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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청년패스
유예된 존재들
청소년인권의 도전
공현
교육공동체벗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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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비판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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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4

1부/ 한국 교육은 불법이다

“왜 어른보다 어린이가 자유 시간이 적은지” - ‘하루 6시간 학습’은 불가능한가 … 16
적절한 방학은 중요하다 - 청소년의 권리로 본 방학 일수 문제 … 22
사교육의 뿌리는 공교육이다 - 「SKY 캐슬」이라는 마법의 성을 지나 … 28
한국의 교육은 불법이다 - 국제 인권 기준으로 살펴본 한국 교육의 문제 … 36
체벌 금지는 ‘맞을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선언 - 과연 체벌은 사라졌는가 … 44
필요한 마침표를 제대로 찍지 않는 문제 -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전까진 체벌은 끝난 게 아니다 … 55
값싼 교육 - 상벌점제가 체벌의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 … 60
그 ‘사소한’ 두발 자유 - 두발 문제에 집착하는 건 정작 누구인가 … 65
“사람이 되어라”와 “학생도 사람이다” -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 … 71
학생인권이 학교에 던지는 질문 - 학교의 규칙과 교육 방식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 76
바로 여기 함께 산다 - 차별 금지는 지극히 현실적 이유로 필요하다 … 83
‘스쿨 미투’가 도전하는 학교의 질서 - 성폭력·성차별을 낳는 학교의 권력관계 … 89
학생, 교육에서의 상품 - 입시 경쟁 교육 속에서 주어지는 위치를 거부하자 … 95
안전을 권리로 생각하기 - 누구에 의한, 어떤 안전인가 … 100
교육 수요자 또는 소비자라는 환상 - 소비자의 권리보다는 주권과 참여권이 필요하다 … 107
용이 안 돼도 괜찮은 사회 - 차별을 정당화하는 능력주의 … 115

2부/ 예비인 삶은 없다

오늘을 살 권리 - ‘예비 고3’, ‘예비 5살’, ‘예비 시민’이란 말들에 반대하며 … 122
‘노키즈존’에 없는 것 - 차별에 무감각한 사회 … 127
친권의 사회화 - 가족은 인권의 예외 지대가 아니다 … 134
가정 안 청소년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 - 종교 강요는 아동학대가 될 수도 있다면? … 140
아동수당은 아동의 권리인가
- 어린이·청소년의 경제적 권리와 주체성을 강화하는 제도가 되기 위해 … 147
숙박은 권리다 - 청소년의 이동과 외박의 자유 … 155
청소년도 성(性)적 자기결정권이 있다 - 청소년의 성에 대한 호들갑은 이제 그만 … 161
청소년을 ‘가해자’로 생각하게 만드는 「청소년 보호법」 - 청소년 주류 구매, 처벌은 답이 아니다 … 167
정말 게임이 문제인가 - 중독 예방 정책과 청소년 통제 … 176
함부로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지 말 것 - 어린이·청소년과 그 관련 직업에 대한 잘못된 편견 … 183
지문 날인은 당연하지 않다 - 강제적 지문 정보 수집 제도는 청소년인권 문제 … 190
‘사랑’을 강요하는 국가 - 국기에 대한 경례 · 맹세를 거부하며 … 196
위계와 차별을 낳는 ‘나이’ - 청소년운동이 문제 제기하는 나이주의 … 201

3부/ 학교와 사회의 민주주의는 함께 간다

아직도, 독재다 - 청소년에게는 아직 민주주의가 아니다 … 212
‘정치적’이면 안 된다? - 청소년 시설에서 ‘정치적’이라고 대관을 거부한 일에 대해 … 218
학생의 결사의 자유, 교사의 노조할 자유 - 한고학연의 경우, 전교조의 경우 … 224
학생들의 파업권 - 학업 거부를 통한 정치적 의사 표현 … 231
학생회와 민주주의 - 학교와 사회의 민주주의는 함께 간다 … 238
학교 민주주의와 ‘학생 사회’ - 학생들에 의한 민주주의는 어떻게 가능한가 … 249
청소년에 의한 정치를 위해 - 청소년 참정권, 의미와 현실 … 259
청소년이 함께 만든 민주주의 - 청소년 참정권 보장은 우리 민주주의의 숙제 … 266
18세 선거권, 오랜 노력 끝에 이룬, 어쩌면 생각보다 중요하진 않은
- 선거권 연령 하향 운동의 역사와 의의 … 273
학교는 ‘정치판’이 되어야 한다 - 18세 선거권 시대, 학교는 준비되어 있는가 … 285
청소년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세상을 꿈꾼다 - 청소년의 정당 활동을 보장하라 … 293
교육감 선거만 청소년도 하게 하자는 주장의 함정 - 참정권과 청소년에 대한 고정 관념과 오해 … 300
선거권 없는 청소년의 참여권은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가 - 청소년 참여 기구의 진짜 역할 … 308
‘성숙한 시민’을 넘어서 - 지금, 여기에서 시민으로 살아가기 … 316

저자 소개 1

청소년활동기상청 활기

어릴 때부터 정주하는 고향 없이 여기저기 이사 다니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물려받은 기질인지, 조금 삐딱하게 사는 것이 습관이다. 2005년 고등학교 때 두발 자유 운동부터 시작하여 청소년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살아생전 두발 자유화 정도는 꼭 이루고 싶다는 작은 꿈이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등에서 활동해 왔으며, 병역거부와 대학거부를 하기도 했다. 왜 청소년운동을 계속하는지 질문을 받으면, 이제는 그냥 그 운동이 내 삶이라고 대답한다. 『유예된 존재들』을 썼고, 『능력주의와 불평등』, 『가장 민주
어릴 때부터 정주하는 고향 없이 여기저기 이사 다니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물려받은 기질인지, 조금 삐딱하게 사는 것이 습관이다. 2005년 고등학교 때 두발 자유 운동부터 시작하여 청소년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살아생전 두발 자유화 정도는 꼭 이루고 싶다는 작은 꿈이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등에서 활동해 왔으며, 병역거부와 대학거부를 하기도 했다. 왜 청소년운동을 계속하는지 질문을 받으면, 이제는 그냥 그 운동이 내 삶이라고 대답한다. 『유예된 존재들』을 썼고, 『능력주의와 불평등』, 『가장 민주적인, 가장 교육적인』, 『우리는 현재다 - 청소년이 만들어온 한국 현대사』,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우리는 대학을 거부한다』, 『인권, 교문을 넘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 등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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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29쪽 | 384g | 145*210*30mm
ISBN13
9788968801280

책 속으로

청소년의 인권을 제한하고 짓밟는 일은 몇 년만 참으면 된다는 이유로 쉽사리 정당화된다. 어린이·청소년은 차별받는 ‘소수자’로 인정받기보다는 그저 ‘유예된 존재들’로 여겨질 뿐이다. 바로 그것이 차별과 억압의 논리임에도. 그리고 그런 논리 탓에 청소년인권 문제의 해결은 정말로 오래도록 유예되어 왔다. 정치와 사회가 민주화되어도 학교와 청소년들의 삶에는 민주주의가 오지 않았다. (……) 청소년인권 문제를 고민하고 청소년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지향한다는 것은, 좋은 어른이 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년인권 논의는 청소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 생각하고 변화시키자는 이야기이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청소년운동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다. ‘우리는 좋은 어른이 많은 세상이 아니라, 나쁜 어른을 만나도 두렵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책의 글들이 청소년운동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윤곽을 그리게 해 주면 좋겠다. 청소년인권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 사회와 여러 문제들을 바라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관점과 태도, 사고방식이 독자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책을 펴내며 - 유예된 존재, 유예된 문제들」중에서

「SKY 캐슬」 이후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학생들의 경험과 입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사교육을 줄일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실현하는 교육을 만들 수 있을까?’를 논제로 삼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일 드라마 「SKY 캐슬」이 교육에 대한 더 나은 문제의식을 가졌더라면 현상의 표면인 ‘사교육’과 ‘교육열’을 넘어 교육 제도에 대한 논의가 촉진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드라마를 보며 신종 고액 사교육 양태가 아니라 “더 이상 지옥에서 살기 싫다”라고 말하는 청소년 등장인물들의 고통과 냉소에 더 주목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은 「SKY 캐슬」 담론이 가능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교육의 뿌리는 공교육이다 - 「SKY 캐슬」이라는 마법의 성을 지나」중에서

이처럼 교육이 인권으로서 실현되는 데 필요한 기준들이 무시당하고 있는 지금, 한국에서 교육은 보편적 권리가 아니라 강제된 의무이거나 상품의 위치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말로 국제법이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면, 지금과 같은 교육과 이런 교육을 국제법 기준에 맞춰 바꾸려 하지 않는 정부의 행태를 총체적인 ‘불법’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요구한, 한국의 교육 시스템 전반을 국제 인권 기준에 비추어 평가하고 고치라는 말은 단지 특정한 정책을 시행하라거나 어떠한 관행을 없애라는 뜻이 아니다. 교육의 틀과 원리 자체를 학생의 교육권 실현을 중심에 두고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의 교육은 불법이다 - 국제 인권 기준으로 살펴본 한국 교육의 문제」중에서

현재 법적으로도 완전히 체벌 금지를 달성했다고 보기는 불완전한 점들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나중에라도 우리 사회가 체벌 금지를 온전히 달성했다고 마침표를 찍었다고 할 만한 순간이 있다면, 그건 정부의 체벌 금지 선언도 아니고 공식 통계 조사에서 체벌 경험 비율이 0%대로 나오는 날도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과거 체벌을 행했던 사람들 다수가 공식적으로 반성과 사죄의 뜻을 밝히고 다른 사회 구성원들이 그 사죄를 받아들이는 순간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필요한 마침표를 제대로 찍지 않는 문제 -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전까진 체벌은 끝난 게 아니다」중에서

미투 운동은 미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미국 학교에서의 미투 운동은 대개가 교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 사이의 강간 문화, 남학생의 성차별·성폭력에 대한 고발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스쿨 미투가 대부분 교사에 의한 성폭력·성차별을 고발하는 것이 된 것은, 한국 학생들의 열악하고도 낮은 사회적 위치와 학교 안의 권력관계, 교사와 학생 간의 위계를 반영한 현상은 아닐까. (……) 스쿨 미투 운동을 해 온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현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이 발표한 요구 중에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학생인권법 제정’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이 존중받는 문화, 더 평등한 관계, 자유롭게 말하고 비판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스쿨 미투 운동이 가리키는 방향일 것이다.
---「‘스쿨 미투’가 도전하는 학교의 질서 - 성폭력·성차별을 낳는 학교의 권력관계」중에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은 것이 어쩌면 차별을 누적시켜 양극화를 만들어 내고 ‘개천’을 ‘시궁창’으로 만든 하나의 원인일 수도 있다. 능력주의의 결과 차별이 정당화되고 지역과 계층 등에 따라 격차가 점점 벌어질수록 개인의 출발선과 여건의 차이가 커지게 되며,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도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성공의 기회와 가능성을 늘리려고 하는 것보다는, 개천에서의 삶을 보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용이 안 돼도 괜찮은 사회 - 차별을 정당화하는 능력주의」중에서

미래를 계획하고 만드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건 미래가 현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일은 곧 맞이할 오늘이라 중요한 거지, 내일이 오늘보다 더 중요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내일을 예비하는 일도 지금 내게 의미 있고 보람 있는 내 삶의 일부로서 위치해야 한다. 삶은 은행 적금이 아니라서 미뤄 두고 예비했다가 몰아서 살 수 없다.
---「오늘을 살 권리 - ‘예비 고3’, ‘예비 5살’, ‘예비 시민’이란 말들에 반대하며」중에서

노키즈존에 없는 것은 단지 ‘아이들’이 아니다. 거기에는 ‘어른들’이 ‘아이들’과 공존하려는 여유가 없다. 자기 목소리를 가지지 못한 소수자들에 대한 고려가 없다. 특정 집단에 대한 배제와 차단이 일종의 차별이 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이 없다. 어린이·청소년도 공존하는 사회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없고, 어린이·청소년의 출입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차별이라는 감각이 없다. 노키즈존이 너무나 쉽게 생겨나는 모습과 이를 옹호하는 목소리들이 걱정스러운 이유이다.
---「‘노키즈존’에 없는 것 - 차별에 무감각한 사회」중에서

누군가를 위한다는 조치는 때로는 그 누군가가 비난받는 이유가 된다. 그 누군가가 특혜를 받고 있으며, 그 때문에 다른 이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청소년 보호법」도, 청소년들이 비난받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 「청소년 보호법」을 뜯어보면, 청소년들이 원해서 만들어졌다거나 청소년에게 혜택을 주는 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을 책임은 지지 않고 법의 혜택만 받는 ‘무임승차자’, ‘얌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술이나 ‘청소년 유해물’을 구매한 청소년들, 특히 적극적으로 ‘뚫은’ 청소년들은 가해자로, 처벌을 받은 식당 등은 피해자로 여겨진다. 그 청소년들이 직접 해를 입혔다고 할 수 없는 제도적인 문제임에도, 마치 청소년들이 폐를 끼치고 가해를 한 것인 양 보는 것이다. 청소년을 보호 대상으로 보는 법이 청소년을 ‘가해자’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청소년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역설이다
---「청소년을 ‘가해자’로 생각하게 만드는 「청소년 보호법」 - 청소년 주류 구매, 처벌은 답이 아니다」중에서

청소년들에게 이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어른’에 의한 독재 사회다. 정치적 대표를 뽑는 선거에 참여할 수도 없고, 누구를 지지한다거나 반대한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정당 활동을 비롯해서 정치적 활동을 불허당하고 금기시당하는 상황은 도저히 민주주의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독재의 명분은 ‘보호’이다. 과거 한국에서 박정희가 ‘개발 독재’를 했다면, 지금의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이게 다 너희를 위한 것”이라며 ‘보호 독재’를 한다.
---「아직도, 독재다 - 청소년에게는 아직 민주주의가 아니다」중에서

외국에서 결석 시위를 “School Strike”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의 학업 거부는 노동자의 파업(strike)과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 비록 학생들은 임금 노동 계약을 맺은 것도, 노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지만, 학업을 거부함으로써 사회 속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리를 벗어나 사회의 일부를 마비시킬 수 있다.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과 성장을 포기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파업권 - 학업 거부를 통한 정치적 의사 표현」중에서

대한민국은 독립의 과정, 민주화의 시작점과 전환점까지 모두 청소년들이 함께 만들어 온 나라이다. 청소년들이 같이했으니 대가를 내놓으라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역사 속의 청소년들이 오늘날의 청소년들과 같은 세대인 것도 아닌 데다가, 3.1운동을 했던 세대도, 4.19혁명에 나섰던 세대도, 박근혜 퇴진을 외쳤던 이들도 대가 같은 것을 바라고 나선 것은 아니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저 역사를 보면 ‘청소년들은 미성숙하고 무능력해서 정치를 할 수 없다’라는 말이 얼마나 궁색해지냐는 이야기다. 바로 그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함께 행동하고 희생해서 만든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으면서 청소년들은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막는 것은 모순적이다.
---「청소년이 함께 만든 민주주의 - 청소년 참정권 보장은 우리 민주주의의 숙제」중에서

선거권 제한 연령 이야기를 하면 거의 대개 “그럼 몇 살부터가 옳은가?”라는 질문을 한다. 우리는 몇 살이 되면 충분히 성숙해져서 선거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 살부터’를 묻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참정권, 참여할 권리, 정치적 권리는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다. 선거권은 우리가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표현하고 대표를 뽑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우리 사회와 행정 편의상의 한계로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을 두어야 하더라도, 그럼 선거권을 제한당한 사람들은 어떻게 참정권을 보장받아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18세 선거권, 오랜 노력 끝에 이룬, 어쩌면 생각보다 중요하진 않은

출판사 리뷰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한국 교육은 불법이다」는 학생인권과 교육 제도에 관련된 내용이다. 경쟁 교육과 너무 긴 학습 시간 등 교육 제도의 문제에 대해 인권의 기준으로 살펴보았고, 체벌이나 두발 규제, 학생인권조례, 그 외 학교 규칙의 문제 등을 다루었다. 국제 인권 기준으로 본 한국 교육은 총체적으로 ‘불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부 「예비인 삶은 없다」에서는 가족 안에서의 청소년인권 문제를 짚고, 노키즈존, 청소년 보호주의, 국가주의와 나이주의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았다. 청소년을 ‘예비’ 인간으로 보는 등 청소년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3부 「학교와 사회의 민주주의는 함께 간다」에서는 주로 참정권과 민주주의, 참여할 권리에 관련된 글들을 모았다. 오랜 운동의 결과로 이루어 낸 18세 선거권의 의미를 묻고 여전히 제한되어 있는 청소년의 참정권 문제를 지적했다. 학생회나 학교 민주주의에 관련된 내용도 3부에 묶었다.

1부 : 한국의 교육은 불법이다

한국에서 청소년·학생의 인권 문제는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몇몇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법적으로 체벌 등이 금지되면서 일부 개선이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두발 자유조차도 학교나 지역의 상황에 따라 운에 맡겨질 뿐 완전하게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게 한국 학교의 현실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체벌과 두발 자유, 상벌점제 등이 가진 인권 침해적 요소를 지적하는 한편 한국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인 과도한 학습 시간과 경쟁적인 교육, 능력주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한다.

학생인권과 스쿨 미투 운동이 학교의 어떤 질서에 도전하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대목은 학교와 교사들이 곱씹어 봐야 할 부분이다. ‘체벌은 이제 없어지지 않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전까진 체벌은 끝난 게 아니”라고 하는 저자의 대답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핵심을 투명하게 드러내 준다. ‘사랑’과 ‘교육’이라는 이름의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이는 잘못된 역사는 반복될 수 있음을.

2부 : 예비인 삶은 없다

학교와 교육의 문제를 벗어나 청소년인권 문제를 사회 전반으로 확대해 보면, 청소년들이 처해 있는 처지가 더 극명해진다. 한쪽에서는 모든 것에 ‘예비’ 딱지를 붙이면서 현재를 미래로 유예하라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보호’와 ‘안전’을 명분으로 통제와 차별을 정당화한다. 비근한 예로 ‘노키즈존’ 논란은 어린이·청소년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가족은 인권의 예외 지대가 아니라며 친권, 종교 강요 등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숙박 규제, 「청소년 보호법」, 게임 중독 예방 정책들을 통해 청소년 보호주의 관점을 비판한다. 성적 자기결정권, 아동수당 등의 이슈를 통해서는 어린이·청소년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웅변한다. 저자는, 삶은 은행 적금이 아니라 유예했다가 한 번에 몰아서 살 수도 없고, 내일의 빵으로 오늘을 살 수는 없다고 말한다.

3부 : 학교와 사회의 민주주의는 함께 간다

18세 선거권 시대를 맞아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일각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할 거라거나 학교가 정치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주의는 청소년들이 함께 만들어 온 역사라는 사실은 쉽게 망각되어 버린다. 1919년의 3.1운동이나 1960년의 4.19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부터 세월호 진상 규명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 년만 돌아보더라도 광장에는 늘 청소년들이 함께했다. 무엇보다 18세 선거권은 ‘착한 어른들’의 선물이 아니라 청소년운동의 오랜 싸움의 결과 얻어 낸 성취이다.

저자는 18세 선거권이 몇 살부터 선거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논란을 넘어 학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의 참여권은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지 등을 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파업권과 청소년들의 정당 활동 등을 주장하는 글들은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낯설지만 또 그만큼 상상력을 자극한다. 청소년에게는 아직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학교와 사회의 민주주의는 같이 갈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청소년운동 활동가의 눈으로 본 한국의 교육, 사회, 정치

이 책은 17세에 청소년운동을 시작해 이제 15년 경력의 활동가가 된 저자가 청소년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도전해 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2005년 고등학교 때 두발 자유 운동을 시작으로 병역거부와 대학거부를 하고,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도 청소년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저자의 경력은 곧 청소년운동 역사의 일부이기도 하다.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싸우고, 교육에서 상품이 되기를 거부하고, 국민을 수단화하는 국가주의에 저항하는 것은 청소년운동의 문제의식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운동과 삶이 유리되지 않은 이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청소년인권 이슈를 쉽고 간결하게 분석해 내지만, 그 속에 담긴 통찰력은 예리하게 빛난다. 해외의 청소년·청년 정치인들은 감탄과 칭송의 대상이 되지만 한국에서는 청소년의 정치 참여가 법적으로 원천 봉쇄되어 있는 한계, 청소년이 함께 만든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으면서 청소년은 미성숙해서 정치를 할 수 없다는 모순된 주장,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정책들이 거꾸로 청소년들에 대한 혐오와 비난으로 이어지는 역설 등 익숙한 통념을 깨는 논리들은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청소년도 사람이다’라는 당연한 명제를 다시금 되새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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