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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환생 혹은 부활 2. 선녀 하강하다 3. 무심한 약혼자 4. 달빛의 반란 5. 그녀의 정체 6. 또 다른 인연 7. 엇갈린 만남 8. 하나 되어 9. 번개가 치는 날 10. 만월의 밤 11. 질투 12. 봄날의 팔광 13. 덫 14. 다른 사랑 15. 사랑하는 것 같아요 16. 별리 에필로그 작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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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지?”
“뭐 못 먹을 거 먹었어요? 이제 약혼녀도 몰라보게. 나 윤지완이에요.” “아니, 못 먹을 거 먹은 건 당신이야. 지완이는 새우는 입에도 못 대. 지독한 알레르기 때문에 숨도 못 쉬지.” “나도 알아요.” --- p.11 투명하도록 말간 흰색의 겉옷 자락을 연한 하늘빛 비단 끈으로 맵시 있게 묶고 있는, 겉으로는 정말 그럴듯하게 선녀처럼 보이는 문제의 달희 선녀 후보는 커다란 로비에 걸려진 거울을 흥미진진한 얼굴로 바라봤다. --- p.13 환생. 인간인 그들이 신이 되기 위해서는 일 겁의 시간 동안 일곱 번의 환생을 끝내야 했다. 모범생인 오빠 해성은 이제 한 번의 환생만 마치면 완전한 신이 될 수 있지만, 같이 시작한 달희는 아직도 한참의 시간을 더 보내야만 했다. --- p.14 병실에 누워 눈을 꼭 감고 기도하는 여자의 수명첩에는 빠르게 천명(天命)이 줄어들고 있었다. 텅 빈 병실에는 그녀의 절실한 기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외로운 침묵이 죽음처럼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여자의 야윈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자 달희의 눈빛도 함께 흐려졌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오빠, 나 잠깐 저기 좀 갔다 올게.” “네가 가서 뭘 하게? 인간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 돼!” --- p.16 “정말 죽었다고? 가지가지 하는군.” 의사의 최종 선언에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남자의 낮고 차가운 음색은 기계음의 소음이 꺼진 병실에서 또렷하게 들렸다. 죽은 사람이 너무 억울해서 벌떡 일어나게 할 만큼 고인에 대한 연민이나 애도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어조였다. 하지만 병실의 가족들 역시 그 남자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반응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부터 시킬 걸 그랬어요.” --- pp.18-19 “죽은 게 아니었나?” “죽은 것처럼 보이나요?” 하얀 이마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가는 손가락으로 쓸어 올리던 그녀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 민혁을 바라보고 있는 눈빛이 어쩐지 재미있다는 듯 한순간 반짝였지만, 그는 어쩌면 잘못 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21 “선녀님이 이승에 있는 건 제 책임도 있으니까요. 제가 조금이라도 도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이승 세상이 워낙에 험하다 보니…….” --- p.44 “그 사람이 왜 결혼이란 걸 생각했을까요? 욕심이 많아서 누군가와 무얼 나눌 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요.” --- p.46 아침마다 그녀를 보고 웃질 않나, 혹시 지완이 아주 미친 게 아닐까, 미라는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미친 여자랑 함께 살다니, 그건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 그녀의 언니였던 지완은 하루에 열 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화장품에도 옷에도 별 관심이 없던 이상한 여자였다. 그러던 지완이 요즘 들어 미라의 화장대와 옷장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도 이상했지만 죽었다 살아난 이후로는 더 이상해졌다. 아무리 봐도 미친 것 같지는 않은데. --- p.49 윤지완이 그를 보고 웃었다? 언제나 그를 무슨 전염병이라도 있는 환자 대하듯 피하던 여자였다. 아니, 그녀는 그를 어려워했다. 더 정확히 그를 무서워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을 향해 웃었다는 사실에 그는 묘한 호기심이 생겼다. --- p.59 “못 들었어요? 저승사자라구요.” “그러니까 그게 뭐 하는 사람이냐구!” 그녀의 말을 완전히 무시한 채 제멋대로 끊어버린 민혁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뭐, 저승사자처럼…….” “그놈의 저승사자 타령은 관두고 누구냐니까?” --- p.69 “암만 봐도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냥 제가 명부로 데려가는 건데 잘못한 거 같습니다.” 사자 아저씨가 차선을 바꾸며 조용히 분개했다. 민혁은 아픈 사람에 대한 배려도 없고, 약혼녀에 대한 애정도 없으며,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도 없는 녀석이었다. --- p.71 “몇 살이세요?” “인간 나이로 따지면 서른입니다.” “누군 강아지 나이로 계산하나? 서른이면 늙은 거 맞거든요.” --- p.81 “분명히 무언가 있어.” “한 번 죽음을 경험하고 나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그 여자도 그렇게 말했어. 하지만, 그래도 수상해. 겉모습만 멀쩡한 윤지완이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이야.” --- pp.93-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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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호랑이에 쫓겨 밧줄을 타고 올라가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그중 달님이 된 여동생 달희. 하늘로 올라갔을 때의 동안 모습 그대로 몇 백, 아니 몇 천 년을 살아왔다.
진정한 신이 되기 위해서는 몇 번의 환생을 거듭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환생을 한 번도 못한 예비 선녀 달희. 무료한 천상 생활에 따분해하던 차, 이승경으로 인간세계를 내려다본 것이 화근! “제발, 날 데려가줘요. 난 저 남자가 무서워요…….” 누군가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에 이승을 내려다보니, 웬 꽃다운 처자가 애타게 저승으로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는 것이 아닌가. 산 자가 스스로 목숨을 내놓으려 하다니. 호기심이 발동한 달희 선녀는 이승으로 내려간다. 그곳은 병원 응급실. 죽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여자 주위로 여러 사람들이 보이고,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던 달희 선녀는 지완의 약혼자란 남자가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싹수가 노란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된다. 약혼녀가 사경을 헤매는데 동정심조차 없다니. 이런 인간이 지옥이 아니라 땅 위에서 살고 있다는 게 더 희한한 노릇이다. 그녀가 누구인가? 착하고 깨끗한 선녀가 아니던가? 인간을 인간처럼 살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그녀는 여기, 이승에서 살기로 결심하고 옥황상제의 허락 없이 ‘무단 환생’을 감행한다. 그런 막중한 책임을 마음에 품고 충동적으로 영혼이 컴컴한 남자 하나를 구제해 보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살아보니 인간 세상도 만만치 않다. 사는 것도 팍팍한데, 약혼자뿐 아니라, 여동생도, 새엄마라는 사람도 이상하게도 성격이 배배 꼬였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사람처럼 살게 할 수 있을까?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우선 급한 대로 성질 고약한 약혼자부터 손을 대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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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해와 달》 그 후를 아시나요?
어릴 적 한 번쯤 접해봤을 법한 전래동화 《해와 달》. 하늘을 향해 간절히 기도한 어린 남매에게 하늘에서는 동아줄을 내려주고, 호랑이에게는 썩은 동아줄을 내려주었다는 바로 그 이야기가 이 《봄날의 팔광》의 시작점이다. 오빠는 햇님이 되고 동생은 달님이 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그랬을까? 바로 그 《해와 달》 동화가 현고운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인간의 아이들이 신들의 나라인 하늘에서 과연 제대로 적응하고 살았을까? 콧대 높은 하늘나라 신들로부터 왕따가 되지는 않았을까? 평범한 인간이 하늘나라에서 터 잡고 살기 위해서 각종 시험을 거쳐야 했던 건 아니었을까? 바로 그런 엉뚱한 상상을 토대로 작가 현고운은《봄날의 팔광》에서 정의심이 남다른 예비 선녀 달희, 인간성을 상실한 지상의 남자, 그리고…… 선녀와 졸지에 한통속이 되어버린 저승사자를 통해 해피 바이러스가 넘치는 판타지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컬러 일러스트와 함께 다시 태어난 《봄날의 팔광》 드라마 〈1%의 어떤 것〉〈인연 만들기〉의 작가, 현고운 장편소설! 달빛 가득한 밤, 천방지축 선녀에게 제대로 찍혀버린 지상의 싸가지 남자. 하늘의 선녀, 땅의 남자, 그리고 저승의 사자…… 평범하지 않은 그들이 만나 펼치는 판타지 로맨스! 저 여자가 정말 내 약혼자가 맞을까? 잔혹하고 냉정하기로 소문난 강민혁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여자는 더더욱 믿을 수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죽었다고 믿었던 약혼녀가 살아났을 때도 그는 놀라지 않았다. 어차피 사랑 따위는 없는 여자였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그녀는 다른 여자처럼 달라져 있었다. 조용하고 얌전한 여자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자꾸만 그의 속을 긁어댔다. 저 남자가 정말 내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까? 처음 봤을 때부터 내 약혼자는 구제 불능의 나쁜 남자였다. 의심도 많고 감각도 예민한 그의 끊임없는 시험에도 불구하고 지완은 고달프기만 했던 인간의 세상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변해버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영혼이 컴컴한 저 남자가 변해야 할 것이다. 그는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약혼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