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미소 / 아기 눈동자 / 늙은 노래 /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기도 / 평안해지기 / 낡은 시계 개 그림자 / 색식시공 / 죽은 나비 / 유채꽃 전차 / 인생의 자살골 / 물에 홀리다 / 봄 고양이 / 눈길의 성배 / 후지산을 본 사람 / 어머니의 젖 / 도쿄 이야기 / 칼 / 무음 / 꿈꾸는 기술 / 거리의 꽃 / 봄꽃 생각 / 후기 |
Shinya Fujiwara,ふじわら しんや,藤原 新也
후지와라 신야의 다른 상품
장은선의 다른 상품
|
‘이승’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갑자기 가슴이 뜨겁게 벅차올랐다. 이 감정은 눈앞의 ‘이승’에 한때 아버지와 어머니, 형이 살고 있었다는 자각이 불러일으킨 것이다. 동시에 나 또한 영원히 이곳에 발붙일 수 없으며 잠깐 빌려 살고 있을 뿐이라는, 이윽고 이곳을 떠나야만 하는 그림자의 삶이라는 무상함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그런 이승 앞에서 ‘나’라는 존재는 실로 불안한 환상처럼 느껴진다. --- p.14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무심으로 손을 모을 뿐. 바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렸다. 이 여행이 끝나면 다시 속세로 돌아가야 한다. 구원받을 여지가 전혀 없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인간의 세상 속에서, 그 어떠한 불안과 황량함도 받아 낼 수 있는, 바다와 같은 자신이 되고 싶다. --- p.50 눈부신 노랑빛은 순식간에 열차와 엇갈리며 과거를 향해 달려갔다. 열차 안을 돌아보았다. 살아 있는, 살려 하는 것들은 모두 이른 봄바람에 흔들리는 유채꽃 같은 슬픔을 마음속에 숨기고 있는 거라고 암시하듯이 --- p.108 “자살에 실패했으니 운이 좋은 거라든지, 자살하는 데 성공했으니까 운이 나빴다고 말하기엔 인간사는 너무 복잡하지요. 그렇게 단순히 판단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살아가려고 매일 노력하는 저 같은 사람이 보기엔, 역시 자살 미수로 끝난 쪽이 운이 좋아 보이더군요.” --- p.153 이윽고 유채꽃에서 시선을 돌린 그녀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녀가 올려다본 초봄의 하늘을 바라보니, 하이얀 안개구름이 마치 덧없는 꿈처럼, 사람과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것처럼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 p.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