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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추천사

Interview 01. 루이지 스노치 : 거부의 미학
Interview 02. 마리오 보타 : 건축은 역사의 형식적인 표현이다
Interview 03. 발레리오 올지아티 : 구조의 영원한 가치에 대하여
Interview 04. 헤르조그 & 드뫼롱 : 예술에서 세계 건축으로
Interview 05. 페터 춤토르 : 분위기 설계하기
Article 01. 마르크 안젤릴 : 건축 문답
Article 02. 외르크 힘멜라이히 : 모든 것이 다르게 유지되는가? 지난 20년 동안의 스위스 건축에 대한 고찰
Article 03. 마가레테 폰 루핀 : 구조로서의 문답
Article 04. 라우렌트 슈탈더 : 박물관을 위하여, 1945년 이후의 스위스 건축
Interview 06. 디너 & 디너 : 절제하는 자세를 원칙으로
Interview 07. 부흐너 브륀들러 : 도시와 시골, 공간의 흐름
Interview 08. 필립 람 : 형태와 기능은 기후를 따른다
Interview 09. 메이드 인 : 메이드 인터뷰
Interview 10. 지곤/가이어 : 건축을 향한 길
Interview 11. EM2N : 문화의 과제로서 밀집화
Interview 12. 페터 메어클리 : 역사, 유형 그리고 창작에 대하여
Interview 13. E2A : 통일성에 반하여
Interview 14. 미켈레 아르나볼디 : 경관 계획, 도시건축의 수단
Interview 15. 밀러 & 마란타 : 강력한 건축 유형은 세월을 견뎌낸다
Interview 16. HHF : 실용주의가 먼저다
Interview 17. 지온 A. 카미나다 : 가까워지기-장소 만들기
Interview 18. 부치 & 부치 : 재해석의 건축을 찾아서
Interview 19. 마르셀 마일리, 마르쿠스 페터 : 유전적 집단주의
Interview 20. agps : 날것의-거친-견고한
Interview 21. 푸리만 해힐러 : 상반되는 것들의 잠재성
Interview 22. 드벙테리 & 라뮈니에르 : 진보로의 귀환
Interview 23. 풀 아히텍텐 : 장수, 스위스적 완고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성질
Interview 24. 크리스티안 케레츠 : 건축의 실존적 차원
Interview 25. 부르크할터 수미 : 비(非)동조화
Interview 26. 베르트 & 데플라체스 : 건축이라는 전쟁터
Interview 27. 귀도티 아르키테티 : 틈 채우기
Interview 28. 그라마치오 & 콜러 : 디지털 물질성
Interview 29. 베르나르 추미 : 증가하는 이동성-세계화 시대의 도시계획
Interview 30. 크리스트 & 간텐바인 : 유형적 전이

부록 : 저자 소개 ∥ 인터뷰 대상 건축가 소개 ∥ 용어 설명 ∥ 도판 목록 ∥ 스위스 주요 도시 지도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3

편마르크 안젤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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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Angelil

1954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출생으로 사라 그래엄(Sarah Graham), 마누엘 숄(ManuelScholl), 한스페터 외스터(Hanspeter Oester), 레토 페닝거(Reto Pfenninger)와 건축설계사무소 agps를 공동 설립했다. 취리히와 미국 로스앤젤레스라는 아주 상반된 두 장소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건축과 도시계획, 사회 설비 등의 분야를 접목시키는 성격의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에서 2011년까지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학과장을 역임했다.

편외르크 힘멜라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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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ørg Himmelreich

독일 부퍼탈대학에서 건축, 역사, 미학과 디자인학을 전공하고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건축사와 건축 이론 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에서 2002년까지 독일의 지역개발 프로젝트인 레기오날레(Regionale) 2006과 IBA 2010에 참여했으며, 2006년부터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발행하는 건축 잡지인 《트랜스trans》 등 여러 매체에서 프리랜서 작가와 편집자, 행사 진행자로 활동했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건축 역사와 이론 연구소GTA의 책임 편집자이자 건축 잡지 《아키테제archithese》, 오스트리아 건축 잡지 《아히텍투어.악투엘architektur.aktue
독일 부퍼탈대학에서 건축, 역사, 미학과 디자인학을 전공하고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건축사와 건축 이론 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에서 2002년까지 독일의 지역개발 프로젝트인 레기오날레(Regionale) 2006과 IBA 2010에 참여했으며, 2006년부터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발행하는 건축 잡지인 《트랜스trans》 등 여러 매체에서 프리랜서 작가와 편집자, 행사 진행자로 활동했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건축 역사와 이론 연구소GTA의 책임 편집자이자 건축 잡지 《아키테제archithese》, 오스트리아 건축 잡지 《아히텍투어.악투엘architektur.aktuell》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마르크 안젤릴의 조교직(2007?2009)을 수행했으며, 2009년 이후에는 건축 강의 시리즈인 “바우텐/바우엔Bauten/bauen”을 맡아 주관하면서 이 책 『건축 문답』을 편집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 대원외국어고등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예술대학교(Universitat der Kunste Berlin)에서 건축학과 학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육군 독일어 어학병으로 복무했으며, 현재 스위스 멘드리지오 건축아카데미(Accedemia di archittetura Mendrisio)에서 건축학과 석사 과정의 졸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704쪽 | 1032g | 152*225*40mm
ISBN13
9788940806029

책 속으로

무엇보다 건축은 우리 주변 환경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건축은 하나하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 물체와 또 다른 물체 사이의 관계 확립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건축 고유의 의미는 수공업적이고 실질적인 시공에 있어요. 건축은 항상 이런 실질성을 통해 존재하죠. 만일 작은 오두막 하나가 주변의 호수나 풍경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고 그 풍경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이미 건축적으로 생각하는 상태인 겁니다.
---「마리오 보타, “건축은 역사의 형식적인 표현이다”」중에서

학생들이 설계를 모방하고 의존하면서 배우는 것도 사실이죠. 학생들은 아직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의존을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고유의 언어를 가지는 건 어떤 선언과도 같아요. 학생들이 이미 고유의 언어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또 고유의 언어를 가지는 건 재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경험과 연관되죠. 바로 이 경험이 학생들에게 부족한 겁니다. 그러니 학생들은 건축적 실험을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독립적이고 자립적이어야 해요. 이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오직 저의 사고방식이나 감정을 습득하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발레리오 올지아티, “구조의 영원한 가치에 대하여”」중에서

누군가의 독창적인 스타일은 시장에 쉽게 인상을 남기죠. 이건 다른 상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한 가지 상품을 고수하면 지루함을 느끼는 것 또한 시장의 논리입니다. 실제로 자신의 스타일에 고착되고 나중엔 그게 마치 떼어낼 수 없는 혹처럼 느껴져 고통스러워하는 건축가들이 존재합니다. 사실 모든 건축가, 아니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혹, 자신만의 패턴을 가지고 있어요. 우린 이 사실을 알고 매일 관찰하면서 새로운 균형이나 관점을 열 수 있도록 관성에 맞서려고 노력합니다. 어쩌면 새로운 발견이나 전위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전하려는 게 이런 자세인지도 모르겠네요. 이 자세야말로 우리의 방법론이며,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헤르조그 & 드뫼롱, “예술에서 세계 건축으로”」중에서

전 스위스 발스(Vals) 에 두 채의 목조 주택을 지었어요. … 그 주택 설계에는 계곡을 향해 동북향으로 난 큰 창문을 가진 두 개의 침실이 있었습니다. 그 침실들에 너무 적은 양의 햇빛이 들어와서 결국 미네르기 기준이 요구하는 값을 달성하지 못했죠. 그럼에도 우리가 그 설계안을 계속 추진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그 주택의 침실 온도가 다른 공간들에 비해 2도 정도 낮고 미네르기 주택 인증서가 없더라도, 거기에 사는 사람은 매일 아침 피츠토뮐산(Piz Tomul)을 바라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전 그런 경험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이건 아주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에너지에 대한 고려뿐 아니라 어느 정도 인간적인 이해가 필요한 것이죠.
---「페터 춤토르, “분위기 설계하기”」중에서

우리는 동시대 건축의 전성기를 누리는 것처럼 보이죠. 이는 그 무엇보다 건축가들이 오랜 시간 갈망했던 건축적 환상을 실제로 구현한 작품들이 지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모든 건축적 입장들이 서로 고립된 것처럼 보이고, 건축적 입장을 구성하는 기본 이론을 공유하는 그 어떤 문화의 움직임을 동반하지 않는 듯합니다. 사람들은 도시의 모든 장소에서 그 특정 장소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합니다. 반면, 도시 전체에 대한 비전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죠. 도시 전체에 대한 개발 과정에서 건축가 개개인의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음에도 그렇습니다.
---「디너 & 디너, “절제하는 자세를 원칙으로”」중에서

리프트는 자연 인식에 있어 패러다임의 전환과 새로운 사고방식을 비유합니다. 19세기에 리프트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이를 가장 먼저 사용한 사람들은 주로 모험을 찾아다니던 도시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리프트를 통해 한적한 산속에 닿을 수 있었죠. 도시인들은 자연에서 살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의도에서 자연을 찾았습니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거친 산에서 농경을 통해 생계를 꾸려야 했던 반면, 도시인들은 산에서 순수하고 관조적인 자연 경험의 노스탤지어를 발견했습니다. 도시인들은 자연에 종속된 상태가 아니라 자유롭게 접근해서 자연 창조물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냈던 것이죠. 우선 스위스의 교통망이 발달하면서 도시와 자연이 직접 연결되었고, 이는 자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일구는 바탕이 되었지요. 다시 말해, 스위스관 설계에서 체어리프트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사고방식의 사회 설비적 토대를 나타냅니다.
---「부흐너 브륀들러, “도시와 시골, 공간의 흐름”」중에서

전 인체와 빛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바젤의 정신과 전문의인 안나 비르츠유스티스(Anna Wirz-Justice)의 연구 덕분에 멜라토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멜라토닌이라고 불리는 이 호르몬은 건축사 전체에서, 특히 포스트모던 건축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던 빛과 인체의 관계를 정립해주었습니다. 이 발견은 제가 ‘생리학적 건축’이라고 명명한 환상적인 연구 분야를 활짝 열어주었어요. 이러한 연구에서는 질료, 공간 그리고 인간의 신진대사 사이의 관계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집니다.
---「필립 람, “형태와 기능은 기후를 따른다”」중에서

건축가라는 직업 측면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건축 상품의 수단화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건축가들은 이런 수단화 현상에 별생각 없이 편승하려는 것 같아요. 마치 독립된 상태를 두려워하는 듯하죠. 하지만 우리는 건축가가 장식가의 위치로 전락해가는 현상을 막기 위해 독립적인 시각을 확립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건축 상품의 수단화 현상에서는 건축에 대한 광고가 건축가에 대한 광고와 결합해요. … 말하자면, 어얼둬쓰는 하나의 큰 시장인 셈이죠. 하지만 호기심만으로 항상 특별한 것을 만들어낼 순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단독주택이라는 조건은 중국적이라고 할 수 없어요. 우린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아주 중국적인 프로젝트가 제시될 때에만 설계를 고려해볼 생각입니다.
---「메이드 인, “메이드 인터뷰”」중에서

취리히는 대도시의 삶을 살아간다는 느낌을 전하는 한편으로 소도시적인 현실을 지니고 있고, 그런 특징을 소중히 간직한다는 점에서 사랑받는 곳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변화와 밀집화에 대한 두려움이 늘 존재하죠. 그리고 이 두려움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거부로 표현되곤 합니다. … 이 점은 아주 유감이에요. 예전의 공업지구가 서비스산업과 주거 구역으로 탈바꿈하면서 사회 문화적으로 흥미로운 기능들이 사라지는 경우도 그렇지요. … 우리에겐 향후 도시의 밀집화를 통해 변하게 될 스케일을 스위스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아주 큰 도전 과제입니다.
---「지곤/가이어, “건축을 향한 길”」중에서

전 저만의 비율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건축학 전공 첫 학기 때 도면을 그려야 해서 만들어낸 긴급 대책이죠. 전 학창 시절에 자에 새겨진 수많은 눈금들 속에서 어떤 비율체계를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우린 추상적인 선들을 그렸고, 그 선들의 수치를 기록했죠. 하지만 건축은 인간에 대한 것이기에, 이 수치들은 인간의 영혼에 대해 무언가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가들은 회화나 조각과는 달리, 오직 경험이나 감정에 관련된 과정을 통해 작업을 진행할 순 없습니다. 비율에 대한 절대적인 명료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전 누군가가 자의적으로 선을 그어대면 불안해지는 부류의 사람입니다.
---「페터 메어클리, “역사, 유형 그리고 창작에 대하여”」중에서

우린 모차르트라는 사람에 대해,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에 대해, 법학과 언어에 대해, 물리학과 화학을 비롯한 모든 지식의 수단들에 대해 배웁니다. 하지만 문화 표현으로서의 생활 공간은 일반 교육에 포함되지 않죠. 바로 이 점이, 우리가 항상 사무실에 초등학생들을 초대해서 함께 도시건축 실습을 진행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실습은 정말 유익합니다. 건축 환경은 교육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교육을 통해 건축 환경이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점과 이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는 인식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밀러 & 마란타, “강력한 건축 유형은 세월을 견뎌낸다”」중에서

우린 참고가 되는 건축 사례 자체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건축가로서 다른 건축가들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건축적 복제는 일어나게 되어 있어요. 과거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참고 자료들이죠. 하지만 이 참고 자료를 다루는 자세를 통해서, 그러니까 아이디어의 출처로써 활용하는가, 자료 수집 차원에서 다루는가, 혹은 해결책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근본적인 차이점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정적인 것은 인용하는 방식입니다.
---「HHF, “실용주의가 먼저다”」중에서

건물은 사건을 담는 그릇입니다. 좋은 건축은 이벤트가 일어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죠. 설계 의뢰를 진행하는 경우, 전 주어진 과제에서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제가 설정해야 하는 구조적 경계는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2002년 브린(Vrin)에 설계한 영안실 건물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졌던 사안은 슬픔의 순간에 진행되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반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경계선이 그어져야 하는 위치는 어디이며, 그와 관련된 어떤 규정들이 있을까요? 이를 알아내기 위해 저는 문화 영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지온 A. 카미나다, “가까워지기-장소 만들기”」중에서

특히 ‘지속가능’이라는 건 수명이 긴 재료, 그중에서도 건물이 서 있는 장소 주변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건물이 완성되고 나서 5년 후에 접착제가 떨어져 다시 수리해야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하죠. 돌, 콘크리트, 나무로 만든 100년, 200년 이상 된 건물들은 요즘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 아래 만들어내는 그 무엇보다도 수명이 깁니다. 스웨터를 걸치고 실내 온도를 5도 정도 희생하는 것은 사람 옷의 역할을 건물 외벽이 수행하도록 30센티미터짜리 단열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지속가능한 방법이죠. …

건축은 지속적인 변화 속에 내던져진 존재이며, 우리 삶의 모든 것이 변하듯이 건축도 변합니다. 만일 건축가들이 건축주의 요구에 지나치게 특화된 설계를 제공하면, 이런 건물은 이미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을 겁니다. 전 이런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이 미래를 내다보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부치 & 부치, “재해석의 건축을 찾아서”」중에서

무엇이 옳은 대처 방식인지 어떻게 결정할까요? … 무엇이 중요한 주제인지를 누가 알까요? 우린 지금 우리의 사고를 건물로 만들어내는 데에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는 수평적이거나 수직적인 요소들 그리고 어떻게 공간이 형성되는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 밖의 모든 것은 기술, 사회, 경제의 조건들일 뿐이죠. 예나 지금이나 항상 건축에 영향을 미쳤던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바로 중력과 환경입니다. 이는 사람이 건물을 짓는 장소와 직결되죠. 이 요인들이 가진 규칙들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편이지만,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작업하는 것은 끊임없이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자극적인 일입니다. 마치 체스와도 같습니다. 상대방과 맞서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이죠.
---「베르트 & 데플라체스, “건축이라는 전쟁터”」중에서

우리가 디지털 물질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건축 표현의 변화입니다. 물질은 점차 디지털의 성격을 지향하고, 우리는 이 현상을 통해 건축에서도 물질의 근본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죠. 이는 새로운 물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물질이 새로운 성질을 획득하고 새로운 능력을 가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즉, 벽돌들을 쌓아 만든 조직체가 더 이상 통상의 벽돌 벽체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건축에서 같은 물질적·물리적 변화는 건축의 표현 자체에 아주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이러한 현상이 가지는 사회적 중요성은 연구자로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며 함께 고려하는 측면입니다. 이건 자기충족을 추구하는 기술적 동기를 가진 연구가 아니죠. 건축가로서 우리에겐 어떤 것이 (모든 스케일에서) 지어질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라마치오 & 콜러, “디지털 물질성”」중에서

출판사 리뷰

“건축가는 어떻게 생각하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어제의 세계와 오늘의 과제, 내일의 꿈을 이야기하는 30가지 인터뷰와 4편의 에세이


건축은 집과 마을, 도시에서 나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활환경을 실질적으로 조성하는 예술의 한 분야로서 그 안에 거주하는 인간의 신체는 물론 삶의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건축은 텍스트나 도안에 담겨 아이디어로 제시될 뿐 아니라 실제로 삼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더욱이 오늘날 공간은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지는 물리적, 시각적 차원을 넘어 전자파와 광선, 대기, 음향, 냄새 등 보이지 않는 물질로 채워진 미정형의 차원과 연관된다. 건축은 풍토와 문화, 라이프 스타일, 보전과 발전에 대한 사회의 가치 체계 및 법률과 정치 현안에 직결되어 상호 간 영향을 주고받기도 한다. 『건축 문답』에는 이렇듯 삶의 다양한 요소들과 연결된 건축의 의미를 이해하고 건축가의 역할을 헤아리게 하는 30편의 인터뷰와 4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건축 문답』은 스위스의 건축문화와 개별 건축가들의 작업을 조명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취리히 연방공과대학(ETH Zurich) 건축학과의 동명 프로젝트에서 비롯했다. 스위스의 건축가들은 설계에서 실무에 이르는 전 과정에 관여하고 한 분야의 직업인으로서 뿐 아니라 제너럴리스트로서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특별한 입지를 점한다. 따라서 업자 혹은 학자 둘 중 하나에 속하기를 강요받는 타국의 건축가와는 사정이 조금 다른 편이다. 다만 스위스에서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프로젝트의 부분 수행자로 건축가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며, 비슷비슷한 건물을 짓거나 시장의 흐름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건축설계 역시 발견된다. 밀집화와 교외화,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한 요구 역시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첨단기술이 시시각각 발전하는 오늘의 사회에서는 물질성의 개념이 달라질 뿐 아니라 꿈과 환상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되었던 요소들이 실현되어 눈앞에 출현한다. 전혀 다른 성격의 것들이 한 장소에 공존하고, 독특한 것들의 가치가 수호되는 한편으로 세계화의 움직임 속에 보편성이 확산되면서 인간의 감각과 공간 인지 능력 역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축가는 어떻게 생각하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들은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며 수용하거나 수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이 책은 자연과 문화, 보전과 개발, 전통과 혁신, 지역성과 세계성, 그리고 이론과 실행의 사이에서 동시대의 현실에 마주하여 자신의 입장, 개념, 비전을 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건축가들의 반응과 해답을 전달한다.

다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띠는 것은 아니다. 건축가들은 각종 현안과 과제들, 그 해결 방안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 기존의 방식에 대한 재고와 비판은 물론 사랑하는 장소, 동료들에 대한 평가, 선후배 세대에 대한 토로, 자신의 상황에 대한 자부심과 불만, 염려까지 전한다. 특히 현재진행형의 문답이라는 형식은 의외의 상황을 빚어내어 때로 말하려고 하지 않았거나 말로는 미처 표현되지 않았던 이야기들까지 이끌어낸다. 이러한 대화의 자리에 초대된 독자들은 스위스라는 건축의 실험실을 통해 동시대의 삶과 공간의 문제를 돌아보며 또 다른 대화를 시작해볼 수 있다. 전공자는 물론 건축의 의미와 건축가라는 직업이 궁금한 사람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독자]

건축 전공자, 건축가의 일과 생각이 궁금한 사람, 공간과 삶의 의미를 건축을 통해 읽어보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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