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Bow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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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맥도웰의 ‘들장미에게’를 골랐다. 은은하고 간결한 곡이라 지금 나탈리에게 연주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는 나탈리를 흘긋 쳐다봤다. 나탈리가 그에게 다시 몸을 돌리더니 눈알을 굴리며 방 안을 잽싸게 둘러봤다. 마치 건반에서 빛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연주를 계속했고 이내 나탈 리가 다시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그의 팔에 손을 얹는 걸 느꼈다. 나탈리를 다시 쳐다봤다. 이번에는 팔부터 얼굴까지 만지지 않고 그냥 그의 팔에 손을 놓아두고 싶은 모양이었다.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연주했다. 건반 위에서 그의 팔이 움직이자 나탈리의 손도 조금씩 따라 움직였다. 연주는 끝났지만 나탈리는 팔 위의 손을 치우지 않았다. 그는 충동적으로 한쪽 팔을 그 아이의 어깨에 얹었다. 놀랍게도 나탈리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곧바로 그에게 다가섰다. 뒷걸음질 치거나 도망갈 거라는 예상을 깨고 아이는 더 가까이 그의 몸에 바싹 달라붙었다. --- p.11
“왜 그러니?” 그가 물었다. “나무가 너무 안됐어.” 그는 손으로 미란다의 머리카락을 훑어 내리면서 말했다. “나무 걱정은 하지 마. 나무도 괜찮을 거야.” “로저 아저씨는 나무가 죽을 거라고 하던데.” “죽지 않을 거야.” “어떻게 알아?” 루크는 아까 들리던 그 소리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자신의 두 팔에 안겼던 소녀의 모습이 눈앞에 보였다. 공기처럼 가벼운 소녀. 그 소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무가 노래해.” 그가 중얼거렸다. “뭐라고?” 미란다가 물었다. “나무가 노래해.” 그는 미란다의 눈을 들여다봤다. “나무가 노래를 해. 다시 깨어나고 있어. 상처 받았지만 치유될 거야.” --- p.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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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와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최고의 성장소설!
“이야기에는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위대한 이야기는 인생의 굽이굽이를 함께 여행하기도 하지요. 마치 혈관 속을 흐르는 피처럼 우리 영혼의 일부가 되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우리의 태도와 감정, 그리고 정신을 형성합니다. 우리를 감동시키고 즐겁게 하고, 때때로 깜짝 놀라게도 하고 웃게도 만들죠.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돕는가 하면 그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내면세계를 형성해주고 우리 삶에 경이로움을 부여해줍니다. 이것이 제가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 저자서문 中 《스타시커》의 저자, 팀 보울러는 ‘청소년소설을 쓴다기보다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을 쓴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십대는 모든 감정과 생각이 응축된 매력적인 시기이며, 그 시기를 지나도 살아가면서 몇 번씩은 그와 비슷한 강도의 통과의례를 겪기 마련이다. 팀 보울러는 마치 터널을 통과하듯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십대 주인공을 앞세워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자는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상실과 절망의 순간을 아름다운 감동의 순간으로, 오히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순간으로 탁월하게 전환시킨다. 전작 《리버보이》가 할아버지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그리고 있다면, 이 책 《스타시커》는 아버지와의 이별 이후 마음을 닫고 방황하던 열네 살 소년이 고여 있던 슬픔을 조금씩 털어내고 마음을 여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책을 읽었다기보다 체험했다는 느낌’이라는 일본독자의 서평처럼 또래집단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가족 간의 갈등,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서 매일 마음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는 혼란스러움을 탁월하게 포착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순간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성장의 순간을 음악적으로, 시각적으로, 때로 비극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명작! ‘난 혼자야. 누구도 날 이해 못해. 내 마음은 닫혔어. 이제 아무도 못 들어와.’ 마음을 다쳤을 때 사람들은 흔히 이런 반응을 보인다. 어디를 둘러봐도 자기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없는 것 같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는 그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아무도 찾을 수 없게 깊고 어두운 바다 속에 던져버리기 일쑤다. 이는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주변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멍들게 하고 만다. 이제 막 열네 살이 된 루크, 그는 남이 듣지 못하는 소리, 자신의 내부와 타인의 내부에서 들리는 소리까지 듣는 특별한 아이지만, 아빠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엄마와는 하는 말마다 다툼이 되고 불량한 패거리와 어울렸다가 이제는 보복이 무서워서 발을 뺄 수도 없다. 그런 그가 괴팍하고 냉소적인 리틀 부인과 수수께끼의 어린 소녀 나탈리를 만나면서, 스스로의 내면에 귀 기울이고 주변 사람과 아름다운 교감을 이뤄간다. 그리고 세상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팀 보울러 전매특허인 서정적인 풍경묘사에 덧붙여 음악으로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미스터리적인 기법도 차용되는데, ‘수수께끼 소녀의 정체’, ‘상자 속에 숨겨진 비밀’ 등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며 독자를 흡입한다. 다소 긴 분량에도 쉼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이유다. 누구에게나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외로움의 날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고개 숙인 날도, 어둠에 묻힌 날도 있기 마련이다. 《스타시커》는 그럴 때 살짝 고개만 들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별과 같은 희망이 비추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가까운 사람에게 건네고 싶은 책 주인공 루크는 천재라고 할 만큼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데, 주로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리고 피아노연주는 루크 자신의 마음을 치유해줄 뿐 아니라 타인과 교감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이야기의 얼개에서도 음악은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소설 전체에서 음악은 수수께끼 같은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고 의외의 감동을 선사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차이코프스키, 드뷔시, 그리그, 글룩, 라벨, 맥도웰, 스크리아빈 등 클래식 명곡들이 루크의 손에서 연주되는데, 아름다운 묘사 덕분에 음악적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책을 읽다 보면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일기도 한다. 소설을 읽으며 음악을 찾아 듣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독서법이 될 것이다. 알프레드 윌리엄 헌트는 ‘음악은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하는 약’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이처럼 딱 들어맞는 책도 없을 것이다. 상처를 다독여주고, 성난 시선을 순하게 바꿔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이 소설을 ‘사랑한다’는 말 대신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전하는 것도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