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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
이원우
도서출판도화 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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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
Oh Danny Boy와 클레멘타인
끝내 정지용의 ‘향수’
어느 김정숙 씨
세 李 씨의 사랑과 우정
제독과 서전트박(Sergeant朴)
동명이인도 이쯤 되면
OO부대와 여자 이야기
죽고 나서
‘비목’을 좇아서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수필문학』 『한국수필』등단. 『한글문학』 소설 신인상. 소설집 『연적(戀敵)의 딸 살아있다』 등 6권. 수필집 『죽어서 개가 될지라도』 등 16권. 노인민요집 2권. 논픽션 『이 몸이 죽어 학이나 되어』 1권 등 총25권. 한국소설가협회 이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한국가톨릭문인협회 이사·한국전쟁문학회 자문위원·한국문예 고문·대한가수협회 정회원·<실버넷뉴스> 문화예술관 운영위원·전 부산북구문인협회장 겸 문화예술인연합회장·덕성토요노인대학장(21년 무료 운영)·UNESCO 부산시협회 사무총장 및 부회장·부산명덕초등학교장·26사단 홍보대사·『부산일보』 『국
『수필문학』 『한국수필』등단. 『한글문학』 소설 신인상. 소설집 『연적(戀敵)의 딸 살아있다』 등 6권. 수필집 『죽어서 개가 될지라도』 등 16권. 노인민요집 2권. 논픽션 『이 몸이 죽어 학이나 되어』 1권 등 총25권.

한국소설가협회 이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한국가톨릭문인협회 이사·한국전쟁문학회 자문위원·한국문예 고문·대한가수협회 정회원·<실버넷뉴스> 문화예술관 운영위원·전 부산북구문인협회장 겸 문화예술인연합회장·덕성토요노인대학장(21년 무료 운영)·UNESCO 부산시협회 사무총장 및 부회장·부산명덕초등학교장·26사단 홍보대사·『부산일보』 『국제신문』 『부산매일』 칼럼니스트.

KNN문화대상·화쟁포럼 문화대상·『문학과비평』 문학대상·부산수필대상·『문예시대』 문학대상·허균문학상·경기PEN 문학대상·부산PEN 문학대상·『표암문학』 대상·한국전쟁문학상·부산북구 문학대상, 한국수필 제정 청향문학상·경기문학인 대상·자랑스러운 부산시민상 봉사 본상·자랑스러운 부산교대인상·쿠알라룸푸르 한인회장 감사패·황조근정훈장·부산교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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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434g | 140*210*18mm
ISBN13
9791190526036

책 속으로

약간 색깔이 든 안경을 썼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제갈종천이 흘리는 눈물을 보고, 스튜디오 안의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했으리라. 그들이 팔순의 노인에게 열거하지 못할 기나긴 사연이 있는 줄 몰랐음에야.
그로부터 월 1회 그는 부*을, 아니 방송국을 찾았다. 중동역이 부* 시내인 사실도 알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민감했던 정서도 누그러뜨려지고, 되레 정이 들어가는 것 같아 흠칫 놀라기도 하였다. 그게 간사함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 그 도시 쪽을 보고 오줌도 누지 않겠다는 결심은 어디 가고, 그 도시 한가운데 기독교 방송국에서 바지춤을 내리다니….
--- 「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 중에서

그래도 어머니가 워낙 억척스러웠다. 초가삼간 뒤의 땅을 마련하여 손바닥 크기의 땅을 개간해 가며 겨우 입에 풀칠을 한 것이다. 참, 오죽 답답했으면 아버지가 삼천을 낳았을 때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아이고, 고마바라. 마누라가 이번엔 고추 하나 뽑아냈네. 하지만 궝구 하나 늘었지만 우째 되겠지. 이름을 ‘삼천리’에서 ‘리’ 자는 빼버리고 삼천으로 하는 기라. 자갈밭이라도 좋으니 삼천 평, 아니 그 반의반 땅이나 마련해 보라는 아비 소원이다.”
--- 「Oh Danny Boy와 클레멘타인」 중에서

그로부터 태무에게는 색소폰이 친구를 넘어 반려자 수준으로까지 격상되었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태무는 색소폰을 몸에서 떼지 않았다. 출근까지 한가로운 시간이 있을 때면 태무는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래 위층에 사는 사람들이 직장인이고, 그 자녀들 또한 학생이라는 걸 아내가 일러 주었다. 어느 시간대에 연습을 하면 항의가 안 들어온다는 사실쯤은 태무도 꿰뚫을 수밖에. 태무의 말대로 이것도 혜안 아닐까?
--- 「끝내 정지용의 ‘향수’」 중에서

괴상한 차림의 노인을 보니 뭔가 느끼는 게 있었던 모양, 그가 물었다. 군 출신인가 보다고. 서전트박은 망설이지 않고 반세기 전 육군하사로 예편(제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에게 군에 갔다 왔느냐고 물을밖에. 물론이란다. 그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부사관이었냐고. 한데 상대의 대답이 그를 소스라치게 만들고 말았다. 예비역 장군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꾀죄죄한 차림은 아니지만, 그런 일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하지만 이야기를 좀 더 나누어 보니 그가 공군 장군 출신이란 건 단박에 사실로 판명되었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자신의 아들도 공군 아니었던가? 서전트박은 교실로 들어가는 걸 잠시 잊고 그를 부추겨 ‘공군가’를 부르자고 했으렷다?
--- 「제독과 서전트박(sergeant朴)」 중에서

상가에선 이 곡이 거의 필수였다. 문상객이 없어도 고인의 아들딸이나 가까운 인척들은 코를 훌쩍거리며, ‘아이고’ 혹은 ‘애고’를 연발해야 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거기엔 박자가 깃들어 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다른 상주가 다시 끼어들어 이를 받아 계속하는 하는 동안 조금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아무리 상주는 불현치라지만 그런 지혜(?)가 없으면 더러는 까무러친다. 그래서 곡은 지혜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 「죽고 나서」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소설은 이원우 작가가 스물한 번째로 펴내는 저서로 10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특별한 삶을 살아온 작가의 특별한 체험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독자들은 읽는 내내 특별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표제작인 「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은 업자로부터 20만 원짜리 상품권을 받았다는 혐의에 휩쓸린 교장의 20년 전 소회와 현재의 속내가 촘촘하게 전개된다. 금시초문인 상품권 때문에 부산에서 멀리 떨어진 천리타관의 검찰지청에서 치욕스럽게 조사를 받은 제갈종천 교장은 그 충격으로 온갖 병에 시달리며 죽음과의 싸움을 계속한다. 그 와중에 노인학교 학생 한 사람이 그 상품권을 자신이 중간에서 도둑질했다는 편지를 제갈종천 교장에게 보내고 샛강에서 자살을 한다. 퇴임 후 부산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던 제갈종천 교장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 조사를 받았던 도시의 경찰기독교 방송에서 복음성가를 부르게 되고, 큰 맘 먹고 지척에 있는 검찰지청으로 들어가면서 실로 켜켜이 쌓이고 얼킨 만감이 교차하다가 이윽고 한없는 평온에 휩싸인다. 노인학교 학생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회한이 작품 전반에 아프게 깔려있는 작품은 방황이 끝나는 제갈종천의 모습에서 삶의 진경이 느껴진다.

「Oh Danny Boy와 클레멘타인」은 오랜 세월 노인학교에 몸담았던 허허실許虛實 교수의 삶이 Oh Danny Boy와 클레멘타인 두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바탕으로 리얼하게 그려지고 있다. 허허실, 이순달 등을 비롯한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전쟁후의 우리 현대사 질곡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고, 그 질곡 속의 구렁텅이를 몸뚱이로 살아온 인물들의 모습이 매우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읽히는 감동이 크다. 아버지가 생각나면 엄마와 ‘클레멘타인’을 부르고 자다가도 일어나 Oh Danny Boy를 입에 올리다가 가끔 ‘아리랑’을 섞는 허허실(허삼천)의 삶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끝내 정지용의 ‘향수’」는 퇴직 후 교열부 말석을 지키며 우울증에 시달리는 화자와 섹소폰에 관한 이야기이다. 색소폰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국 손가락 검지를 절단해서 섹소폰 연주를 중단한 태무는 섹소폰의 대가를 만나 잃은 검지대신 키를 그만큼 늘이면 연주를 할 수 있다는 복음 같은 소리를 듣는다. 섹소폰을 수리하고 연습을 시작한 태무가 정지용 시인의 생일인 6월 20일 옥천에서 독창겸 섹소폰으로 ‘향수’를 연주하게 된다. 예술가 소설로 읽힐 정도로 노래와 섹소폰에 관한 집념과 애정이 몸으로 짙게 전달된다.

「어느 김정숙 씨」는 노인학교 학생들의 이름과 동명이인에 얽힌 삶의 편린들을 통해 노인들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그려내는 경쾌하면서도 겹 두터운 세태소설이다. 「세 李 씨의 사랑과 우정」은 뿌리를 같이하는 성주 이 씨와 경주 이 씨 사내 둘과 어느 여교사의 사랑과 우정에 얽힌 이야기를 시종 담백하게 들려준다. 본관이 같은 이유로 헤어져야하는 남녀의 아픔과, 두 남자의 우정이 결이 다른 이야기로 다가오지만 결국은 인생을 깊게 들여다보는 구경究竟의 길로 연결되고 있다. 「제독과 서전트박(sergeant朴)」은 사단장 출신 김명호 육군소장의 입을 빌려 노래잘하는 일반하사 서전트박(sergeant朴)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들려주고 있다. 돈키호테적인 서전트박(sergeant朴)의 발상이 군인들에게 던지는 새로움과 충격이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이된다. 「동명이인도 이쯤 되면」은 문단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들의 형상을 통해 사람들의 속내를 절묘하게 갈파하고 있다.

「OO부대와 여자 이야기」는 세상사 남녀 사이에 깔려 있는 성(性)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의정부역의 옛 유곽을 찾아가는 여로형의 구성에 담아 솔직하게 들려준다. 특히 군부대를 둘러싼 그 시절의 성性은 지금도 어떤 흑백시대의 아픔으로 다가온다. 「죽고 나서」는 살아남은 자들의 죽음을 대하는 자세와 언어에 대한 깊은 성찰이 촌철살인의 유머 속에서 날카롭게 번득인다. 「비목碑木을 찾아서는」 가곡 ‘비목’에 푹 빠진 화자의 열정적인 모습이, 금방이라도 비목을 부르며 우리 앞에 다가올 것 같이 실감나게 읽힌다. 하루 종일 비목을 입에 달고 사는 그의 모습이 독자들에게 비목처럼 각인된다.

이원우 작가의 소설 『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은 특별한 체험을 지닌 입체적인 인물들을 통해 인간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특별한 경험의 삶을 살아온 특별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것이 사라지고 존재하지 못하는 우리 삶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작가의 말
다시 한 번 설명하자. 전반부(500페이지)는 이미 집필했다. 나머지 500페이지도 손을 댄지 며칠이 지났다. 그와의 무대는 진영 대창초등학교(노무현 모교)와 삼량진 송진초등학교(내 모교)를 중심으로 한 이웃 몇 군데다. 나의 설득이 주효했다 간주하자. 노무현은 교사든 교감이든 교장으로 퇴임했던 간에, 재임 중은 물론 옷을 벗고도 노인학교라는 데에서 노래를 가르쳤으리라. 얼토당토않다고? 섣불리 사람을 그렇게 면박주지 말라. 내 믿는 바가 있으니…. 그와의 공유 곡은 그가 저승에 있는 지금까지 ‘허공’이다.

추천평

그는 너무나 특별한 삶을 산 사람이다. 교육자(교장 퇴임) 43년 8개월, 무료 노인학교장 21년, 문단 활동 43년, 군 안보 강사 5년(무료 40시간), 가수(콘서트 18회, 오케스트라 가곡 협연 2회, 수시 동작동 현충원에서의 진중 가요 부르기 등등). 그 과정에서 그는 몇 가지 원인으로 끝없는 죽음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식물인간 혹은 식물 교장이란 소리도 그래서 그의 귓전을 떠나지 않더란다.
하지만 그는 그걸 이겨내고, 새로운 반려를 얻어 가곡+색소폰 연주를 화두로 던진다. 노무현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나? 새 지평이 그래서 기대된다.
이번에 22번째 저서를 단편소설집으로 갈음했다. 좀 단순한 플롯, 지나친 자기 중심 등이 아쉽지만, 처연함이 바닥에 깔렸다. - 이유식 (문학평론가, 배화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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