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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정치의 종말, 또 다른 정치의 시작
추천의 글: 새로운 문명을 위한 지침서 1장 치열한 투쟁 혁명적 전제 | 사회적 파두 분석 | 미래의 물결 2장 문명의 충돌 많은 투쟁의 근본 원인 | 탈대량사회 3장 궁극의 대체재 지식의 연금술 | 지식 vs. 자본 4장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방법 생산 요소들 | 무형의 가치 | 탈대량화 | 노동 | 혁신 | 규모 | 조직 | 시스템 통합 | 인프라 | 가속화 5장 유물론적 사고방식 높은 실업률의 새로운 의미 | 정신노동의 범위 | 낮은 지식집약도 vs. 높은 지식집약도 | 지식집약도가 낮은 산업의 이데올로기 | 지식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이데올로기 6장 사회주의와 미래의 충돌 지능이 없는 기계 | 소유의 역설 | 중앙계획경제의 한계 | 구시대의 낡은 사고방식 7장 정치 세력들 간의 대립 과거를 위한 로비 | 내일의 유권자들 8장 제3 물결 의제들을 위한 원칙들 구시대의 공장과 닮아 있는가? | 사회의 대량화를 위해 만들어졌는가? | 한 바구니에 몇 개의 계란이 들어 있는가? | 수직 계열인가, 계약 관계인가? | 가정의 중요성을 높여주는가? 9장 21세기의 민주주의 소수자들에 의해 행사되는 권력 | 반직접민주주의 | 의사결정의 분배 | 엘리트의 확산 | 새로운 창조에 대한 숙명 |
Alvin Toff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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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혁명적 전제revolutionary premise’라고 부르는 개념을 토대로 이 책의 논의를 진행해나가려 한다. ‘혁명적 전제’에서 우리는 향후 수십 년의 세월이 대격변, 혼돈, 광범위한 규모의 폭력 등으로 가득 찬다 하더라도 우리가 완전한 파멸에 이르지는 않을 거라고 가정한다. 또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급격한 변화들이 무작위적이거나 무질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는 명확한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로부터의 영향이 축적되어 나타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변화들이 축적되어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고, 놀고, 생각하는 방식을 엄청나게 변모시키고, 결국은 더 온전하고 바람직한 미래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범세계적인 규모의 혁명이며, 그 결과 세상은 지금과는 한 차원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 바로 ‘혁명적 전제’의 기본적인 내용이다.
다른 측면에서 말하면 혁명적 전제는 우리가 구시대 문명의 마지막 세대이자 신시대 문명의 첫 번째 세대라는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과 고통, 방향감각의 상실 등은 저물어가고 있는 제2의 물결 문명과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제3의 물결 문명 사이에서 우리 자신과 각급 정치기구들이 겪고 있는 갈등에서 대부분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pp. 28∼29 미국의 경우―다른 많은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제2의 물결과 제3의 물결 사이의 충돌은 전통적으로 같은 부류로 인식되고 있던 계층, 인종, 성별, 정당 사이에 사회적 긴장, 심각한 대립, 전에 없던 새로운 정치적 갈등을 야기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정치적 어휘들로는 이러한 충돌을 설명하기가 애매해졌고,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것, 친구와 적을 구분하는 것 역시 무척이나 어렵게 되었다. 편을 구분하던 구시대의 방식이 효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정치가 혼란스러워지자 사람들의 심리 상태 역시 혼란에 빠졌다. 오늘날 심리치료사들과 심리상담사들의 사업은 빠르게 번창하고 있고, 사람들은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 정처 없이 이곳저곳을 떠돈다. 사람들은 현실이란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고, 무의미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는 사이비 종교나 병적인 사적 자유에 빠져들고 있다. ---pp. 35∼36 문명의 충돌이라는 이러한 개념은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이상한 현상들―최근 들어 갑자기 민족주의가 들끓고 있는 현상 같은―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민족주의는 민족국가의 이데올로기이며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산업화를 추진하거나 혹은 그렇게 시작한 산업화를 완성하기 위해 제1의 물결 농업사회들은 국가라는 지위를 필요로 했고, 그 결과 민족주의가 대두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그루지야 같은 구소련 공화국들은 자결권이 있다는 점을 필사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깃발, 군대, 고유의 화폐 같은 구시대 근대화의 상징과도 같은 표식들―제2의 물결 산업시대에 국가를 규정하던 표식들이다―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첨단 기술의 세계에 속해 있는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국가주의자들의 과격한 행동이나 사고방식의 동기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의 과장된 애국심을 그저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이들도 많다. 이는 막스 브라더스Marx Brothers(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형제-옮긴이)가 출연했던 영화 〈오리 수프Duck Soup〉를 상기시키는데, 이 영화는 두 개의 가상 국가가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그리면서 국가주의자들의 과장된 애국심을 풍자하는 영화다. ---pp. 53∼54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은 끝도 없이 많다. 죽어가는 산업문명의 제도들이 무력함과 부패의 혼란 속에서 하나씩 무너져가고, 그 과정에서 풍기는 도덕적 부패의 냄새가 우리 사회에 진동하고 있다. 결국 이런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해결책,’ ‘근본적인 해결책,’ ‘혁명적인 해결책’임을 주장하는 수많은 해결책들이 제시되어왔다. 그러나 규칙, 법령, 조례, 실행 계획 등의 형태로 제시되어온 그토록 많은 해결책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켰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결국은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무력감만을 남겨주었다. 사람들 사이에 형성되는 이와 같은 무력감은 민주주의에 극도로 위험한 요소다. 대중으로 하여금 ‘백마 탄 영웅’을 갈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담성과 상상력을 잃는다면 우리는 결국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처박히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지금 미국의 정치는 미디어에 의해 두 정당들 사이의 치열한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미디어와 정치인들에 대해 점점 무관심해지거나, 그들에 대해 짜증을 느끼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당 정치가 위선적이고, 사회에 많은 비용을 유발하며, 타락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누가 이기든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데?” ---pp. 139∼140 정치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제3의 물결 정치 세력들은 계속해서 힘을 얻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기존의 어떤 정당도 이들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정당 바깥에서 스스로를 표출하고 있다. 오늘날 제3의 물결 정치 세력들은 수많은 풀뿌리 조직들을 만들어 미국 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형의 커뮤니티들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제2의 물결 미디어들에 대응하여 탈대량화된 다양한 미디어들을 만들고, 새로운 미디어들을 통해 왕성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이들도 제3의 물결 세력들이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는 전통적인 제2의 물결 정당 정치인들은 지방 농지에 기반을 둔 자신들의 지역구와 의회 내 자신들의 자리가 영원히 존속될 거라 믿었던 19세기 제1의 물결 정치인들과 똑같은 신세가 될 것이다. 제3의 물결 세력들은 아직은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정당은 미래의 정치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 시스템을 통해 사회에 울려 퍼질 때 우리 앞에는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가 펼쳐질 것이다. ---pp. 157∼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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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치는 열리고 있는가?”
위기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 안내하는 앨빈 토플러의 본격 정치학 지침서 우리가 알던 정치의 시대는 끝났다! 2013년, 한반도를 비롯해 세계 주요 국가에서 급격한 정치 변화가 일어났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치권력이 의회나 대통령, 정부기관, 정당 등 기존 정치조직에서 첨단통신기기로 연결된 풀뿌리 집단과 미디어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변화들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치는 어떻게 이동하는가》(원제: Creating a New Civilization)는 미래 사회를 지배할 새로운 정치 질서를 진단하고 옛 정치 질서가 어떻게 몰락해가고 있는지 분석한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 부부의 본격 정치학 지침서다. 저자들은 매우 빠른 변화, 일반 대중의 각성, 그리고 극심한 사회 갈등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현 시점에 정치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를 위한 새로운 틀이라고 말하며 ‘21세기식 접근법’을 제시한다. 대표적 미래학자인 토플러 부부가 다른 분야도 아닌 정치에 대해 이 같은 저서를 출간한 이유는 무엇인가? 왜 이들은 우리가 알던 기존 정치는 이미 종말을 고했다고 선언하는가? 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90년대 초중반, 미국의 정치계엔 혼란과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 그 당시 좌파로 분류되던 소비자운동가 랠프 네이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반대하기 위해 우파로 분류되는 보수 논객 팻 뷰캐넌과 연합전선을 펼치는가 하면, 성공한 기업가의 이미지를 앞세워 대통령에 출마해 잠시 열풍을 일으킨 로스 페로가 ‘유나이티드 위 스탠드(United We Stand)’ 운동을 주도해 사회적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그즈음 전 세계는 미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구소련 인접국, 캐나다, 일본 등의 국가에서도 집권당이 몰락하고 새로운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는 등 급격한 정치 변화가 일어났다. 토플러 부부는 이러한 격동의 시기에 ‘정치의 이동’을 주제로 한 책을 집필하며, 기존의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동시에 새로운 정치에 대한 도발적인 제안을 내놓아 당시 미국 정치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새 정치에 대한 갈망만 커갈 뿐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우리 정치계에 이 책은 시간을 뛰어넘어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낡은 정치의 몰락과 새 정치의 부상을 바라보는 토플러의 정치 제언 지난해 몇 차례의 큰 선거를 치르며 드러난 한국의 정치 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 참담했다. 진보와 보수, 혹은 좌파와 우파로 편을 갈라 싸우는 이전투구의 양상, 정책 토론보다는 상대의 언행을 문제 삼는 모습 등, 오늘날 한국 정치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것은 전혀 미래적이지도, 혁신적이지도 못한 구태 정치의 표본이다. 그런데 토플러 부부의 주장에 의하면 이 같은 구식 정치 체제의 위기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 많은 국가들이 근대 이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의 폭주를 경험 중이다. 가족, 보건, 도시, 가치관 등 여러 분야에서 위기를 겪고 있으며, 무엇보다 정치 시스템의 위기가 사람들의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토플러 부부는 왜 이러한 위기들이 지금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오늘날 세계의 정치권과 정부에서 예외 없이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좌절과 혼란을 우리가 과연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자문하며 진단을 시작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과거에 통용되던 정치적 분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이제 ‘우파’니 ‘좌파’니 하는 말, ‘진보주의’니 ‘보수주의’니 하는 수사도 예전의 익숙하던 의미와는 상당히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토플러는 우리가 직면한 정치 분야의 이 같은 격변이 피할 수 없는 흐름임을 지적하며, ‘정치의 이동’이라는 테제를 명확히 이해하지 않는 한, 이 당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정치의 이동’과 ‘제3 물결 정치 모델’ 지금 당장 새로운 정치 모델로 전환하라!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정치의 이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토플러 부부가 강조해온 ‘제3 물결 정치 모델’로의 성공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들은 정보의 발전과 확산이 인류의 생산 및 권력 활동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 같은 제3 물결 문명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꾸준히 지적해왔다. 그러나 정치, 경제, 사회, 전쟁 등의 분야에서 그전과는 전혀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토플러 부부가 제시하는 개념이 정치 분야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치인들과 기자들, 논설가들 가운데 ‘제3 물결 정치 모델’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그간 별로 없었던 게 현실이다. 또한 토플러 부부가 제시하는 ‘제3 물결 정치’라는 개념을 정책 제안, 정치 캠페인, 정부 활동 등에 도입하려는 체계적인 노력도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제3 물결 정치 모델의 도입을 무시해온 국가의 정치권은 현재 좌절과 회의론, 냉소와 절망의 함정에 빠져 있다. 이미 세상에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 중인데, 정치권과 정부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서 이들 국가의 정치 시스템은 그 근간이 침식되고 있는 것이다. 제3 물결 정치 모델이 제시하는 개념을 빼놓고는 오늘날 산업화된 세계의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좌절과 혼란을 제대로 파악하고,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변화를 가속화할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정치의 이동’, 즉 제3 물결 정치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21세기의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반직접민주주의와 의사결정 분배의 중요성 토플러 부부가 제시하는 제3 물결 정치 모델에서 ‘반(半)직접민주주의’와 ‘의사결정의 분배’는 핵심적인 사항이다. 이들은 이제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를 혼합할 수 있는 많은 창의적인 방법들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공상적’으로 보일지 모르는 제안들을 자꾸 하는 이유는, 기존의 정치 시스템이 사람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원래의 의도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그 수명이 300년이나 된 기존의 정치 시스템 밖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이데올로기나 사회적 모델을 비롯한 구시대의 잔재들로는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들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우선은 좁은 지역에서의 실험을 거친 후 더 넓은 범위로의 적용을 추진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제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간접민주주의에 대한 반감은 더욱 강해지고 있는 반면,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반감은 약해지고 있는 게 오늘날의 상황이다.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의 혼합 형태인 반직접민주주의라는 개념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기괴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자들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구상하는 데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저자들이 생각하는 미래 정치를 위한 또 다른 핵심 원리는 의사결정의 부하를 분산하고 의사결정으로 인해 영향받는 사람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이양해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리더들을 자주 교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며, 정치 시스템의 무력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저자들은 이 원리를 ‘의사결정의 분배’라고 부른다. 의사결정의 분배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우 악랄한 지역의 독재자들을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많은 경우 지방정치는 중앙정치보다 훨씬 더 부패해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중앙의 의사결정권자들이 핵심적인 의사결정은 전부 다 중앙에 존속시킨 채 귀찮은 것들만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전폭적인 권한의 분산화가 없다면 많은 정부들이 정치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문제점을 감안하더라도 의사결정의 부하를 나누고,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지역 수준으로 내려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제안은 ‘마을 자치’의 시대로 돌아갈 것을 꿈꾸는 낭만적인 무정부주의자들의 주장이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복지 혜택 축소를 바라는 부자들의 성난 목소리와는 분명히 다르다. 아무리 컴퓨터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기존의 정치 구조들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의사결정의 양과 질적 수준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기존의 정치 구조들로 쏟아지고 있는 정보의 양과 의사결정의 부하는 이미 그 한계를 넘어섰다. 경제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사회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들에서 탈대량화 분산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만 대량화?집중화의 상태로 남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의사결정의 분배라는 것은 결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이는 예산, 세금, 토지, 자원 등에 대한 통제권을 두고 벌이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치열한 싸움을 수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집중화되어 있는 많은 나라들에서 의사결정의 분배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플러 부부는 주장한다. 변화에 대한 모든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아이디어 암살자들’과 맞서 싸워라! 저자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정치적 리더들은 외부로부터 강력한 압박을 받거나, 위기 상황이 심각해져 그대로 두었다가는 폭력적 혁명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갖기 전에는 결코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변화에 대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우리는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해야 하고, 신기하고, 놀랍고, 급진적인 것들 앞에서 서둘러 생각을 닫아버리지 않도록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 또한 아무리 불합리하고, 압제적이고, 진부한 것이라 하더라도 기존의 제도들은 지키려 하는 반면, 새로이 제안되는 제도들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는 딱지를 붙여 그대로 죽이려 하는 이른바 ‘아이디어 암살자들’과도 싸워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사회에 이단적인 사상이라 하더라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 전환의 과정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기존 정치 시스템의 붕괴가 폭군의 출현으로 이어지거나, 아니면 혼란 때문에 새로운 민주주의로의 평화로운 전환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말이다. 토플러 부부는 우리가 지금 당장 ‘제3 물결 정치 모델’로의 전환을 시작한다면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 구조만이 아니라, 문명 그 자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짜릿한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세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제2의 물결 혁명을 이루어냈던 앞선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역시 새로운 문명을 창조할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 세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의 이동’과 ‘제3 물결 정치 모델’에 대한 이해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도전해야 할 과제이며, 이 격동의 시기에 우리가 다시금 토플러 부부의 저작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