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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엮인 내 죽음 우리 영혼
세종대왕 화내겠다 노무현과 황금심의 묘소 가장 큰 한가지 同 자 전설의 ‘개[犬]사돈’ 등단, 그 잔인한(?) 함수 저승으로 가는 감사패(感謝牌) ‘눈먼돈’ 최종 향방向方 0,125점 ‘장려상’ 파장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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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한사코 앞을 가로막고 있다. 다녀온 지 오래다. 4월 29일 다시 오마고 했던 약속을 어쩐지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고 분하다. 나는 울부짖는다. 코로나, 사탄!
코로나는 이처럼 나의 모든 일상을 흐뜨려 놓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타관 객리에서 보내는 중 어쩌면 ‘마감의 한 성취동기’로 받아들여야 할 또 다른 여러 군데의 묘소 참배다. 그런데 코로나가 저렇게 횡포를 부리다니 울화가 터진다. 때로는 미칠 것만 같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몇 군데 묘역(현충원 등) 혹은 묘소(묘지)를 머릿속에 그려 본다. --- 「코로나에 엮인 내 죽음 우리 영혼」중에서 노무현은 노래보다 춤을 택했다. 하기야 이재현이 낸 첫 음을 따라 부르다가는 도중에 무리가 갈 거란 예감에서였는지 모르지만…. 끝날 때까지 노무현은 춤을 추었다. 어색해 보이는 그의 ‘관광 춤’이 자신에게 감표 요인이 되지는 않았으리라. 2절까지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이 그에게 청한 곡은 ‘외나무다리’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노인학생들 앞에서 그런 걸 선보였다간 마구 표가 날아갔으리라. 하여튼 그의 노래 솜씨는 그런 대로 괜찮았다. --- 「노무현과 황금심의 묘소」중에서 녀석은 일곱 시쯤부터 출산을 시작했는데 30분 간격으로 깔아 놓은 담요 위에다, 한 마리씩 마치 무슨 물건이라도 던지듯 새끼를 낳는 게 아닌가? 그것도 계속해서 암놈 일색으로. 자정 무렵까지 여덟 마리! 달걀노른자를 몇 개 쟁반 위에 얹어 주었더니 는 그걸 잘도 먹어댔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 산통을 이어가는가 싶었는데, 신음소리와 함께 수컷 한 마리가 고고의 소릴 낸다. 아홉 마리! 새끼들은 어느새 어미젖을 빨아대기 시작한다. 한데 한 녀석이 젖무덤을 찾지 못한다. 견지로가 녀석을 돕기 위해 팔을 뻗고 일어서다가 그만 백열등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순간, 퍽 하는 소리가 나더니, 발화가 되고 짚단으로 불이 옮겨붙은 거다. 개집 안은 문자 그대로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 「전설의 개〔犬〕 사돈」중에서 입구로 걸어 내려오면서 이건풍은 황 대령에게 말을 건넸다. “며칠 새에 저는 다시 두 분을 찾아뵈어야겠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황 대령은 반문했다. 건풍은 두 사단장에게 감사패를 드리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제게는 은인인 두 분이십니다. 특히 문중섭 장군님은…. 저승이 멀다 한들 제 가슴에서 우러나는 감사한 마음을 새겨 묘비 명 밑에 둠으로써, 제 마음을 전하고 싶은 겁니다. 후손들이 온들 그걸 치우기야 하겠습니까?” “아하, 과연 이 하사다운 생각이구려.” --- 「저승으로 가는 감사패(感謝牌)」중에서 진해에서의 초임교사. 그는 밤이면 밤마다 쇼를 보러 극장에 드나들었다. 남들이 보내는 시선 따위에 괘념치도 않았다. 오직 하나, 그의 삶의 목표는 대중가요 가수였으니까. 그로선 어찌 보면 당연한 코스요, 수업이었다. ‘흑백 다방’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거기에 쇼 단원들이 죽치고 앉아 있어서다. 거기서 그들을 만났다. 한명숙이며 남백송은 물론, 남일해 등 당대를 풍미하던 스타들 곁에서 차를 마셨다. 진해의 조무래기 어깨들과 함께였다. 남일해는 물론, 코미디언 백금녀 내연남이라는 소문의 밴드마스터 oo서(색소포니스트) 등과도 가까이 자리했다. 이런 독고찬의 행동은 부모의 애간장을 태웠다. 형님의 대갈일성, --- 「0,125점 ‘장려상’ 파장」중에서 문학이 가치 있는 체험의 기록이라면, 나는 철저하게 그 정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졸저를 높이 쌓아 놓은들 무엇 하나? 수필은 수필로 읽혀야 하고, 소설은 소설로 읽혀야 하거늘…. 그러다 코로나가 나를 내 유택(그 장방형의 공간)으로 몰아넣은 것이었다. 죽는가 싶어 공포심에 싸이다가도 한없이 편안하다는 느낌에 빠뜨린 게 코로나였다. 그 이야기를 압축한 것이 표제작이다. 그래도 고집은 있었으니 사족으로 옮기자. --- 「작가의 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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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에서 특별한 경험의 삶을 살아온 특별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것이 사라지고 존재하지 못하는 우리 삶에 경종을 울린 이원우 작가의 스물세 번째 작품집이다. 표제작인 「코로나에 엮인 내 죽음 우리 영혼」을 비롯해 총 아홉 편의 단편은 저자 특유의 입체적인 특별함이 살아서 코로나19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살아가는 실버들의 현재를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코로나에 엮인 내 죽음 우리 영혼」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시기에 ‘유해(遺骸)로 진화(?)하여 귀향해야 할 시기가 가까이 온’ 것 같은 화자의 죽음에 얽힌 사연과 영혼에의 사유가 담담하면서도 사뭇 진솔하게 마음을 파고 든다. 「세종대왕 화나겠다」는 평소 낙천(樂天)을 생활신조로 살고 있던 여든 살 실버넷 뉴스 기자 예춘자 씨가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틀리기 쉬운 우리말과 외래어의 남용과 오용 때문에 세종대왕이 화내실 만한 현실을 고발한다. 「노무현과 황금심의 묘소」는 학교 교장 출신으로 오랜 시절 노인학교를 운영해온 이재현 씨와 그의 부인이 전국의 묘소를 찾아다니면서 생긴 이야기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펼쳐놓는 20년 세월의 길몽과 흉몽이 섞인 이야기가 유수처럼 흐른다. 「가장 큰 한가지 同 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일생과 일화를 돌아보며 우리 인생에서 가장 가장 큰 한가지 同 자 의미를 묻고 있다. 「전설의 개〔犬〕 사돈」은 1942년 임오생 말띠 김해구 씨와 그의 친구 이덕팔의 사연 많은 인생과, 개 사돈을 맺은 후의 기막힌 그들의 인생 반전을 통해 깨닫는 호사다마(好事多魔)의 교훈이 뼛속을 파고 든다. 「등단 그 잔인한 함수」는 문학이 삶의 목표인 전금순 여사가 개를 소재로 쓴 글과 등단에 얽힌 절박한 사연이 절절하게 문장 속으로 파고들어 읽고 난 후의 여운이 오래도록 숨으로 머물러 있다. 「저승으로 가는 감사패感謝牌」는 제대 반세기를 넘어 네댓 해를 더 보낸 예비역 이건풍 촌로가 오래전 이승을 떠난 사단장에게 감사패를 전하려는 그 마음의 빚이 절실한 호흡에 얹혀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눈먼 돈 최종 향방向方」은 요동시(遼東豕)라는 아호를 가진 황보농 씨에게 ‘눈먼 돈’이 생기고, 분실하기도하고 극비리에 관리하는 이야기기에 웃음을 어금으면서도 인생의 절묘한 이면을 돌아보게 한다. 「0,125점 ‘장려상’ 파장」은 스무살에 교편을 잡은 후부터 기구한(?) 삶을 살기 시작하다가 교장 정년을 한 후 노년을 살아가는 독고찬의 삶에서 0,125점이라는 점수가 이만저만 크지 않은 인생의 전화위복이 되는 이야기가 노래 멜로디에 얹혀 명징하게 들려온다. 소설집 『코로나에 엮인 내 죽음 우리 영혼』은 코로나19를 견디며 살아가는 실버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형상화하면도, 하나같이 노래를 사랑하고 노래가 없으면 삶의 의미가 없는 인물들의 사연을 들려준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애잔하고 구슬프고 씩씩하고 때로는 감미롭다. 노래를 사랑하는 인물들의 노래 같은 인생 이야기는 코로나19의 국면에서 위로로 다가온다. 작가는 고집스럽게 외래어를 피하고, 일본식 표현과 일본말 찌꺼기를 멀리하였고, 문장은 될 수 있으면 서른다섯 자 안팎으로 꾸미고 있다. 또한 문장의 끝은 ‘다’로 끝나는 악습을 비껴가려 애써고, 지나치게 영탄에 취하는 자기모순을 피해간다. 작가가 이렇게 혼신으로 그려낸 코로나19에 묶인 아홉 명의 인물과 소재는 우리 소설에서 남다르게 만나는 읽기의 진경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