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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방
이수광
책마루 201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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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장자방이 전쟁에서 돌아오고 천하에 피바람이 불다.
2장 자객 형가가 시황을 암살하려고 하다.
3장 동해의 장사가 박랑사의 모래를 피로 물들이다.
4장 장자방이 요희를 만나고 시황이 죽다.
5장 항우가 우미인을 만나고 유방이 여후와 혼인하다.
6장 유방이 장자방을 만나 책사로 삼다.
7장 천하제일의 명장 한신이 항우를 찾아오다.
8장 거록에서 항우가 장한을 격파하다.
9장 홍문지연에서 장자방과 범증이 대결하다.
10장 괴통이 천하삼분지략을 논하다.
11장 항우가 전설이 되고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다.
12장 살구꽃은 3월에 피고 국화꽃은 9월에 핀다.

저자 소개 1

Lee Soo-Kwang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제2회 미스터리클럽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특히 추리소설과 역사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대중 역사서를 창조해 왔다. 베스트셀러가 된 역사서로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천년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제2회 미스터리클럽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오랫동안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책으로 보여주는 저술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최초로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특히 추리소설과 역사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글쓰기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대중 역사서를 창조해 왔다. 베스트셀러가 된 역사서로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천년의 향기』, 『신의 이제마』, 『고려무인시대』, 『춘추전국시대』,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 『조선 명탐정 정약용』, 『정도전』 등이 있다.

또 역사서 외에도 많은 경제경영서를 집필하고 있다.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적인 장사 노하우를 알아보는 『장사를 잘하는 법(돈 버는 장사의 기술)』을 펴낸 바 있으며,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 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부의 얼굴 신용』, 『조선부자 16인의 이야기』 등의 경제경영서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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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128*188*30mm
ISBN13
9788996321903

책 속으로

“나를 도와 한나라를 세운 것은 모두 장자방의 공이다.”
유방이 좌우를 살피면서 말했다.
“우리는 장자방을 알지 못하지만 이름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는 위풍이 당당한 장부입니까?”
패현의 부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위풍이 당당하다고? 핫핫핫!”
유방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자방이 체구가 장대하고 위엄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를 처음 만나보니 상모(相貌, 얼굴)가 부인호녀(婦人好女)와 같았다. 공자가 말하기를 ‘용모로 사람을 취하면 자우와 같은 사람에게 실수하게 된다’고 했다. 유후 장량은 부인처럼 예쁘장하게 생겼으나 지모(智謀)로서 따를 자가 없었다.”
“그의 책략은 어떠합니까?”
“무릇 군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 리 밖 승부를 결정하는 것에서 나는 자방만 못하다. 자방이 있었기 때문에 천하를 얻을 수 있었다.”
유방은 군사들을 재촉하여 장자방을 불러 오게 했다. 그러나 군사들이 장자방의 집으로 달려갔을 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장자방이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군사들이 돌아와 보고했다.
“남긴 것은 없더냐?”
“그림 한 폭이 있었습니다.”
유방은 군사들이 가지고 온 족자를 벽에 걸고 그림을 살폈다.
‘장자방이 그림 속으로 들어갔구나.’
유방은 탄식을 하면서 다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그는 10여 일 동안 패궁에서 잔치를 벌이다가 관중으로 떠나려고 했다. 패현의 부로들과 한때 벗으로 지냈던 많은 사람들이 절을 하면서 더 머물러 달라고 청했다.
“내가 머물면 나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어르신들에게 폐가 됩니다.”
유방은 부로들과 작별하고 패궁을 떠났다. 패현의 모든 사람들이 서쪽 교외까지 나와서 술과 음식을 바쳤다. 유방은 차마 그들과 헤어질 수가 없어서 사흘을 더 길에서 머물면서 먹고 마셨다.
‘이제 내가 떠나면 죽기 전에 다시 돌아올 수 없겠지.’
패현을 떠나며 유방은 비 오듯 눈물을 흘렸다. 그는 수레에 앉아 점점 멀어지는 고향 산천을 돌아보았다. 저 멀리 패현의 한 들판에 흰 옷자락을 표표히 날리며 한 사내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자방이 나를 전송하는구나.’
유방은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아름다운 사내, 장자방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pp.15-16

장자방은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상법으로 살핀 유방의 관상은 왕도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부랑자들과 어울려 왁자하게 술을 마시는 유방은 한낱 허풍쟁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예.”
“저 친구는 이름을 번쾌(樊?)라고 하는데 백정 출신이지만 호랑이도 잡을 수 있는 용사요.”
“그렇습니까?”
장자방은 번쾌를 보고 탄복했다. 번쾌는 눈이 부리부리하여 호상(虎相)이었다. 기골은 장대하고 눈빛은 시퍼런 불길이 뿜어지는 것 같았다.
“저 친구는 조참이라고 합니다.”
조참은 단정하지만 강골을 갖추고 있었다.
“모두 영웅들이군요.”
장자방은 유방과 번쾌, 소하, 조참의 얼굴을 살피고 감탄했다. 상법으로 그들의 얼굴을 살피자 한 나라를 쥐고 흔들 관상이었다.
‘천하의 인재들이 어찌 이곳에 모여 있는가? 이것이 하늘의 뜻인가?’ --- pp.104-105

장자방은 요희의 말을 들으면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요희는 그를 천하의 주인이 될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은공께서 손자(孫子, 손무)의 말을 아십니까?”
“어떤 말을 일컫는 것이냐?”
“지피지기면 백전백태(知彼知己 百戰百殆)라고 했습니다. 병법에만 쓰이는 말이 아닙니다.”
장자방은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요희가 손자의 말을 빌려 그에게 이야기한 것은, 자신은 군주가 될 인물이 아니니 책사가 되라는 깊은 뜻이 있었다. 섣불리 군주가 되려고 하면 목숨이 위태로우나 자신의 그릇을 알고 대응하면 위태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장자방은 요희를 가만히 쏘아보았다.
“그대는 내 절을 받으시오.”
장자방이 벌떡 일어나서 두 손을 머리까지 들어 올리고 요희에게 큰절을 했다. --- p.117

유방은 장자방의 계책에 따라 관중을 향해 진격한다는 소문을 내고 환원성을 우회했다. 유방의 군대가 우회하는 것을 본 환원성의 진군은 벌떼처럼 쏟아져 나와 뒤쫓았다. 유방의 군대는 쫓기듯이 계곡으로 달려갔다.
“초군이 달아난다. 모두 죽여라.”
환도성의 진군은 파도가 몰아치듯 유방의 군대를 뒤쫓았다. 그러나 그들이 20리도 뒤쫓지 못했을 때 양쪽 계곡에서 천둥소리와 같은 북소리가 들리더니 번쾌와 팽월의 군대가 쏟아져 나왔다.
“매복이다.”
환원성의 군사들은 우왕좌왕하다가 하다가 몰살을 당했다. 유방의 군대는 대승을 거두었다.
“군사의 계책이 절묘합니다.”
번쾌가 대승을 거두고 유방에게 달려와 기뻐했다.
“계책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장군들이 용맹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장자방은 한가하게 부채질을 하면서 웃고 있었다.
영양은 오광도 공격하다가 실패했고 항량도 함락하지 못한 견고한 요새였다.
“조나라 군사가 관중으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척후병이 다급하게 달려와 보고했다. 장자방은 척후병의 보고를 받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조나라 군을 누가 지휘하느냐?”
“별장 사마앙이라고 합니다.”
“조나라왕이 아니라 다행이구나. 주공, 즉시 황하로 달려가서 배를 모조리 파괴하고 평음을 공격하십시오.”
“조나라는 우리와 같이 진나라를 공격하는데 왜 그들을 공격하는 것이오?”
유방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유방의 심복인 번쾌와 소하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웅성거렸다.
“초회왕의 말을 잊지 마십시오. 사마앙이 관중에 먼저 들어가면 그가 왕이 됩니다.”
장자방의 말에 유방의 참모들은 벼락을 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진나라 군은 조나라, 제나라, 위나라의 연합군에 맞서기 위해 대군을 동원하여 동진하고 있었다. 장한이 이들을 격파하자 항우는 관중을 향해 진격하던 진격로를 동쪽으로 바꾸었다.
“평음을 공격한다.”
유방은 대군을 휘몰아 사마앙의 진격로인 평음을 공격하여 점령했다.
“강가의 배를 모조리 파괴하라.”
장자방이 군사들에게 영을 내렸다. 이에 군사들이 황하 강변을 누비면서 강가의 나룻배를 모조리 파괴하고 불을 질러 사마앙의 진격을 차단했다.
“주공, 이제 관중으로 진격하십시오.”
유방의 군대는 파죽지세로 관중을 향해 달려갔다.
“백전백승(百戰百勝) 부전이승(不戰而勝)… 손자가 말하기를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했습니다.”
장자방은 진격로에 있는 각 군과 현에 사자를 보내 회유했다. 투항하는 군수와 현령은 그대로 자리를 보전해 준다고 약속하고, 진을 치는 것이 대의라고 설득했다. 장자방의 설득에 따라 여러 군과 현이 투항하면서 유방은 싸우지 않고 수백 리를 진격할 수 있었다.
유방의 군대는 낙양 동쪽에서 진군과 교전하고 남양 군수 여의와 교전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여의는 완성(宛城)으로 달아나 방어선을 구축했다. 유방은 완성을 맹렬하게 공략했으나 함락되지 않았다.
“완성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다른 길로 돌아서 관중으로 진격하라.”
유방은 완성을 우회하여 관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주공께서는 관중에 입성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눈앞의 진군을 그냥 두고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완성을 지나가면 완성의 군사들이 배후를 공격할 위험이 있습니다.”
장자방이 완성을 우회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완성의 방어가 완강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우리는 이미 완성을 지나왔습니다. 군복을 바꾸어 입고 깃발을 바꾸면 저들은 구원군이 온 줄 알고 방심할 것입니다.”
“좋은 계책이오.”
유방은 장자방의 계책대로 깃발을 바꾸고 군사들의 군복을 갈아입힌 뒤에 완성으로 달려갔다. 완성의 진군은 구원군이 온 줄 알고 방어를 소홀하게 했다. 유방의 군사들이 목전에 도착하여 일제히 공격을 하자 일거에 무너졌다. --- pp.210-213

‘아아 이제 말도 없는데 어디로 달아난다는 말이냐?’
유방은 눈앞이 캄캄했다.
‘여기서 죽음을 당할 수는 없다. 뛰어서라도 위기를 모면해야 한다.’
유방은 몸을 일으켜 어둠 속으로 달아나려고 했다.
“대왕!”
그때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유방이 낯익은 목소리라 뒤를 돌아보자 말을 타고 강을 건너온 사람은 뜻밖에 장자방이었다.
“선생은 군사가 아니오?”
“예. 신, 장자방입니다.”
장자방은 강을 건너오자 굴러 떨어지듯이 말에서 내렸다.
“대왕, 어서 이 말에 타십시오.”
장자방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유방에게 말고삐를 넘겼다. 그러는 동안에도 화살이 빗발치듯 날아오고 있었다.
“선생은 어떻게 하겠소?”
“신은 걱정하지 마시고 대왕께서 말에 올라 속히 탈출하십시오.”
“선생, 우리 같이 타고 달아납시다.”
“아닙니다. 적병이 강을 건너기 전에 속히 말을 타고 달아나야 합니다.”
유방이 강을 보자 적군이 이미 사납게 강을 건너고 있었다. 유방은 말에 올라타면서 장자방을 재촉했다.
“선생, 어서 같이 타고 갑시다.”
“아닙니다. 대왕이 어서 말에 오르시어….”
장자방은 미처 말을 맺지 못하고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강 건너에서 날아온 화살이 그의 가슴에 박힌 것이다.
“선생!”
유방은 처절하게 부르짖으면서 말에서 내리려다가 추격병들이 쇄도하자 말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유방은 팽성 전투에서 대패했다. 다행히 옆구리를 초군의 창에 찔린 번쾌가 살아 돌아왔으나 책사인 장자방이 보이지 않았다. --- pp.253-254

‘장자방은 적멸지수계(賊滅之首計)로 항우를 패퇴시키는구나.’
한신은 장자방의 지략에 감탄했다. 적멸지수는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우두머리를 제압한다는 뜻이었다. 장자방은 성보에서 기발한 작전으로 항우를 본진에서 갈라놓고 패퇴시켰다. 그리고는 항우가 달아난 틈에 그의 대군을 몰살시켰다.
‘이제 관문착적(關文捉賊)으로 해하에서 항우를 죽일 것이다.’
관문착적은 문을 닫아걸고 도적을 잡는다는 뜻이었다.
한군은 초군을 추격하지 않았다. 50만 명에 이르는 한군은 항우와 떨어진 초의 본진을 맹렬하게 공격했다. 항우의 본진은 전체가 20만 명이었다. 그들은 한군에 도륙을 당하면서 해하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옥의 전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초군의 비참한 패배였다. 초군의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피가 강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 pp.297-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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