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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의 글
1_ 축제 짤쯔부륵 페스티벌 루체른 페스티벌 브레겐즈 페스티벌 베르비에 페스티벌 비비씨 프롬스 바덴바덴 페스트쉬필하우스 2_ 서울 세종문화회관 개관 축제 지휘자 유진 오르먼디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아버지의 전축 카세트 라디오 콘서트고어 대한음악사 이대 강당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3_ 빈 꿈이 이루어지다 무직페어라인에 입성하다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 빈 시민 오페라극장 비너 콘체르트하우스 빈의 음악 축제 음악가의 자취를 따라 음악가들의 영원한 안식처 빈에서 음악 말고 4_ 함부륵 지휘자 번스타인의 사망 음반 가게 빠빌롱 송년음악회 피아니스트 에브게니 키신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함부륵 국립 오페라 무용 연출가 존 노이마이어 피아니스트 프레드리히 굴다 오페라 〈토스카〉 5_ 취리히 취리히에서 살아보다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첼리스트 하인리히 쉬프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연주회장 톤할레 음반 가게 예클린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취리히 음악 축제 취리히에서 음악 말고 마치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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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도는 베를린 필을 떠났다. 늘 루체른 여름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아바도와 베를린 필의 공연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아바도는 2003년부터 새로 꾸려진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루체른 음악 축제의 시작 무대에 섰다. 그 새로운 시작이 있던 날 심장이 떨려 자리에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할 만큼 긴장되었다. 드디어 아바도가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투병하던 지난 1년 동안 그에게 10년 이상의 세월이 순식간에 지나간 듯했다. 2000년 그가 병으로 루체른을 떠날 때만큼이나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이제 그는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그와 즐거운 음악 여정을 함께 하고 싶은 연주자들로 새로 꾸려진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말이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집중력과 음악적 표현으로 아바도의 지휘봉을 따라 최고의 선율을 선물했다.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마치고 관객들은 그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다. 거듭되는 커튼콜…….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와 새로운 오케스트라와 무대에 선 기적 같은 일이 기뻐 목청이 터져라 “브라보!”를 외치고 발을 구르며 손뼉을 쳤다. 아직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영혼을 위해 그가 해야 할 일이 여전히 있으니, 아바도는 오래도록우리 곁에 있는 것이 마땅했다.---p.41~42 무직페어라인 매표소를 찾아갔다. 이곳의 음악회 티켓은 창구에서 무조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연 회원제인 밋글리더 샤프트Mitgliederschaft라는 제도를 통해 비너 필하모니커의 공연들이 미리미리 예매되고 있었고, 1989년도 빈필의 모든 공연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빈에 머무는 시간은 길지 않은데, 언제 무직페어라인에서 비너 필하모니커를 들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빈필 사무실을 찾아갔다. 사무실 직원은 내가 회원인지 먼저 확인했다. 빈에서 잠시 머물며 독일어를 배우고 관광을 하는 중이라 설명했다. 그래서 한시적으로 머무는 동안 단 한 번만이라도 무직페어라인의 공연을 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무직페어라인은 몇 해 전부터 회원제로 티켓을 팔고 있어서 티켓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중략) 매일 어학 수업을 마치면 의례적으로 빈필 사무실에 찾아갔다. 매일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혹시 취소된 티켓 없나요?” 일주일 내내 그곳의 문턱을 넘어 매일 한 문장의 질문을 던지고 돌아섰다. 한 주가 지나고 두 주가 되었다. 그날도 큰 기대 없이 똑같은 질문을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고, 역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나 보다. 그녀는 그날 다른 답을 했다. “혹시 서서 보는 자리도 괜찮아요?” 아니 그걸 질문이라고? 당연히 ‘필렌 당크Vielen Dank(매우 고맙습니다)’지! 두 장의 티켓을 공짜로 얻었다. 그녀는 이런 유학생은 처음 봤다며, 두 장의 슈테헤 플라츠Stehplatz(뒤에서 서서 보는 자리) 티켓을 건네주었다.---p.124~127 1992년 SHMF 여름 축제 프로그램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프로그램이 발표되고, 키신은 어김없이 축제를 찾았다. SHMF는 독일 최북단의 행정 구역인 슈레스비히 홀스타인 주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열린다. 함부륵은 그 중심에 있으니 그 어떤 곳이라도 키신을 따라 나서기로 했다. 1992년 키신은 함부륵에서 북서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 엠스호른Emshorn 지역에서 독주회가 계획되었다. 그런데 장소가 롸이트할레Reithalle, 즉 실내 승마장이다. 참으로 독일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는 여름 축제를 위해 작은 마을에 음악회장을 짓기보다 그 지역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음악회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합리와 실용의 독일인들! 어떤 지역은 교회에서, 어떤 지역은 성城에서, 어떤 지역은 도축장에서……. 정말 흥미진진한 여름 음악축제가 아닐 수 없다. (중략) 키신이 등장했다. 베를린 필의 송년음악회에서 본 모습 그대로 하얀 재킷을 입고 하얀 얼굴에 고불거리며 붕붕 떠오른 머리 모양으로 무대 위에 올랐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의 손가락은 아주 특이하게 움직였다. 나비가 날갯짓을 하듯 아주 높이 흐느적거리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런 동작에서도 힘이 있었다. 정말 특이한 손놀림이었다. 음 하나하나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계산된 듯 다이내믹한 표현! 신동으로 10대에 서방에 알려진 천재, 스무 살 청년의 피아노에 완전히 혼을 빼앗겼다.---p.192~193 스위스의 음반은 비싸다. 하지만 그곳 매니저의 말을 들으니 그만큼 비싼 이유가 있었다. 고객들에게 철저한 서비스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좋은 서비스에 걸맞은 가격이라면 어느 누구도 마다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요즘처럼 인터넷 쇼핑이 허다하니 이런 오프라인의 가게들은 살아남기가 정말 쉽지 않을 듯하다. 예클린에서도 독일처럼 CD의 특성을 한껏 살린 아주 합리적인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CD를 많이 듣는다고 CD가 고물이 되는 것도 아니고 고장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예클린의 곳곳에는 음반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와 이어폰, 그리고 편안한 소파가 자리하고 있다. 오로지 고객 만족을 위해서. 듣고 싶은 음반을 골라서 듣다가 사기도 하고, 수많은 공연장의 DVD 신보를 소파에 앉아 커다란 모니터를 보며 헤드셋을 끼고 조용히 감상할 수 있다. ---p.243~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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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가지는 치료의 힘
좋아하는 음악가의 연주를 직접 듣는 행복, 음악가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설렘, 사인 한 장 받으려고 기나긴 줄도 마다 않는 즐거움, 1년 혹은 몇 개월 뒤의 연주회를 기다리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껴봤다면 당신은 이미 콘서트 고어이다. 단발머리 소녀이던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축제 때부터 시작된 저자의 ‘음악회 가기’는 독일 유학 시절 본격화되어 음악치료사가 된 이후 안식년을 보내고 다시 음악치료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몇 달 전 혹은 1년 전부터 티켓 판매처를 찾고, 예매 엽서를 보내거나 팩스를 보내던 시절부터 인터넷 클릭 몇 번으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 오늘날까지 저자에게 있어 연주회의 설렘과 흥분은 변함없이 그대로이다. 저자를 음악회 현장으로 이끈 건, 음반으로만 듣던 음악가를 만나고 그들의 연주를 직접 듣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재생되는 멜로디가 아닌 살아 있는 음악을 듣고 싶어 생생한 음악이 숨 쉬는 현장을 찾아 나섰다. 같은 공간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함께 듣고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찬 음악회장, 흥분과 감동이 있는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는 콘서트 고어Concertgoer가 된 것이다. 콘서트 고어에게 음악을 들으러 공연장으로 가는 것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인 까닭은 그것이 새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연주가의 일정을 쫓아 낯선 도시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열리는 음악제에 흠뻑 빠지는 일은 어떤 즐거운 일보다 흥분되고 감동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음악은 귀로 들리지만 온몸을 전율케 하고, 잠시 지나는 시간이나 머리에 생생하게 새겨지고, 감동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음악이 인간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믿고, 그것을 치료에 접목한 학문을 전공한 음악치료사인 저자는 음악은 무언의 소통이며, 사랑의 나눔이고, 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함께 설레고, 함께 긴장하며, 함께 짜릿한 감동을 맛보고, 함께 나누고 싶어서, 함께 음악회에 가자고 청한다. 음악은 치료사가 사용해야만 치료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귀를 열고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자극을 주어 치료의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콘서트 고어가 되어보자! 책은 유럽의 음악 축제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더불어 콘서트 고어로서 직접 경험한 생생한 음악 축제 현장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여행처럼 이어지는 유럽 음악회는 연주회에 대한 정보는 물론 음악가들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음악적인 상식까지 담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자의 입장에서 각 도시의 명소들과 음식까지 친절하게 소개하여 음악과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음악가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도 하고,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역사적인 사건이나 배경을 소개해 풍성함을 더하며, 때로는 다른 예술가들의 흔적까지 엿보게 하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가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 독자들이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음악 이야기를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들을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이 시대의 음악가들을 친근하게 소개하고 콘서트 고어로서의 공연 관람 비법까지 전수해주며 안내서 역할을 한다. 반드시 비싼 돈을 들여 좋은 공연장, 좋은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을 필요는 없다. 그곳이 예술의전당이든 세종문화회관이든 금호아트홀이든 엘지아트센터든 스위스든 독일이든 상관없다. 그곳이 어디든 음악으로 인해 다양한 오감의 만족을 얻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당신이 찾아간 그곳에서 음악이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기도 하고, 들뜬 마음을 더 흥분하게도 하고, 또 가라앉게도 하며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다양한 자극을 품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체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