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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청년패스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지금 바로 기본소득
금민
동아시아 2020.04.08.
베스트
사회비평/비판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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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1부_ 기본소득이 우리의 정당한 권리인 이유

1장. 모두의 것과 각자의 것
1. 소유권과 부조의무, 배당받을 권리 / 2. 로크의 소유론, 정의와 자애의 이중구조 / 3. 페인의 이중적 소유권 이론

2장. 모두의 것에서 나오는 모두의 몫
1.누구의 것이어야 하는가 / 2. 공유지를 사용할 권리 / 3. 공유, 배당, 아가소토피아 / 4. 공공소유와 기본소득 / 5. 공산주의 유토피아의 긴 역사

3장. 플랫폼 자본주의와 빼앗긴 빅데이터
1. 플랫폼 자본주의 혹은 빅데이터 자본주의 / 2.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사회의 변화 / 3.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 4. 플랫폼 기업의 수익, 누구의 몫인가

4장. 기본소득, 민주주의의 경제적 기초
1. 기본소득과 정치적 시민권 / 2. 기본소득과 시민됨의 전통 / 3. 선거와 배당, 떨어질 수 없는 권리 / 4. 보통선거권의 역사적 궤적 / 5. 새로운 방식의 거시경제 조정

2부_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기본소득

5장. 기본소득, 기존 복지와 어떻게 다를까
1. 조건 없는 선분배 소득 / 2. 소득의 두 가지 원천 / 3. 기본소득과 생산주의 복지국가

6장. 일자리 보장이 가난을 해결해줄까
1. 정부가 보장하는 완전고용 / 2. 기본소득의 관점에서 본 일자리 보장의 문제점 / 3. 일자리 보장은 경제를 안정시키는가 / 4. 기본소득, 경제에 대한 사전적 조정 / 5. 한국의 직접 일자리 창출 정책

7장. 시간은 어떻게 여성을 억압하는가
1. 시간 분배와 시간 레짐 / 2, 성별분업의 역사적 전개 / 3. 사회 서비스의 상품화와 사회재생산 위기 / 4. 여가시간 평등의 원칙을 실현하는 대안적 모델 / 5. 사회 서비스 공공화의 효과 / 6. 무조건적 소득, 무조건적 시간배당

8장. 녹색 기본소득은 가능한가
1. 생태주의와 기본소득의 만남 / 2. 여전히 유효한 관점 / 3. 평등의 생태적 가치 / 4. ‘정의로운 전환’의 조건

마치며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今敏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소장이다. 고려대학교와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정치철학을 연구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한국에 선구적으로 들여왔다. 2009년에 공동으로 기본소득한국네크워크(BIKN)를 창립하였으며, 현재 이사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 『사회적 공화주의』, 『진짜 민주주의』 등이 있다. 최근에는 특히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과 그에 따른 자본주의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경제위기와 자동화로 인하여 경제적 재난이 일상이 될 근미래에, 기본소득은 더 이상 후순위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런 최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소장이다. 고려대학교와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정치철학을 연구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한국에 선구적으로 들여왔다. 2009년에 공동으로 기본소득한국네크워크(BIKN)를 창립하였으며, 현재 이사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 『사회적 공화주의』, 『진짜 민주주의』 등이 있다.
최근에는 특히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과 그에 따른 자본주의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경제위기와 자동화로 인하여 경제적 재난이 일상이 될 근미래에, 기본소득은 더 이상 후순위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런 최근의 관심사를 포함해 기본소득의 이론적·실천적 쟁점에 관한 그간의 연구를 한데 묶어낸 것이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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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612g | 145*224*30mm
ISBN13
9788962623307

책 속으로

모두의 몫이란 무엇인가? 모두의 것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을 뜻한다. 즉, 모두의 몫이 무엇인가를 따지기 위해서는 모두의 것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논해야 한다. 과연 무엇을 모두의 것으로 볼 것인가. 가령 지구는 누구의 것일까? 지구는 모든 사람의 것이다. 토지를 개간한 사람이 토지가치를 증대시켰는지는 몰라도 토지 그 자체를 창조한 것은 아니다. 건물을 지은 사람이 대지를 만들지도 않았다. 토지 그 자체의 원천적인 소유권은 법적인 소유권과 무관하게, 인류의 개별적인 구성원 모두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토지의 활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개인이 독차지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여기에서 나온 수익의 일부는 개별적인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무조건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들어가며」중에서

‘자연적 소유’와 ‘인공적 소유’를 구분함으로써 사적소유권 제도 안에서 공통부 배당이 가능하게 된다. 이 점으로부터 페인에게서 조세형 기본소득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페인의 ‘이중적 소유권’ 이론은 토지에 대한 배타적인 사적소유와 지대수익의 재분배, 곧 자유지상주의적(libertarian) 요구와 평등주의적(egalitarian) 요구가 하나의 이론적 틀 안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한다. 자유지상주의와 평등주의라는 두 가지 요구를 각각 극단까지 전개할 뿐만 아니라 두 극단을 하나의 질서정연한 체계 안에 통합했다는 점이야말로 페인의 지적 혁명의 핵심이다.
---「1장 모두의 것과 각자의 것」중에서

페인과 스펜스의 체계에서 보통선거권은 모든 시민이 보유하는 공통부 배당권이라는 확고한 물질적 토대를 가지고 있다. 토지가 모든 사람의 공통부라는 점은 사회 상태나 개인의 처지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결코 바뀌지 않기 때문에, 페인과 스펜스의 민주주의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시민은 물질적 자립성을 가진다. 반면에 이와 같은 보편적 소득기초와 결합되지 않은 보통선거제는 사회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물질적 토대에 의존하게 된다. 보통선거권의 물질적 토대는 토지공통부와 같은 불변의 전제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며, 대신에 사회의 구체적 상태에 의존하게 된다.
---「4장 기본소득, 민주주의의 경제적 기초」중에서

자연적 시간으로서 하루의 길이는 24시간이다. 사회적 시간으로서도 하루는 마찬가지로 24시간이다. 하루 24시간 중에 어떤 활동에 얼마만큼 시간을 쓸 것인가는 각 개인이 자의적으로 결정하 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적 조건에 달려 있다. 사회적 시간의 분석이란 개별적 시간 분배를 제약하는 사회적 조건에 대한 분석이다. 사회는 개별적 시간 분배를 직간접으로 규율한다. 시간 레짐이란 바로 이와 같은 규율의 체계이다.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시간 레짐은 ‘약속 지키기(pacta sunt servanda)’ 원칙이다. 개인들이 약속 시간을 정하듯이 회사들 간의 거래에서도 물품 인도 시기나 부채 상환 시기를 정한다. 약속한 시간은 엄수해야 한다는 원칙은 약속의 원칙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7장 시간은 어떻게 여성을 억압하는가」중에서

출판사 리뷰

기본소득, 포퓰리즘이나 사회주의적 발상에 불과할까?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무조건적으로 일정한 금액의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다.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발상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런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를 꺼내들었을 때, 가장 흔히 터져 나오는 반론이 “끔찍한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맹비난이다. 우리는 이제껏 그렇게 배워왔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한 마리의 물고기를 주면 하루를 살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을 먹고산다고 말이다.

흥미롭게도 현재 자본주의와 노동주의를 옹호하기 위해 쓰이는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라는 말은 과거에 마르크스로 대표되는 공산주의 진영의 구호이기도 했다. 모든 이윤의 원천은 노동이라고 본 마르크스다운 표어다. 하지만 이제 이 오랜 금언(金言)은 금언(禁言)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불과 수백 년 동안 만들어진 노동에 대한 허황된 신화에서 벗어날 때다.

공산주의자들이 주장하던 노동의 신성성은 그 후 자본가들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용되었다. 그들이 보기에 기본소득은 복지 포퓰리즘이며, 일하는 이와 일하지 않는 이를 역차별하는 악독한 발상이다. 그런데 그들은 “동일노동 동일대가”라는 당위적인 명제 뒤에 숨어, 우리가 “동일한 소유” 관계에 놓여있지 않다는 현실을 외면한다. “각자에게 각자가 기여한 만큼의 몫이 돌아가야 한다”라는 말은 분배 정의 차원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이들의 논리에는, 결여된 고리가 있다.

허버트 사이먼이 말한 것처럼, 현세대 소득의 90%는 이전 세대가 축적한 지식을 활용한 결과다. 이를 현세대 개개인의 기여가 아닌, 지금껏 인류가 축적해온 공여의 몫이라고 한다면 그 몫은 마땅히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져야 한다.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나서야, 각자의 몫을 올바르게 분배할 수 있다. 건전한 분배는 사회의 성장 동력을 만들고, 다시 한 번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좌우를 막론하고 지금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경제 위기와 불평등, 불공정한 분배가 심화되는 이때, 우리에게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좌우를 넘어선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대안

하버드대학의 경제학과 교수 그레고리 맨큐,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창립자이자 천재 경영인인 일론 머스크, 세계경제포럼(WEF)의 창설자 클라우스 슈바프, 전 세계 굴지의 테크(Tech) 기업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미트. 이들이 현대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선 대표적인 면면들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외에 이들이 가진 또 다른 공통점은? 어떤 식으로든 기본소득 제도에 대한 찬성 혹은 지지를 표방했다는 점이다.

그 밖에도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정재계의 인사는 좌우를 막론하고 넘치도록 포진해 있다. 물론 이들이 지향하는 기본소득의 형태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기본소득의 지급범위, 지급수준, 지급방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가능성이 병존하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연구와 정책적 실험을 하고 있는 단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에게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공통적인 인식이다.

기본소득을 찾아 떠나는 흥미로운 시간여행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느끼는 사람들의 거부감은 대개 ‘소유권’ 개념에서 비롯된다. 엄연히 누군가의 사유재산에서 저마다 이윤을 창출하는데, 그것을 나누자고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사회주의, 공산주의적 발상이 아닐까? 현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우려다. 이런 의문을 해소하고 기본소득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를 고대 로마로 안내한다. 저자의 안내를 통해 우리는, 무려 2천년도 전에 ‘선점’과 ‘원천적 공유권’에 대해 고찰했던 혁명적인 사상가 키케로를 만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우리는 겨우 수백 년 늦게 태어난 것뿐인데, 왜 지구상의 모든 자원은 저마다 주인이 있고 내가 가질 수 있는 건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걸까? 흔히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하지만,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이미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 있다. 본질적 차원에서의 ‘사다리 걷어차기’다. 이런 고민을 처음 시작한 게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이를 문자로 남긴 것은 키케로다. 키케로를 모든 자연물은 개개인의 사적 소유가 아니라, 모든 인류의 공유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사적으로 ‘선점’한 사람은, 거기에서 수익을 얻는 만큼, ‘소유하지 못한 사람’을 경제적으로 도울 의무를 갖는다.

이런 논의는 시대를 이어가며 점점 첨예해진다. 로크에서 토머스 페인을 거쳐 현대의 기본소득 연구자인 판 파레이스, 가이 스탠딩에 이르기까지,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구상이 점차 형태를 갖춰간다. 특히 핵심이 되는 것은 토머스 페인의 이중적 소유권 이론이다. 사적 소유가 성립된 사회에서도, 소유물에 ‘자연적 소유’라는 형태로, 공동소유권이 잔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것이 바로 ‘공통부(Common Wealth)’의 개념이다. 지구의 모든 소유물에 일정 부분 ‘전 인류의 몫’이 있고, 그에 해당하는 사용가치 또한 배분되어야 한다는 발상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모두는 지금 누군가가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재산에 대해 일정 부분 권리를 가지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우리가 같은 지구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시공을 넘나드는 저자의 안내를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잠시 정신을 놓았다가는 격렬하고 복잡한 논의에 휘말리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끈질기고 치열한 논의는 우리를 새로운 발상으로 이끈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인류가 공고한 사적소유권을 인정하게 된 것은 그리 역사가 오랜 일은 아니다. 불과 수백 년 전만 해도 모든 토지는 왕이나 황제를 비롯한 지배자의 것이었고, 나머지는 그저 그것을 잠시 빌려 쓰는 것에 지나지 않았느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의 경제 체계와 소유관계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그것이 우리가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본 후에, 저자가 시선을 돌리는 곳은 미래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쳐오고, 어째서 그 미래에 기본소득이 필요해질까? 기본소득은 우리의 앞날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그가 생각하기에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 제도의 일환이 아니다. 물론 일시적인 포퓰리즘 정책은 더더욱 아니다. 기본소득은 복지와 경제를 바라보는 아예 새로운 관점이다.

소유와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21세기의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시대는 변화하고, 우리는 시대의 흐름과 그 요구에 따라 새로운 사회계약을 맺어야 한다. 우리를 경제 위기로부터 구해줄 계약을 말이다. 이 책은 그 목표를 위하여, 현존하는 사회 체제를 향해 던지는 돌덩이다. 작은 파문이 겹쳐져 번져나가듯, 한 데 모인 목소리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내뱉는 아우성이다.

‘정당한 권리’로서의 기본소득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인가

2007년에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처음 본격적으로 들여온 선구자답게, 저자는 이 책에서 그 간의 선행연구의 궤적을 쫓으며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아이디어를 정당화하는 데 힘쓴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이러한 논의가 그저 사막 위의 신기루 같은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가 주력하는 것은 이러한 정당성 논의를 어떻게 현실 정책으로 끌어들일지의 문제다. 기본소득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형태인가, 아니면 역사 속으로 스러져간 사회주의의 부활인가.

이 예민한 질문을 시작으로, 기존 복지 제도와의 공존 문제, 일자리 보장론과의 비교, 젠더 불평등과 기본소득의 관계, 소비를 촉진하는 기본소득 제도가 생태주의와 결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순 등 현실적인 논점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저자는 법학과 정치철학을 전공한 연구자인 동시에, 독일과 한국에서 현실 정치와 사회 운동에 뛰어들었던 리얼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러한 경험이 이 책에서 현실적·현재적 논의를 가능하게 만드는 원천이 되었다.

저자가 바라보는 기본소득 아이디어는 단순히 ‘가난한 자를 구휼하는 복지정책’이 결코 아니다. 기본소득은 복합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젠더의 문제이다. 부양자와 양육자 모델은 근현대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시장노동과 가사노동이라고 하는 이중의 부담이 주어지고 있다. 분배 정의의 악화로, 생계유지를 위해서, 개개인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저 생존을 위해서 ‘나쁜 일자리’를 두고 다툴 수밖에 없다. 그것 이외의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모든 이가 무위도식할 수 있게 무제한적으로 지원해주자는 발상이 아니다. 기본소득이 선사하는 것은 여유이며, 자신의 시간을 사용할 결정권이다. 좀 더 보람찬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양육 부담을 나눠질 수 있는 그런 자유다. 기본소득은 그렇게 여성의 부담을 해소하고, 젠더 불평등과 갈등을 해소할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그렇게 이상은 현실과 만난다.

추천평

누구나 시간여행을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를 기본소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안내한다. 기본소득 시간여행이다. 먼 과거로 가면 기원전 1세기 키케로를 만나게 된다. 키케로는 대지와 자연물은 모든 인류의 원천적 공유였다고 주장하였다. 원천적 공유를 사적으로 점유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에 대한 부조의 의무를 갖는다. 키케로의 원천적 공유에 입각해서 기본소득을 정당화하기는 힘들다. 기본소득은 가난한 사람에 대한 부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 멀리 갔다. 다시 방향을 틀어서 현재에 가까이 가야 한다.

다음은 18세기의 토머스 페인이다. 페인은 이중적 소유권 이론을 주장하였다. 대다수 사상가들은 사적 소유가 성립되면, 원천적 공유가 사적 소유로 바뀌는 것이라고 보았지만, 페인은 자연적 소유와 인공적 소유로 이중화된다고 보았다. 사적 소유물이라고 할지라도 자연적 소유라는 형태로 공통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통부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배당하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공통부의 균등한 분배로서의 기본소득의 사상적 기원을 토머스 페인에게서 명확하게 찾은 것이 이 책의 가장 흥미롭고 독창적인 부분이다. 기본소득을 위해서 사적 소유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여전히 존재하는 공통부를 찾아내면 된다.

페인을 거쳐서 현재로 온다. 플랫폼 기업이 경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이 책은 빅데이터가 개인의 노력의 집합이 아니라 질적으로 다른 공통부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빅데이터는 과세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공유지용익권, 공유지분권, 공동소유권 같은 대안들이 모색된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통부를 배당하게 되면 민주주의도 한층 발전하게 되어, 공유자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사회로 전환된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기본소득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또 하나의 인간적인 자본주의인가? 아니면 새로운 사회주의인가? 이 책은 이 질문을 피해 가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기본소득은 생산주의적 복지국가를 공통부를 선분배하는 새로운 복지국가로 전환시킨다. 이 사회는 일자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아니라 필요노동시간이 단축되는 사회이다. 시간이 젠더 평등하게 재분배되고, 정의로운 생태적 전환이 이루어진 사회이다. 단순하게 생존이 보장되는 사회를 넘어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대표,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격변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정확한 현실 진단에 기반한 전망과 예측이 절실하다. 그것은 우리가 꾸는 꿈의 밑그림을 그리는 걸 도와주기 때문이다. 우리의 절실함에 화답하듯, 기다리던 책이 등장했다. 우리의 일상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 격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본주의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어떻게 무자비한 자본주의에 맞설 것인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의 파괴적 기술혁신과 플랫폼 자본주의로의 전환, 빼앗긴 빅데이터와 그로 인한 부의 독점의 심화, 생태적 위기와 대중 민주주의의 한계는 새로운 방식의 복지국가와 사회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다. 이 모든 것들을 꿰뚫어 볼 지혜, 밑그림부터 새롭게 그려낼 용기 그리고 성실함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금민 소장이 우리에게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라는 답을 내놓았다.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 돌려주는 기본소득은 재산 소유 민주주의를 넘어선 공유자 민주주의로의 확장, 젠더 평등의 관점에서 분배 페미니즘으로의 전환, 시장주의에서 벗어난 다층적 활동을 통한 생태적 전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 책은 이 모든 것들을 성실하고 치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금민 소장의 지혜와 용기와 성실함에 도움을 받아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향한 밑그림을 조금 더 지혜롭게 그려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 밑그림에 각자의 도구를 사용하고, 각자의 색깔로 채색을 입혀, 그림을 그려낼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돌려주어야 할 때다. - 서정희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는 예언자 카산드라처럼, 진리를 앞질러 말하지만 믿는 이 없는 저주를 받은 것처럼 보인다. 놀라운 통찰력으로 기본소득의 원형을 제시한 페인의 ‘마지막 위대한 팸플릿’인 『토지 정의』가 오랫동안 잊힌 것이나, 빈곤을 퇴치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 ‘보장 소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 마틴 루서 킹 2세가 아직도 민권 운동의 상징으로만 남아 있는 현실이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의 이런 운명을 잘 말해준다.

그럼에도 기본소득 아이디어는 역사 속의 위기마다 끊임없이 불려 나왔다. 기본소득의 네 번째 물결이라고 하는 오늘날, 기본소득 아이디어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자본주의적 성장의 한계, 제4차 산업혁명의 불길한 전망, 생태 위기 등을 배경으로 한다. 여기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더해야 할 것이다. 이런 다중적 위기에 현금 형태의 경제적 보장을 해주는 것은 사람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힘을 가지게(empowerment) 하여 더 나은 세계를 모색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의 근원으로 내려가 정당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현실에 맞는 정책으로 벼려내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금민 소장은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로 이 만만찮은 일을 해냈다. 이는 그가 법학과 정치철학에 몰두했을 뿐만 아니라, 독일과 한국에서 급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정치 운동에 직접 몸담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가 국민기본소득제를 제시한 것은 10년도 전이지만,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모두의 몫』을 만나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직 시대의 폭풍우를 대비할 시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맥베스』의 세 번째 마녀가 “그때는 해 지기 전일 거야”라고 대답한 것처럼 말이다. - 안효상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상임이사)
그간 기본소득 논의의 초점은 주로 기본소득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상황에 맞춰지고, 무조건성·보편성·개별성이란 기본소득의 원칙도 효과의 측면에서만 정당화되었다. 정작 논의되어야 할 ‘무엇을’ 분배하는지의 문제와 ‘왜’ 모두에게 분배되어야 하는지의 문제는 논외였다. 그래서 기본소득은 21세기의 새로운 사회계약이나 분배정의의 문제가 아닌, 특정한 조건에서 특정한 효능을 발휘하는 또 하나의 복지제도 정도로만 인식되곤 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다. 저자는 기본소득을 ‘공통부의 무조건적·보편적·개별적인 배당’으로 재정의함으로써 앞의 문제를 해결해내고 있다. 토지, 천연자원, 생태환경, 빅데이터와 같은 공통부는 ‘모두의 것’이다. 모두의 것으로부터 나온 수익은 어떤 한 사람에게 귀속될 수 없으며 어떤 누구의 기여를 따질 수 없는 몫이기에 ‘모두의 몫’이다. 모두의 몫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평등하게 분배되어야만 한다. 이처럼 공통부가 기본소득의 원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때, 기본소득의 분배원리는 왜 무조건적이고 보편적이며 개별적일 수밖에 없는지 비로소 해명된다. 책의 전반부는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20세기 사회주의 이론까지 가로지르며, 공통부 배당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치밀한 논증들로 구성되어 있다. 후반부에서 이 논증들은 민주주의, 젠더 평등, 생태적 전환으로 나아가며 다시 현실정치의 문제로 되돌아 나아가고 있다.

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플랫폼 자본주의로의 이행, 이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에 대해 공유지분권 모델과 공동소유형 배당을 대안으로 제시한 점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은 기술혁신을 지연시켜 자본주의적 위기를 늦추려는 전통적 노동주의 전략도, 기술혁신이 자동적으로 사회혁신을 이끌어낸다는 기술결정론적 환상도 거부한다. 기본소득은 기술혁신을 촉진하려는 동시에 기술·플랫폼·데이터의 통제력을 모두의 것으로 되돌리려는 개입 전략이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위기를 경제적 풍요로 전화하려는 이행 전략이다. 이제 기본소득 도입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이는 미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전 사회가 반드시 마주쳐 논쟁해야 할 주제가 되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독자들에게 금민 소장을 우리 시대의 사상가로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다.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저자가 펼치는 고유하고 독창적인 사상은 원전의 충실한 해석에서 이어진 견고한 이론적 토대와 현실의 정책가로서의 유연한 정세 인식 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오랜 기간 기다려온 저작인 만큼, 더 많은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읽히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그는 나를 기본소득 운동으로 이끌었던 스승의 역할을 했다. 뜬눈으로 밤잠 설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낸 그의 노고에 다시 한 번 존경과 찬사의 말을 전한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전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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