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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손잡는 지역문화운동
지역문화원의 새로운 연결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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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 4

1부 ‘서로 손잡기’는 예술이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필요하다(고영직) … 13
[대담] 지역문화진흥원에서 지역문화원을 말하다(김영현·유상진·최영주) … 23
“웬 협력? 니들이나 잘하세요!”(이동준) … 40
‘나무들의 우정’을 생각한다(손경년) … 51
[그림자 집담회 : 협력의 빛과 그림자]“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협력을 꿈꾼다”(임재춘) … 58
맞잡은 손의 따뜻함과 평등의 발견(김풍기) … 69
[보론] 지역문화 행정기구는 새로운 거버넌스일 수 있는가?(김상철) … 77

2부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

욕망하는 기획자 - 세상을 보는 기획의 시선(김정이) … 97
[대담] 지역의 수요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는 법(김월식·임재춘) … 105
돌연변이, 진화 그리고 문화원(심한기) … 114
‘동네 지식인’의 탄생(이동준) … 124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을 위하여(고영직) … 139

3부 문화원은 무엇을 위해 지역을 탐구하나?

마을 기록과 구술사, 그리고 지역문화원의 역할(윤충로) … 149
[대담] 살아 있는 민속을 ‘아카이브’하기 위하여(전고필·오다예) … 160
사라진 길 위에서 기억을 깨우다(최서영) … 179
지역문화 정체성과 아카이브 구축(한기홍) … 193
지역문화의 압축파일을 푸는 지명 유래(임재해) … 202
새로운 경기도의 노래를 만나다(서정민갑) … 218

저자 소개 1

경기도문화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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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86g | 140*220*20mm
ISBN13
9788966551187

책 속으로

‘지역 탐구’는 문화원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성적이고, 활용 단계까지 고려하지 못한 지역 탐구는 문화원을 자폐적이고 고립되게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 문화원이 지역을 탐구하는 목적은 살아 있는 민속을 아카이브하는 데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됩니다. 지역에서 여전히 ‘예술’ 따로 ‘지역문화’ 따로 ‘생활문화’ 따로 영역을 나누는 현실을 보면 아직도 지역의 시간대가 캄캄한 어둠인 것 같지만 지역문화원의 개방형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는 아직 유효합니다. 어둠 속에서 협력의 수준을 실험하는 노력을 통해 ‘협력의 경험’이 쌓여야 합니다.
---「여는 글」중에서

웹진 『경기문화저널』의 기획기사와 특별 기고, 보론 등을 엮어 단행본으로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경기문화저널』 기사를 엮어 발행한 『로컬 지향의 지역문화운동』은 다소 논쟁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을 통해 지역문화원의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단초를 찾고자 출간된 단행본이었습니다. 당시 문제의식의 초점이 모호하기도 했고, 사유가 깊지 못한 측면도 있었지만 몇 가지 개념을 정립함으로써 지역문화원이 당면한 과제를 명확히 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바탕 위에 이 책은 ‘지역문화원 발전방향 포럼’에서 제시된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고, 현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가 지역문화원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자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도문화원연합회는 지역 중심적 사고가 절실히 요구되는 흐름 속에서 ‘지역(로컬)’, 그리고 ‘커뮤니티’가 우리 사회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도발적인 제안을 4 하고자 합니다. 그 제안을 더 구체화하기 위해 ‘협력’, ‘연결’ 그리고 ‘지역 탐구를 위한 방법론’ 등 크게 세 가지 주제에 대해 문화원 내외부 필진들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후략)
---「여는 글」중에서

지역에서 문화원이 외부의 예술가(단체) 및 지역 주민들과의 원활한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규칙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협력을 위한 ‘평상(平床)’을 하나 놓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평상의 원리는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고,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낮지 않다는 점을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n분의 1’의 정치학이 구현되는 장(場, feild)이다. 협치/협력에 관한 이러한 정의는 공유지의 비극이 심화되고 있고, 이른바 ‘소유자 사회(ownership society)’를 넘어 지역의 회복력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한마디로 말해 공유(共有)의 가치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필요하다」중에서

문화원과 문화재단은 공통의 지향점이 있습니다. 발을 디디고 있는 자신의 지역문화 진흥을 위해 시민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지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지역문화란 지역에서 향유하고 있는 문화, 즉 ‘지역의 전통문화(문화유산), 지역민의 생활문화와 예술문화’ 등을 포괄하면서 ‘지리적 공간 및 행정구역의 관점에서 본 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생활 공간, 경제 공간, 심미적 공간, 생태 공간 등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에서의 삶의 총체’를 지역문화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지역문화는 지역 주민의 삶과 밀접하기 때문에 ‘왜’ 라는 질문과 더불어 ‘누구와’, ‘무엇을’이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나무들의 우정’을 생각한다」중에서

‘동네 지식인’은 그저 동네에 있는 지식인이 아니다. 동네 지식인은 동네에 살면서 동네를 배우고 동네 생활 속에서 지식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동네를 성찰하는 사람인 것이다. 진정 지식인이고자 한다면 먼저 동네를 탐구해야 하지 않을까? 동네 아낙들, 동네 어르신이 체득하고 있는 동네에 관한 생활 지식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며 가꿔온 일상적인 지식들이 얼마나 놀라운지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동네에 자라고 있는 꽃들과 약초들의 쓰임새, 골목골목에 스며 있는 마을의 역사, 24절기를 하루하루 몸으로 새기며 살아온 농군의 삶…. 동네 주민들이 살아온 거대한 생애 경험의 광산에서 어떤 광물을 발견하고 채굴할 것인지, 그것을 어떻게 세공해서 보석과 같은 지식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 그런 지식인은 어디에 있는가?
---「‘동네 지식인’의 탄생」중에서

마을이란 함께한 기억을 공유하는 관계이며, 공유한 기억을 되살리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기억들을 모아 기록하는 것은 단지 과거의 기억을 교류하고 공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기억의 기록화는 마을에서 세대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양성한 시민 기록자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게 된다면 그 지속가능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많은 시민 기록자가 참여하고 커뮤니티 간의 연대가 활발할 때 우리의 기록 생태계는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사라진 길 위에서 기억을 깨우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다르니까 서로 손잡는 것이다

지역문화운동의 가능성과 현실적 한계를 꾸준히 탐색하고 있는 경기도문화원연합회에서 『로컬 지향의 지역문화운동』(2019)에 이어 『서로 손잡는 지역문화운동』을 엮었다. 이번 책 또한 2019년 한 해 동안 문화원 중심의 지역문화운동에 대해 꾸준히 토론하고 고민한 결과들을 갈무리한 것이다. 이번 책에는 지역 내 각종 문화기관, 문화운동 주체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삼았다. 그래서 제목이 ‘서로 손잡는 지역문화운동’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실제로 각 주체의 고유성(영역)을 지킨다는 미명 아래 ‘서로 손잡는’ 실천이 벽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예술 영역에 왜 문화원이 들어오느냐?’, ‘사진은 사진 전문가의 영역이니 우리 허락 없이 사진 강의를 개설할 수 없다’, ‘개나 소나 예술 하나? 아무나 예술하는 게 아니다’, ‘문화원은 전통문화나 제대로 해라!’ 이런 이해 수준 위에서 지역의 문화예술 기관, 단체들이 협력을 할 수 있는 부분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문화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아직 지역의 시간대는 캄캄한 밤이다.(44)

또는 협력의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단지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거나 관(官)이 협동이란 이름하에 지역문화 주체들을 ‘동원’하려는 구습도 여전하다. 또 지역문화운동에 시장 주도 사유화가 시도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이 시종 강조하는 것은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그것은 지역에 산재하고 있는 공유지를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3부에서 강조되고 있는 마을을 기록하기 위해서도 ‘서로 손잡기’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서로 손잡는’ 문화운동이 일의 효율과 기능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서로 손잡기’는 어쩌면 생명의 기초적인 활동에 속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런 이웃 간의 교류는 뿌리 끝을 감싸며 자라 그 뿌리의 영양 교환을 돕는 균류를 통해 이루어지거나, 직접 서로의 뿌리가 뒤엉켜 하나의 뿌리처럼 결합하기 때문에 가능”하며, “같은 나무 종의 개체들이 대부분 그런 시스템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고 합니다. 그는 “그런 네트워크를 통해 영양분을 나누고 이웃이 위험에 처할 때 도움을 주기” 때문에 “모든 나무는 한 그루 한 그루 전부가 최대한 오래 살아남아야 하는 소중한 공동체의 자산”이라고 하며, ‘이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나무들의 우정’을 사람들의 삶에 빗대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52)

식물들의 생존 원리를 사람들의 사회에 곧바로 이식시킬 수는 없지만 사회가 사람들의 만남에서 시작된다는 경험을 떠올려본다면 지역에서 실천하는 문화운동이 서로 만나고 협력하는 것은 그 자체가 ‘문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는 그것을 나무들의 생장 원리에 빗대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은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영화 [그린 북](Green Book)을 소개하면서도 강조된다. 자신도 이민 온 이탈리아계 하류층이면서 흑인에게는 강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토니 발레롱가와 흑인이면서도 성공한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의 만남을 다룬 이 영화는 서로 손잡고 편견을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물론 토니와 돈의 처음 만남은 편견과 의심으로 가득 찼었다. 돈 셜리의 운전기사인 토니가 연주 여행을 떠나 함께 맞는 난관과 갈등은 어느 새인가 서로에 대한 깊은 우정으로 변모해 있었다. 이 영화를 읽으며 필자인 김풍기 교수는 “협력은 상호 유사한 분야에서보다 서로 다른 분야와 생각의 만남에서 더욱 큰 효과를 낸다. 비슷한 분야 혹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어깨를 겯고 나아가야 할 동지이지만, 서로 다른 분야는 동지가 되기 위한 지난한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협력이란 우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야 하는 실천인 것이다.

‘동네 지식인’과 마을 기록하기

‘서로 손잡기’의 당위와 원리를 한편으로 한다면 이 책의 다른 편에는 ‘서로 손잡기’를 통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그것은 각자가 사는 동네에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하는 실천이다. 3부에서는 그 예를 두 가지 들고 있는데, 하나는 ‘동네 지식인’이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 일을 지역의 문화원이 감당해야 할 임무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동네 지식인’이 무엇인가 살펴보자.

‘동네 지식인’은 그저 동네에 있는 지식인이 아니다. 동네 지식인은 동네에 살면서 동네를 배우고 동네 생활 속에서 지식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동네를 성찰하는 사람인 것이다. 진정 지식인이고자 한다면 먼저 동네를 탐구해야 하지 않을까? 동네 아낙들, 동네 어르신이 체득하고 있는 동네에 관한 생활 지식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 동네 주민들이 살아온 거대한 생애 경험의 광산에서 어떤 광물을 발견하고 채굴할 것인지, 그것을 어떻게 세공해서 보석과 같은 지식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 그런 지식인 (…).(136~137)

‘동네 지식인’은 동네에서 살면서 동네를 공부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냥 동네에 사는 통념적인 지식인을 가리키지 않는다. 앞으로 ‘동네 지식인’이 필요한 이유는, 산업문명의 변화와 더불어 구체적인 삶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위한 ‘할 일’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동네를 이해하고 동네에서의 삶의 방향을 탐구하는 사람이 ‘동네 지식인’인데, 그에게는 동네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보존해야 할 중대한 임무가 주어진다. “마을이란 함께한 기억을 공유하는 관계이며, 공유한 기억을 되살리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가는 것”인데 그래야만 하는 것은 “과거의 기억들을 모아 기록하는 것은 단지 과거의 기억을 교류하고 공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억의 기록화는 마을에서 세대를 잇는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의 주장과 고민의 흐름들은, 일차적으로는 지역문화운동에서의 협력, ‘서로 손잡기’가 지금 매우 중요한 화두이며 협력을 통해 ‘동네 지식인’의 양성과 마을 기록 작업이다. 기록 작업을 위해서 ‘시민 기록자’가 필요하지만 ‘시민 기록자’도 넓게 보면 ‘동네 지식인’에 해당된다. 이런 고민과 사업의 중심에 지역 문화원의 역할이 지대함을 이 책의 필자들은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문화운동을 고민하는 일꾼들에게는 중요한 화두와 실천 주제를 제시하는 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지역별로 산하, 지형, 산업의 형태 등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해당 지역 주민의 생활 방식에서도 다소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차이를 찾아낼 수 있어야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다. 중앙의 역사가 영웅호걸의 역사라면 지역의 역사는 이름 없는 골목 평범한 지역 주민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중앙의 역사든 지역의 역사든 간에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똑같이 소중한 것임에 틀림없다. 비록 작지만 그 일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기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19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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