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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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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여름
우르비캉드의 광기
6월은 호국의 달
비스마르크 추격전
칭다오 지네튀김
5월은 가정의 달
환태평양 불의 고리
팔달시장이 집 앞으로 몰려오기 전까지는 멸망하지 않는다 사람이 낳은 자는 너를 죽일 수 없다
데데킨트의 절단
마죽 무서워
¿꿈의 포로 아크파크?

마리냐가 준 소녀의 인생
이정재
신체 포기의 각서
마음 포기의 각서
외야수
크와트로 바지나
열차포 구스타프
다음 대상의 무게를 구하시오
악몽 망고
펠리컨
볼링 붐

겨울
러시아식 역원근법
되겠습니다
편안했습니다
리치킹
홍금보
사유사
어제 안 한 퇴화
시브체프 브라제크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オレノカチダ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 쇼스타코비치,
때때로 겨울이 나타나는 이상한 풀밭 점묘
나탈리아 세르게예브나 본다르추크
구미호
김영만
백종원
전우주멀리울기대회
누레예프의 눈보라
서정의 짐승
권태의 괴물
순간의 마귀
원쑤의 가슴팍에 땅크를 굴리자
부록: 어찌하여 나는 비겁하고 치사하며 우아하게 되었는가

해설|조재룡
시인의 말

저자 소개 1

柳眞

1987년에 태어났다. 2016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앙앙앙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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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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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73.14MB ?
ISBN13
9788936408954
KC인증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쥐를 거대하게 그리고 싶으면
내가 작아지면 됩니다

꼬리와 수염을 한 면에 그리려면
꼬리에서 수염에서 지켜보면 됩니다

속마음을 베끼려면
그 마음보다 괴로워야지

너의 포효가 휘어 내려가서
내 음성도 구부러졌습니다

네 마음 무겁다 싶으면
멀어지면 되고요
―「러시아식 역원근법」 전문

나는 하지 않습니다 살라고 견디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고도, 혁명
몰라요, 알 바 아닙니다 그럴싸한 고통
주먹 쥐세요 던지세요 만일 공중에 돌이 맺힌다면
그 손에서 떠나간 눈빛일 테지요

넘어졌습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꽃덤불이었습니다

너는 잘 맞혔습니다
나는 좋은 과녁이었습니다
도끼 곁에는 나란히 비
―「리치킹」 부분

무화과 그늘이 이마에 묻혀줄 때
나는 잃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석류의 붉음이 바닥에 고일 때
나는 잃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개개비의 깃이 공중에서 녹을 때
나는 잃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시브체프 브라체크」 전문

삼각형을 그립니다
도형 안에서 제일 먼저 고독한 수
삼이지요 내가 그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대야 속으로 미끄러진 비누처럼, 멍멍히

(…)

영혼 같은 건 블라디보스토크의 타조보다 널렸다 아무도

안 살려고 하네요 팔리지 않네요
그중 한 삶을 내가 삽니다 내가
살 겁니다 내게 감사하십시오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 쇼스타코비치,」 부분

세계가 나로 호흡하는 게 아닐까 내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게 아니라, 내 입을 벌려 들숨을 불어넣고
날숨을 빨아 마시는 것, 세계

(…)

씩씩하지
나는 쓸모 있습니다
쓰다듬어주세요
―「순간의 마귀」 부분

시인이 뱉는 말이란
갈라진 뱀의 혀와 같습죠
한쪽 갈래로 제삿밥에 침 흘리다
다른 갈래론 소년의 넓적다리나 핥는 법

(…)
‘시인님 눈은 왜 이리 커요?’
네 모습을 잘 보기 위해서란다
‘시인님 귀는 왜 이리 커요?’
너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서란다
‘입은 왜 이리 커요?’
아뿔싸! 호기심 많던 가엾은 세계를 물어 죽여버렸네
―「부록: 어찌하여 나는 비겁하고 치사하며 우아하게 되었는가」 부분


추천사

류진은 최근 십년 사이에 등장한 시인들 가운데 가장 ‘이빨’이 센 시인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입담이 좋다고 하기엔 부족해 보이는 이 시인의 ‘구라’ 치는 실력은 근래 등장한 몇 안 되는 입담 좋은 시인들 사이에서도 압권이다. 눈앞에 당도한 구라 하나의 의미를 곱씹기도 전에 다른 구라들이 줄줄이 달려와서 문장을 기절시켜버리는 방식은 쉬지 않고 시를 끌고 가는 동력이면서 멈추지 않고 시를 읽게 하는 매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문장 하나하나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시가 대세인 이즈음의 젊은 시인들 사이에서 이 정도로 활달하고 역동적인 언어의 잔치를 구경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정신을 빼앗길 정도로 한달음에 읽히는 류진의 시는 그래서, 그래서라도 그 특유의 속도감을 지우고 찬찬히 음미해봐야 한다. 음미해보면 보이는 것. 견고하고 치밀하게 세워놓은 이 세계의 현실 논리가 어쩌면 말짱 거짓부렁일 수도 있다는 사실. 기껏해야 허방을 허방으로 막고 허구를 허구로 덮으면서 쌓아 올린 모래성일 수도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일깨우는 데 많은 진실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1퍼센트의 진실과 99퍼센트의 구라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온갖 허구 가운데서 태어나는 류진의 시가 새삼 증명한다. 모래성처럼 다 허물어진 자리에서 모래성처럼 다시 쌓아 올린 언어의 성채를 그렇다고 허망하게만 볼 일은 아니다. 99퍼센트의 허구를 지탱하는 1퍼센트의 진실은, 극소량일지라도 그것이 진실이라면, 듣는 이를 아프게 전염시킨다. 슬프게 감염시킨다.
김언 시인

시인의 말

오로지 우리가 톱날 박힌 건초를 씹는다.
피의 원심력과 언어의 구심력으로 우리는 착지한다.

전우주멀리울기대회(2016)
팀 버케드의 『새의 감각』이 동기를 주었다.
크거나 작게 욺이 아니라 멀리 운다는 것. 대위법.

되겠습니다(2017)
공동체와 세계문학.
제발 ‘행복’이란 말 써보기, 반복, 따옴표, 언어의 총동원.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 쇼스타코비치,(2018)
쇼스타코비치의(?) 『증언』을 읽으려다 내가 썼다.
대위법, 러시아식 유머, “내게 감사하십시오”라는 태도.

펠리컨(2019)
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의 이해』=도상에서 상징으로
어둠과 어두움; 나를 더 거리 두어 팽개치기;;

(…)

이외 기억해두었다 써먹은 것: 열차포 구스타프, 비스마르크 추격전, 데데킨트의 절단, 환태평양 불의 고리, 『死人の声をきくがよい(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거라)』, 「바지를 입은 구름」의 “배춧국”

2020년 4월
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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