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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 일의 매력-사교계에서 빛나는 법 기회의 문제-어떻게 첫 계약을 따낼 것인가 여기도 아냐, 저기도 아냐-어떻게 행선지를 정할까 전속력으로-어떻게 여행을 준비할까 전형적인 하루-어떻게 모든 것을 시험해볼까 선(禪)-어떻게 해야 실제로 유용한 정보를 모을 수 있는가 벽으로 드나들기-어떻게 해야 걸리지 않고 통과할까 시스템 D-어떻게 음식을 시키지 않고 맛집을 테스트할까 식당에서 시간을 죽이는 기술-어떻게 맛집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때울까 푹신한 매트리스-어떻게 투숙하지 않은 호텔을 테스트할까 육감-어떻게 좋은 장소들을 집어낼까 아무거나, 아무렇게나-어떻게 잠깐 사이에 몽땅 둘러볼까 타이밍의 실패-어떻게 하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아무것도 못 볼 수 있나 모험의 향기-어떻게 궁지에서 벗어날까 모텔블루스-어떻게 호텔방의 고독을 견딜까 창문으로-어떻게 예산을 관리할 것인가 타인의 견해-어떻게 정보통을 구할까 머물러야 할까, 떠나야 할까? -어떻게 유혹에 저항할까 친애하는 동종업자들-어떻게 경쟁 속에서 자리를 잡을까 자격지심-어떻게 일과 휴가를 조화시킬 것인가 패러독스-어떻게 자유로운 방랑혼을 지킬까 기억의 구멍-어떻게 메모를 알아볼 것인가 클리셰-어떻게 여행서를 쓸 것인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어떻게 행간을 읽을 것인가 비상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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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북 작가가 상식적으로 ‘실망스러운 마을’, ‘구역질나는 식당’, ‘거지같은 박물관’이라는 표현을 쓸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런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오직 눈치 있는 독자들만 알아차릴 수 있는 술책들에 의존한다. 여기 그 표본을 몇 가지 제시해 본다.
독자에게 너그러운 자세를 요구하는 경우들을 조심하라. ‘한 번쯤 가볼 만한 도시’라는 표현은 대개 콘크리트 더미로 변형된 공업도시, 고약한 사람들과 자동차가 넘쳐나는 도시, 요컨대 생지옥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번쯤 볼 만한 경관’이라는 표현에서도 함정 냄새가 진동한다. 십중팔구는 심하게 고립된 곳, 애초에 어떻게 생겼는지 모를 엉망진창의 도로와 서로 모순되는 표지판들 때문에 헤매기 딱 좋은 곳이리라. 독자는 몇 시간이나 똥개훈련을 하다가 결국 그곳에 도착한다. 그러고는 이걸 보자고 그 고생을 할 가치가 있었을까 의문에 빠진다. 식당에서 메뉴를 선택하기 전에도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는 뭐랄까… 아무도 흉내 낼 생각조차 안 들 만큼 기대를 벗어나는 요리다. 그걸 골랐다가는 왜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지 이유를 금세 알게 될 거다. ‘정통’ 커리 혹은 ‘정직한 맛의’ 커리는 (간단한 키슈조차 제대로 못 만드는) 막내여동생조차 만들 수 있는 요리다. 지나가는 말로 팁 하나를 일러주겠다. 여행 가이드북 작가가 ‘음료만 한 잔 마시고 가도 좋겠다’라고 썼다면 음료만 마시고 다른 메뉴는 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요리는 값만 비싸고 별 볼일 없지만 인테리어나 전망이 훌륭하니까 커피 한 잔 정도 하고 가기엔 괜찮다는 뜻이다.---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어떻게 행간을 읽을 것인가-중에서 여행 가이드북은 필연적으로 좌파적이다. 그리고 여행 가이드북 독자들도 세계의 빈곤과 물 부족 국가들을 들먹이며 설교하는 문장들로 스스로를 다잡아야만 하는 좌파들이다.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두고 ‘천년의 지혜’ 운운하는 지겨운 소리들은 또 어떠한가. 그 사람들은 밥 한 공기 먹을 여력도 없는데 그들이야말로 ‘줄 것이 많은’ 사람들이란다. 여행 가이드북이 빈곤한 나라를 다룰수록 이런 어이없는 미사여구가 더 많이 나온다는 점을 여러분도 눈치 챘는가? 가난을 가난으로 보면 안 된다는 건가? 가난한 나라가 그 가난으로 인해 무슨 대단한 득이라도 본단 말인가? 그래서 어느 백인 남자는 밭에서 허리가 부러져라 일하는 원주민 아낙네들의 미소를 카메라에 담고 제멋대로 감동하는 거다. 그는 나중에 자신의 여행 다이어리에 이렇게 쓸 거다. “그네들의 미소가 내게 큰 가르침이 되었다!”라고. 그런 글을 읽는 것도 짜증나겠지만 그런 글을 쓰기는 더 힘들다. 우리를 감싼 호의의 베일을 좍좍 찢어발기고 싶다. 양심에 거리낌 없이 철갑을 부수고 싶다. ‘다문화’ 꺼져! ‘시민생태학’ 꺼져! 국경 없는 알랑방귀도 꺼져! 단언하건대 여행 가이드북이 생태관광이나 책임 있는 여행에 대해서 떠들지 않는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책이 될 거다. 우리가 더 이상 사라져가는 빙하와 지구사막화에 대해서 고민하는 척하지 않아도 될 그날에, 캄보디아 사람들의 순박한 친절을 세계의 여덟 번째 불가사의처럼 과장하지 않아도 될 그날에, 바로 그날에 여행 가이드북 작가들은 자유를 얻으리라. 그들은 비로소 금지된 말들을 풀어놓을 거다. '실망스러운 나라', '뜨뜻미지근한 반응', '불결한 싸구려 밥집'이란 말을 서슴없이 뱉을 거다. 그러면 독자들도 진실을 분명히 알게 되리라. -패러독스: 어떻게 자유로운 방랑혼을 지킬까-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