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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협박 …………………. 009
15. 단서 ………………..… 029 16. 습격 ………………….. 047 17. SWEET HEART …… 081 18. 88클럽 ………………. 105 19. 내사 ………………….. 119 20. 암호 ………………….. 149 21. 창경원 …………….… 161 22. 사조직 ………………. 191 23. 승부수 ………………. 211 24. 미씽링크 …………... 229 25. 사건의 전말 …...… 279 26. 종결 ………………...... 295 에필로그 ………………….. 309 작가의 말 ………………… 321 BONUS …………………….. 331 감사의 말 ………………… 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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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사람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제대로 본 건 바바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를 처음 만난 곳은 호주가 아닌 인도였다. 처음 그를 보았을 때 갑자기 온 세상이 황금색으로 바뀌면서 그의 에너지 파장이라도 본 것처럼 그를 둘러싼 주위가 진노랑빛으로 빛났다. 그 색은 나에게 가장 충만한 생명감을 느끼게 하는 옅은 오렌지색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단지 그의 금발머리가 아침햇살에 빛났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쉬람의 피라미드 건물에서 나오던 그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묘한 익숙함 때문에 약간 당혹스러웠다. 일종의 기시감 같은 것도 느껴졌다. 그는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하이(Hi)!” 하고 지나갔다. 사실 그곳은 누구나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웃고 인사를 나누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가 스쳐지나가고 나서 갑자기 내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떠올랐다. 그 상태로 그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 나는 아쉬람 안에서 종종 마주치던 한 꽃미남에게 푹 빠져 그를 선제공격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인물이 좀 빠지는(?) 바바에게 관심을 가질 상황이 아니었다. ---p.17 바바는 여행 떠나기 바로 전날 여권을 잃어버려도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는다. 배가 출발하는 시간을 잘못 알아서 배를 놓쳤을 때, 당장 오늘 묵을 호텔방을 구해야만 하는 불상사가 생겨도 그는 “배고픈데 뭐 좀 먹을까?” 하며 태평한 얼굴로 두리번거리며 식당을 찾는다. 내가 애써 마음을 다잡고 연습해야 하는 ‘평상심’을 그는 몸에 달고 태어난 사람 같다. 바바를 보고 있으면 세상에 정말 아무런 걱정도 없을 것 같은 긍정적인 기분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p.59 누군가 “왜 세계의 모든 성자(聖者)는 남자죠?” 하고 묻자 인도인 스승은 “모든 여자들은 어머니가 되는 순간 이미 성자이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언제나 날 보고 웃어주는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성자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깊이 깨우친 ‘엄마’라는 존재는 이미 성자다. 엄마가 되면 아이를 기르는 방법을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누군가가 옆에서 속삭이며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p.122 손자를 두고 있는 시어머니의 친구 두 분이 할아버지 한 분을 두고 삼각관계로 시끄러울 때, 나는 ‘세상에! 할머니들이 남자문제를 가지고 저렇게 대놓고 싸우시다니!’ 하는 즐거운 충격을 받았다. 춤추는 그녀들, 나이가 들어도 꺼지지 않는 사랑의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그녀들에게서 나 역시 큰 위안을 받았다. 사랑의 에너지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삶에 대한 열정도 사라지지 않는다. ---p.185 20대의 나는 자신을 너무 낮추어 생각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이었다. 30대의 나는 언젠가 더 좋은 직업을 가지면, 돈을 더 많이 벌면, 살을 좀 더 빼면 나 자신이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자신을 규정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런 미래는 결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오랜 시간을 헤매다 이제야 겨우 알게 된 인생의 조그마한 비밀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이 ‘지금 여기’에 없다면 그것은 그 어느 곳에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p.188 바이런베이에 독신녀가 오면 반드시 임신한다는 미신까지 있을 정도로 남녀 간의 사랑이 빨리 이루어진다. 사랑이 많아서 그런지 임신이 잘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거리에는 어린아이들도 많고 임신한 여자들도 많다. 바이런베이를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변화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휴가를 왔다가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도 많고,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직업을 바꾼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곳에 오래 살던 사람들도 뭔가 특별한 운명의 진동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바이런베이를 경험한 사람은 운명이 바뀐다는 말까지 있다. 사실 나 역시 그곳에서 운명을 바꾼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p.254 내가 소년들에게 “물고기가 이렇게 많은데, 기왕 잡는 거 좀 더 많이 잡아서 돈을 더 벌면 좋지 않니?”라고 물었더니, 굉장히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서 “왜요?” 하고 되물었다. 그래서 내가 “돈을 더 많이 벌면 저금도 하고, 그 돈으로 다른 물건도 더 많이 살 수 있잖아.”라고 대꾸했더니, 자기네들은 오늘 받은 돈으로 오후에 먹을 과자만 사면 되니까 더 이상의 돈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날 필요한 약간의 돈을 위해 일하고 조금씩 먹고 남는 시간은 뛰어 노는 그 소년들의 단순한 생활과 생각에 놀랐다. ‘나 같으면 거기 있는 물고기들을 몽땅 다 잡아서 팔았을 텐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나를 부끄럽게 한 것은 그 후에 방갈로 주인이 해준 얘기였다. 그 소년들은 본능적으로 자연을 존중하는 법을 알고 있으며, 내일을 위해 남겨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양만 잡는다고 했다.---p.272 세계 어디서나 영어가 통하긴 하지만 아직도 그 나라 말을 조금 알아야 할 경우가 있다. 외국어를 사용하는 기쁨은 ‘단순함’이다. 말을 잘 모르니 단순하게 살게 되고, 의사소통에 꼭 필요한 말만 하게 된다. 침묵으로 통해야 하니까 상대방의 눈빛을 더 자주 보게 되고, 그 사람을 느껴야 하니까 사람 자체에게 더 가깝게 다가간다. 어떤 사람은 침묵과 눈빛만 교환했을 뿐인데도, 말을 많이 나누었던 그 누구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 속에 남기도 한다. ---「에필로그」 ‘좋은 삶이란,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삶’이라고 했다. 무턱대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사는 게 아니라 좋은 삶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좋은 삶이라는 얘기다. 정착하지 않는 삶의 방식은 우리에게 ‘좋은 삶’이 무엇인지 고민할 기회를 주었고, 남들의 ‘좋은 삶’을 관찰할 수 있게 해주었다. --- 「프롤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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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 속 멋진 스파이! 한국 역사 속에도 스파이는 있었다?!
극동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정보 요원들의 활약상, 백범 암살사건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그려내다!! 정보, 첩보, 그리고 스파이 (SPY)... 이 같은 단어들은 늘 우리의 가슴을 흥분케 만드는 일종의 ‘마법의 단어’처럼 들린다. 지금까지 우리는 수많은 영화나 소설을 통해 ‘제임스 본드’와 ‘제이슨 본’과 같은 멋진 첩보원들을 만나왔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늘 이렇듯 멋진 첩보원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7, 80년대 ‘남산’이라는 단어는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 중앙정보부에서 그리고 안기부에서 그들의 부정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 공작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쨌든 이런 극단적인 양면성은 영화와 소설의 좋은 소재로써 우리에게 익숙한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 공간을 40년대 그것도 한반도로 돌리면 그간 익숙하던 그 모든 것들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바와는 달리 40년대 후반은 그야말로 첩보원들의 전성기였던 시대였다.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은 물론 그들의 대리자를 자처했던 미국과 소련도 그리고 일본과 중국도 한반도의 정보에 상당히 민감했던 시기였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40년대 후반으로 돌아간다. 그곳에는 제임스 본드와 같은 멋진 첩보원도 그리고 안두희와 같은 공작의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급박했던 1949년, 백범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많은 이야기들을 한반도를 배경으로 활약한 정보요원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려 나간다. 실존했던 인물들이 많이 거론되고 있고 사실을 바탕으로 한 부분들이 많아 그 당시 역사를 이해하기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역사를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사건을 파헤쳐 가는 스토리 전개는 추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한층 더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의 진실과 거짓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범인이 정해졌던 근 현대사의 가장 미스터리한 사건!! 누구나 아는, 아무도 모르는 그날로 돌아간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백범 암살의 진상을 파헤쳤지만 지금껏 어느 누구도 그날의 진실을 밝히지는 못했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들로 미루어 짐작해 볼 뿐, 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남아 있지 않고 그날을 정확히 얘기해 줄만한 증거가 확실치 않아 더욱 의혹만 증폭될 뿐이다. 이 사건에서 안두희는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했고, 그 자백은 그대로 여과 없이 받아들여졌으며 지금까지도 우리의 역사는 그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때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아귀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고, 하나하나 엮어가다 보면 어느 부분에 이르러서는 그 끈을 엮어 나갈 수가 없게 된다. 작가는 이 부분에 주목하여 역사적 사실인 팩트와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해 추리한 픽션이 결합된 팩션의 ‘미씽 링크(Missing Link)’를 기획하였다. 진화론 자들은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하여 생겨났다고 하지만 진화론 자들도 그들의 이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지구에 남아 있는 화석이나, 현존하는 생물로 이론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밖에 없는데 만약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했다면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에 해당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지만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그 존재를 아직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MISSING LINK 즉 ‘잃어버린 고리’라고 부른다. 이 소설이 ‘미씽링크’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비록 소설이지만 실존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만나 펼치는 이 이야기가 잃어버린 고리를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일선 경찰들은 모든 사건의 진실은 현장에 있다고 말하곤 한다. 물론 벌써 수십 년이 지난 사건인지라 현장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말처럼 백범 암살 사건도 예외는 아니다. 시계의 추를 1949년 6월26일로 돌렸더니 정말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안두희는 백범을 향해 총 4발의 사격을 가했고 그 4발 모두가 관통상이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1차 의혹이 있다. 실제로 백범의 몸에는 단 한군데 밖에 관통상의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건 당시 백범이 입고 있던 옷을 살펴보면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헌병대나 특무대는 왜 줄기차게 관통상이라고 주장했을까? 관통상이냐 아니냐는 백범 암살을 해석하는데 아주 중요한 열쇠가 된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백범 암살 사건을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소설의 출발은 여기서 시작됐다. 두 번째 의혹은 당시 라이프지 사진기자였던 칼 마이던스(Carl Mydans)가 가지고 있다. 특종의 일인자답게 백범 암살 사건의 현장사진을 유일하게 기록한 자다. 하지만 그가 서울 특파원이 아닌 동경 특파원이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그는 한국에 2차례 모습을 드러내는데 첫 번째가 48년 여순사건 때였고 두 번째가 바로 백범 암살 사건이 벌어지는 바로 그날이었다. 수많은 자료에 의하면 백범 암살의 시나리오가 처음 제기된 시점을 여순사건 때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8개월 후, 백범이 암살되는데 그렇다면 그가 한국에 모습을 드러낸 시간이 백범 암살 사건과 정확히 궤를 같이하고 있는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또 사건 당시, 서울지검 검사장과 관할 경찰서장인 서대문 경찰서장 조차 현장 출입이 금지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칼 마이던스(Carl Mydans)는 어떻게 유유히 현장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을까? 누가 그에게 입장을 허락했는가? 이런 의혹들이 ‘미씽링크’에서 작가의 상상과 만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작가가 의도하고 집필한 탓에 소설은 한 편의 스피드한 첩보영화를 보는 듯 흘러가며 그 긴박함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소설 속 주인공 동욱은 아버지처럼 여기던 백범의 암살에 연루된 누명을 쓰고 최고의 첩보원에서 도망자의 신분이 되어 백범 암살이라는 하나의 불완전한 원형을 두고 누명을 벗기 위해 완전한 원을 만들기 위한 곳곳에 비어 있는 고리들을 찾아 외줄을 타듯 아슬아슬하게 생사를 넘나들며 쫓고 쫓기는 상황에서 사건을 파헤쳐 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지만 사실과 허구를 교묘히 넘나들다 보니 주인공이 실존인물은 아니었을까 하는 착각마저 일으키며 어느 한편으로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권력이 묻은 진실을 권력에 맞서 파헤쳐 줄, 왜곡된 역사를 만들지 않을 주인공 같은 정의로운 사람이 많아지기를 그래서 더 이상 진실이 묻히고 왜곡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