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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1. ‘국민국가’가 버린 아이 고사명 2. 민족교육을 향한 끊이지 않는 생각 박종명 3. 『진달래』의 마지막 잔당 정 인 4. 아이들에게 민족의 마음을 박정혜 5. 재일조선인 피폭자의 풀리지 않는 분노 이실근 6. 문학은 정치를 능가한다 김석범 나가며 옮긴이의 말 |
Il-song Nakamura,中村一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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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적으로 살아온 여섯 인물의 삶과 사상
자이니치의 입장에서 재서술한 전후 70년사 이데올로기가 아닌 아직도 양보할 수 없는 一線(사상)으로서 ‘조선적’으로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여섯 인물, 고사명·박종명·정인·박정혜·이실근·김석범. 在日에게 특히 가혹했던 40~60년대를 거쳐 차별의 시대를 살아낸 ‘역사의 산증인’들의 장절한 인생과 그 사상을 긴 인터뷰를 기초로 한 르포로 그려냈다. 在日로부터 투영된 ‘전후 70년사’를 돌아본다. 책에 등장하는 여섯 명은 전원, 연합군총사령부(GHQ, 미국)와 일본 정부에 의한 48~49년의 조선인학교 강제 폐쇄와 재일조선인의 저항운동을 체험, 학생과 교사 등 다양한 형태로 좌파조선인이 주도한 민족교육운동과 관련되어 있다. 조선인이 ‘열등한 존재’로 간주되고 있었던 해방 직후, 부정당해왔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동포 간의 유대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 조선인들에게 얼마만큼 소중한 경험이었는가를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책 곳곳에 배어있는 부모의 염려와 사랑, 조선인이라는 존재를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게 교육한 일본인 선생,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손을 내밀어 준 자들, 필생의 업이 된 교육과 문학의 길로 이끌어준 이들과의 만남은 처참히 무너질 뻔한 그들의 삶을 지탱시켜준 버팀목이었다. 타자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의지적으로 나누어갖는 능력을 지닌 존재들과의 조우는 이들 여섯 인물이 끝끝내 저버리지 않았던 마지노선인 사상으로서의 ‘조선적’을 고수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들의 삶은 지금, 여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우리는 어떠한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인지, 또한 우리는 어떤 세계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요청한다. 이 책은 여전히 불식되지 않은 식민주의의 잔재와 경제적 낙차에 의한 차별, 피부색에서 비롯하는 인종차별, 종교에 의한 차별, 남자와 여자의 성차별,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차별 등 갖가지 폭력적 경계선이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시키고 있는 우리 세계의 작동 방식을 근본에서부터 되묻는다. 또한 세계의 부조리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역설한다. 인식과 행동이 괴리되지 않고 그 둘의 삼투를 통해 존재론적 변이가 일어나고, 그 존재들의 마주침을 통해 우정의 연대가 확산될 때, 이 세계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에 기초한 자유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격변을 몸소 겪으면서도 사상이라는 가느다란 끈을 부여잡고 견뎌온 그들의 거대한 내력이 독자들의 존재론적 변이 또한 촉발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