대사를 온몸으로 관통했던 김구의 ‘일지’, 즉 ‘높은 뜻’이 담겨 있음을 차분하게 설명한다. 더불어 동양과 서양이라는 장소의 차이와 세대를 달리하는 인물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습과 미신에 대한 맹신을 거부하고, 도덕적으로, 이성적으로 각성한 자율적 선의지를 지닌 인간의 출현을 기대했다는 점에서 니체와 김구 선생의 청학적 동일시라는 독특한 관점이 흥미 있게 다가온다. 평화의 시대, 김구와 함께 시대를 읽는다 이제 휴전으로 갈라졌던 남과 북이 종전을 넘어 평화를 다짐하며 공존의 길을 가게 되었다. 평생소원은 독립임을 다짐했던 김구 선생의 꿈이 현대를 사는 국민에게는 통일로 발현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가혹했던 시대와의 투쟁에서 인류의 미래를 꿰뚫어 본 선각자였던 김구 선생이 얘기한 깨어있는 시민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며 시대의 과제를 통찰하는 데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