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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자물쇠
질주하는 사자死者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그리스 개 신 미타라이 기요시의 뜻 _ 시마다 소지 |
Souji Shimada,しまだ そうじ,島田 蔣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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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까이에 있던 미타라이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딱히 급한 볼일도 없는 듯, 눈을 살짝 감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어이, 곤란한데.” 나도 옆에 있던 퍼프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퍼프는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는 나무라에게 한마디 들은 것이 아직도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오늘 6시부터 NHK에서 칙 코리아 라이브를 하잖아. 이러면 볼 수 없겠는데.” 버드케이지에는 텔레비전은 보이지 않았다. 퍼프도 그 말을 들으니 혀를 찼다. “그거 진짜야?” 가까이에서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미타라이였다. 순간 잠이 깬 것 같다. “예, 그런데요.” “6시부터?” “예.” “지금 몇 시지?” “4시인데요…….” 그러자 미타라이는 시체를 앞에 두고도 보인 적이 없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두 시간 남았잖아. 큰일인데. 좋아, 어쩔 수 없지.” 그리고 그는 현관 쪽을 향하는 형사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잠깐, 죄송합니다, 형사님! 범인을 알고 싶으십니까?” 그러자 나카무라 형사는 걸음을 뚝 멈추고 이쪽을 돌아보며 어리둥절해했다. 그도 그런 당연한 말을 들으면 대답하기 곤란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쓴웃음을 짓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대체 무슨 농담입니까.” “좀 급한 일이 있어서요, 범인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지금 수갑은 갖고 계십니까?” 그러자 형사도 제법 익살이 풍부한 사람인 듯, 말없이 정장 주머니에서 빛나는 금속을 꺼내 어깨 근처까지 올리고 흔들었다. “보시다시피 갖고 있습니다, 형사의 기본이죠. 일단 말을 들어볼까요. 누구를 체포하면 되는 겁니까?” --- 「질주하는 사자死者」중에서 (……) 아오바도 그렇게 물었지만, 그 후 우리는 미타라이는 뭐하고 있느냐며 미지의 독자로부터 빈번히 편지를 받게 되었다. 자는 건지 죽은 건지, 살아 있다면 근황을 알려달라고 하는 편지들이었다. 게다가 이런 편지 대부분이 어찌된 일인지 여성이었다. 출판사 쪽에도 이러한 편지가 보내진 듯해서, 편집자도 내게 재촉을 했다. 전화까지 몇 번 걸려왔다고 한다. 게다가 전화의 경우 100퍼센트 여성이라고 했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자, 미타라이의 팬 중에 여성이 많다는 실로 놀라운 사실에 나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당사자인 미타라이는 여성에 대해 조금도 흥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여성을 보면 그도 신사답게 행동하며 ‘빈틈없는 여성들의 배려는 참 멋지다.’ 같은 입에 발린 소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뒤로 돌아서 내가 곧 결혼하는 친구의 화제를 꺼내려고 하면 그는 바로 코웃음을 치며 빈정거렸다. “용기 있는 사람이네. 나라면 밑에 깔린 매트리스를 향해 오십 미터 상공에서 다이빙하는 남자 쪽이 훨씬 더 이해가 잘 가지만 말이지.” 또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결혼한다면 개 쪽이 나아.” 사실 그는 엄청나게 개를 좋아해서, 영리한 개가 있다며 1킬로미터도 아랑곳 않고 산책하러 가기도 했다. 독자 분들도 이 별난 남자의 그런 점이 더 궁금하실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에피소드도 소개해둔다. ---「그리스의 개」중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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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
불가능한 수수께끼와 아름다운 낭만이 깃든 네 가지 사건에 도전하다! 「숫자 자물쇠」 안팎 출입이 불가능한 밀실에서 발견된 시체. 그나마 출입이 가능한 나무 쪽문에는 숫자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숫자 자물쇠의 비밀번호 조합은 죽은 시체만이 알고 있었는데. 「질주하는 사자死者」 11층 맨션에서 사라진 남자가 13분 후 고가선로 위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목에서 발견된 교살 흔적. 시간 내에 절대로 닿을 수 없는 거리. 시체는 질주한 것인가?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2차 대전 때 활약했던 전투기 시덴카이를 연구, 보존한다는 기인의 등장. 그 이상한 부탁은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그리스 개」 물샐틈없는 경계가 펼쳐진, 물 위에서 진행 중인 유괴 사건. 일본의 오나시스라고 불리는 부호에게서 몸값을 받아내려는 유괴범의 기상천외한 계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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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미스터리의 신神이 들려주는 네 가지 이야기
올해 초 일본 「주간 문예춘추」에서는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추리소설을 각각 100편씩 선정한 바 있다. 일본 내 미스터리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27년만의 재집계로, 국내외 독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본격 미스터리의 신’이라고 불리는 시마다 소지는 이 집계에서 데뷔작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생존 작가로는 최고 순위인 3위를 기록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아시아 전역을 오가며 본격 미스터리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는 거장은 다시 한 번 건재함을 자랑한 것이다. 검은숲에서 출간된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는 시마다 소지의 대표 캐릭터인 미타라이 기요시가 등장하는, 시리즈 최초의 단편집이다. 밀실, 시체 이동, 사기, 유괴를 다룬 네 편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트릭과 그 논리적인 해결’이라는 시마다 소지의 장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특유의 낭만이 곁들여져 독자들에게 놀라움은 물론,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수수께끼와 그 해결, 추리소설 본연의 매력 오늘날, 추리소설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사회의 어두움을 고발하고 연쇄살인마와 맞서며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선사하기도 한다. 1841년 에드거 앨런 포가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으로 근대적 의미의 추리소설 탄생을 선언한 이래 170여 년, 국내 시장은 어느덧 장르의 최첨단 유행 속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빠른 흐름 속에서도 ‘놀라운 수수께끼와 논리적인 해결’이라는 추리소설 본연의 매력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그 존재가 드물기에 오히려 더욱 소중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는 그렇게 반짝이는 작품이다. ‘신본격’이라는 하나의 무브먼트를 제안할 정도로 추리소설에 천착했던 작가의 깊은 내공이 담겨 있는 탓이다. 눈과 귀를 현혹했던 불가능한 사건은 명탐정에 의해서 논리적으로 해결된다. 무질서가 질서로 바뀌며 놀라움은 경이로움으로 변한다. 이것은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카타르시스이다. 미타라이 기요시는 왜 커피를 마시지 않는가?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데뷔한 이래, 이제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며 가장 머리 좋은 탐정이 돼버린 미타라이 기요시. 광인으로 보일 만큼 괴팍하며 천재로 인정받을 만큼 명석하기도 한 그는 일정한 틀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탐정이다. 가수, 트럭 기사, 점성술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시마다 소지의 경험이 한데 섞인 미타라이 기요시는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탐정으로, 시마다 소지의 의지로 아직도 일본 내에서 영상화되지 않은 걸로 잘 알려져 있다.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미타라이 기요시’에 대한 일종의 안내서이다. ‘범죄 해결’에 재미를 느껴 명함을 파고 본격적으로 탐정 일을 시작한 미타라이 기요시는 「숫자 자물쇠」에서 서글픈 범죄를 해결하고는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질주하는 사자」에서는 화려한 재즈의 선율을 배경음악으로,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미타라이 기요시의 과거가 어렴풋하게나마 선을 보인다. ‘결혼을 할 거면 개와 하는 것이 낫다’고 말할 정도로 개를 사랑하는 미타라이 기요시는 「그리스 개」에서 죽은 맹도견의 복수를 다짐하며 사건 의뢰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