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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비극의 잉태
1. 우먼파워의 비밀상자 9 2. 사슬의 중심에서 28 3. 질긴 업의 동아줄 53 4. 너는 누구냐 73 5. 새벽 호랑이 97 6. 다가오는 어둠 121 7. 어둡고 깊은 미망 146 8. 잘린 무의 단면 173 9. 퇴적된 감정 204 10. 안고 앓아야 하는 내상 2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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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특히 복잡다단한 심리를 가진 여성들의 경우 인격 형성기에 받지 못한 사랑과 관심은 병든 뿌리를 가진 과일나무처럼 정신적 트라우마로 후대에 이르도록 평생 좌충우돌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는 20세기 어우름, 갓 시집온 며느리에게 사내 남(男) 자가 든 열 개가 넘는 이름을 지어내리며 남손(男孫)의 수태를 종용하는 한미한 종가의 아내나 딸들이 21세기 오늘에 이르기까지 겪어온 고난의 역사다. 여섯째 딸 최쾌남은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로 이름마저 ‘최강양지’로 바꾸며 독신자 클럽인 〈우먼파워〉 회원이 된다. 그러나 복잡다단한 여성들의 본질로 변화되는 회원들의 탈퇴로 양지 역시 여성적인 삶을 꿈꾸어보지만 결혼 상대로 여겼던 박현태와 이병훈을 떠올릴 때마다 느닷없이 가로막는 아버지의 환영으로 엉거주춤한 정신병증에 시달린다. 행려병자로 나타났던 막내 정남이 팔 장애를 가진 딸을 낳은 뒤 죽고 호남이 역시 시어머니를 죽인 혐의를 받는다. 고향으로 돌아왔던 최장양지는 언양에서 온 어머니로부터 이제까지 양지 자신과 맞서며 납득이 안 되는 이유로 찍자를 걸던 명자네와의 핏줄에 얽힌 확실한 증거와 맞닥뜨리며 족보(族譜)에 대한 허상을 실감한다. 수술을 앞둔 어머니마저 언니 성남의 해원굿이 끝나자마자 고가(古家)에 불을 지르고 생을 마감했다. 양지는 ‘여성상위시대’의 위상을 과시하며 멸시했던 어머니마저 극복 못한 자괴감으로 자신의 초라한 자화상에 매몰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뜻밖으로 만나게 된 용남 언니의 아이들과 환속하여 가업인 푸줏간을 운영하는 고종오빠의 사려 깊은 도움으로 조금씩 자존감을 되찾기 시작한다. 아울러 자의식 강한 양지는 파양되어 떠돌던 귀남의 정신병으로 사랑과 관심이 인간의 인격형성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지게 된다. 하지만 이미 바탕이 꼬여 있는 일상은 뚜렷한 가치관의 정립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빗나가기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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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원의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저항하는 여성의 생애이자 여성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오랜 시간 동안 작품에 공을 들이면서, 행간과 행간에 엄청난 것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이것은 박주원 작가 주변의 이야기였다. 멀리 갈 것이 아니라 작가의 언니들, 할머니와 고모 등 뭔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의 고군분투기이다. 때로는 저항이었고 때로는 인정이었다.
주인공 최쾌남(최강양지) 역시 왜소한 환경적 요인에서 단단한 성품이 만들어졌다. 단편소설이었을 때는 환경적 요인에서 만들어진 ‘여성’의 굴곡진 생애와 저항정신에 무게를 뒀다면 장편소설로 개작하는 과정에서는 인생을 해석하는 시야나 각도가 훨씬 넓어졌다고 한다. 저항정신은 여전하지만, ‘엄마보다 못한 여자’가 되어가는 우리네 여성의 살아가는 이야기에 집중한 결과물이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이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흥미 위주의 이야기보다는 두뇌에서 가슴으로 내려앉아 승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