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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슬라이스

책소개

목차

기획 노트_시그널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책을 짓겠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권리, 상상할 수 있는 자유
익숙함을 거부할 용기
우리에겐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시민이 행복한 콘텐츠로 관광객이 아닌 방문객을…
아귀가 안 맞는 퍼즐 조각
다시 원칙과 원론을 생각하며
우리 도시에 ‘문화예술’은 어떤 의미일까?
문화도시총괄기획자 먼저 영입하는 것이 어떨지요?
다시 ‘지역’을 생각합니다
꼰대, 계룡문고, 그리고 기적
“그래서, 요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지금은 인증시대~

제작 노트_설록을 제작하며

저자 소개 1

월간토마토 편집국장. 글을 쓴다고 나대며 산 지가 이제 20년은 좀 안 되고 10년은 훌쩍 넘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념을 글로 만들어내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살아낸 세월을 듣고 기록하거나 세월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공간에 스며들어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좋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내 앞에서 빗장을 풀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내주는 이의 마음 앞에 내가 얼마나 가닿았는지 늘 걱정스럽다. 충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옥천신문사 취재기자로 일했다. 2007년 문화예술잡지 [월간 토마토]를 창간했다. 창간 초기부터 동료 기자들과 함께 ‘대전여지도’라는 꼭지
월간토마토 편집국장. 글을 쓴다고 나대며 산 지가 이제 20년은 좀 안 되고 10년은 훌쩍 넘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념을 글로 만들어내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살아낸 세월을 듣고 기록하거나 세월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공간에 스며들어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좋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내 앞에서 빗장을 풀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내주는 이의 마음 앞에 내가 얼마나 가닿았는지 늘 걱정스럽다.

충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옥천신문사 취재기자로 일했다. 2007년 문화예술잡지 [월간 토마토]를 창간했다. 창간 초기부터 동료 기자들과 함께 ‘대전여지도’라는 꼭지로 대전의 유래와 역사, 흔적을 찾아 마을을 답사하고 취재하여 [월간 토마토]에 싣고 있다. 저서로는 『대전여지도1』과 『우리가 아는 시간의 풍경-도시의 숨결을 찾다』(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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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84쪽 | 120*180*15mm
ISBN13
9791196927318

책 속으로

미움을 받을 용기, 외로워질 용기보다 더 필요한 것은 익숙함을 거부할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미움을 받아야 하고 외로워져야 하는 이유도 익숙함을 거부하기 위해서입니다.
--- p.24

‘대전방문의해’ 3년 기간은 외지인이 방문하고 싶을 만큼 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콘텐츠의 생산과 매개, 수용 생태계를 갖추는 데 ‘예산과 시간’을 투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도시에 사는 시민 행복을 배제한 관광은 왜곡된 착취와 수탈 구조일 뿐입니다. 많은 관광도시가 앞서 저지른 과오를 굳이 따라하는 우매한 정책은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이 옳습니다.
--- p.37

‘재생’의 전제는 사실 ‘쇠락’입니다. ‘쇠락’이라는 것의 절대적 기준이 없어 이 부분에 관한 합의를 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재생’은 그 태생부터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p.39

자치분권이라는 큰 흐름에서 재정분권과 사무이관이 이루어지면서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던 예산을 지방으로 이양합니다. 예산 편성 항목과 규모를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문화 분권이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이고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이런 원칙적인 반가움 뒤에 불안감이 따라옵니다. 과연, 각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예산 편성을 하면 수많은 지역 현안 가운데 문화예술 영역이 얼마나 무게감 있게 다루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 p.52

그래도 우리가 ‘대전’이라는 도시에서 처음 잡지를 만들 때 가졌던 감성을 끄집어 올린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지역은 그 자체로 혁신이며 혁명입니다. ‘지역’을 이야기하며 지속가능성을 갖는 건 그래서 힘이 듭니다. 지역이 곧 혁신이고 혁명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안락함과 온전함을 주는 듯합니다. 이것이 현실이든 착각이든 지킬 것이 없을 때 가질 수 있는 평온함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 p.66

필요한 건 인증 자체가 아니라 댓글입니다. 공감 말이죠. 사회를 유기체로 놓고 볼 때 ‘상호 반응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합니다. 상호 반응을 통해 사회 안전망 안에 놓여 있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연결 고기라 약해 진 것이 틀림없습니다. ‘응답’은 1988, 1994, 1997이 해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해야 할 무엇입니다. 이제 응답의 시대로 접어드는 메시지를 더 많이 접했으면 좋겠습니다.

--- p.82

출판사 리뷰

출판 시장에서
다른 꿈을 꾸다.


오늘날, 책은 쉽게 쓰여지고 쉽게 잊혀진다. 빠른 생산과 빠른 소비가 미덕인 사회 속 보통의 이야기는 관심을 잃고 마치 날카로운 펜촉에 찍힌 점처럼 사는 시대에 과거는 쉽게 잊혀진다. 그러기에 마땅히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할 것들이 사라진다.

[토마토 슬라이스]는 시장의 규칙을 무시하는 프로젝트다. 점차 지역을 기록하는 일은 어려워진다. 단순화되는 출판 시장 속 지역 이야기는 어느덧 칼끝에 오른다. 그렇기에 월간토마토의 아카이빙 브랜드인 [토마토 슬라이스]는 직접 책을 인쇄하고 재단하며 제본함으로 분업을 통한 빠른 생산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멀어지는 출판을 한다. 그리고 개인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소비하는 시장에 내놓음으로 독자도 어떤 삶이 가치 있는지 비교할 수 있게 한다.

[토마토 슬라이스]가 만든 첫 작품 『설록』은 지역에서 ‘공간, 사람 그리고 기록’이라는 모토로 잡지를 만들어 온 편집장이 매달 독자에게 쓴 편지를 골라 묶었다. 2016년, 도시민의 삶과 가치를 모아 지역출판을 시작한 월간토마토는 이제 이 편집장 편지를 시작으로 도시민에게 대안적 삶을 제안한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를 더는 기대할 수 없다면 이제는 과감하게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는 산업군에서 제외할 때도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출판 부문은 농업 부문과 같은 운명이라는 생각입니다. 농업이 인류의 신체 활동을 지속하게 한다면 출판은 정신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구실을 하겠지요. 농업과 출판, 인류가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입니다.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책을 짓겠습니다」_이용원, 9쪽)

끊임없는 상상.
상상할 수 있는 권리.


이 글에 담긴 글들은 ‘도시 재생’, ‘대전방문의해’, ‘문화도시’ 등 지역 이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며 ‘상상’, ‘지역 출판’, ‘권력’ 등 일상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볼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짧게는 몇 달 전, 길게는 9년 전에 쓴 글도 있지만 글을 읽다 보면 오늘의 문제는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것이 아닌 과거로부터 이어 온 것임을 알게 된다.

[아귀가 안 맞는 퍼즐 조각]에선 지역 이슈를 이야기하며 문제와 대안을 제안한다. [지금은 인증시대~]에서는 인증사회 현상을 진단하며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한다. [다시 ‘지역’을 생각하다]는 지역에서 가치 있다 생각하는 것을 지키기 위한 진솔한 고민과 성찰도 읽어 볼 수 있으며 [우리 도시에 ‘문화예술’은 어떤 의미일까]를 통해 ‘자치분권’ 속 문화예술이 가야 할 방향을 상상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끊임없는 상상으로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독자에게 전한다.

지금껏 인류가 지나쳐 온 순간은, 그 이전 순간 인류가 상상하거나 혹은 상상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모습입니다. 지금 세상을 만들어 낸 이 상상의 합에 보편타당하게 모든 인류가 참여했는지를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그럼에도 인류는 끊임없이 상상했고 그 상상은 다양한 순간을 만들어 왔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권리, 상상할 수 있는 자유」_이용원, 15쪽)

기획 노트 - 편집자 황훈주

說 말씀 설, 달랠 세
말과 관련된 여러 글자 중 ‘이야기 하다’라는 뜻이 가장 두드러진 한자. 말씀언과 기쁠태가 결합한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웃으며 말하는 모습을 뜻하는 한자이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달랜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錄 기록할 록
쇠금과 새길록이 결합한 한자이다. 새길록은 염색용 염료를 천에 넣고 짜는 모습을 표현한 한자로, 기록할록은 쇠에 글 을 각인하여 보존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오늘날 잉크를 짜 글을 기록하는 인쇄의 모습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說錄 설록
말을 기록했다는 의미이나 ‘설록’이라는 어감은 뜻과는 관련 없이 녹차 중 ‘설록’을 떠올리게 한다. 눈속에서 피어나는 녹차라는 뜻의 설록처럼 이 글은 편집장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어려운 출판 시장 속에서 피어난 작가의 성찰이 담긴 책이다.

제작 노트 - 디자인 양다휘

토마토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일종의 지식산업 운동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건 이 프로토타입에 어느 정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좀 어설플 것이다. 직접 하는 인쇄, 말리기 까다로워 번지기 일쑤인 잉크. 겨우 꾸린 종이 더미를 제본하는 과정에 서는 기계가 말썽이다. 시작부터 벌써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낸 책 한 권이 과연 독자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해 볼 뿐이다. 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의 운동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활동일 것이다. 우리가 서툴게 삶을 살아내듯, 이리저리 빙 돌아 걷기도 하고 가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며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어느날은 둘러앉아 살아온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심각하게 이야기하다가도 툭 농담을 던질 테다. 아이처럼 즐겁게 뛰놀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그 다음날은 말 그대로 아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그 모든 순간 행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겠다 는 초심이다. 뜨겁게 삶을 살아내며 사유할 것이고, 상황이 허락하는 한 닥치는대로 나눌 작정이다. 함께하지 않는 혼자만 의 생각은 책장 속에 감추어 둔 일기장 만큼이나 덧없다.

다시 시작하는 토마토의 이 뜨거움이 식지 않으려면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가끔은 열띤 응원을 던지기도, 따끔한 충고를 해주기도 하는 누군가가. 물론 묵묵히 지켜봐 주 는 사람들도 필요하다. 월간토마토를 키우고 지켜온 것은 그 모든 사람들이다.

『설록』에는 그간 편집장 이용원이 던져온 화두들을 모아 담았다. ‘편집장의 편지’는 월간 토마토를 펼치면 보이던, 말하자면 매호의 첫 장면이다. 그 첫 장면들을, 그동안 월간토마토 가 해온 고민들을 함께 돌아보고 또 앞으로도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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