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볍씨 치는 날 10 어라 벼꽃 피었네 17 우리 집 가는 길 22 소한 즈음에 28 곧 봄인데 35 2부 자존심 48 아버님 생신 63 가문 땡볕의 시간 72 대성동길 주민들은 84 3부 기다림의 맛 100 그럴려고 107 눈 오는 날 120 스도쿠 게임 128 발밤발밤 132 박씨가문 그대에게 137 |
|
며칠간 가사를 찾아보며 소리내어 읽다보니, 두런두런 이야기해주던 엄마의 목소리가 문득 들렸다. 내가 찾은 가사 대부분이 내간 가사였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안에는 엄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원래 일상의 내 목소리와 너무도 닮아있었다.
가사수필을 짓는 동안 잘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만큼은 틀림없다. 무엇보다 의성어, 의태어를 실컷 쓸 수 있어서 좋았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의 본질적인 지각력이나 묘사력이 의성어와 의태어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어찌 보면 그건 어린 티 시골 티를 벗지 못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게 나의 글쓰기에 가장 두려운 함정이고 장애였다. 그런데 이번 가사수필을 짓는 내내 나는 내 안에서 흘러나오는 어린 티 시골 티를 맘껏 따라가 보고자 노력했다. 행복했다. 보고(의태) 듣고(의성) 만지는 것들에 집중된 태초의 언어를 다시 만난 기분으로 끓어오르는 흥취를 주체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나의 어벽(나쁜 언어 습관)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게 외려 신명을 더해주었다. 통제, 억압받지 않는 내 안의 목소리를 만나는 시간이었고, 나는 바로 이 즐거움을 독자와 나누고 싶다. --- 「책 머리에」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