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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영화를 보는 밤
상하이를 추억하는 밤 그 남자의 연애담 여행을 떠나요 김박사와 김교수 가재를 찾아서 당신, 결혼하셨습니까 엄마야 누나야 신림동의 달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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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에서 이 ‘협(俠)’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2000년 전 역사가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렸다. “그 행동이 비록 정의와 궤를 같이 하지 않아도, 그러나 그 말은 반드시 지켰으며 그 행동에 과단성이 있었다. 일단 승낙을 하면 성의를 다했고, 몸을 아끼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뛰어들 때는 생사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지 않았고, 그 공덕을 자랑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법가를 대표하는 사상가 한비자는 또 이런 말을 남겼다. “유가는 문(文)으로 법을 어지럽혔고, 협객은 무(武)로써 금령을 이겼다.” 고대의 협객은 말하자면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다.
--- p.14 [와호장룡]의 대나무 신은 무협영화 사상 가장 철학적인 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요컨대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것이고, 가지려 하지 말고 내려놓을 때 비로소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정중동, 중용의 미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자, 무협영화의 최대 볼거리는 역시 액션일 터인데, [와호장룡]의 액션은 어떤가. 한마디로 우아하고 고급지다. [와호장룡]의 액션에는 결코 일도양단의 살기가 없고,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마치 춤을 추듯 리듬감이 흘러넘친다. --- p.28 중경은 대륙의 내지(內地) 한복판, 장강이 도시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도시이고, 이른바 서부 대개발의 중점도시로 인구가 무려 3천만이 넘는, 단일 도시로는 세계 최대의 도시다. 중국의 3대 화로로 악명이 높고, 습하고 안개가 많고 흐린 날이 많은 곳이다. 자, 중국 최대의 강인 장강은 중경을 관통해 동쪽으로 흘러 흘러 상하이로 연결되어 동해로 빠져나간다. --- p.56 진지하게 학문을 탐구한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러기란 쉽지 않다. 서른이나 된 남자가 돈벌이 없이 책에 매달리는 모습이라니, 솔직히 좀 부끄러웠다. 대학원이란 곳은 진지하게 학문을 해야 하는 곳이다. 즉 학문을 업으로 생각하고 거기에 매달려야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그 결과란 것이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혀야 한다. --- p.70 한국사회, 참으로 혈연, 지연, 학연이 강한 나라였다. 소위 지식인들의 집단이라 할 대학사회는 더욱 심했다. 대학의 보수성과 폐쇄성은 더러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상은 생각 이상이었다. 몇 년간 교수 채용지원과 탈락을 반복한 김필석의 결론은 이러했다.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확실한 백그라운드가 있거나, 혹은 미친 곳에 돈을 쓸 수 있는 충분한 재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도 저도 아니라면 인간관계에 능해야 했다. --- p.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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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서방과 코끼리 - 다각도에서 들여다보는 중국의 면면』과
『상하이 센티멘털』을 쓴 저자가 출간하는 첫 소설집 『무협영화를 보는 밤』 『무협영화를 보는 밤』에 담긴 소설은 주로 공부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다.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어 가족이 깰까 봐 조용히 소파에 앉은 화자는 무협영화를 우연히 본다. 무협영화를 보면서 여타의 무협영화를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무협영화로부터 시작하는 첫 번째 단편「무협영화를 보는 밤」으로부터 9개의 단편에서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사랑하며 꿈꾸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는 무협영화를 되뇌며 시작한다. [동사서독]은 꽤 철학적인 영화다. 왕가위 특유의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미장센도 물론 인상적이지만, 이게 과연 무협영화인가 싶게 난해하고 모호한 대사와 주인공들의 행위가 두고두고 기억나는 영화다. 권선징악이 뚜렷한 여타의 무협영화와 다르게 피아(彼我)조차 잘 구분이 안 되고, ... 사막 한가운데에 객잔을 차리고 청부살인업을 하는 주인공 장국영의 독백을 통해 우리네 인생의 덧없음을 밝히고, 그리고 실타래처럼 뒤엉킨 상처와 사연들을 가진 여러 인물들의 기이한 행동들을 통해 생래적인 고독과 쓸쓸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 「무협영화를 보는 밤」, p.43. 유한자 인간의 고독과 쓸쓸함을 작가는 무협영화와 더불어 화자들의 삶을 서술한다. 두 번째 단편인 「상하이를 추억하는 밤」에서는 “혈혈단신 상하이로 건너갔던” 화자가 “많은 친구들과 교류”하며 지내는 모습을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실감나게 묘사한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사람들의 모습은 「엄마야, 누나야」에서 “남들에게는 차마 속속들이 말하기 어려운 아픔과 상처”를 지닌 김노인을, 그리운 어머니와 누나가 “다정하고 따듯한 눈길로” 바라보듯이 작가는 각각 단편의 화자들의 행적을 세심하고 다정하게 그린다. 작가는 9개의 단편을 통하여 독자가 “재미와 함께 그 안에 시대와 세상을 투영하는 깊이 있는 시선과 감동”을 느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