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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EPUB
eBook 생명의 정치
변화의 시대에 여성을 다시 묻는다 EPUB
강금실
로도스 201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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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감사의 말
서문.. “새들의 판결”

1. 여성
여성과 여성성에 대하여
소통과 공감의 상징, 바리데기
아테나, 평화와 정의를 구현한 여신
아라크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은 여인
여성은 미래 생태 문명의 선구자
생태 패러다임
「아바타」와 「매트릭스」로 본 미래의 여성상

2. 생명
모든 생명체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네트워크 문화의 출현을 알린 촛불집회
저항을 넘어 축제로
촛불집회의 바탕이 된 저항의 발자취
‘미래 생명’이 정치 의제로
여성이 이끈 생명운동
죽음의 크레인과 희망버스
무상급식, 다음 세대를 위한 생명운동
생명 존중의 가치와 정치적 선택
인간과 지구의 공존을 모색하는 생협운동
여성성을 바탕으로 한 민주적 모델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불법사찰
분향소 문화, 생명을 위한 간절한 호소
여성과 청소년 자살 행렬의 의미

3. 권력
우리 모두는 생명의 힘을 지닌 존재다
생명의 힘과 국민의 권력
권력이라는 이름의 오해
권력 의지 대신 헌법 수호 의지를
폐기해야 할 유산, 박정희 패러다임
반생명, 반여성의 군사문화
소통의 부재와 획일화된 관료문화
모든 것은 정치 정의로부터
MBC 사태와 권력의 야만성

4. 생태
지금은 생태적 사고가 요구되는 시대
생태 정의와 4대 강 사업
성 평등 실현과 여성성 회복을 기대하며
여성 문제는 생명의 문제다
새로운 생명 이야기를 위하여

맺는 말.. 정치란 우리의 삶을 지키고 만들어가는 것

저자 소개 1

재단법인 지구와사람 대표,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 1957년에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판사(1983~1996), 첫 여성 로펌 대표(2000~200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2001~2003), 첫 여성 법무부 장관(2003~2004), 첫 여성 서울 시장 후보(2006) 등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영역을 개척해온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법조인, 정치인으로 엘리트 코스를 성공적으로 걸어오면서도 사회와 권력, 진리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숙고했다. 2008년,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권력 패러
재단법인 지구와사람 대표,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
1957년에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판사(1983~1996), 첫 여성 로펌 대표(2000~200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2001~2003), 첫 여성 법무부 장관(2003~2004), 첫 여성 서울 시장 후보(2006) 등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영역을 개척해온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법조인, 정치인으로 엘리트 코스를 성공적으로 걸어오면서도 사회와 권력, 진리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숙고했다. 2008년,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권력 패러다임에 대한 성찰은 근대문명 비판과 생태 공부로 이어졌다. 생명, 문명, 지구라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삶과 사회를 바라보게 되었다. 2015년 지식 공동체 지구와사람을 창립해 생태대 문명 패러다임 연구와 전파에 힘쓰고 있다. 경기도 기후대응?산업전환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강원문화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 《지구를 위한 법학》(공저), 《생명의 정치》 《오래된 영혼》 《서른의 당신에게》 등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년간 공부하고 사유한 생태적 세계관과 지구 거버넌스의 핵심을 압축적으로 제시한 패러다임 전환의 지침서다. 산업문명의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가 마주한 지구적 현안을 살펴보고, 미래지향적 가치관과 근본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지속가능한 지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톺아본다. 특히, 자연에게 법적 주체의 권리를 부여하는 지구법학은 생명 공동체의 공존의 질서를 제공한다. 탄소중립, ESG경영 등 변화를 위한 모색이 활발한 지금, 《지구를 위한 변론》은 문명 전환 논의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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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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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3.0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6만자, 약 2.4만 단어, A4 약 67쪽 ?
ISBN13
9788996812753

책 속으로

한동안 나라 전체가, 또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권력의 폭력적인 탄압을 받아왔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쟁과 같은 재난이 닥치면 언제나 여성이 가장 큰 희생을 치러야 했고 지금도 그 차별의 현실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만났던 여러 여성분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소중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성의 회복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권력이 해체되어 비로소 국민에게 제대로 귀속되고 진정한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성성 회복이야말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본질적인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여성이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p.18-19

특히 21세기인 지금, 지구 전체의 위기라 할 수 있는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여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의 문명사학자이자 지구학자인 토마스 베리(Thomas Berry)는 지구 파괴의 수준이 신생대를 끝낼 정도로 대규모의 지질학적 위기임을 지적하면서 인류 공존을 위한 새로운 생태대(Ecozoic) 문명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시기가 주로 여성의 원형에 의하여 인도될 것이라고 말한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처럼 인간이 자연을 일방적으로 마구 파괴하고 착취하는 게 아니라, 생명을 보호하고 양육하고 섬세한 손길로 돌보는 미적 감수성과 내적 자발성의 문화를 열어갈 때 우리의 미래가 가능해질 거라는 뜻입니다. ---p.37

우리의 삶은 나, 국가, 인간이라는 협소한 차원이 아니라 생태계 속 다른 생명체들과, 지구에서의 공동 생존을 진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필연성을 갖게 됐습니다. 폭염 사태에서 보듯 이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구 생태계의 순환관계와 상호 연관을 통해서만 설명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생태계를 포함한 지구 네트워크 공동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호 공감과 소통의 문제가 더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p.42

그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SNS 정치혁명’이라 부를 만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10월에 있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트위터리안들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여 진정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었고, 결국은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를 시장에 당선시켰습니다.(......) 생동하는 생명 네트워크는 이제부터 권력에 맞서 정치를 바꿔 나갈 것입니다. 탄압과 저항, 왜곡과 기만이 있다 하더라도 이 거대한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 생명의 본질이 물로 표현되듯이 생명 네트워크적 진화의 흐름은 거대한 강물입니다. 이것이 세계사의 흐름입니다. ---p.54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은 권력이 생명을 억압할 때마다, 광장에 모여 생명의 힘을 보여주었고, 잘못을 바로잡아왔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살아 있는 생명으로서 우리 사회는 생명을 억압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저항에서 출발하여 2008년 촛불집회의 축제와 문화로 도약한 것입니다.(......)이러한 저항의 역사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역사의 전환점마다 정치권력에 의해 생명이 안타깝게 희생되는 사건이 일어났고, 이러한 사건은 대중을 분노하게 하여 저항을 촉발시켰습니다. ---p.59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적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였던 이들은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오프라인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정형화된 소통 형식이나 참여방법, 규율이 없었고, 비용 출자 역시 자율적이었습니다. 단지 생명이라는 주제에 대한 공감과 연대감과 소통이 바탕을 이룰 뿐이었습니다. 축제이기 때문에 여학생이나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나 각계각층의 모든 세대가 자유로이 참여하는 문화제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촛불문화제의 다양한 성격이 우리가 찾아보았던 여성성의 전형에서 볼 수 있는 종합적인 성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는 이미 본능적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구현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정치적 측면이나 정부 비판이라는 협소한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p.68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선언과 함께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닌 생명의 힘을 국가 질서의 측면에서 정의한 것입니다. 국민의 권력이라는 것은 공동체의 구성원인 우리라는 생명 집단이 국가권력의 원천임을 선언한 것입니다. 국가권력은 국민의 힘이고 오로지 국민으로부터 나올 수 있습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민은 생명입니다. 국민은 유일한 힘입니다.(......)어느 누구도, 어느 정치집단도 이를 거역할 수 없습니다.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며 정권을 잡았던 5.16 군사쿠데타의 정치군인들도, 국민을 학살하고 정권을 강탈한 전두환 군부정권도 이 국민주권과 국민의 권력 선언,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근본 규범의 조항들을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외형상 이 헌법 조문들을 내세우며 권력의 강탈을 정당화하려 시도했습니다. ---p.106

대통령이 되려는 의지는 권력 의지가 아니라, 철저하게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공익을 추구하고 헌법의 가치에 봉사하겠다는 ‘공동선에 대한 의지’여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생명은 공동선의 기본 토대이죠. 권력을 말하는 순간 그것은 사유화될 위험에 놓이게 됩니다. 헌법 제66조는 대통령이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고 할 뿐이지 대통령이 권력을 갖는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권한을 위임할 뿐입니다. ---p.115

박정희 패러다임은 한마디로 말해 과도하게 남성화된 군사문화입니다. 명령과 복종체계로 이루어진 군사문화가 국가기관, 사회조직 그리고 문화 전체를 지배했습니다. 이는 1980년대 정치군인들에 의한 군부독재로까지 이어졌으며, 이 군사독재 시대에 형성된 가치관으로 전 국민이 획일화된 군사문화에 편입됐습니다. 권력에 대한 충성과 성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이 관철되었습니다. 그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인간을 대상화하고 사물화했으며, 정권 유지와 정적 탄압을 위해서 분열과 증오를 조장했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여전히 지배문화 속에 공고히 남아 있고, 지금 전 사회적으로 일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여성성과 수평적 네트워크)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획일화된 군사문화는 필연적으로 생명의 다양성과 개인의 내면적 자유를 침해합니다. 생명의 친교를 해치고 서열과 성별, 지역별, 계층별로 분리해서 증오와 적대를 조장합니다. ---p.123

2003년 법무부 장관으로 부임했을 때의 일입니다. 과천청사 건물은 장관실을 제외하고 일반 직원들이 근무하는 방의 창문이 너무 작아서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한 시대의 패러다임은 인간과 문화 전체를 지배합니다. 검사장들을 일렬횡대로 서서 차렷, 경례를 하게 했습니다. 법무부에는 군사문화적 관행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이 문화를 고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법무부 업무가 잘못되는 것도 아니고 검사 업무의 엄중함이 흐트러지는 것도 아닙니다. ---p.130

근대의 인간상은 주체와 객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기반으로 해서 인간 외의 모든 존재를 대상화하고 사물화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인간은 대개 남성을 의미합니다. 역사적으로 아주 멀리까지 소급해서 근원을 찾아보면 광범위하게 일어난 성차별이 지배와 억압의 이분법적 구조의 뿌리 깊은 토대입니다. (......) 하나의 성이 주류가 된 사회에서는 인간 집단의 균형은 물론 인간 본성의 조화로운 성장도 억압당하거나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권력 패러다임의 사회는 출세와 성공이 행복의 기준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지요. 과다경쟁이 지배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수평적이고 공감을 바탕으로 한 소통을 가로막습니다. ---p.158

지금 우리가 공유하는 인본주의적,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해서 공동체의 기원과 과정을 성찰하고 기록하는 과업은 우리의 현재를 인식하고 올바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공동체의 삶이 겪어온 아픔과 고난, 자랑스러운 위업과 연대의 사건들을 나와 우리의 탄생과 성장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때 우리의 자아는 커지고 생명 공동체로의 전진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성찰과 축제의 생명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도록 노력하면서 진정한 공존과 평화의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기를 꿈꾸어봅니다.

---p.174

출판사 리뷰

“여성은 생명입니다.
우리는 생명이 약동하는 새로운 정치를 꿈꿉니다.
꿈은 우리를 미래로 열어줍니다.”

“생명과 정치가 여성(성) 안에서 다시 태어나고,
수평적 네트워크가 낡은 권력의 질서를 혁신한다!”


대선의 계절, 정치의 계절이다. 여당의 대선 후보로 여성인 박근혜 후보가 나섰다. 바야흐로 여성을 위한 정치가 꽃피고 있는 것인가? 박근혜 후보는 진정한 여성 후보인가? 이는 다시 보다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여성은 누구인가? 여성성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여성을 위한 정치는 무엇인가? 누가 진정으로 여성과 함께 하는가? 여성은 어떻게 자신의 정치를 구현할 것인가?

현재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를 반대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승리하고 어떻게 상대방을 패배의 늪으로 빠트릴 것인가에 대한 정치 공학적 고민들만 난무하고, 어느 누구도 여성과 정치의 본래적 관계, 그리고 정치의 본성, 그리고 우리 사회의 정치가 지향해야 할 문명사적 방향의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이러한 근본에 대한 사유는 철학이나 종교의 영역으로 간주되면서 정치와 철학, 정치와 사유, 정치와 문화의 관계는 점점 멀어져가는 현실이다. 그리하여 여성의 사회적 조건과 정치적 역할에 대해 분석하는 책들은 간간히 있어 왔으되, 여성 정치에 대한 통합적 사유를 펼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여기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펴내는 “생명의 정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그러한 융합적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소중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구체적인 체험으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사회의 역사적 조건에 대한 폭넓은 조망을 거쳐서, 문화 영역에 대한 비평적 안목, 그리고 문명사적 전환에 대한 철학적 사변으로 나아가며 여성과 정치에 관련된 풍부한 사유를 종횡무진 펼쳐내고 있다.

저자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여성으로서 “처음”의 영역을 개척하면서 이제까지 정치와 법의 영역에서 뚜렷한 자취를 남겨왔다. 첫 여성 민변 부회장, 첫 여성 로펌 대표, 첫 여성 법무부 장관, 첫 여성 서울 시장 후보 등이 그가 여성으로서 거친 역사적 자리들이었다. 이 긴 여정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의 본래적 자리를 회복해야 한다는 자신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에 다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신이 원하는 역사적 변화가 단순하게 사회적 권력의 정당한 배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것은 분명히 문화의 문제이고 개념적 패러다임의 문제이며, 더 나아가 생태적 혹은 문명사적 문제라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그 같은 문제의식과 보다 정면으로 대결하기 위하여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 진학하여 생명과 생태와 문명의 문제에 대한 고민에 더 파고들었다.

이제 그가 여성과 정치, 생태와 생명이라는 화두에 대한 그간의 치열한 사유를 담아 우리 앞에 나타났다. 여기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여성과 정치, 권력과 생명를 잇는 지적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권력은 반생명이다. 권력은 타인을 억압하고 자신을 관철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이 권력의 패러다임은 그동안 우리의 역사에서 여성과 여성성을 억압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소외시키며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조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장치 중의 하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시 여성에 주목해야 한다. 여성은 생명의 탄생과 양육을 담당한다. 그리고 여성성은 수평적 네트워크와 소통을 상징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성숙한 공동체로 한걸음 더 진화하기 위해서는 여성과 생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의 이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은 여성, 생명, 권력, 생태라는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로도스에서 펴낸 “생명의 정치 - 변화의 시대에 여성을 다시 묻는다”는 그의 첫 번째의 정치 에세이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진전되고 확장된 사유들이 활발하게 펼쳐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각 장 개요

제 1장 여성


‘여성’이라는 말은 사실 오랫동안 차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제 가부장적 문화 속에 억압되어 있던 여성성을 회복하여 진정한 양성평등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전통 신화 속에 감추어진 여성성에 대한 전형에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간다. 우선 우리의 전통 신화 “바리데기”를 생각한다. 죽을병에 걸린 오구 대왕을 살린 이가 여성인 바리데기였다는 점, 바리데기가 불사의 약을 구해오는 과정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는 점, 그리고 바리데기가 권력을 폭력성을 폐기했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 여성성이 지향해야 나가야 할 과제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서의 아테나 여신에게도 주목한다. 그는 평화와 정의를 구현하며, 또한 길쌈을 주관한다. 길쌈은 바로 현대적 의미에서의 망(網)이고 네트워크(network)이며 웹(web)이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생명의 가장 내적인 본질이다.

저자는 또한 영화 “아바타”와 “매트릭스” 속에서 생명의 주관자이자 공감과 소통의 능력의 구현자인 여성의 본래적 모습에 주목한다. 이제 남성의 수직적 권력의 문명에서 여성성의 본질인 수평적 소통은 적극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제 2장 생명

2008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촛불집회는 네트워크 문화의 힘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리고 여성이 이끄는 생명운동이었다. 또한 저항의 역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바로 생명이 희생되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 국민들이 당대의 정치 권력에 일어나 저항했다는 점이다. 4.19가 그랬고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던 소위 YH 사건이 그러했으며 1980년 광주 학살,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같은 해 6월 이한열 열사 사건이 그러했다.

우리 사회에서 생명의 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촛불 시위가 그러했으며 “희망 버스”의 김진숙, 그리고 무상 급식 운동, 생협 운동이 그러하다. “분향소 문화”는 생명을 위한 간절한 호소를 상징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인 여성과 청소년의 자살율이 높다는 것은 보다 근본적으로 생명의 회복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제 3장 권력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권력이 집권자에게 양도되면 그것이 본래의 권력의 근원인 국민의 권력보다 강해지는 권력의 도착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권력의 패러다임 혹은 권력의 메커니즘으로 세상을 읽고 이해하며 통치하려는 집단적 욕구로 진화한다. 사실 정치적 영역에 부여된 것은 권력이 아니라 권한일 뿐이다. 따라서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정치인들은 권력을 확대하는 일이 아니라 공공선을 확대하고 헌법을 수호하려는 일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아야 한다.

권력에 대한 인식의 도착은 사실 독재정권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경험을 “박정희 패러다임”이라고 부르자. 이 폐기되어야 할 유산은 유감스럽게도 현 정부에 의해서 확대되었다. 이 박정희 패러다임의 본질은 한마디로 과도하게 남성화된 군사문화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획일화된 군사문화의 지배 속에서 살아왔다. 그것은 수평적 다양성을 억압하는 반생명 그리고 반여성의 문화이다.

그리고 이런 권력 지향적 패러다임은 상명하복의 질서만 강요함으로써 자유롭고 수평적인 소통을 억압한다. 이런 권력의 질서를 폐기하는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존하는 삶의 보존”이라는 가치의 정립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권력 패러다임 자체를 뛰어 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단순히 경제적 민주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정치적 정의를 올바로 세우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최근의 MBC사태는 현 정부가 정치적 정의를 올바로 세우기는커녕, 앞장서서 그를 파괴하는 현 세태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다.

제 4장 생태

권력의 패러다임에서 생태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문명사적 필연성을 지닌다. 이렇게 보면 4대강 사업은 불행한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충분한 소통과 대화를 거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연의 생명을 억압하는 반생태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생태 패러다임은 소통과 수평적 네트워크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여성성 회복의 문명사적 필연성을 재발견한다. 근대의 인간은 주관과 객관을 구분하고, 인간인 주관이 자원으로서의 객관을 이용하는 세계관을 정립했다. 당연히 이런 이분법에서는 여성도 억압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제 새로운 세기를 열어야 한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제반 사회적 조건은 여성들에게 불리하다. 여성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노동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한편 여성의 정치 참여도는 여전히 낮고 임금 격차 또한 크다.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적 이슈에 참여하여 조건을 개선하고 참된 양성평등 사회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며 우리 사회의 남녀 간에 존재하는 차별 구조를 폐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추천평

이 책은 생명이란 키워드로 여성, 생명, 권력, 생태 등의 다양한 주제들을 저자 특유의 체험적인 고찰과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습니다. 날카롭되 찌르지 않고 비판하되 편을 가르지 않는 공감과 소통의 언어가 아름답습니다. 막연했던 것들이 분명해지고 추상적이었던 것들이 구체화되어, 눈이 밝아진 느낌으로 고개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무관심하게 바라보았던 현시대의 반생명적 현상들을 성찰하게 되면서 마음이 조금 무겁고 다급해집니다. 더 정의로운 나라, 더 행복한 가정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열정의 발걸음이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새롭게 자각하면서 말입니다.
이해인 (수녀, 시인)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무고한 생명들을 짓밟더라도 개발과 성장 위주의 세상으로 나아가겠다는 지난 세월의 물결은 이제 큰 여울목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여울목을 휘돌아 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물길은 곧 방향을 틀어 생명과 공존을 향해 흐를 것입니다. 물론 험하고 먼 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강금실 전 장관이 힘주어 말하고 있는 생명과 여성(성)의 정치를 우리 함께 통찰한다면, 수평적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우리 모두의 즐거운 노력이 함께한다면, 새로운 평화의 문명적 전환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 책은 공동체의 전체 질서와 개별 삶들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우리 시대의 현실을 사례로, 넓고도 촘촘하며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냅니다. 젠더, 소통, 참여, 정의, 생태의 관점에서 희원하는 인간 존중과 생명 존중의 공동체를 향한 깊은 사유는, 현실과 이상의 정확한 접점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은 전체를 만나야 살아나고, 전체는 개인을 살려낼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현실이 낳은 우리 시대의 사유가 이토록 구체적이면서도 보편적이고, 이토록 철학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지평에 도달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시민적 삶’을 고뇌하는 ‘모든 개인들’과, ‘인간적 공동체’를 희구하는 ‘모든 시민들’이 함께 읽고 함께 담론하여, 함께 사는 사회를 함께 꿈꾸고 함께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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