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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이별과 이별할 때
프롤로그 그 정거장엔 배차 시간표가 없다 1부 이별은 ‘순간’이라 말할 수 없다 사람 하나_ 할머니를 따라간 초록 개구리 사람 둘_ 병국 씨, 꼭 집으로 퇴원하세요 사람 셋_ 혹시… 우리 영감, 새장가 갔어? 사람 넷_ 엄마! 우리 아가, 아파도 죽지 마 사람 다섯_ 안 죽는 게 아니라 못 죽는 거여! 사람 여섯_ 의식불명이 얼마나 부처님의 자비인데요 사람 일곱_ 애자 할머니의 공주님 사람 여덟_ 지호 씨의 개운죽은 오늘도 잘 자랍니다 사람 아홉_ 바람둥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 사람 열_ 나는 저 사람의 ‘애인’입니다 사람 열하나_ DNR? 그게 뭐요? 그냥 죽이자는 거요? 사람 열둘_ 내 자식 아비는 내가 수발할 거야 사람 열셋_ 만기 출소일이 다가옵니다 사람 열넷_ 이별은 ‘순간’이라 말할 수 없다 2부 또, 마지막 생일 케이크 사람 열다섯_ 애숙 할머니의 스케치북 사람 열여섯_ 또, 마지막 생일 케이크 사람 열일곱_ 차기현 할아버지의 외로운 시그널 사람 열여덟_ 재산 1호는 누구나 달라요 사람 열아홉_ 제발! 수액도, 산소도 그만 주세요 사람 스물_ 당신은 어떤 손자입니까? 사람 스물하나_ 늙으면 돈이 하느님이라고요? 사람 스물둘_ 안녕, 엄마! 딸들이 박수를 쳤다 사람 스물셋_ 오늘도 나는 사람을 묶었습니다! 사람 스물넷_ 나 예뻐요? 얼마나 예뻐요? 3부 사랑은 병들지 않아, 사람이 병들 뿐이야 사람 스물다섯_ 자식에게 부모는 영원한 미지의 시간 사람 스물여섯_ 엄마, 제발 나보다 먼저 죽어! 사람 스물일곱_ 어떤 가족의 이별 준비 사람 스물여덟_ 사랑은 병들지 않아. 사람이 병들 뿐이야 사람 스물아홉_ 기저귀를 차라니! 차라리 죽여주라 사람 서른_ 당신은,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겁니다 사람 서른하나_ ‘친절한 반말’ 쓰지 마세요 사람 서른둘_ 사람 꽃밭에 삽니다 사람 서른셋_ 짐승도 제집에서 죽고 싶은 거야 사람 서른넷_ 백 살 할머니는 칭찬 공장 사장님 사람 서른다섯_ 내 삶의 에필로그는 꼭, 내가 쓰길! 사람 서른여섯_ 모르고 드는 게 정, 사랑보다 진짜인 이유 4부 아프지 말그래이, 너무 오래 살지도 말그래이 사람 서른일곱_ 이 자격증을 제안합니다 사람 서른여덟_ 거짓말 공화국 헌법 1조 사람 서른아홉_사위는 남이라고요? 사람 마흔_ 당신이 외로운 이유 사람 마흔하나_ 울음 방, 엘리베이터 사람 마흔둘_ 곡기를 끊어야 죽을 수 있잖아 사람 마흔셋_ 아픈 거 들키지 않고 죽게 해줘요 사람 마흔넷_ 이 양반, 진짜! 죽었나요? 사람 마흔다섯_ 우리 언니의 ‘죽음 잠’ 사람 마흔여섯_ 세상에서 가장 슬픈 위로 사람 마흔일곱_ 니는 딱 예쁘게만 살그래이 사람 마흔여덟_ 이제 긴 이별 앞에 섰습니다 에필로그 이별과 이별할 때 詩 당신의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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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오래 살 수밖에 없는, 최첨단 의료시대를 사는 우리들. 그래서 당신도 나도 갈 수 있는 곳. 아니 어쩌면 당연히 가야 될 곳! 나는 그곳에서 직접 보았다. 직접 들었다. 직접 느꼈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써서 알리기로 했다.
오는 것은 분명하고, 분명해서 기다리지만, 언제 도착한다는 배차 시간표가 없는 생의 마지막 정거장. 그곳에서 저쪽 세상으로 데려다줄,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그를 배웅하는 가족들의 시간을 나는 함께 겪었다. 막막함과 그 막막함이 너무 생생해서 울고 또 울었던 나날들이었다. --- p.16 DNR 동의서! 어쩌면 환자의 고통보다는 그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자신의 고통에 대한 방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본인이 직접 작성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자식들의 애통함보다는, ‘자신이 더 이상의 고통은 받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이어진다. 그 고민과 판단이 의무가 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 p.94 요양병원이란 정거장, 세상에서 유일하게 ‘납득’ 안 되는 어떤 것도 없는 곳! 처음의 비난도 동조로 물들고, 처음의 놀람도 익숙한 이해가 되는 곳! 거부도 거절도 무력해지고 마침내 안고 가는 요람 같은 곳이 바로 요양병원이다. 나는 또 하나를 배운다. 그래, 이별이란, 죽어서 이별한다는 것이란, 다른 어떤 순간이 덮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그래서 이별이란 슬픈 것이구나… 영원해서 슬픈 것이구나…. --- p.113 오광수 할아버지는 폐암 말기 환자다. 그는 3개월을 선고받고 요양병원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 그 3개월이 열흘 정도밖에 안 남은 오늘, 오늘도 할아버지는 편지를 쓴다. 그리고 편지를 받았다. 그들의 이별 준비는 완벽하다. 완벽해서 슬프지 않다. 다만 지극히 조용해지고, 지극히 깊어고, 지극히 평화로워진다. 떠나고 떠나보내는 게 아니라, 머물고 기억되는 이별! 그들은 참 좋은 이별을 준비 중이다. --- p.186 “여기서는 울 수 있으니까, 엄마 앞에서 꾹꾹 참았던 울음이 엘리베이터만 타면 누가 등짝을 후려치는 것처럼 쏟아져요. 우리 엄마, 이젠 딸도 모르잖아요. 수박을 잘라 드리니까 고맙다며 받더니 옆 침대 할머니에게 당신은 이런 딸들이 있어서 좋겠다 하시는 거예요.” --- p.291 요양병원에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면서 가슴이 안 먹먹하고 안 아플 때는 사실 없었다. 늙은 사람, 병든 사람, 늙고 병든 사람. 죽은 사람, 죽어가는 사람, 죽지는 않았는데 죽은 것 같은 사람. 가족이 많은 사람, 가족이 없는 사람, 가족이 많은데도 늘 혼자인 사람, 가족이 없어서 눈길이 더 가는 사람… 이런 환자들을 보며 평상심으로 못 산 지도 근무 날짜 수만큼 됐다. --- p.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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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최근 5년간 노인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사망한 사람이 43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사망자 가운데 1/3이 노인요양병원·시설에서 사망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어쩌면 ‘우리 생의 마지막 정거장’은 요양병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의 부모가, 사랑하는 가족이 요양병원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다. 저자 역시 3년 전 요양병원에서 16년간 병중에 계시던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그리고 그해, 간호조무사가 되어 요양병원에 취직해 일하며 어머니 같은 환자들의 마지막을 기록했다. 그 정거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며 가슴에 불었던 수많은 바람의 결을 세상과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함이었다. 이곳에서 저쪽 세상으로 건너가는 그들이 조금은 덜 쓸쓸하도록, 조금은 덜 막막하도록, 두려움이 조금은 잦아들도록 함께했다. 간호조무사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생의 마지막 정거장을 떠나는 이들의 ‘좋은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서 배운 ‘삶과 사랑’ 요양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액을 제거하고 소변줄을 뽑고, 1분 1초를 남은 사람 숨 가쁘게 했던 온갖 모니터의 선들을 떼어내며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감당해야 할 것은 슬픔만이 아니었다. 기저귀를 갈다가도 가래를 뽑아내다가도 환자들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하고 손등이나 팔을 물리거나 온몸에는 환자들이 할퀸 상처투성이였다. 뿐만 아니라 죽음 앞에 선 환자들의 두려움과 고통을 함께하면서 인간으로서의 모멸감도 함께 견뎌야 했다. 그럼에도 묵묵히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요양병원은 내 어머니 같은 환자들이 있는 곳이자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청각 도서관’이었기 때문이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던 환자들이 오히려 매순간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생의 의미를 가르쳐주었다. 어느 환자가 이야기했던 ‘사람은 병들지만 사랑은 병들지 않는다.’는 말처럼 마지막까지 사랑을 놓지 않으면 죽음은 그리 두렵지도 허무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요양 병원의 풍경과 더불어 연명의료법, 심폐소생법 거부 등 의료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슈들을 짚어가며 죽음에 대비하는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인간다운 죽음’에 대해서도 함께 짚어본다. 이제는 이별과 이별할 때 살면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상황들 중에 가장 힘겨운 이별이 바로 생사를 가르는 이별이 아닐까. ‘살아 있는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우리는 그 사이에만 있다.’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그저 언제 찾아올지 모를 뿐이다. 삶과 죽음은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죽음은 삶의 가장 마지막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지금의 삶을 더 알차게 채워줄 것이다. 또한 좋은 이별, 좋은 죽음이란 인간이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주도적으로 죽음을 준비하며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며 행복으로 채워나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삶과 죽음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모두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어떻게 지금을 잘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에 가닿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