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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딸들에게 - 엄마의 행복한 장례식
1장. 60살 막내와 7남매의 좌충우돌 효도기 외할머니의 나쁜 년, 죽일 년 황천길 될 뻔한 ‘5센치’ 효도 송씨 일가의 효도 분량 포인트제 골방에 숨긴 50리터 쓰레기봉투가 유품? 2장. 다섯 자매의 창의적인 죽고 싶은 방법 이모가 뇌를 소금에 절였어요! 인생의 답안지에 써내려간 독버섯, 수면제, 복어알 니까짓 것 둘째 이모, 군대 영장 나온 넷째 이모 3장. 할머니! 유치원 다녀오셨어요? 6개월 만에 온 부고 소식과 할머니의 빼앗긴 밭고랑 멍멍 심바는 효도주치의 똥 바르는 할머니, 구슬 꿰는 할머니 할머니, 꼭 개근상 받으셔야 해요! 4장. 죽음아! 너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니? 엄마! 할머니 코 밑에 휴지를 대보자! 나의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개발에 편자, 해골에 다이아몬드? 13살, 죽음의 문턱 구경 5장. 엄마의 소풍은 진행 중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엄마의 세느강 엄마의 마지막 집 엄마의 국가대표 탁구채 6장. 근데, 엄마가 보고 싶어지면 어떻게 해? 원하는 게 이거 맞아? 장기기증? 시신기증? 아빠의 수목장, 엄마의 해양장 그리고 인터넷 봉안당 엄마의 장례식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오세요! 책을 덮으며 - 어! 이거 할머니 된장이 아니네? 엄마에게 드리는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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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으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엄마의 장례식을 이야기해보겠다고 나섰다지만, 부끄럽게도 저는 효녀도, 곰살맞게 구는 딸도 아니에요.
--- 「첫문장」 중에서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라는 질문은 이 책의 화두를 꺼내는 동시에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지게 해주었어요. 질문들은 단순하고 현실적이었습니다. 대답들은 담담하고 소박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나눈 이야기에는 삶과 죽음에 관한 여러 생각이 담기더군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신이나 장기를 기증하고 싶은지, 화장 혹은 매장하기를 바라는지, 장례 방식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유품 정리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엄마의 이야기가 남긴 여운은 길었습니다. --- pp.7-8 “나가 만약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가게 되믄, 쓰잘데기없는 생명 연장은 하지 마라잉. 그동안 수없이 봤잖냐? 심장이 멈추면 심폐소생으로 살려내블제, 숨 못 쉬면 산소호흡기를 꼽아서 또 살려내븐당께. 긍께 그런 거 절대 꼽지 마라잉!” …(중략)… “야야, 우리나라에서 장남은 주위 이목 때문에 그런 결정을 못 해브러. 또 며느리는 어떤 의견을 내건 입방아에 오르니 결정 못 해브러야아. 딸인 니가 해야 하는 일이다. 알긋냐잉!” --- p.21 들어보니, 막내 이모가 소금을 먹기 시작한 건 유튜브 때문이었다. 소금을 먹으면 암으로 인한 통증이 사라진다는 가짜뉴스를 봤단다. …(중략)… 공부 잘하고 똑똑했던 이모였기에, 소금 중독을 유튜브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부족하다. 이모의 소금 맹신은 견디기 힘든 ‘통증’ 때문이었다. 암 환자에게 돌발성 통증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올 때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생각할 정도로 온몸이 고문당하듯 아프다고 한다. 그 고통에 이모는 합리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 p.62 심바에 대한 할머니의 애정은 가끔 과하기도 하다. 한여름에 이불을 덮어주는 일만 해도 그렇다. 할머니는 잠들 때 당신의 품을 파고드는 심바에게 자기 이불을 끌어다 덮어주신다. 하지만 심바가 더위를 참을 리 없고, 결국 이불을 걷어차거나 빠져나오면 할머니는 ‘이노옴’ 하고 꾸짖으신다. …(중략)… 어쨌든 할머니는 매일 심바를 쓰다듬거나 야단치려고 필사적으로 보행기를 끌며 운동하신다. 심바가 할머니의 재활운동까지 시켜주니, 열 의사가 부럽지 않다. --- pp.92-93 엄마 손을 잡고 등교하는 길, 하천을 지날 때마다 코를 감싸 쥐는 나에게 엄마는 늘 세느강 이야기를 했다. 당시 나는 세느강이 아주 아름답기는 하지만 검은 물이 흐르는 강인가 보다 생각했다. 엄마는 그렇게 낭만적인 파리의 강을 꿈꾸며 매일 엄마만의 세느강을 걸었다. …(중략)… 엄마의 인생을 지탱해주었던 건 여행 그리고 세느강이 아니었을까. 오늘도 엄마는 동네로 출근한다. 엄마의 마음속에는 지금도 세느강이 흐르고 있겠지. --- pp.149-154 장례는 가족의 역사와 기억을 소환하는 자리이기에, 어떤 형식이든 그 가치가 다르지 않다. 다만 마지막 효도라는 명목으로 이름도 모르는 검은 옷의 문상객들과 절하며 사흘을 보내는 새까만 장례식보다, 화려한 꽃무늬가 일렁이는 알록달록 행복한 장례식이 엄마에게는 더 어울릴 것 같다. 엄마는 장례식에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 pp.187-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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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과 한껏 죽음에 대해 말하고 싶다.
― 『내 어머니 이야기』 저자 김은성 5월처럼 포근한 목소리로 언젠가 맞아야 할 이별준비를 속삭인다. ― 대구한의대학교 외래교수 정순태(웰다잉 강사, 사회복지학 박사) 어느 날 편집자가 집어들 수밖에 없는 원고가 날아들었다 작가가 학술서 이외에 처음 쓴 글, 거기에 ‘컴퓨터응용기계설계계열 외래교수’라는 낯선 프로필이라니. 오, 신선했다. 하지만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라는 제목에 이미 마음을 빼앗긴 상태. 작가가 서두에서 밝히듯 ‘효녀는 아니지만’(혹은 아니기에), 엄마의 부재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즉각 드는 반발심(혹은 후회막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주에서 가장 큰 사랑으로 존재하는 엄마에게 죽음을 묻다니, 어떻게? 왜? 물음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나의 죽음보다 더 아프고 슬플 것만 같은 엄마의 마지막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시간. 울 것 같은 얼굴로 원고를 집어들었지만, 물음표는 생각보다 빨리 느낌표가 되었다. 원고가 단숨에 읽힐 만큼 재밌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누군가의 죽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을 깊이 사랑하는 것임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는 작가의 생각에 감화된 한 편집자에 의해 사명감을 띠고 세상에 나왔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간병하던 엄마가 탈출하듯 딸에게 여행을 오면서 유쾌하고도 짭조름한 대화가 시작되다! 90대 할머니의 치매가 처음 나타난 것은 대략 10년 전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6개월 전, 60대 막내가 노모의 고향 집의 잘 닫히지 않던 문을 고치느라 문턱을 5센티미터 높이는 공사를 했는데, 할머니가 문턱에 걸려 넘어지시면서 치매가 심화되셨다. 할머니는 병원에서 두 달 간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신 후 집에서 24시간 보살핌을 받으셨다. 70대 엄마는 노인유치원과 방문돌봄서비스를 이용하여 할머니 혼자서도 지내실 수 있게 되기까지, 자식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효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으려 애썼다. 할머니를 돌보는 엄마를 보며 작가는 자신이 엄마 나이가 되고, 엄마가 할머니 나이가 되었을 때를 그려보며 ‘눈물’과 ‘웃음’으로 잘 이별하기 위해 엄마에게 더 귀 기울인다.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는 치매를 앓는 부모를 돌보는 가족의 이야기, 죽음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과 삶과 죽음의 가치에 대한 생각들, 노년을 맞은 부모의 일상과 여가에 대한 따뜻한 시선, 삶의 완성으로서의 죽음준비에 필요한 요건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3박 4일간의 대화, 그리고 그 이후로도 이어진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작가는 할머니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엄마는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 했음을 깨닫는다. 사전연명의료, 장기 및 시신기증, 장례방식 등에 관한 엄마의 의향을 들으면서 엄마가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치매 간병에 익숙하지 않은 7남매가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는 한편, ‘효도 분량 포인트제’를 도입해 자발적으로 효도를 실천하며 아름다운 가풍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한다. 또한 노모의 곁을 지키며 인생 백세 시대를 실감하는 다섯 자매에게 죽음은 마냥 두렵거나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쾌하기까지 한 점에 공감하기도 한다. 할머니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반려견을 보면서 엄마에게 로봇 강아지를 선물하는 날도 그려보고, 구슬을 꿰어 목걸이를 만들거나 산수 문제를 푸는 할머니의 노인유치원 생활을 응원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듣거나 겪었던 죽음의 경험에서 죽음의 가치를 찾아보기도 하고, 생존수영을 익히며 죽음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엄마의 여가가 세계여행에서 동네 한 바퀴 출근으로 바뀐 것도 지켜보고, 동네 체육센터에서 탁구를 배우는 엄마에게 탁구채가 비싸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편견을 반성하기도 한다. 노화, 치매, 죽음에 관한 낯설면서도 귀엽고, 뭉클하면서도 어딘가 상쾌한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삶을 완성하게 하는 ‘선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유쾌하고도 짭조름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늦었을 때니까 아주 많이 늦어버리기 전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가! 죽음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를 피해선 안 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삶의 연장선에 있으며, 삶을 완성하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평소 품어온 죽음에 관한 생각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야기한 저자의 경험이 담겼다. 저자는 할머니를 돌보는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엄마의 노년과 죽음 그리고 자기 삶의 마무리에 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얻었던 것은 그 자체로 선물이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연명의료, 유품 정리, 장례식 등 웰다잉과 관련된 정보를 알차고 친근하게 풀어내고 있어 존엄한 죽음에 관한 하나의 모델을 얻을 수 있다. 치매를 앓고 계신 노모를 돌보는 7남매의 좌충우돌 효도기, 자식 같은 할머니의 반려견, 노인유치원, 엄마의 노후생활 등 다양한 일상 에피소드를 함께 담고 있어 노약하고 병든 부모를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될 모든 자식은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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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의 생애를 만화 『내 어머니 이야기』로 완성했다. 긴 시간 동안 어머니의 삶에 눈길을 보냈고, 지금은 어머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에는 내 어머니와 나와는 조금 다르면서도 꼭 닮은 어머니와 딸이 그려진다.
작가의 어머니는 7남매의 맏이로서 치매를 앓는 외할머니를 다른 형제자매와 함께 수년간 돌봐왔다. 근래 할머니의 치매가 심해진 것을 계기로, 어머니와 작가는 죽음에 대한 부드럽고 진지한 대화를 시작한다. 작가의 어머니는 당신 어머니에게 알맞은 치료와 돌봄 방법을 찾아내려고 분투한 일화는 물론, 당신의 노년과 죽음을 미루어 보며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지 마음속에 품었던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준다. 어머니와 딸이 마주 보고 서로에게 귀 기울일수록 어머니의 죽음 준비는 더욱 풍성해지고, 마음 담은 이야기를 나누며 두 사람은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 어머니는 딸의 애정 어린 격려를 받으며, 딸과 나눈 대화 속에서 선택하고자 한 일들을 자분자분 실행하며 당신의 마지막을 잘 맞이하시리라. 상큼해서 마음이 말개지는 책이면서, 순하게 중심에 다가가는 책이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생각은 소박하고 마침맞아서 읽는 내내 마음을 끈다. 자신이 듣거나 겪었던 죽음의 여러 경험을 되짚어보고, 공부를 더 해가며 대화를 열어가는 딸의 모습은 사려 깊다. 늙어감, 죽어감, 죽음을 보는 시선도 밝고 따스하다. 세상을 잘 헤쳐 온 어머니의 수수한 지혜와 딸의 담백한 탐구가 조화롭고 근사하게 펼쳐져 있다. 살아 있을 때 죽음을 준비하는 어머니와 딸의 대화는 굉장히 귀하다. 나 역시 어머니와 나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완성할지 고민하고 있었기에, 모녀의 대화를 읽으며 죽음에 관한 생각을 좀 더 점검할 수 있었다. 점검한 죽음은 더는 위협적이지 않다. 오래 입어 솔기가 나긋나긋해진 옷처럼 친근해진다. 이제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과 함께 한껏 죽음에 대해 말하고 싶다. - 김은성 (『내 어머니 이야기』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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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듯이 우리의 삶도 언젠가 끝난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관심은 잘 사는 것에 머문다. 죽음은 멀고, 어둡고,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시간을 염려한다. 앞으로 20년쯤 뒤에 자신은 어떤 모습일까? 병원에 있을까? 아니면 이 세상을 떠났을까?
작가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노년에 접어든 어머니를 통해 자신의 일생을 읽는다. 가족의 일상에서 장수시대의 효, 노화, 죽음을 만난다. 모녀 3대가 겪는 사소한 사건은 미래의 그 어느 날로 안내한다. 늙음과 죽음을 사색하는 시간은 이 책의 독자를 위한 선물이다. 죽음이 무겁듯 죽음에 관한 책은 무겁다. 사회적, 윤리적, 철학적 의미를 담는 데 열중해서다. 만나고 싶지 않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죽음인데, 읽기마저 쉽지 않다. 웰다잉 강사이며, 40대 딸이 터놓는 죽음 이야기는 다르다. 맑고 밝다. 시선은 따뜻하고 글은 편안하다. 죽음준비의 기본 요건인 삶의 정리, 연명의료, 장례까지 내용도 알차게 채웠다. 5월처럼 포근한 목소리로 언젠가 맞아야 할 이별준비를 속삭인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 언젠가 없어질 것이기에 더욱 소중한 삶이 오롯이 남는다. - 정순태 (대구한의대학교 외래교수, 웰다잉 강사, 사회복지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