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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동자 박종태 이야기
김순천
오월의봄 201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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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생각한다

책소개

목차

추천사_ 홍세화
추천사_ 이창근

서문
삼성을 사랑한 사람, 박종태

프롤로그
이미지가 아닌 현실의 삼성 이야기

제1부
현실의 삼성

1. 폭스콘과 삼성의 여성 노동자들
2. 하얀 방과 사라지는 동료들
3. 성과급 속에 숨어 있는 고통들
4. 고과 때문에 흘린 눈물
5. 내 몸까지 관리하는 회사
6. 감시당하는 마이싱글
7. 일상적인 폭력들

제2부
1퍼센트의 변화를 위해 싸우다

1. 작은 시작, 협의위원이 되다
2. 처음 가는 길
3. 둘째아이 낳으면 퇴사해라
4. 회사, 협의회 활동에 개입하다
5. 회사 측 협의위원들에게 견제당하다
6. 어이없는 징계
7. VD사업부 H 수석의 죽음
8. 사라진 3,000억 원과 강제면직

제3부
고통의 깊이-아, 노조가 필요하구나

1. 러시아 출장
2. 직무대기와 왕따
3. 두 번의 유서
4. 정신병동에 입원하다
5. 제조그룹으로 유배되다
6. 삼성에 없는 건 노동3권
7. 상벌위원회가 아니라 취조위원회였다
8. 해고되다

제4부
삼성은 이건희 것이 아니다

1. 불산 사건과 삼성의 3119
2. 사찰
3. 중소기업이 없으면 삼성은 없다
4. 삼성과 중국 아동노동
5. 내부 기술 개발자에 대한 대우
6. 무노조 교육
7. 어린 여사원에 대한 횡포
8. 삼성은 이건희 것이 아니다
9. 건희버스

에필로그
자료
박종태 씨가 살아온 길

저자 소개 1

르포작가이자 르포문학 강사이다. 사람들 마음속 깊숙이 숨어 있는 말들의 소통을 꿈꾸고 있는 김순천은 그동안 젊은 르포작가들과 함께 청계천 사람들의 삶의 기록을 담은 『마지막 공간』, 세계화 시대 비정규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서진 미래』, 이랜드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철거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주거 공간 이야기인 『여기 사람이 있다』,두산 중공업 배달호의 일대기 『인간의 꿈』 등의 책을 펴냈다. 시민, 대학생, 자활기관에서 일하는 분들, 쉼터의 아이들에게 인문학 글쓰기 워크숍을 하고 있으며 EBS 다큐 프라임 〈성장통〉 3부작 자문 및
르포작가이자 르포문학 강사이다. 사람들 마음속 깊숙이 숨어 있는 말들의 소통을 꿈꾸고 있는 김순천은 그동안 젊은 르포작가들과 함께 청계천 사람들의 삶의 기록을 담은 『마지막 공간』, 세계화 시대 비정규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서진 미래』, 이랜드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철거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주거 공간 이야기인 『여기 사람이 있다』,두산 중공업 배달호의 일대기 『인간의 꿈』 등의 책을 펴냈다.
시민, 대학생, 자활기관에서 일하는 분들, 쉼터의 아이들에게 인문학 글쓰기 워크숍을 하고 있으며 EBS 다큐 프라임 〈성장통〉 3부작 자문 및 작가로 참여했다. 《한겨레 21》에 특집 연재 글과 《경향신문》에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인간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글쓰기 교육과 ‘사회적 고통’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음을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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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종태
1968년 전남 무안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집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 진학은 꿈에도 꾸지 못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졸업 전에 경기도 파주에서 실습 겸 취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친척 중 한 분이 삼성전자에 지원해보라고 권했다. 모집 인원 300명에 지원자는 무려 1,000여 명에 달했는데, 운이 좋게도 합격했다. 그날은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다고 한다. 그해가 1987년이었다. 그 후 23년 동안 삼성전자에 다니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했다. 2007년 삼성전자의 노동 환경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협의위원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그 뒤 동료들을 힘들고 고통스럽게 했던 여러 제도들을 회사와 싸우며 하나씩 개선해나갔다. 회사의 눈 밖에 난 그는 곧 협의위원 직에서 면직되었고, 2010년 회사에서도 해고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16g | 140*210*30mm
ISBN13
9788997889211

책 속으로

삼성을 위해 이건희가 공헌한 부분이 있다면 이미 주식으로 다 보상받았다는 것이 박 선생의 생각이었다(201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장사 배당금이 1,200억 원대로 예상. 10대 그룹 총수의 예상 배당금 2,599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그 정도의 큰돈이라면 이건희의 노력에 대해 충분한, 아니 그 이상의 보상이라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건희 일가는 거기서 만족하고, 경영권에서 손을 떼고 직원들에게 그것을 돌려줘야 함이 마땅했다.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가려고 하니 차명 계좌와 차명 주식이 등장하고, 그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여 정치와 법, 언론은 물론이고 국민들까지 사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삼성의 문제는 단지 삼성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p.22

삼성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광고에 나오는 김연아의 삼성만을 생각했다. 김연아가 삼성 제품을 선전하면 사람들은 그 이미지만으로 삼성을 떠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하나의 데커레이션decoration(장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23년 동안 겪은 삼성은 모든 게 뒤엉켜 있는 현실의 삼성, 싱그러움과 아름다움보다는 눈물과 고통이 더 많은 삼성이었기 때문이다.--- p.35

사원, 국민, 국가가 아닌 이건희 일가를 위한 삼성의 시스템에서 공포에 시달린 사원들은 진실을 알면서도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했다. 한번은 누군가 회사 화장실 벽에 이건희를 욕하는 낙서를 했는데, 회사에서는 필체를 조회해서 그 사람을 금세 잡아냈다. 자신들의 시스템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붙잡아 제거했던 것이다.--- p.169

이런 삼성 안에서는 당연히 긍정을 긍정이라 말할 수 없고 부정을 부정이라 말할 수 없었다. 회사가 A라고 하면 실상은 B인데도 A라고 말해야 한다. 간 큰 사람이나 정직한 사람들이 간혹 진실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항상 해고였다. 회사가 사내에 심어놓은 내부 감시자들이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며 인사그룹에 찔러버리기 때문이다. 협의위원들이 누군가와 미팅을 하고 있을 때도 어떻게 알았는지 인사과에서 바로 나왔다. 이처럼 점조직을 통해 통제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것이 이건희 일가의 족벌체제였다.--- p.170

‘아, 이제 나는 이 회사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구나. 내가 없어도 이 회사는 잘 돌아가고,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
지금까지 빈 책상에서 직무대기 상태로 있었던 많은 동료들도 이런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제야 나는 왜 회사가 자신들이 제거하거나 길들이고 싶은 사원들에게 이런 ‘빈 책상 왕따’를 시키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빈 책상은 ‘나는 더 이상 이곳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는 느낌을 가지라는 장치였다. 인사과에 심리학을 전공한 직원들이 많다더니 이런 것까지 모두 계산해서 사람을 고문하는구나 싶었다. 회사에서 나를 왕따시킨 것도 충격이었지만, 내가 나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p.194

빈 책상에 앉아 있던 어느 날엔가는 사원들의 생일파티가 열렸다. 제품기술그룹에 있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씩 가지는 생일파티였다. 오후 업무시간이 종료된 후 5시 10분쯤 부서장과 사원들이 한데 모여 그달에 생일이 있는 이들을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나를 오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치 그 자리에 나라는 사람은 없는 듯했고, K 부서장 역시 의식적으로 나를 외면했다. ‘너는 회사에서 필요 없는 존재’라는 암시였다.--- p.195

세계 초일류기업이면 무엇하는가? 직원의 죽음을 덮어두려는 것, 그 죽음 자체는 물론 유가족까지 모함하는 것이 과연 초일류기업이 가져야 할 모습인가? 노동자의 노동권과 건강권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아니 보장조차 못하게 하는 기업이 과연 초일류기업인가? 나는 지금이라도 고 김주경 씨는 물론 삼성에서 죽은 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삼성이 진심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직원의 죽음에 책임을 다하고 사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초일류기업이 갖춰야 할 모습이 아닐까.

--- p.250

출판사 리뷰

“삼성이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건희 때문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3년 동안 삼성에서 겪은 이야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중앙문에는 한 남자가 1인시위를 하고 있었다. 지난 2010년 삼성전자 사내 전산망에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글을 올린 뒤 해고된 박종태 대리다. 그의 손에는 “이기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 정의이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이 들려 있었다. 그는 23년 동안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한 직장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뒤 3년 가까이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이라고 하면 광고에 나오는 김연아의 삼성만을 상상해요. 김연아가 삼성 제품을 선전하면 사람들은 그 이미지만으로 삼성을 떠올리는 거예요. 저는 그건 하나의 장식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미지 하나만 보고 국민들이 삼성을 판단하는 거죠. 하지만 내가 23년 동안 겪은 삼성은 모든 게 뒤엉켜 있는 현실의 삼성이에요. 싱그러움과 아름다움보다는 눈물과 고통이 더 많은 삼성이죠.”

『환상-삼성전자 노동자 박종태 이야기』는 환상이 걷힌 현실의 삼성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 박종태 씨가 박종태 씨가 1987년에 취직해 2010년에 해고되기까지 23년 동안 삼성에서 겪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삼성’을 가장 좋은 기업, 꼭 취직하고 싶은 기업, 직원들에게 대우를 잘해주는 기업, 대한민국을 세계에 빛낸 초일류기업 등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23년 동안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박종태 씨는 이 모든 게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박종태 씨는 갓 스물에 입사해 지각 한 번 하지 않을 정도로 충실한 사원이었다. 그러나 IMF 이후 삼성이 상시 구조조정 체계로 바뀌고 일터가 아수라장이 되면서 그도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간성이 파괴되는 현장을 지켜보았다. 강도 높은 노동 때문에 임신 중이던 여사원들이 유산하는 일이 잦았고, 하룻밤이 지나면 동료들은 해고로 사라지고 없었다. 일상적인 폭력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고통스러워 눈물을 흘리는 여사원들을 지켜보는 것도 힘들었다. 본래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데다 어지간한 일은 참고 넘어가는 그였음에도 더 이상 그냥 넘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협의위원, 삼성을 변화시키다
그래서 그는 2007년 한가족협의회 사원 측 협의위원으로 출마하게 되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삼성은 창업주 이병철의 유언에 따라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가족협의회는 그런 삼성이 노조 대신 사원들의 이해관계와 권익을 보호하겠다며 20여 년 전에 자체적으로 만든 노사기구다. 일종의 노사협의회라 할 수 있는데, ‘노사협의회’라는 명칭은 이미지상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하여 ‘노사’ 대신 ‘한가족’이라는 표현으로 바꾼 것이다.” 그가 협의위원 선거에 나가게 된 것은 자신이 봐왔던 모든 문제의 단 1퍼센트라도 고쳐보기 위함이었다. 그것은 삼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초일류기업인데 사원들의 이런 고통을 안다면 변화가 가능하겠지’ 하는 순진한 믿음이 그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그는 협의위원이 된 뒤 제일 먼저 직원들의 이야기를 낮은 자세로 듣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첫 번째로 한 일은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을 시킬 때 사전에 협의위원이나 사업부대표에게 공유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 자신이 사업부대표로 있을 때는 공식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또 유산이 잦은 여사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노동조건 등을 보호해주었다. 그 결과 그가 사업부대표로 있을 때는 유산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렇듯 그는 1년 넘게 회사와 부딪치며 사원들 입장에 서서 협의위원 활동을 했다. 회사 측에서는 그를 다양한 방법으로 견제하기 시작했고, 한가족 스쿨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며 징계 2개월 정직 판정을 받았다. “한가족 스쿨은 협의위원으로 당선된 사원들에게 제공하는 해외여행이었다. 회사에서는 이것을 ‘벤치마킹하러 간다’는 근사한 말로 포장했지만, 딱 하루 인도 현지의 공장을 방문하고 나머지 일정은 관광으로 채워졌으니 실상은 외유와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는 곧 협의위원 직에서도 면직을 당했다. 2개월 정직 판정을 받았을 때는 한가족 스쿨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라도 있었지만, 협의위원 직에서 면직되었을 때는 정확한 이유도 말해주지 않았다. 박종태 씨는 그 이유가 ‘사라진 3,000억 원’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회사에서는 11월 회사가 1조 170억 원의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갑자기 12월에는 매출이 7,170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발표한 것이다. “어떤 제품도 생산되거나 팔리지 않았다 해도 11월에 1조 170억 원이라던 순이익이 한 달 만에 갑자기 7,170억 원으로 내려앉을 수는 없었다. 겨우 한 달 사이에 3,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사라진 것이다.” 박종태 씨는 이 ‘사라진 3,000억 원’에 대해 회사에 문제제기했으나 어떤 답도 듣지 못했고, 협의위원 직에서 면직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2010년 러시아 출장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6개월 감봉이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연봉 체결 시 최하 등급을 받았다. 이어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뒤 빈 책상에서 자리만 지키고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내게는 동료들과의 대화도 허락되지 않았다.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함께해온 동료들이 커피 한잔 하고 싶어 내 자리로 찾아와도 부서장의 제지를 당했다. 나와 이야기하거나 내게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는 회사가 불이익을 내리겠다고 했는지,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자연히 드물어졌다. 나는 하루 종일 무료하게 파티션만 쳐다보다가 퇴근하곤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그는 두 차례 유서를 쓰기도 했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0년 삼성전자 사내 전산망 ‘싱글’에 노조 건설에 관한 글을 올렸고, 이내 해고되었다.

삼성에서 해고, 기나긴 복직투쟁
박종태 씨는 협의위원 활동을 통해 그동안 동료들을 그토록 힘들고 고통스럽게 했던, 삼성의 그 거대한 뿌리와 맞닿아버렸다. 삼성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알아버린 것이다. 사실 삼성은 이미 사회적인 기업이자 국민의 기업이 되었다. 정부의 많은 R&D투자 지원, 세계 최저 수준의 법인세율, 도로와 통신 등 간접 투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한 인재 지원, 생산된 다양한 제품 소비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삼성은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삼성이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이 삼성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기업이 된 삼성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이건희 한 사람이었고, 그런 상황이 사원들의 모든 고통을 배태하고 있었다. 삼성을 사랑한 것은 이건희만이 아니었다. 그 속에서 일한 노동자들도 삼성을 사랑했다. 박종태 씨는 물론 그의 동료들에게 삼성은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쳐 이루고 가꾸어온 회사였다. 그랬기에 이제까지 삼성이 잘될 수 있었다. 그런 회사를 국민들에게 돌려주지는 못할망정 한 사람이 독차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삼성을 위해 이건희가 공헌한 부분이 있다면 이미 주식으로 다 보상받았다는 것이 박 선생의 생각이었다(201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장사 배당금이 1,200억 원대로 예상. 10대 그룹 총수의 예상 배당금 2,599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그 정도의 큰돈이라면 이건희의 노력에 대해 충분한, 아니 그 이상의 보상이라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건희 일가는 거기서 만족하고, 경영권에서 손을 떼고 직원들에게 그것을 돌려줘야 함이 마땅했다.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가려고 하니 차명 계좌와 차명 주식이 등장하고, 그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여 정치와 법, 언론은 물론이고 국민들까지 사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삼성의 문제는 단지 삼성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이제 그가 해고된 지 800일이 넘었다. 그동안 사회의 많은 이들이 함께 연대해준 덕분에 박종태 씨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었다. 독일의 《슈피겔》지는 그의 이야기를 해외에 알려주기도 했다. 그동안 삼성노조(에버랜드)도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박 선생이 가는 길은 험난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사원들의 열망을 봤다. 그들의 눈빛을 잊지 못한다. 길고긴 고통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사원들의 눈빛.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눈빛. 어쩌면 그 응원이 박 선생을 지금까지 버티게 해주는 동력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말한다.

“이기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 정의이기 때문에 이긴다는 것을 이건희 일가에게 보여주고 싶다.”

추천평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가 삼성이라는 한 재벌기업이 어떻게 한 국가를 유린하고 법을 우롱하는지 알려주었다면, 박종태 씨의 이 책은 삼성이라는 이름의 재벌체제가 노동하는 인간을 어느 지경까지 유린할 수 있는지 그 비열함과 교활함 그리고 잔인성의 극치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그에게 빚진 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 책이 널리 읽히기를 소박한 심정으로 바란다. 혼자 힘이 너무 부친다고 이따금 말하는 그에게 이 책이 그의 순박함을 지켜줄 힘이 되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의 믿음처럼 정의가 이기는 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타고난 순박함이 눈물로 마감하지 않는 작은 증거물이 되기를.
―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이 책은 거미줄에 대한 이야기이며 몸을 휘감은 거미줄이 끝내 뇌까지 갉아먹는 얘기다. 이 책은 홀로 버티고 싸운다는 것의 외로움에 대한 달램과 신파보다 곧 붕괴될 삼성이란 거미의 미래를 예견하는 미래 보고서이자 곤충 보고서다. 찬란하게 빛나는 성공이라는 삼성 로고의 띠가 실은 우리 삶과 일상뿐 아니라 정신줄까지 옥죄는 손오공의 금고주란 사실을 홀로 모스부호를 타전하는 통신병을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다.
이창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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