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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죽음을 대하는 태도나 방식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죽음에는 필연적으로 이별이 따르고 이별은 슬픔을 동반한다. 그 이별을 삶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며 영영 이별이 아닌 잠시 헤어짐으로 받아들일 순 없는 걸까.
5년 전 하나뿐인 아이를 잃고, 삶의 희망마저도 잃어버린 채 살아가던 준호는 대학 선배인 달호의 간곡한 부탁에 딱 한 달이라는 조건을 걸고 상장례지도사의 길에 뛰어든다. 상장례의 전통과 예법을 중시하는 탓에 달호의 해밀상조회사는 늘 적자다. 제 고집대로 자유롭게 살았던 달호는 뒤늦게 암에 걸린 아내를 돌보려 하지만 아내는 죽음 앞에서 그에게 폭탄선언을 한다.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한편 개그맨 지망생 상운은 어릴 적부터 염쟁이인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배운 일에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지만 언제든 때려칠 준비가 되어 있다. ‘아버지로도 모자라 염쟁이 세습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반면 영은은 장례라는 것이 숭고하다고 생각하며 대학에서 장례지도를 전공한 재원이다. 고인에게 말을 걸고, 위로를 해줄 정도로 따뜻한 그녀지만 사실 그녀는 자신 있게 자신이 상장례지도사라고 말하지 못한다. 『웃으며 안녕』은 4명의 상장례지도사들이 각기 다른 장례를 치러내면서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가슴 아프게 각자가 갖고 있던 상처들을 치유해가는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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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죽음은 1인칭이 아니라 3인칭의 사건이 다. 그래서 죽음은 늘 무지와 침묵, 오해와 편견 속에서 소문으로 떠돌고 추문으로 얼룩진 채 말해져왔다. 이난영의 『웃으며 안녕』은 보내는 사람들과 남겨진 사연을 통한 완곡한 화법으로 죽음이 삶에 건네는 말들을 오히려 더 정확하게 가려내 또박또박 새겨넣고 있다. 작가는 음소거 되었던 죽음 이후의 시간을 통증과 허무, 모순과 부조리, 천연덕스러움과 명랑함으로 버무려 끝내는 말갛고 투명해진 삶의 얼굴을 부조해낸다. 그 안에서 우리는 삶이 죽음에 빚지고 죽음은 삶을 위로한다는,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따뜻하면서도 서늘한 진실 언저리를 서성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3인칭의 죽음에 공명하다보면 우리가 애써 모르고자 했던 1인칭의 죽음과 그 이후를 사유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이 숨겨둔 진짜 질문이 시작되는 것이다. - 임정연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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