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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생물학적 다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작은 질량을 A에서 B까지 운반하는 것뿐이었다. 그것도 A와 B의 거리가 별로 멀지 않고, 급하지 않을 때에 한해서.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니다. 생물학적 다리에 그나마 좋은 점이 있다면 스스로 성장하는 원자재로 만들어졌다는 것뿐이었다. 그런 한계 안에서 무언가를 설계하려는 거라면 그것도 좋다. 훌륭하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다리에 훨씬 더 많은 특징들을 심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p.73
“‘더 나은 기관’들이 패션 액세서리가 된다면 어떨까요? 불가능한 일일까요? 어떤 사람들은 단지 더 나아 보이려고 인공 치아를 구매할 수도 있어요. 인공 귀도 그렇고요. 만약 우리가 운동선수들을 후원하면, 운동선수들 중에서도…… 장애인올림픽 선수들을 후원하면, 우리 제품은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인공 기관은 건강하고 기능적이고, 또 현실이에요. 미래이기도 해요.” --- p.124 “여기 와서 제가 놀란 일들 중의 하나가, 아무도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였어요. 그건 하면 안 돼, 그런 말이요. 불가능하다는 말이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말은 해도, ‘틀렸다’는 말은 절대 안 해요. (…) 하지만 가끔은 우리도 윤리강령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 아주 현명한 사람이 있어서 설사 가능성이 보이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걸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어리석은 생각인가요?” --- p.224 휴대폰에 자신을 내맡겼듯, 찰스는 기계 다리에 그리고 기계 몸에 다시 한번 자아를 빼앗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즉 인간의 본질에 관한 고민은 실존 앞에서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막상 우리가 그런 현실에 처한다면 그 누가 나는 찰스 뉴먼과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할 수 있을까?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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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되어버린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 「블랙 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전격 영화화 결정 호주(오스트레일리아)의 남성 작가 맥스 배리의 장편소설 『머신맨 - 기계가 된 남자의 사랑』은 첨단기술 기업의 공학자인 찰스 뉴먼을 주인공으로 한 SF 스릴러이다. 작가는 자신의 몸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었던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속에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 소설은 2011년 출간되기 전 만달레이 영화사에 영화 판권이 팔렸고, 「블랙 스완」 「파이터」로 유명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전격 영화화를 결정하였다. ‘더 강해지고, 더 아름다워지고, 더 효율적일 수만 있다면…’ ‘더 나은 미래 주식회사’에서 공학자로 일하는 찰스는 잃어버린 스마트폰을 찾아 헤매다 회사 연구실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는다. 병원에서 재활을 받던 찰스는 의지보조기 기사(보철사)인 아름다운 여인 롤라를 만나고 그의 가슴엔 서서히 사랑이 싹튼다. 회사의 산재 처리로 병원에서 달고 나온 최신형 의족의 기능에 불만스러워 하던 찰스는 이런저런 개조에 들어가고, 마침내 생체 다리보다 더 뛰어난 의족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찰스는 한쪽 다리의 업그레이드에서 그치지 않고, 완벽한 몸에 대한 열망으로 연구에 몰입하며 자신이 직접 실험 대상이 된다. 과거에 어떤 사연이 있어 인공 신체 기관에 대한 거부감이 없던 롤라는 찰스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한편, 회사 측은 찰스의 이런 기이한 집착에서 엄청난 상업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젊고 영민한 보조 연구원들은 찰스보다 몇 배로 그들 자신의 몸을 인공화하기를 서슴지 않는데……. 첨단기술의 진보와 윤리, 자본주의 사회 속 기업의 욕망 저자 맥스 배리는 뛰어난 재미와 흡인력을 자랑하는 스토리 속에 첨단기술의 진보에 대한 집착으로 인한 전통적 윤리 의식의 희석화, 자본주의 사회 속 기업의 욕망에 관한 주제들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전작들에서도 기업에 관한 풍자적 시각을 담았던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더 나은 미래’라는 역설적 명칭을 지닌, 인공 신체 기관을 상품화하고 더 나아가 군수산업의 거대 자본을 꿈꾸는 회사의 탐욕을 그린다. 공학자의 연구에 대한 욕구와 이를 이윤으로 환산하려는 회사의 의지가 인간의 존재와 기술의 윤리에 관한 경계를 넘나들며 긴장이 고조되고, 주인공들이 무력하게 회사라는 기계적 시스템 속의 부품으로 전락하여 운명이 결정되는 과정도 공포스럽게 묘사된다. 성형수술과 스마트폰 중독이 만연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풍자한 걸작 소설 찰스와 롤라는 ‘더 나은 미래’ 경호요원들의 추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그들의 사랑을 위태롭게 이어가지만, 생각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생명공학적 다리에 오류가 일어나는 등 반전에 반전이 박진감 넘치게 이어진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마무리된 듯 잔잔하게 서술되는 마지막 장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충격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결말로 끝을 맺는다. 작가는 재기 넘치는 상상력과 문체로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 속에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묘파한다. 성형수술이 만연하고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현대 사회 속 독자들에게 묵직한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