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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지 않는 빛
양장
반숙자
bookin(북인)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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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인 수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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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5

제1장 말하고 싶은 눈

산마을의 저녁연기 14
말하고 싶은 눈 19
그대 뒷모습 24
낙엽주 특강 27
등나무집 형님 31
포옹 36
타박네로 간다 41
안개의 행보(行步) 45
잉태의 바람 49
바람이 켜는 노래 53
설원에 서면 57
냉장고도 노크하고 여니? 60

제2장 사과꽃 필 때

해토머리 66
이슬의 집 71
쑥 뜯는 날의 행복 75
꽃차를 우리며 79
빛나지 않는 빛 83
이쁘지도 않은 것이 88
세탁 삼매(三昧) 91
혼(魂)으로 쓰는 글 96
사과꽃 필 때 101
고독한 날갯짓 105
해체의 현장에서 110
유월 114

제3장 열쇠 없는 집

루노 이야기 120
열쇠 없는 집 124
유리방의 고독 129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132
홀로, 함께 137
가슴으로 오는 소리 141
외롭게 한 죄 146
다시 고요 150
겨울 포장마차 155
남자의 성(城) 159
노모의 독서법 163
기차 칸을 세며 166
같은 온도 170
뿌리의 봄 175
달빛과 목신(木神) 이야기 178

제4장 겨울 섬진강

고도(孤島)에서 184
마로니에 189
오월여행 192
탁발 197
야스나야 폴랴나의 풀무덤 201
산다무키 205
겨울 섬진강 209
바라보기 213

제5장 손이 전하는 말

꽃잠 218
나의 서재 222
손 226
손이 전하는 말 230
불빛 234
나무가슴 238
숨은 사랑 244
가시 없는 선인장 249
밟아라 252
자동열쇠 이야기 255
스스로 내는 벌금 258
외딴곳 261
엄마의 추석 264
묵시의 새벽 267
당신의 봄 271
미루지 않는 사랑 275

저자 소개 1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음성 수봉초등학교와 음성중학교, 청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청주대학 행정대학을 수료하였다. 1957년부터 17년간 음성 군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1981년 『한국수필』과 1986년 『현대문학』에 천료하고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이사, 수필문우회, 가톨릭문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음성문인협회 초대 회장과 음성예총 3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1986), 『그대 피어나라 하시기에』(1990), 『가슴으로 오는 소리』(1995), 『때때로 길은 아름답고』(1998년도 문예진흥기금 수여), 『천년숲』(2008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음성 수봉초등학교와 음성중학교, 청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청주대학 행정대학을 수료하였다. 1957년부터 17년간 음성 군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1981년 『한국수필』과 1986년 『현대문학』에 천료하고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이사, 수필문우회, 가톨릭문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음성문인협회 초대 회장과 음성예총 3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1986), 『그대 피어나라 하시기에』(1990), 『가슴으로 오는 소리』(1995), 『때때로 길은 아름답고』(1998년도 문예진흥기금 수여), 『천년숲』(2008년도 문예진흥기금 수여), 『거기 사람이 있었네』(2015년도 충북문화재단 기금 수여와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묵상집 『미루지 않는 사랑』(2019)이 있고 수필선집 『사과나무』(1999)와 『이쁘지도 않은 것이』(2009) 있다.

수상으로는 현대수필문학상(1991), 한국자유문학상(1992), 음성군민대상 문화예술부문(1997), 충북문학상(1998), 충북도민대상 문학부문(1999), 제1회 자랑스러운 음성인상 (2002), 제1회 월간문학 동리상(2003), 동포문학상(2004), 충북현대예술상(2009), 대한문학 대상(2009), 산귀래문학상(2012), 조연현문학상(2015), 올해의 수필인상(2017), 류귀현문학상(2017), 예총예술문화 대상(2017), 조경희수필문학 대상(2018)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한국수필 자문위원. 에세이21 자문위원. 문학미디어 편집고문과 음성예총 문예창작교실과 음성주민자치센터 수필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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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8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30g | 128*188*20mm
ISBN13
9791165120061

책 속으로

거실 벽에 액자가 걸려 있다.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나는 이 작품에 어떤 예술 작품 못지않은 의미를 둔다. 우리 집에 오시는 손님들이 액자에 있는 글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을 때가 있다. 아마도 글의 뜻이 매우 깊고 오묘해서 쉽게 이해하지를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액자에는 하얀 여백에 眞光不煇(진광불휘)라는 글씨가 두 줄 종으로 쓰여 있고 줄을 바꿔 賀 上梓(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상재를 축하하며)라는 글씨가 역시 두 줄로 있다. 다음은 여백을 넉넉히 두고 대나무를 그렸고, 아래는 1986년 처서절이라 쓰여 있다. 처음과 끝 부분에 낙관을 찍었다.

15년 전의 이야기다. 첫 수필집을 출간하고 분에 넘치는 격려를 받았다. 특히 출판을 맡아주신 출판사 사장님의 뜨거운 관심과 격려는 수필가로 살아가는 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철없는 아이 모양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살아온 이야기를 썼다. 썼다기보다는 가슴에 차고 넘쳐서 어쩔 줄 모르다가 수필이라는 분화구를 만나 용암처럼 뿜어올렸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쑥스럽기도 하고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노래를 잘하나, 솜씨가 좋은가, 맘씨 맵시가 좋아 사람들에게 귀염을 받는가, 건강도 좋지 않아 주눅이 들어 살아왔다. 더구나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가 서울로 올라간 처지라 나의 촌스러움은 수필가로서 어색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가끔씩 세미나나 모임에 참석해보면 수필문단의 여러 선생님을 뵙는다는 기쁨 뒤에는 자신이 위축되어 후회가 따랐다. 그런 나에게 고졸한 그림과 글씨로 축하를 보내주신 분이 계시니 원로이신 Y선생이시다. 그 황감한 선물을 받고 한동안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비밀한 기쁨을 혼자 누렸다.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를 올 때는 보물상자를 안고 오는 마음으로 왔다. 아파트 벽에 액자를 걸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장을 받아야 할 우편물을 가지고 온 우편집배원이 현관에 선 채로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였다. 영문을 몰라서 섰으려니 “진, 광, 불, 휘, 차암 좋네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우체부가 돌아가고 나서 그 뜻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뜻을 풀이하면 ‘참된 빛은 찬란하지 않다’로 되겠는데 빛이 빛나지 않으면 생명이 없는 거나 다름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무슨 뜻으로 나에게 이런 글귀를 손수 써주셨을까. 그 뒤로는 액자 앞에 서면 그냥 기쁘기만 한 것이 아니고 기뻤다 부끄러웠다 뒤범벅이 되었다.

---「빛나지 않는 빛」중에서

출판사 리뷰

수필인생 40년의 시간의 흔적을 모은 반숙자 수필선집 『빛나지 않는 빛』

충북 음성의 원로문인이자 ‘음성문학의 어머니’로 불리는 반숙자 수필가가 수필인생 40년을 정리하는 수필선집 『빛나지 않는 빛』을 출간했다. 충북 음성의 토박이인 반숙자 수필가는 음성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사범학교와 청주대학 행정대학을 수료한 후 1957년부터 음성군내 초등학교에서 17년간 교편을 잡았다. 1981년 『한국수필』과 1986년 『현대문학』에 천료하고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이사, 수필문우회, 가톨릭문우회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음성문인협회 초대 회장과 음성예총 3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음성에서 수필작법 강의를 하는 반숙자 수필가는 40년 넘게 수필을 쓰면서, 만약 수필을 쓰지 않았다면 조금 불편한 청각장애인으로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숙자 수필가에게 수필은 “자폐의 광야에서 손잡아 이쪽 세상으로 안내해주었다. 부정의 암흑을 깨고 긍정의 옷을 입혀준 존재다. 독자에게 가기 전에 스스로를 위로해주고 치유하여 재생의 옷을 짜게 했다. 그렇게 살고 보니 어느덧 석양이 내렸지만 외롭지 않고 두렵지 않고 하루하루가 충만하다. 그것은 삶을 직조하는 수필이기에 가능했고 매순간 깨어 살게 하는 지혜의 샘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글을 다듬듯이 시간을 다듬은 흔적들”이라고 고백했다.

작가는 “여기 내놓은 작품들은 일곱 권의 수필집에서 가려낸 것이다. 문학적 성과가 있는 작품이라기보다 공감해준 독자들이 많았던 수필, 본인에게 의미 있는 수필, 미완이라도 애착이 가는 수필”들을 뽑았다고 말한다. 제1장 「말하고 싶은 눈」에 수록된 「산마을의 저녁연기」에서는 저녁연기는 그리움이고 어머니의 행주치마자락 같다고 묘사하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어머니의 기도는 착하게 살라는 당부의 말씀이었다고 회상하고 있다.

제2장 「사과꽃 필 때」에 실린 「고독한 날개짓」에서는 아름다운 노래와 목숨을 바꾼다는 가시나무새처럼 외로운 영혼의 위안이 되고 목숨의 참 의미가 되기 위해 더 높이 날아가는 고독한 날갯짓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향 음성에 정착한 후 사과가 좋아 사과나무를 심으며 의미 있게 살았던 삶의 흔적도 여러 곳에서 보여준다. 제3장 「열쇠 없는 집」에 수록된 「가슴으로 오는 소리」에서는 청력을 상실하고 죽음을 생각했을 정도로 절박했던 삶, 죽음의 순간에서 보여준 섬광과 들리지 않는 불행보다 볼 수 있는 희망을 선택한 저자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에선 공직에 근무하던 남편과 고향으로 내려와 과수원을 경영하며 모두가 고향을 버리더라도 고향에서 살다가 뼈를 묻자는 고향 예찬론도 펼치고 있다.

제4장 「겨울 섬진강」은 국내외 여행지를 돌아보면서 느낀 수필 8편을 모아놓았다. 특히 겨울에 문우들과 떠난 섬진강에서 벚꽃의 푸름도 없고 재첩을 잡는 사람도 없는 민낯의 강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며, 빠른 속도의 세상에서 눈치 보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흐르는 강물의 지혜를 배웠다고 말한다. 제5장 「손이 전하는 말」에는 최근에 발표한 「손이 전하는 말」과 「손」이 실려 있다. 손은 심부름꾼이라고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충직하게 소임을 다하는 심복이라고 정의한다. 어떤 주인을 만나는가에 따라 병고를 치유하는 인술(仁術)의 손이 있는가 하면 파괴와 살생을 일삼는 손도 있다며 기왕이면 좋은 손을 갖고 싶었다고 말하며 인간이 지닌 ‘손’이 가진 여러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표제작 「빛나지 않는 빛」은 첫 수필집 출간기념으로 선배 수필가가 써준 액자 속의 글귀 ‘참된 빛은 찬란하지 않다’는 의미의 ‘眞光不煇(진광불휘)’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지금까지 액자 앞에 수백 번 섰다고 고백한다. 특히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길 때, 내가 한없이 작고 초라해 보일 때 이 글 앞에 서서 얄팍한 근기로 고뇌하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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