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저자 서문
1 서머타임 2 중퇴 3 전문가의 손길 4 난 두렵지 않아 5 골드 코스트 블루스 6 시원한 밤바람 속으로 7 친구의 작은 도움 8 노크를 하지 않는 방문자들 9 보상 청구 10 아름다운 사람들 11 우정 어린 설득 12 술집 탐방 13 자브가 남긴 자국 14 밤의 열기 속으로 15 노조의 시녀 16 보상의 대가 17 엘름 스트리트의 결투 18 피는 금보다 진하다 |
Sara Paretsky
|
밖으로 나오자마자 오존이 가득한 공기를 벌컥 마시듯 숨을 들이켰다. 이 냄새가 이렇게 좋았다니. 쇼핑센터로 돌아가 21구역 관할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십 년이 지났지만 경찰서 전화번호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강력반 드러커입니다.” 목소리는 으르렁거리듯 대답했다. “사우스 하퍼 5462번지 3층에 사람이 죽었어요.” “당신 누구요?” “사우스 하퍼 5462번지 3층이에요. 알겠죠?” 다시 한 번 반복한 뒤 전화를 끊었다. 나는 아파트에서 나와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갔다. 나중에 경찰이 왜 현장을 떠났느냐고 다그치겠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지금은 정리가 필요했다. 이십일 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나는 느긋하게 샤워를 하면서 피터 세이어의 죽은 모습을 머릿속에서 지우려 애썼다. 샤워를 마친 뒤 하얀색 리넨 슬랙스와 블랙 실크 셔츠를 입었다. 깨끗하고 단정한 옷은 나를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로 온전히 되돌려놓았다. 나는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어온 갖가지 문서들을 꺼내 사진과 함께 숄더백에 집어넣었다. 시내의 사무실로 가서 그 증거물들을 금고에 넣어두고 전화 응답 서비스업체에 전화를 걸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수신된 메시지는 없었다. 이번에는 존 세이어가 준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았다. 세 번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지금 거신 674-9133은 없는 국번이오니 확인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여자의 목소리만 되풀이 될 뿐이었다. 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는 어젯밤 만난 의뢰인에 대해 갖고 있던 일말의 신뢰를 깡그리 무너뜨렸다. (……) 1달러 20센트를 전화비로 투자한 끝에 나는 연사 가능한 중량급의 스미스앤드웨슨 권총을 사우스 사이드에 위치한 총기상에서 찾아냈다. 이제는 온몸의 상처가 욱신거려 64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운전해서 도시의 반대편 지역으로 넘어가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 상처야 말로 내가 총이 필요한 이유였다. 쇠고기 샌드위치 값을 지불하고 로티가 처방해준 알약 중에서 네 알을 프레스카와 함께 삼켰다. 사우스 사이드는 한 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운전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시카고 경찰한테 걸려 갓길에 차를 세우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나는 천천히 차를 몰며 뷰트 정제 몇 알을 더 삼켰다. 그리고 운전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5시가 되어서야 57번 국도에서 남쪽 교외 지역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라일리 총기상에 도착하니 막 문을 닫으려던 참이었다. 나는 안에 들어가 총을 사겠다고 고집했다. “이미 뭘 살지 결정하고 왔어요. 두 시간 전에 전화했던 사람이에요. 38구경 스미스앤드웨슨을 사겠다고 했어요.” 점원은 내 얼굴과 멍을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월요일에 다시 오시죠. 그때도 총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면 38구경 스미스앤드웨슨보다 아가씨한테 더 잘 어울리는 모델을 추천해줄게요.”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매 맞는 아내가 아니에요. 지금 당장 총을 사 가지고 가서 남편을 쏴 죽이려고 하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난 혼자 사는 독신 여성이고 어젯밤에 폭행을 당했어요. 게다가 총을 사용하는 방법도 알아요. 그래서 한 자루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아까 말한 그 총이 내가 원하는 거예요.” ---본문 중에서 |
|
“V. I. 워쇼스키라고 합니다. 비키가 아니라 빅이라고 불러주세요.”
폴란드계 아버지와 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국선 변호사와 짧은 결혼 생활을 거쳐, 시카고 남부의 초라한 빌딩 4층에 사무실을 마련한 V. I. 워쇼스키는 사설탐정이다. 권력과 돈이 얽힌 화이트칼라 범죄를 폭로하는 것이 그녀의 전문 분야이다. 후텁지근한 여름날, 갑작스러운 정전 중에 한 남자가 워쇼스키의 사무실을 찾는다. 유력한 신탁은행의 부행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아들의 사라진 여자 친구를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하지만 V. I. 워쇼스키가 발견한 것은 머리에 총을 맞고 이미 차갑게 굳어버린 한 남자의 시체였다. 죽은 남자는 부행장의 아들로 밝혀지지만, 정작 의뢰인은 부행장이 아니었다. 보험사기에 얽힌 추악한 진실을 해결하기 위해 시카고를 종횡무진하는 V. I. 워쇼스키의 활약상! |
|
V. I. 워쇼스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사설탐정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성 사설탐정 V. I. 워쇼스키. 그 베스트셀러 시리즈의 첫 포문을 연 《제한 보상 Indemnity Only》이 드디어 정식으로 검은숲에서 소개된다. 한동안 범죄 소설 속의 여성 캐릭터는 유혹하는 역할이나 가련한 피해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거칠고 무뚝뚝한 캐릭터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하드보일드에서, 그러한 현상은 더욱 고질적으로 나타났다. 새러 패러츠키는 그러한 전형성을 앞장서서 깨뜨려온 선구자적인 여류 범죄 소설 작가이다. 그녀가 탄생시킨 V. I. 워쇼스키 시리즈는 1982년 이래 총 15편이 발표됐고 무려 30년 가까이 지속되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캔자스 대학에서 정치학을, 시카고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후 MBA를 취득한 새러 패러츠키는 다양한 관심사와 왕성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는 사회 활동가로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전 세계 여성 범죄 소설가들의 네트워크인 SIC(Sister In Crime)의 창립을 주도하는 등, 범죄 소설 분야에서 여성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하드보일드의 정통성과 현대의 여성성의 만남 V. I. 워쇼스키는 작가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캐릭터이다. 풀 네임은 빅토리아 이피게니아 워쇼스키. 시카고 경찰이었던 폴란드계 아버지와 무솔리니의 독재를 피해 이민 온 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공장이 밀집한 시카고 남부의 우범 지역에서 자라면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남보다 일찍 배우게 된다. 체육 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하지만 로스쿨에 진학, 국선 변호사로 일하다가 4개월 동안의 짧은 결혼 생활을 마치고, 현재는 허름한 빌딩 4층에서 사설탐정으로 활동 중이다. 어깨까지 오는 갈색 머리, 운동으로 단련된 늘씬한 체격, 파티드레스도 소화할 정도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탐정으로서의 V. I. 워쇼스키는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이다. 신랄하게 쏘아붙이고 강렬하게 부딪으며 시카고를 종횡무진하는 그녀를 보면 ‘여성’이라는 제한된 수식어는 전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그녀의 비즈니스는 화이트칼라 범죄 V. I. 워쇼스키는 화이트칼라 범죄 전문 사설탐정이다. 그녀는 권력과 돈을 지키기 위해 파멸하는 사람들에게 진실과 정의를 선사하며, 뿌리 깊은 부패를 끄집어내 세상에 드러낸다. 그렇기에 V. I. 워쇼스키는 사회의 최상류층과 맞서며, 그녀가 파헤치는 진실은 당연히 우리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진실이다. 정치와 역사 그리고 경제를 공부한 작가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제한 보상》에서 V. I. 워쇼스키가 맞닥뜨리는 범죄는 거대 보험사와 거대 노조가 얽힌 보험사기이다. 수상한 의뢰인을 만나 사건에 휘말리게 된 V. I. 워쇼스키는 부도덕한 이들에게 서슴없이 독설을 내뱉고 흉악한 폭력배들과 한바탕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으며 서서히 진실에 다가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