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_ 울프가 남긴 삶의 궤적을 따라서
1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나 하이드 파크 게이트의 아이들|어머니의 강인함과 아버지의 박식함을 물려받다|작은 낙원, 탤랜드 하우스 2 살고 싶은 아이 첫 번째 신경쇠약| “산다는 것은 힘든 사업이다”| 나방, 날개를 펴다| 아버지의 죽음 3 정착 블룸스버리의 탄생|언니의 결혼|레너드 울프와의 만남| 『출항』 4 성공 상반된 두 소설|『밤과 낮』|외부의 전쟁과 내면의 광기|일기의 리듬|나이든다는 것|경쟁상대들|『제이콥의 방』 5 두 가지 힘 더 깊숙하게|클라리사|더 과감하게|『보통의 독자』|생과 사의 공존 6 “이게 바로 그거였어” 테라피로서의 『등대로』| 비전으로서의 『등대로』 7 작가의 휴일 『올랜도』 혹은 휴일의 코미디| 『올랜도』 혹은 우정과 사랑의 편지|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다 8 목소리들 애도와 유대의 이야기| 작업은 경주마처럼| 에설 스미스의 등장| 『플러시』와 『보통의 독자』 제2권, 에고티즘과의 대결 9 예술로 말하기 『파지터 일가』 vs 역사소설| 『세월』 vs 유령들| 『세월』이 완성되기까지| 『세월』이 말하는 것| 전쟁의 암운, 그리고 『3기니』 10 서식스 『로저 프라이』의 시간| 『포인츠 홀』의 시작| 기억을 정리하는 의미로서의 회고록| 마음을 담은 문학사 작업| 『막간』의 완성 후기_ 삶의 모양을 새롭게 바꾸는 작가 옮긴이 후기_ 오늘의 버지니아 울프 주 참고문헌 버지니아 울프 연보 찾아보기 |
Alexandra Harris
김정아의 다른 상품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된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재조명하다
독특한 소재와 서술 방식으로 소설, 에세이, 사회 비평, 회고록, 일기 등 다수의 실험적인 작품을 펴낸 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 영국의 가장 탁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그의 작품보다는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며 페미니즘 논의를 이끈 작가, 정신착란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비운의 작가, 남성과 결혼했지만 여성을 사랑하며 스캔들을 만든 작가 등과 같이 삶의 일부만 조명되거나 소개되었다. 이 책은 버니지아 울프의 어린 시절부터 말년까지, 작가의 삶과 작품을 함께 연장선에 두고 서술했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결단하고 분투하는 삶,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관심으로 점철된 삶”이라 이야기하면서, 평생 꾸준히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든 작가의 의지와 용기, 삶에 대한 애착에 초점을 맞췄다. 열심히 일상을 살고 꿈을 포기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닥친 장애를 하나씩 헤쳐 나아가려 한 작가의 초상은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된 버니지아 울프를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성공한 작가가 되고 싶었던 작가의 고군분투기 버지니아 울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족이었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 많고 책 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교육열 높은 어머니와 학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남매들과 어울리며 유대감을 형성했다. 하지만 10~20대에 부모와 언니, 동생의 죽음이 차례로 찾아오면서 정신질환 증세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때 힘든 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런던의 화려한 생활에 어울리지 않고 ‘어둑어둑한 구석자리’에 앉아 “나는 뭐가 되고 싶은 건가”라고 자문했던 20~30대의 버지니아 울프는 독신 여성의 미래를 보여주고 싶었고, 작가로 성공하고 싶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로저 프라이, 던컨 그랜트, 존 케인스, 레너드 울프 등 ‘블룸스버리’ 그룹으로 알려진 멤버들과 창조적인 삶에 대해 토론하며 교류했다. 가치관이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같았던 레너드 울프와는 결혼 후 함께 호가스출판사를 운영했다.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소설, 에세이, 비평, 전기 등 다수의 작품을 펴낸 울프는 각각의 작품에서 다른 삶을 모색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문장을 원했고,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했으며, 과거에 대한 기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하면서도 일상의 균형을 놓지 않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작가적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삶의 모양을 새롭게 바꾸는 작가에 대한 찬사 버지니아 울프는 죽음의 유혹이 찾아올 때마다 자신의 삶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되뇌며 그 결심을 종종 일기에 남기곤 했다.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야. 계속 변할 거야. 뇌를 열고 있을 거야. 눈을 뜨고 있을 거야. 논문 같은 것은 되지 않을 거야. 동상 같은 것은 되지 않을 거야”와 같은 문장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선언이었다. 버지니아 울프 사후 출간된 일기 전집은 글을 쓰기 위해 사는 사람의 일기, 곧 자신의 정신 상태를 예민하게 의식하면서 형식과 투쟁하고 언어를 쟁취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후대에 버지니아 울프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일기는 여러 해석이 가능한 자료로써 활용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후기]에서 현대에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 연구에 대해 소개한다. 흰 레이스가 달린 옷을 입은 초상사진으로 우리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연약한 작가, 또는 미치광이 천재이자 우울한 환자의 이미지를 버리고 ‘투쟁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에서 산토끼처럼 뛰어가는 다프네처럼, 버지니아 울프는 살아 있기 위해 자꾸 모양을 바꾸는 작가”임을 확인하고, 새로운 이미지의 버지니아 울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