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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그리운 그 작가
조성일
지식여행 2020.03.25.
베스트
비평/창작/이론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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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최인호_별들의 고향은 어떠세요?
· 김춘수_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서정주_‘동천’에도 국화꽃이 피었나요?
· 박완서_삶이 소설이었다
· 이문구_좌우를 넘어 문단을 아우른 맏형
· 기형도_당신은 여전히 사람 사이 안개입니다
· 천상병_소풍 끝낸 순진무구의 시인
· 권정생_성자가 된 예수님
· 김수영_불온한 시대와 화해하셨나요?
· 이청준_당신의 천국에서 잘 지내십니까?
· 황순원_문학 말고는 관심 두지 않았던 선비
· 법정_무소유를 실천한 에세이스트
· 마해송_우리나라 최초 창작 동화를 쓴 작가
· 최명희_바위에 새기듯 소설 쓰다 간 작가
· 정채봉_눈처럼 해맑은 영혼을 가진 작가
· 오규원_한 그루 소나무가 된 시인
· 홍명희_굴곡진 역사에 이름이 지워진 작가
· 이상_멜론은 드셨는지요?
· 박경리_펜 하나로 삶을 지탱한 대문호
· 김동리_한국문학사에 우뚝 선 거목
· 박태원_갓빠머리에 나팔바지 입은 모던 보이
· 정지용_차마 꿈엔들 잊힐 수 없는 시인
· 박종화_역사소설로 드날린 ‘조수루’ 주인
· 이태준_조용한 눈빛 지닌 한국의 모파상
· 조지훈_지조 지키며 순수시 옹호한 선비
· 백석_나타샤는 다시 만났나요?
· 이효석_향토색 짙은 작품을 쓴 스타일리스트
· 조병화_럭비맨이고 싶었던 시인

저자 소개 1

역사 큐레이터. 사학과를 졸업한 후 오랜 시간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이때 몸에 익힌 팩트체크 습관이 탄탄한 역사책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중국 역사서 《자치통감》(전 32권) 한글 완역본 작업에 참여해 번역 원고를 원문과 대조하며 윤문한 바 있다. 청소년 대상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 근대사》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 현대사》를 비롯해 《조선 정적 말살사》《우리도 몰랐던 국호 대한민국》《누가 왕이 되는가》 《개혁하는 사람, 조광조》 《100년 후에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등 다수의 역사책을 썼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사성어 이야기》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
역사 큐레이터. 사학과를 졸업한 후 오랜 시간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이때 몸에 익힌 팩트체크 습관이 탄탄한 역사책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중국 역사서 《자치통감》(전 32권) 한글 완역본 작업에 참여해 번역 원고를 원문과 대조하며 윤문한 바 있다. 청소년 대상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 근대사》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 현대사》를 비롯해 《조선 정적 말살사》《우리도 몰랐던 국호 대한민국》《누가 왕이 되는가》 《개혁하는 사람, 조광조》 《100년 후에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등 다수의 역사책을 썼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사성어 이야기》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고사성어 70개를 엄선했다. 학생들과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의 문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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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60g | 150*215*15mm
ISBN13
9788961095068

책 속으로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그의 이름이 인쇄된 전용 원고지가 먼저 낯선 방문객을 맞았다. 뚜껑이 열린 채 원고지 위에서 쉬고 있는 만년필은 주인의 부름을 언제 받을지 몰라 항상 대기 중이었다. 손 뻗으면 닿을 자리에 국어사전과 영한사전도, 성모마리아 상도, 가족과 친지들의 엽서와 편지도, 서가의 책들도 모두 출타 중인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엔 자신의 병을 “지금까지 몰래카메라였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던 ‘영원한 문청(문학청년)’ 최인호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 p.14

김춘수는 일본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일본을 험담한 적이 있는데, 그게 문제가 되어 7개월 동안 구금된다. 그때 감옥에서 만났던 한 노인 사상범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그는 그 노인 사상범이 사환이 들고 온 갓 구운 빵 서너 개를 태연히 먹던 모습에서 이념이 도대체 뭔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평생 이데올로기나 관념 같은 ‘의미’를 걷어낸 시를 써야겠다고 맘먹었다.
--- p.24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아치울마을에 가면 ‘노란 집’을 만날 수 있다. 박완서가 1998년 60대 후반의 나이에 처음으로 지은 집이자 주옥 같은 작품들을 써낸 ‘명작의 산실’이다. 벽에 노란색을 칠해서 붙여진 이 집 이름은 작가가 이 세상에서 소풍을 끝내고 저세상으로 떠난 후인 2013년에 이 집에서 살아온 이야기이며, 숨겨진 보석 같은 짤막한 소설들을 담은 아담한 한 권의 책 『노란집』이 되었다.
--- p.37

그의 대학 시절 일화 한 토막. 동기인 소설가 한승원의 회고에 따르면, 김동리 선생이 창작 실기 학기말 시험에 이문구가 과제로 낸 습작품을 읽고 평하라는 문제를 냈다고 한다. 그때 김동리는 이문구를 가리켜 “이 학생은 장차 우리 소설 문학의 대단한 스타일리스트가 될 것이다”라고까지 극찬했단다.
--- p.47

가난한 시인이었지만 말년은 더없이 행복했다는 천상병. 하지만 그의 이런 달관의 이면에는 벌겋게 달궈진 다리미 밑에 깔린 와이셔츠였던 천상병이 있다. “진실의 고통”을 알고 있을 그의 “살과 뼈”는 비록 스러졌을지라도 영혼은 부활과 부활을 거듭하며 순진무구 그 자체로 우리들 곁에 머물다 갔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하늘나라로 이사한 그는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했으리라.
--- p.66

“평생 소설을 쓰렵니다. 줄 타는 광대가 광대로서 사는 것은 그의 몸에서 돌아가는 피가 그걸 부르기 때문이지요. 나도 내 몸에서 피가 나를 부르기 때문에 소설을 쓰는 것이지요.”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됐던 최명희가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이 말보다 더 절절하게 그의 작가 정신을 말해줄 수 있는 표현이 있을지 모르겠다.
--- p.119

박경리는 다음과 같은 고백으로 미루어보건대, 이런 불우한 환경을 문학적 텃밭으로 삼은 것이 아닐까 싶다.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경멸, 아버지에 대한 증오, 그런 극단적인 감정 속에서 고독을 만들었고, 책과 더불어 공상의 세계를 쌓았다.”

--- p.160

출판사 리뷰

유년 시절부터 삶의 마지막 이야기까지,
우리가 사랑했던 작가에게로 떠나는 여행


소설가 박완서는 그럭저럭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한국전쟁의 비극을 피할 수 없었다. 좋은 학교에 다녀야 신여성이 될 수 있다며 위장 전입까지 감행한 어머니 덕에 서울대학교 국문과에 진학할 수 있었으나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것도 전쟁 때문이었다. 박완서는 자신이 죽거든 문인들을 잘 대접하고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했다. 먼 길을 떠나면서도 남겨질 후배들을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었다.

시인 이상은 세 살 무렵 아들이 없던 큰아버지에게 양자로 입적되어 강릉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기술자는 배곯지 않는다는 큰아버지의 바람대로 건축과에 들어갔으나 교지 『난파선』을 만들면서 문학에 대한 관심을 키웠고, 건축 기사가 된 후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좋지 않은 건강과 연인과의 이별, 옥살이까지 그의 삶에는 풍파가 많았다. 결국 이상은 아내에게 ‘멜론이 먹고 싶다’는 말을 남긴 채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올해로 타계 10주기를 맞은 에세이스트 법정의 삶도 돌아본다. 법정은 종교인이자 에세이스트였다. 등대지기의 꿈을 꿨던 법정은 상과대학에 진학했지만, 한국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실존적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불가에 몸을 의탁한 그는 “삭발하고 먹물 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훨훨 날아갈 것 같”았다. 다음 생에 말빚을 가져가지 않겠다 말하고 떠난 그의 책은 더 이상 출간되지 않지만, 그가 몸소 실천한 ‘무소유’의 정신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의 흔적이 남은 곳 중 인상 깊은 장소는 소설가 최인호의 집필실이다. 서울시 한남동에 있는 출판사 여백미디어에 보존되어 있는 집필실에는 작가의 이름이 인쇄된 전용 원고지, 뚜껑 열린 만년필, 국어사전과 영한사전, 서가의 책들이 그대로 있는데, 그 풍경을 보고 있자면 최인호가 아직 어딘가에서 서걱서걱 글을 쓰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외에도 육필 원고와 친필 노트, 젊은 시절 모습, 저자가 직접 찍은 생가와 묘지,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이나 문학관 등 풍부한 사진 자료들이 담겼다. 또한 작가들의 유년 시절 풍경, 삶과 사랑,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언론 매체나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작가들과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느낌을 준다.

격변의 시대, 치열한 글쓰기
한국의 문학사를 빛낸 이들을 향한 그리움의 말들


일제의 강점이나 한국전쟁 등 격변의 시대를 살던 작가들은 어떤 글을, 어떻게 썼을까? 작품에는 작가의 문제의식과 시대적 배경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작가의 자라온 삶과 시대를 알지 못하고는 그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작가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고 그 작가를 온전히 파악하는 일이다. 모두 다른 시대와 상황을 살았지만 작품에 깃든 작가의 따뜻한 마음, 작가로서의 자존과 고뇌의 무게는 모두 같을 것이다.

작가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 그리다 보면 오랫동안 책장 구석에 꽂혀 있던 낡은 책들이 자연히 떠오를 것이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래된 책방의 먼지 쌓인 책 냄새가 날 것이다. 우리 곁을 떠나간 한국문학 작가들을 그리워하는 저자의 진실된 마음이 곳곳에 드러나는 이 책은 문학 교과서에서만 마주했던 얼굴들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그래서 더욱 그립고 보고 싶은 작가 스물여덟 명의 삶 이야기다. 한때 ‘문학소녀’ 혹은 ‘문학청년’으로 불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년 시절을 풍요롭게 해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어질 것이다.

저자는 각자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작가들의 삶을 포착하여 따뜻한 글로 풀어냈다. 때로는 그리운 작가들을 냉철하게 목격하기도, 따뜻하게 서술하기도 한다. 글을 씀으로써만 살았던 이들의 삶을 찬찬히 살피고 충실하게 그리는 것이야말로 그가 사랑했던 작가를 그리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진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한국문학 작가들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마음에 새겨보며 ‘작가 기행’을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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