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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정은 복어를 잡아 올리면 성이 나서 배를 부풀려 입으로 늙은 개구리가 울부짖는 소리를 낸다며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면서도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몸이 구형이라 민첩하지 못한 복어는 위기를 맞으면 입으로 물을 마셔 위장 아랫부분에 있는 ‘확장낭’이라는 신축성 있는 주머니에 물을 채운 다음, 식도 근육을 축소시켜 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여 몸을 서너 배까지 부풀린다. 물속에서 들이마시는 물의 양은 체중의 두 배 이상도 가능하다. 몸을 원상태로 회복시킬 때는 식도 근육의 긴장을 풀어 입이나 아가미로 물을 뿜어낸다. 그런데 복어는 담정이 관찰한 것처럼 물 밖으로 잡혀 나와서도 몸을 부풀린다. 아가미구멍을 통해 물 대신 공기를 들이마셔 확장낭을 채우는 것이다. 영어로 ‘퍼퍼(Puffer)’라 부르는 것도 복어가 물과 공기를 빨아들이면 ‘펍’ 하고 부풀어 오르는 데서 따왔다.
---「석하돈」중에서 염장 유통은 안동 지방 특산품이 된 간고등어의 예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고등어 역시 등 푸른 생선으로 부패가 빠르다. 동해안에서 잡은 고등어가 안동으로 수송되는 데는 하루쯤 걸렸을 것이다. 상인들은 안동에서 반나절 거리인 임동 챗거리장터에서 고등어에 소금을 쳤다. 챗거리장터에 이르면 고등어가 얼추 상하기 직전이 되는데, 이때 소금 간을 하면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와 소금이 어우러져 가장 맛있는 간고등어가 된다. 어쩌면 진해 등 남해안 어촌에서 내륙으로 정어리 등의 해산물을 보낼 때 거쳐 갔던 곳이나, 특색 있는 염장 방법 등이 있었을지 모른다. 이처럼 『우해이어보』는 19세기 남해안 어촌의 풍습을 고증하여 문화유산을 발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서의 가치 또한 지닌다. ---「증얼」중에서 삼치에 ‘망할 망(亡)’자가 붙은 데에는 다음과 같은 민담이 전해진다. 과거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한 아무개가 동해에서 잡히는 삼치 맛에 감탄했다. 관찰사는 자기를 이곳으로 보내준 한양의 정승에게 인사치레라도 할 양으로 큼직한 것을 골라 수레 가득 실었다. 강원도에서 출발한 수레가 한양 정승 집에 도착한 것은 며칠이 지난 후였을 것이다. 삼치를 받아든 정승은 큼직하고 미끈한 모양새에 흡족했다. 그런데 그날 밥상에 오른 삼치 맛을 본 정승은 입안에 가득 차는 썩은 냄새에 비위가 상해 몇 날 동안 입맛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겉모습은 멀쩡해도 속은 이미 상할 대로 상해버린 탓이다. 정승은 괘씸함에 관찰사를 파직시키고 말았다는데…. 관찰사 입장에선 삼치 때문에 벼슬길이 망한 꼴이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삼치를 망어로 부르게 되었으며 사대부는 벼슬길에서 멀어지는 고기라 해서 멀리하였다고 한다. ---「삼치」중에서 담정은 “호사호사(?魚?)는 앞으로 나아가면 문어와 같고 앉아 있으면 큰 게와 같다. 일어서서 머리를 들면 흰 승복을 입은 늙은 중과 같으며, 머리를 숙이면 농가에서 벼를 타작하는 다리가 높은 평상(平床)과 같다”고 했다. 담정의 묘사와 생태적으로 가장 근접하는 종은 극피동물에 속하는 ‘문어다리불가사리’이다. 하지만 담정이 이야기하고자 한 호사(?魚?)는 당시 구설에 올랐을 파계승의 행각을 빗대어 해학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마을 처녀와 정분이 난 파계승이 밤이 되면 모래펄 언저리, 돌밭 갈대숲, 여뀌 무더기 사이를 기어와 몰래 처녀를 만나곤 했을 것이다. 바닥에 엎드려 몰래 기어 다니는 파계승의 민둥머리가 문어 몸통을 닮았음이 그려진다. 이 파계승이 문어를 잡기 위해 횃불을 들고 나선 주민들에 발각되고, 주민들의 호통에 쫒기다 새끼줄에 묶여 잡히지 않았을까. 담정은 마을 사람을 피해 황급하게 도망가던 호사(?魚?)가 잡혀 넘어지는 소리가 집이 무너지는 소리와 같다고 했다. 파계승의 종말을 의미한다. ---「호사」중에서 개불은 생김새가 그다지 호감을 주지 않는다. 스스로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는 붉은 빛이 도는 유백색의 길쭉한 몸이 남자의 성기를 꼭 빼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보에서는 개불을 해음경(海陰莖)이라 쓰고 생긴 모양이 말의 음경 같다고 설명했다. 구태여 『우해이어보』에서 해음경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개불’이라는 이름 자체에도 성기와 관련성이 담겨 있다. ‘개의불알’이 그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말의 음경이고, 개의 불알일까? 선조들은 사람의 그것과 빗대기에 다소 민망한 대상에 개, 말 등의 접사를 붙여 해학적으로 쓰곤 했다. ---「해음경」중에서 담정은 여러 가지 색의 헝겊을 바르고 끈으로 매달아 허리띠에 차는 노리개인 ‘부전조개(雕介附鈿)’를 통해 당시 어촌마을 여자아이들이 한양 여자아이들에 비해 유행에 뒤처져 다소 촌스럽다며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마 한양 여자아이들은 작고 귀여운 모시조개 패각에 비단을 치장했겠지만, 우해지역 여자아이들은 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모시조개가 귀하다 보니 큼직한 명주조개에다 들판의 쪽풀로 물들인 헝겊으로 치장했을 것이다. 이를 두고 담정은 ‘효빈(效?)’ 같다고 했다. 효빈(效?)은 ‘서시효빈(西施效?)’의 줄임말이다. 중국 고대 4대 미녀 중 하나인 월나라 서시는 얼굴을 찡그려도 예뻤다 한다. 그것을 본 당시대 여인들이 서시를 흉내 내어 일부러 얼굴을 찡그리며 다녔다는 데서 서시효빈(西施效?)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이는 쓸데없이 남을 흉내 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해학적 표현이다. ---「사합」중에서 담정은 『한서(漢書)』 ‘왕망전(王莽傳)’에서 왕망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야기하고자 “복어(鰒魚)를 먹었다”라고 기록했는데, 여기에 나오는 복어(鰒魚)가 바로 전복이라며 전복의 유명세를 언급했다. 전복이 유명세를 얻은 이유는 해산물 중 맛이나 영양 면에서 으뜸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을 위해 전복을 먹었다고 한다. 전복에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아미노산이 풍부해 병을 앓은 뒤 원기 회복과 피로 회복에 특히 좋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는 전복을 해삼, 상어지느러미, 물고기 부레와 함께 최고의 강장식품으로 대접해 ‘조개의 황제’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복」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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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려(金려,1766~1822)
호는 담정(담庭)이다. 1797년 겨울 강이천의 비어사건에 휘말려 함경북도 북동부 부령으로 유배되었다. 1801년(순조 1) 신유박해(辛酉迫害) 시 천주교도와 친분을 맺은 혐의로 체포되어 혹독한 문초를 당한 후 1801년 4월 우해로 유배지를 옮기게 되었다. 동시대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한 손암 정약전 선생(1758~1816)이 실학자적 관점에서 1814년 『자산어보(玆山魚譜)』를 저술했다면 담정은 감수성 넘치는 시인의 시각으로 바다생물을 관찰하고 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